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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고 호텔을 나선다.
호텔이지만 English Breakfast나 Continental Breakfast 따위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나 호텔 조식 완전 좋아하는데 ㅠㅠ)
우루무치에서 투숙했던 5성급;; Mirage Hotel에도 저런건 없다.
그냥 이동네 아침 식사가 있을 뿐....
그래도 Mirage에서는 커피를 준다. 언제 다시 먹을지 몰라 3잔씩 마셨다 @_@;;;
사진. 최유미.
거의 매일 나왔던 단골메뉴들... 토마토계란탕, 각종 풀, 두부, 꽃빵, 닭과 양고기 요리들....
밥이 없는 곳도 많았는데, 가이드 경광씨가 전기밥솥을 들고 다니면서 밥을 해줬다.
아.... 생각해보니 귀국할때 맛있게 잘 먹었다고 얘기한다는 것이 까먹었다.
요 아래 그림은 쿠차였던가?
저녁은 좋은 식당에 많이 가서 맛있는 것들도 많이 먹었지만
사진. 최유미.
그래도 아침 점심 저녁, 어제 오늘 내일 계속 비슷한 음식 먹는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메뉴는 다를 수 있지만, 재료가 다양하지 않아 그런지 다 비슷하다.
난 그래도 어디 가나, 아무거나 잘 먹는 편이다.
여행 가서 음식 때문에 고생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래서 여행 갈 때 아무것도 들고가지 않고,
한국 식당에는 당연히 가지 않는다. 현지 음식 먹어보기도 바쁜데;;;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다르다.
어찌나 맛있는걸 많이들 싸오셨는지....
볶음고추장은 기본이고 깻잎, 무말랭이, 장아찌, 김, 장조림, 멸치..... 없는게 없다.
난 집에서 밥먹으면 김치+김+햄+밥 먹는데, 여기 사막에서 훨씬 잘 먹고 다닌다.
수줍은(규호형..난 이 표현 납득이 안되요..ㅋㅋ) 사모님께서 하나씩 내놓을때마다
난 그저 "우와~ 잘먹겠습니다" 한마디 하고 먹으면 된다.
특히 신장에서는 '유미's Recipe' 에 따라 비빔밥을 해먹는게 제일 맛있다.
어찌나 맛있어 보이는지.....
"맛보는 자의 선택 모카골드" 까지 한잔 하고 교하교성을 향해 출발~!
(커피 중독자 분들께서는 챙겨 가세요.... 커피 마시기 정말 힘듭니다 ㅠㅠ)
사진. 최유미.
교하교성은 기원전 2~14세기 교하 왕국의 수도였다고 한다.
성을 지어 올린 것이 아니라, 땅을 파서 만들었다 -_-b
현지어로는 "야르허투"
여긴 중국이 아니니까, 앞으로는 현지어로 발음해야지.
성을 둘러싸고 강이 흐르는데, 이 강의 풍화작용으로 계곡이 생겼고
성은 자연적으로 요새가 되었다. 방벽을 지을 필요도 없이 그냥 성이 된거다.
요 밑에 그림처럼.
사진. 최유미.
이번에도 역시 폐허만 남아있다.
폐허가 된 것은 공통점이지만 원인은 그때그때 다 달랐는데
이번에는 원나라의 침략;;
사진. 최정민.
그래도 여기는 형태가 정말 잘 보존되어있는 편이다.
(론리에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되고, 잘 보존된 고대도시라고 설명해놨다.)
그래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어 있다
고 가이드 홍일이 동생이 그랬는데
찾아보니까 등재하려고 노력중이라는구만!!!
내 유네스코 문화유산 자연유산 책을 가끔 보는데... 없는거 같다 했더니;;
홍일아 공부좀 더해라 ㅋㅋㅋ
사진. 최유미.
어디를 봐도 그늘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신장위그루자칙구역에서 모자, 선크림과 선그라스는 필수.
사진. 최유미.
폐허는 인간을 한없이 작게 만든다.
이 건물들이 만들어지고, 파괴되고, 풍화되어 사라지기까지는
수많은 세월이 걸리겠지.
