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갈계골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갈계골
대파뿌리가 몸에 좋다며 이렇게 다듬어 놓으셨다.
대파뿌리를 이렇게 하는 건 처음 본다.
자녀들 댁으로 갈 것이다.
식사는 바로아래 있는 수원댁님네서 했다.
아내는 수원댁님네로 나는 동면댁님네를 둘러봤다.
아내도 이젠 제법 잘 담는다.
수원댁님네가 마을에서 김장을 아마 가장 많이 담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장담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실제는 준비과정이 더 힘들다.
배추 뽑아와야하지, 다듬어야하고, 절여야하고, 씻어야하고
양념 준비해야하고....
작년에 교회김장 담을 때 내가 직접 양념준비를 도왔다.
가마솥에 10여가지 갓은 야채며 멸치며 집어 넣는다.
이후 몇 시간을 푹 삶아 국물을 우려내서 만드는게 아닌가?
양념 준비만해도 몇 시간이 걸린다.
양념에 그렇게 많은 재료들이
들어가니 김치가 몸에 안좋을리가 없다.
수원댁님네 식사를 마치고....
동면댁님은 자녀들에게 줄 쌀도 모두 준비해 두셨다.
부모의 마음이다.
매요댁님 자가용이다.
수원댁님네는 작년엔 깨진 가마솥에 장작불을 피웠는데 올해는 바뀌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가마솥을 찾지 못했단다.
수원댁님네는 사위들이 둘이나 와서 벌써 포장을 다 했다.
식사 중에 택배차가 와서 곧바로 배송을 하는 걸 봤다.
자녀들은 직접 가져가고 또 줄 분들이 있는가보다.
좋은 시절이다.
수원댁님이 벌써 무우청을 이쁘게도 건조시키고 있다.
대파도 잘 자라고 있고....
3평 안되는 작은 텃밭이지만
수원댁님이 잘 활용하고 있다.
한겨우내 요긴하게 먹겠네.
수원댁님네 메주 건조장이 아주 좋다.
양지 바르고 통풍 잘되고 메달기 쉽고....
지붕이 있어 눈비도 들이치지 않고.....
식사 마치고 교회로 가는데
동면댁님네도 식사를 하는지 안에서 소리가 들린다.
마당은 벌써 깨끗하게 정리했다.
수원댁님네는 바로 앞에
우물물이 있어 아주 편리하다.
물도 맘껏 사용하고.....
옛날엔 더 편했을께다.
어려서 시골에서 생활할 때
펌프도 없을 때 동네 우물물을
나도 길러 먹었던 기억이 있다.
집이랑 우물물이랑 100여미터 떨어져 있어서
플라스틱으로 된 통에 물을 한가득 넣어
집까지 가져오는데 몇 번이나
쉬어왔던 기억이 있다.
큰 형님은 똥장부가 있어
어깨에 매고 양쪽에 통을 걸어
가져오는 모습이 부러웠다.
난 어려서 질머질 수가 없었다.
아마 펌프가 나오기 전
모두가 그렇게 생활했을 것이다.
그때 마을엔 우물물이 네군데 있었다.
갈계엔 8군데가 있는데 귀농자들로 인해
동쪽 우뜸에 있던 한 곳이 사라졌다.
이번 88고속도로 확장공사로 인해
서쪽몬당 가는 길에 있던
우물물도 사라졌다.
그러니 이젠 6개가 남았다.
청룡에 하나, 수원댁님네 집앞
능글샘(이권사님 댁 앞), 갈계댁님네 집앞
동갈에 다섯곳 중 네곳이 남아있다.
서쪽은 세곳 중 두 곳이 남아 있다.
산내댁님네 집앞과 밤실댁님네 집앞이다.
식수로 지금도 사용되는 곳은 청룡하나뿐으로 알고 있다.
수원댁님네 앞 우물은 일상으로 사용하기에 지금도 깨끗하기는 하지만 식수로는 사용하지 않으신다.
이런 일이 있을 때, 빨래할 때나 옷씻을 때 허드렛물로 사용하시는 걸 본다.
