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법을 배웁시다. (8/28 법정스님 법문)

지난 8월 28일 황하정루에서 실시되었던 교구 신도수련회에서 수덕사 주지스님이신 법정스님의 법문내용을 정리하였습니다. 오늘은 인연과 관련된 소뿔 이야기를 꺼내고자 합니다. 어떤 사람이 모일모시에 소뿔에 받혀 죽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나가는 이야기였지만 그 사람은 자신이 조만간 죽을 것이라는 말에 신경이 쓰였고 죽는다는 당일에는 아예 바깥으로 나가지도 않고 집에서 쉬기로 하였습니다. 문지방에 기대어 한가롭게 귀를 후비고 있었는데 갑자기 바람이 심하게 불어 문이 손등을 치고 귀후비개가 그 사람의 귀속을 찔러 결국 그 사람이 죽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귀후비개는 소뿔로 만든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모든 것 하나하나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로 돌아갑니다. 다시 말하면 어떤 것 하나를 잘 터득하면 인생을 슬기롭게 살 수 있습니다. 쉰다는 것을 생각해 봅시다. 휴게소는 쉬는 곳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휴게소를 찾아서 쉬고 갑니다. 휴게소와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쉴 수 있고 자신도 쉴 수 있는 휴게소가 필요합니다. 이세상에 욕구, 욕심, 시기, 질투가 얼마나 많습니까. 이러한 것을 모두 따라가려면 이자체가 고해입니다. 수많은 고해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데 휴게소와 같은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작년에 참석한 사람들은 들었겠습니다만 나는 세가지 신조에 대해서 자주 이야기를 합니다. 첫째는 인내로서 수행을 삼자는 것입니다. 이 것 또한 쉬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둘째는 노력으로서 정진을 삼자는 것입니다. 온 정신을 다하여 실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셋째는 평상심으로서 도를 삼자는 것입니다. 잠을 자는 것도 내가 자고, 밥을 먹는 것도 내가 먹습니다. 내가 내 마음이 있어서 행하는 것이며 나라는 것은 진리요 부처님 마음이요 道입니다. 나라는 존재가 빠져 버리면 몸뚱아리는 송장입니다. 그 나라는 것이 道입니다. 그 것이 부처님 마음입니다. 마음을 깨쳐야 합니다. 참선은 부처님 마음 깨달음 길의 극치입니다. 참선을 하기 어렵다고 이야기 합니다만 흉내라도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다 보면 도가 생깁니다. 무한한 지혜를 터득하고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입니다. 그러한 공부, 그러한 쉬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쉬는 법을 배웁시다. 인생을 바로 보면 좋은데 집착에 얽매이다 보니 안개가 끼어 있게 됩니다. 마음을 계속 갈고 닦으면 평상심으로서 도를 깨칠 수 있습니다. 마음을 바꾸어 봅시다. 매일 아침마다 5분만이라도 좌정하여 나 자신을 돌아 봅시다. 벌이 유리창을 보지 못합니다. 우리는 무엇인가 될 것 같고 잡을 수 있을 것 같지만 헛 것인 경우가 많습니다. 속아서 살고 있습니다. 아침마다 '나'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살펴 봅시다. 가짜 육체가 아니고 진짜 '나'를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합시다. 편안함 속에서 부처님과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법정스님을 뵈면 언제나 자애로운 모습과 하심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8/28 오전 10시경 법정스님 법문이 끝나고 회향식을 가졌습니다만 이때 포교국장이신 지오스님이 행사진행 여력이 부족하여 어려운 모습이 보였던지 법정스님이 목탁을 치시겠다고 하시고 지오스님은 아니라며 손사레를 치시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말로 그 어떤 것을 표현하기 보다 두 분의 배려와 존경의 모습에서 평상심의 도가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성불하십시요. 해동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