그 세월에 비하면 내 28년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구나.
사진. 최유미.
폐허는 사람을 고독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교하교성 아니 야르허투에서는 나도 고독한 남자 ㅋㅋ
여기 즐거운 남자도 한 분 계신다.
완전 현지인 느낌. 도착한 날 공항에서 한 분이 사라진 일이 있었는데
현지 가이드가 중국인인줄 알고 김규상 선생님을 세지 않았다는;;;
여튼 표정관리좀 하시지요...너무 좋아하신다 ㅋㅋㅋ
(치마는 저여자가 잡으라고 시켰음. 혹시 사모님 보시면 오해하지 마세요 ㅎㅎ)
교하교성에 보존된 건축물들은
민가도 있고 (이 성 안에 6500명 가량이 살았다고 한다)
관청도 있고
무덤도 있고
불교사원도 있고
탑도 있다고 하는데
사진. 최정민.
내가 보기에는 다 똑같군.
아까 설명한 것처럼 성을 삥 둘러서 강이 흐르고
성의 둘레는 모두 낭떠러지다.
사진. 김기용
이렇게.
사진. 최정민.
저기 보이는 땅 밑으로는 수십미터 절벽이.....
그래도 유미는 안무서운가보다.
절벽 옆에 써진 "Danger"가 "위험한 절벽"이 아니라 저기 있는 "위험한 여자" 를
지칭하는거라고 누가 말씀하셨으나 실명은 공개하지 않겠다;;
그런데 갑자기 대낮부터 복분자술 한잔이 땡기네.
사진. 최정민.
어떤 용도로 사용되었던 건축물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사실 홍일이가 설명해줬는지도 모르나 난 내멋대로 돌아다녔기땜에..)
중요한 사실은 다 멋있다는 것.
사진. 최정민.
난 점점 여기 신장이 편안해진다. 이제는 우리 동네 같다.
여기 동굴 안에 처음 앉아 보는 것이 아닌것만 같다.
전생에 여기 살았었나?
여행을 갔다 오면 여행기를 회사 사람들에게도 보낸다.
그런데 입사 후 주로 중동 지역을 여행하다보니
팀 사람들에게 "너, 이슬람교냐" 는 오해를 많이 받았다. -_-;;;
흠...어쩌면 난 전생에 진짜 머슬렘이였는지도 모른다.
이름은 뭐였을까? 무스타파? 압둘라? 후세인? 알리?
왠지 무스타파가 맘에 드는군 ㅋㅋ
내친김에 알라께 기도도 한번 드려볼까.
사진 .최정민.
알라신과 영접하는 컨셉;;
아.... 사진 참 맘에 든다고 생각했는데,
집에 와서 다시 찾아보니 여기는 불교 왕국의 유적지구나.
신성모독을 했다 -_-; 예습 좀 하고 다니자.
부처님 죄송합니다.
단체여행을 처음 와봐서 잘은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 우리는 좀 느린 편이다.
사진도 찍어야 하고.. 수다도 떨어야 하고.. 구경도 해야하고...
건축을 업으로 하시는 분께서는 건물 분석;;까지 하시고...
대체 뭐라고 하시는건지...ㅋㅋ
(유미가 "술 먹었으니 물 많이 드세요. 알콜 가수분해가 되려면~" 라고 했을때,
내가 "라면을 끓일때 스프를 먼저 넣는 이유는 끓는점이~" 라고 했을때
다른 분들이 이런 느낌이었을까 -_-;;;)
구경하라고 풀어놓으면 어디 다 흩어져 있어서 찾아와야하고..
나, 정민, 유미 는 항상 딴짓하다 맨 뒤에 쫓아온다.
최정민
이딴짓..... 숨은 진형이 찾기 ㅋㅋㅋ
유미만 보지 말고 내 얼굴을 찾으란 말이다 -_-;;;
여튼 가이드들이 고생 많았을듯;;;
특히 우리 초보 조선족 가이드 홍일이는 어찌나 걸음이 빠른지....