주변에 있는 수원댁님과 내촌댁님이 많이 사용하신다.
대부분 수원댁님 전용공간이다.
능글샘은 옛부터 마르지 않은 샘이라 동네분들에게 귀하게 여겨져왔다는데
이젠 주변에 사람이 살지 않다보니 관리가 되지 않아 잡초가 무성하다.
가끔씩 내가 관리를 하기는 하지만 역부족이다.
그곳엔 고무호수가 몇 개 넣어져 있다.
물을 끌어가 돼지나 농사에 사용한다.
능글샘은 잘 복원해 두면 좋겠는데.....
비가림막도 이쁘게 새로 만들고
주변관리도 잘하면 훨씬
좋을 듯하다.
갈계댁님네
집앞 우물은
갈계댁님 전용이다.
늘 외출하거나 일하러 오갈 때
바가지가 있어 물도 마시는 걸 본다.
나도 가끔씩 갈계댁님을 따라 그 물을 마신다.
밤실댁님네 집앞도 사용하지 않은지 쾌 오래된 듯하다.
박미분권사님이 살아계실 때도 그 우물은 사용되지 않았다.
지금도 그냥 덮어져 있다.
그곳도 감나무가 있고해서
운치가 있는 곳인데.....
그곳도 주변을 잘 다듬으면 좋을 듯하다.
산내댁님네 집앞
우물물도 주변분들이 잘 활용하신다.
그러다보니 그곳도 주변이 깔끔하니 좋다.
그곳은 특이하게 생겼다.
바로 위로 길이 있어
콘크리트포장이 되어 있다.
길이 윗 가림막 역할을 한다.
물도 깔끔하니 좋다.
주변분들이 상추도 씻고
빨래도하고, 일하러 다니며
손발도 씻는 모습을 종종 본다.
우물물 곁에서 어르신들이
사용하는 모습들도 자료로
잘 남겨둘 필요를 새롭게 느낀다.
어르신들이 떠나면
우물물 문화도 모두 사라질 것이다.
모두 집에서 방안에서 해결하는
습이 들어진 세대들이니...
수원댁님네
우물물 모습을 보니
갑자기 많은 생각이 몰려온다.
특히 주변에 돌담이 아담하게
살아있어 더 보기 좋다.
이곳도 손질을 해서
비가림막도 만들고
주변정리도 하면 더 좋을 듯하다.
특히 돌담이 정겹다.
우물물 내촌댁님네 옛집 돌담쪽으로
향나무가 있었던 흔적이 보인다.
지금은 잘라져 흔적만 남았다.
어린시절 시골 우물물에도
향나무가 드리워져 있어 자연 비가림막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은 마을 안길 확장하면서 그 나무가 사라져 아쉽다.
키는 크지 않지만 매우 굵었다.
나이가 많다는 증거다.
그런 귀한걸 쉽게쉽게
편리성을 따라 제거해
버리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나중에 가면 그런게 얼마나
사람의 정서에 많은 도움을
주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수원댁님네 우물물 앞 향나무도
자르지 말고 가지치기만해서 관리했더라면
아마 더 깊은 정서적인 교감이 일어날텐데....
지금 얼마되지 않는 돌담이라도 훼손하지 말고
잘 보존해서 다듬어가도 좋겠다.
우리 마을 우물물만이라도
잘 관리하고 보전하더라도
마을이 더 아름답게 보일 것이다.
앞으로 마을분들과 함께 해결해야 할 나의 숙제다.
우리 교회 돌담도 좋다.
올해 85년되었다.
85년 전에 이 비좁은 마을에
마을 중앙에 100평 터에 교회를 세웠으니
믿음의 선진들의 수고와 정성에
박수를 보낸다.
지금은 좁아 답답해 보이지만
85년 전으로 돌아가면 마을 중앙에
100평은 상당히 컸을 듯하다.
교회 주변 터는 교회터가 되면 좋은데
모두들 젊은 분들이라 가능성이 희박하다.
아쉽다. 이 터를 잘 지켜가고 가꿔갈 필요가 있다.
첫댓글 김장하는 모습보니 훈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