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의 삶’ 법정 스님 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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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의 삶을 몸소 실천하며 맑은 글쓰기와 삶에 대한 통찰로 대중들에게 큰 감동을 전했던 법정 스님이 법랍으로는 55세, 세수로는 78세로 11일 오후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서 입적했다.
법정 스님은 3~4년 전부터 폐암으로 투병해 왔으며, 올 들어 병세가 악화돼 11일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도중 이날 오전 자신이 창건한 길상사로 옮겨져 열반에 들었다.
스님은 전날밤 병원에서 "모든 분께 깊이 감사하며 내가 금생에 저지른 허물은 생사를 넘어 참회할 것이다", "내 것이라는 게 있다면 모두 맑고 향기로운 사회 구현 활동에 사용해 달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스님의 법구는 12일 순천의 송광사로 옮겨 13일 오전 11시 송광사 다비장에서 다비식이 봉행될 예정이다. 최대한 간소하게 영결식도 하지 말라는 생전 당부에 따라 경내의 스님과 신도들이 모두 경건함 속에서 애도만 할 뿐 특별한 행사는 열리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1932년 전도 해남에서 태어난 법정 스님은 속명은 박재철로, 전남대 상대 재학중 불가에 입문해 1956년 당대의 고승인 효봉을 은사로 전남 순천 송광사에서 출가했다.
스님은 1975년 10월부터 17년간은 송광사 뒷산에 불일암을 짓고 홀로 살았으며 불일암 시절 초반인 1976년 4월 대표적인 산문집 '무소유'를 출간한 이후 불교적 가르침을 담은 산문집을 잇달아 내면서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다.
스님은 1997년엔 기부받은 성북동 대원각을 길성사로 개원하고 정기적으로 대중법문을 가져왔다. 또 지난해 선종한 故 김수환 추기경과도 오래도록 교유하며 종교간의 벽 허물기에도 힘써 왔다.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것'을 무소유라 말하며 대중에게 소박한 행복을 일깨웠던 법정 스님. 일생을 통한 무소유의 삶은 깊은 울림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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