고생좀 했을거 같다. ㅋㅋ
"형님.. 마음데로 다니지좀 말아주세요" 하는데 쫌 미안하더라는;;;
사진. 최정민.
그래도 단체사진 찍을때는 다 나타난다.
상헌이형과 나 사이에는 원나라 침략 때 죽은 귀신이 있었던걸까 -_-;;;
사진. 최정민.
뭐 하는 건물인지 모르지만 여기서 성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왕이 앉아있던 자리인가;;
여튼 난 이렇게 높은 곳에서 전망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멍~하니 보고 있는데 작가님께서 그대로 서있어보란다.
잘 서있다가도 카메라만 들이대면 난 어색해진다.
좋은 사진 하나 찍혀볼려고 했는데....
최정민 작가님과 최유미 작가님께 욕만 얻어먹었다.
다음 목적지는 소공탑
얼마나 이동했는지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
이제는 버스가 내 집 같이 편안하다. MP3랑 노트 하나만 있으면 된다 ㅋㅋ
사진. 김기용.
가는 길에 본 시추기. 이런 애들을 수백개는 봤다.
한번 내려갔다 올라오면 소나타가 한대라나;;; 부럽다.
큰 Gas Refinery도 하나 있었다. Refinery의 상징은 당연 불꽃
현주 : 저게 뭐야?
진형 : Flare라고... 정제하고 남은 저장 불가능한 가스들을 태우는건데...
우리회사에서 저렇게 버리면 난리나...
궁금해하는 너나, 대답하는 나나. 망할놈의 직업병 -_-;;;;
신장에는 중국 전체 석유의 28%, 천연가스의 33%가 매장되어 있으며,
채굴 가능한 석유만 해도 100억배럴 이상이다.
우리나라에서 1년에 사용하는 석유량이 8억배럴정도 되니까, 정말 어마어마한 양이다.
아마도 중국이 이곳에 집착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이거겠지.
소공탑에 도착.
사진. 최정민.
난 모스크와 미나레가 너~~~무 좋다.
내가 중동에 집착하는 두번째 이유다. (첫번째는 그 특유의 분위기?-_-;)
모스크는 일단 아름답다.
이스탄불의 블루 모스크, 아야 소피아, 이스파한 이맘 광장의 모스크들은
정말 황홀할만큼 아름다웠다.
외부에서 아름다움에 취해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로 내부에 들어가면
천장의 돔, 채광창에서 내려오는 빛, 파란색 녹색으로 채색된 벽,
기도하는 사람들, 기도하는 소리
그리고 그 안의 설명할 수 없는 경건한 기운이 나를 사로잡는다.
나 진짜 머슬렘인가 -_-;;;;
사진. 최정민.
모스크가 진짜 아름다운 이유는 그 안에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수백년 전에 지어진 모스크들이 대부분 지금도 그대로 사용된다.
주민들은 유네스코에 등록된 수백년된 모스크에서
지금도 예전처럼 기도를 하고, 쉬고, 친구를 만나고, 수다를 떤다.
모스크는 그러니까 살아 숨쉬는 유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유적지들은 대부분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놨다.
처음 만들어졌을때 그대로 아름다움을 간직하지만,
어떻게 보면 죽어있는 유적이다.
나무 기둥에 "진형♡혜영" "2009.5.1. 최유미 왔다감" 낙서를 해대고
벽에 붙은 금을 뜯어가고, 기둥에 돌을 빼다가 자기 집 마당에 깔고
불까지 지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
모스크를 지금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모스크를 사랑하고 아끼기 때문이다.
우리가 "출입금지"를 붙여놓아야 하는 것은 당연 그 반대의 이유 때문이다.
이래도 머슬렘들이 우리보다 문화적으로 후진국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쉽게도 소공탑에는 기도할 때만 사름들이 들어온단다.....)
사진. 최유미.
소공탑은 청나라때 건륭황제가 투루판의 장군이었던 에민호자를 기리기 위해 만든 탑이다.
정복을 했지만 이슬람교도를 인정하고 모스크까지 지어준 대인배 건륭황제.
통치 정책 중에 하나였겠지만 그래도 "문화의 다름"에 대한 이해는 있는 사람이다.
어이 중국인들. 조상님을 보고 좀 배우지?
투루판 지역은 지리적인 특성 상 매우 다양한 문화가 교류되었다.
소공탑도 이슬람 전통 양식과 위그루 토속 건축 양식이 결합되어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모스크와는 좀 다른 모습이다.
사진. 최정민.
아참. 이제 현지어로 부르기로 했으니 소공탑이 아니라 '에민 미나레'다.
'미나레'는 이슬람교를 믿는 동네에서 기도시간을 알리는데 사용되는 탑을 말한다.
위에 사진에서 내가 올라가고싶어 바라보고 있는 저 탑이 미나레다.
(아쉽게도 일반인은 올라갈 수 없다)
미나레 주변을 돌아보고 있는데
옷을 멋지게 차려입은 커플이 있다.
결혼사진을 찍는 커플. 신부 예쁘다~
사진. 최정민.
자신들을 찍는 사진작가가 갑자기 늘어나 살짝 당황한 커플.
얘들도 동네에서 제일 유명한데 가서 야외사진을 찍는구나.
역시 사람 사는 모습은 세계 어딜 가나 비슷하다.
두 분 행복하게 잘 사세요~
기도를 하는 예배당 입구에서
젊은이들끼리 한 장. 가운데 있으니까 내가 보스.
사진. 최정민.
난 정말 이 동네가 잘 어울리는거 같아 ㅋㅋ
위에 올라가서 또 젊은이들끼리 한 장.
사진. 최정민.
맨 오른쪽 끝이 좀 이상하다고?
기세규 형님도 열정만큼은 정말 그 누구보다 젊은이니까 껴드린다.
그나저나 규호형이 나를 바라보는 표정이 심상치않다.
형. 난 여자가 너무너무 좋거든요? 우린 안되요 -_-;
탑에는 못올라가지만 건물 옥상에는 올라갈 수 있다.
사진. 최유미.
요렇게 올라가서 한 칸씩 차지하고 전망을 본다.
동네가 한 눈에 들어오는데, 이게 얼마만에 보는 녹색이야....예쁘다.
밑에 사진에 살짝 보이네 ㅎㅎ
사진. 최정민.
나는 창 밖을 구경하고. 유미는 카메라를 보고.
최작가님은 내 얼굴이 찍기 싫었던거야 ㅠㅠ
아참. 에민 미나레에 가기 전에 카레즈 박물관에 갔었다.
사진. 최유미.
카레즈는 고대에 건설된 수로로, 증발을 막기 위해 땅을 파서 건설되었다.
이 지역은 연간 강수량이 매우 적어 건조하지만
투루판 분지에는 천산산맥의 만년설이 흘러내린 물이 오아시스를 만들었다.
이 물을 카레즈를 통해 건조한 지역에 공급하게되는데,
투루판 인근에 카레즈가 1,000여개가 있고, 전체 길이는 5,000km나 된다고 한다.
중국의 3대 공사 중 하나라는....
나머지 두개는 뭘까요? 아시는 분은 댓글로...
(그래요. 저 댓글에 목말랐어요 -_-;)
수백년전에 단순한 도구 땅을 팠으니 수많은 사람이 동원되었을 것이고
또 수 많은 사람들이 사고로 죽었을 것이다.
박물관에는 이들의 땀과 눈물의 흔적이 남아있다.
카레즈를 만드는데는 120여년이 걸렸다고 한다.
동원된 이들은 자기 세대에 카레즈를 사용하지 못할 것임을 알면서도
후세들을 위해 땅을 팠을 것이다.
그 덕분에 투루판에는 사방에 수로가 뚤렸고, 지금처럼 숲이 생겼다.
사진. 최정민.
연간 강수량 15mm, 연간 증발량 2714mm 의 척박한 환경의 투루판
하지만 카레즈 덕분에 어디서나 저렇게 파란 나무들 볼 수 있다.
척박한 자연환경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의지에 감동하려는 찰라
최근들어 물오른 중야동 선생님의 개그.
"아니 물이 있는데 가서 살면되지 왜 이 쌩 고생을 해...."
덕분에 또 한참을 웃었다. 처음부터 좀 많이 보여주시지 ㅋㅋㅋ
이곳 뿐만 아니라 이란, 아프가니스탄 등에도 카레즈가 있는데
비슷한 형태이다.
(이란에서는 카나트라고 불렀다는거... 사막의 도시 야즈드를 흐르던 수로가 생각난다;;)
투루판의 마지막은 포도농장 민가 방문
투루판은 포도의 천국. 포도가 정말 많이 나온다고 한다.
그리고 상상할 수 없을만큼 맛있다는데
아쉽게도 5월은 포도철이 아니다.
그래도 세계 최고라는 건포도는 4계절 내내 먹을 수 있다.
사진. 최유미.
투루판 민가 옥상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포도 말리는 시설
평상에 널부러저 앉아 건포도를 먹었다.
사진. 최정민.
난 포도는 정말 좋아하지만, 건포도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살면서 총 10알도 안먹어 봤을거다
그런데 이건 정말 맛있다.
팀에 가서 같이 먹을려고 1kg을 샀다.
(화학생산기술팀원 여러분. 그 건포도가 이 건포도입니다 ㅋㅋ)
그러고 보니 여행이 거의 끝나가는데 이제 첫 쇼핑;;;
사진. 최정민.
오디도 먹고
사진. 최정민.
같이 나온 포도주도 맛있었다.
전통 식당에서 사먹은거보다 훨씬 맛있었다는....
평소에 단 와인은 잘 안먹는데 이건 달아도 맛있다.
홀짝홀짝 몇잔을 마셨는지 모르겠다 ㅋㅋ
사진 최정민.
투루판 여행을 마치고 다시 우루무치로 돌아간다.
오는 길에 봤던 풍력발전소.
올때는 제정신이 아니라 차에서 잠만 잤지만, 이번에는 내려서 바람을 맞아봤다.
정말 서있기도, 눈을 뜨고 있기도 힘들다.
난 또 혼자 신나서 뛰어다니다가, 바람을 타고 날았다.
정말로 난 날았다. 목격자도 있음 -_-;
돌아가는 길 가도가도 똑같은 풍경에 지루해질 무렵
경광씨의 "사장님 나빠요" 시리즈가 시작되었다.
조선족 경광씨가 한국에 연수생으로 왔다가 불법체류로 쫓겨날때까지
7년동안 겪었던 파란만장한 한국 체류기 3부작
가구 공장, 판넬 공장, 막노동, 짜장면집, 노래방, 돈받기 심부름-_-; 까지...
이 사람 안해본 일이 없다.
사진. 최유미.
말을 너무 재미있게 해서 3부 내내 정신없이 웃었지만
웃고 나서 그가 겪었을 아픔, 외로움을 생각하니 왠지 가슴이 아프다.
우리 나라의 이주노동자 차별은 정말 부끄러운 수준이다.
합법적으로 거주하는 사람들도 공공연한 차별을 받고 있으며
불법체류자에게는 차별은 기본, 폭력과 인권 침해가 당연한 것처럼 일어난다.
이주노동자들에게 악덕 기업주의 폭력과 횡포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일반인들의 따가운 시선과 편견일지도 모른다.
(이들이 3D 업종에 일하지 않았으면 우리가 이렇게 잘 살 수 있을까?)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나라라고? 다양한 문화를 존중한다고?
이건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에만 해당한다.
미녀들의 수다는 이제 그만하고,
필리핀댁의 수다, 가구공장 총각의 수다를 하라고.
우리가 진짜 관심을 주어야 할 사람들은 이사람들이란말야...
이주노동자들이 범죄의 온상이라 추방해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의 범죄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고, 범죄를 엄중하게 처벌하는 것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이에 앞서 이들이 왜 범죄까지 저지르게 되었는지 반성도 해봐야 하지 않을까?
경광씨의 좌충우돌 스토리에 빠져있는 사이 우루무치에 금방 도착
우루무치 International Grand Bazaar에 갔다.
사진. 최유미.
이름 그대로 Grand하다.
저 미나레는 우즈베키스탄의 부하라 미나레를 본떠서 만든 것
아...부하라도 가봐야하는데;; 가고싶은 곳 정말 많다.
사진. 최유미.
이맘 광장의 바자르, 이스탄불의 이집션 바자르를 기대하고 갔는데
아쉽게도 보는 것처럼 최신식 건물이다.
시장을 한바퀴 쓱~ 돌아보니 파는 물건들도 대부분 관광객을 위한 기념품들....
여기는 그냥 중국이 만든 관광지이구나.
실망이 좀 컸다.
선물을 좀 살까 하고 바자르 안을 돌아다니다가
전통 기타(이름 까먹었다 ㅠㅠ) 미니어쳐가 있길래 하나 샀다.
얼마에 샀는지 기억은 잘 안나는데,
여튼 제시한 가격의 40%를 불러서 50%에 산 것 같다.
중국에서 물건 사는건 너무 힘들다. 난 정가에 파는게 좋다;;;
전통부족의 무늬라고 써있는 팔찌도 하나 샀다.
난 여행을 가면 항상 목걸이를 하나씩 사오는데, 정말 맘에드는게 하나도 없어
어쩔 수 없이 팔찌를....
시장을 다 돌아다녀도 중국에서 대량으로 만든 것으로 보이는 촌스러운 기념품뿐...
차라리 그냥 위그루족이 쓰던걸 팔면 사겠다구.
사진. 최유미.
앗... Mark 2 선생님은 어디서 이런 사진을;;
나도 좀 데려가시지....부럽다;;ㅋㅋ
더이상 볼 것이 없어 바자르를 나왔다.
광장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는데 저쪽에 왠 사람들이 모여있다.
가까이 가 보니 새로 문을 연듯한 가게에 간판을 달고 있다.
다들 들뜬 분위기.... 완전 신났다.
그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고 있던 서양인 여행자가 내게 눈인사를 한다.
서로의 사진을 한장 씩 찍고-_-; 옆에 앉았다.
나 : "This is not a bazaar"
그녀 : "Ye, It's a market"
흠... 그래 당신 말이 맞아. 여기는 마켓이구나.
지하에는 까르푸도 있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에는 KFC도 있고;;
전통 바자르를 생각했는데 좀 아쉽다.
하긴. 난 홈플러스에 가서 편하게 쇼핑하고, KFC에 가서 5분이면 나오는 닭을 사면서
이 사람들은 계속 전통 시장에서 장을 보고, 불을 피워 닭을 요기하기를 바란다면
그건 여행자의 이기심이겠지.
이 사람들도 현대문명의 편리함을 누릴 권리가 있자나.
사진 감사합니다.
최유미 http://www.cyworld.com/skyzzan
김기용
첫댓글 비빔밥.. ㅋㅋㅋㅋㅋ 무조건 다 넣고 고추장넣고 비벼먹으면 다 먹을수 있음. ㅋㅋㅋ 나 위험한 여자야? ㅋㅋㅋㅋㅋㅋㅋ
아냐. 무조건 다 넣으면 개밥이지. 너의 비빔밥은 진짜 맛있었어보였다고...따라하니까 꽤 맛있더라는 ㅋㅋㅋ 뭐가 위험한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음 ㅋㅋㅋ
이 글이 마지막편인가 보네요. 정말 재밌게 잘 봤습니다. 여행의 로망을 아시는 분 같네요. 저도 실크로드 어릴 때부터 가보고 싶었는데... 언젠간 꼭 가야할텐데.... 대학 다닐때 뭐했나 몰라. ㅋㅋ 아무튼 시간나면 다시 한 번 보고 싶을만큼 멋진 여행이였습니다.^^
아직 2 편 남았는데... ^^:;;;;;
우와, 기대기대^^
ㅎㅎ 유미씨가 꽤나 무서운 존재였구나.ㅋㅋ 난 그래도 매일 먹던 각종 풀, 두부, 꽃빵, 닭과 양고기 요리들....이 그리운데... 시장을 너무나 사랑하는 진형이..너에게 카슈카르의 바자르를 보여주지 못한것이 너무 아쉽구나...ㅠ.ㅠ 미안..
유미는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위험한 존재 ㅋㅋㅋ 먹을꺼 리스트에 국수가 빠졌다;; 난 맛있게 먹었지만 그립지는 않아요 ㅎㅎ 조만간 카슈가르 갈 예정이니 걱정 안해도 된다는;;
각종 풀...이라는 표현이 인상깊군요 ㅋㅋ 그 국수 진짜 맛있었는데 쫄깃쫄깃!! 근데 정말 '조만간' 가는 거냐? ㅋㅋ
헐...쌍(雙)으로 다들... 근무시간 아니신지... 쩝.. 참 훌륭하고 팔자좋은 직장인들이야..ㅡ.ㅡ;
어디 사람이 하루종일 일만 할 수 있나요... 메신저도 하고 댓글도 달고 커피도 마시고 그래야 일도 더 잘하죠 ㅋㅋㅋ '조만간'은 언젠가는 간다는 뜻임 ㅋㅋㅋ
오해하지 마세요 ㅋㅋ 전 근무중에 답글다는 진형이와는 달라요~ 오늘 비와서 우산도 못쓰고 목발 미끄러질 거 같아서 휴가 냈다는 ㅠ.ㅠ
비오는 오늘 따뜻한 커피한잔을 마시며 님의 멋진 여행기 잘 보았습니다...아직 2편이 남았다니 이번주는 무언가를 기다리는 설레임을 가지고 잘 보낼수 있을꺼 같네요...감사^^..정말 볼수록 사진도 글도 자꾸만 빠져드네요...근데 유미씨랑 정민씨랑 원래 일행이신가요?
비맞고 와서 커피한잔 마시며 댓글 읽고 있습니다. 재미있게 봐주시는 분들이 있어 즐겁게 쓰고 있습니다 ^^ 유미씨랑 정민씨는 같이 간 일행 13인 중 2인입니다. 제가 귀국해서 메모리카드를 카메라와 함께 분실했거든요. 그래서 같이 다닌 분들 사진을 구걸해서 여행기를 쓰는 중이지요 ㅋㅋ
처음만난 여행친구 치고는 꿈꾼다 님의 사진을 참 많이 멋지게 찍어주신거 같아 원래 일행인가 착각을 하게 만들더라구요...메모리카드를 잃어 버릴줄 미리 예측이나 하신것처럼 ㅋㅋㅋ 다음편도 빨리 보구싶습니다^^
그러게요... 저도 두 분께 완전 감사하고 있어요^^ 다음편은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진형군 너무 수고가 많네요 즐거웠던 시간들 같이했던 우리동지분들 내컴에선 잠자고 있지만 이렇게 깨우다니 너무도 새록 새록 담엔 또 .. 아 재밌다 정말 ㅋㅋ -중야동 올림-
제가 좋아서 쓰는건데요 뭐 ㅋㅋ 여행 꼭 한번 더 같이 가시죠... 못다한 개그 더 듣고 싶습니다 ㅎㅎ
잘 보고 갑니다...분위기 너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설렘과 기대를 가질 수 있는 2부가 아직 남았다니 여행을 기다리는거마냥입니다. 언젠가는 실크로드를 꼭 가보고 싶네요.
어제는 술먹느라 못썼네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ㅋㅋ
이렇게 멋진 여행기를 쓰는 분의 재주를 실감합니다. 같이 경험하고서도 이렇게 빠져들게 쓰기란 천부적인 글 재주가 있어야 함.. 수고 하셨슴..^^
감사합니다^^
여행기 읽으니 진짜...나도 꼭 가볼거예요..
우즈벡 분위기도 좀 나네요~ ㅋㅋ
여행기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