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乎爾 反乎爾(출호이 반호이)
가끔 휴대폰을 들고 지인들의 카톡 프로필을 살펴보기도 한다. 아무 것도 없는 분들도 많지만, 프사나 상태 메시지로 근황을 조금 짐작할 수도 있다.
어느 교장선생님의 상태 메시지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었다.
"出乎爾 反乎爾"
좌우명으로 삼고 있지 않나 싶다. 베풀고 봉사하며 매사 조심하자는 의미가 담겨있지 않을까? 그분의 성품과 참 잘 어울리는 좌우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出乎爾 反乎爾(출호이 반호이) '네게서 나간 것은 네게로 돌아온다’는 뜻으로, 殃慶禍福(앙경화복)이 모두 자기 자신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이다.
'맹자'라는 책에 실린 이야기지만 맹자가 한 말은 아니고 증자의 말을 인용하였다고 한다. 학창 시절 원전은 어려워 읽지 못하고 우리말로 번역한 것을 수필 읽듯이 대강대강 읽어 그 깊은 뜻을 알지 못했으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
내 모든 언행이 내게로 되돌아온다니 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가?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이 생각난다. 베풀어도 재산이 축나지 않고 더 늘어나더라는 어느 부자의 이야기도 생각난다.
이자까지 붙어 현생이 아니더라도 다음 생에 아니면 자식에게로까지 되돌아 간다니 소름이 끼치기도 한다.
물론 믿지 않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한다. 믿으면 믿는대로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살아가도 되겠지만, 우리는 경험상 알고 있다. 친절을 베풀 때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고 나란 인간에 대한 만족감도 상승됨을 느낀다. 학자들은 세로토닌이란 호르몬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한다.
초록창에서 '出乎爾 反乎爾'와 비슷한 의미를 가진 말들을 모아보았다.
As a man sows, so he shall reap.
- 자기가 뿌린 씨는 자기가 거둔다.
사필귀정(事必歸正)
- 무슨 일이든 결국 옳은 이치대로 돌아간다.
A tree is known by its fruits.
- 열매를 보면 그 나무를 알 수 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 어떤 얘기든 근거 없이 생긴 소문은 없다.
죄는 지은 데로 가고 덕은 닦은 데로 간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자업자득(自業自得)
- 자기가 행했던 나쁜 일의 결과를 자기가 거둔다. 자기가 저지른 일의 과보는 자기 자신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스스로 저지른 결과다.
자업자박(自業自縛)
- 자신이 쌓은 업으로 자신을 묶는다.
자승자박(自繩自縛)
-자기가 꼰 새끼로 자신을 묶어, 결국 자기 꾐에 자기가 빠지는 꼴이다.
인과응보(因果應報)
-과거 일 또는 전생의 선악의 인연에 따라 뒷날 그에 대한 보답으로 길흉화복의 갚음을 받게 된다.
出乎爾 反乎爾!
習(습)이 쌓여 業(업)이 된다고 했다. 베풀어 善業(선업)을 많아 쌓아야겠다.
먼저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나아가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작은 배려 시도해야겠다. 더 나아가 인간에 대한 사랑뿐만 아니라 동식물과 자연에 대한 사랑도 선업을 쌓는 행위가 될 것 같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것 또한 나를 위한 행위다. 따지고 보면 내 마음이 편하기 위해, 내가 잘 되기 위해, 내 자식들이 잘 풀리기 위해 선한 행동을 하는 거라고도 할 수 있다.
어쨌든 조금 양보하고 조금 배려하면서 그냥 착하게 살아가자. 나를 위해서, 아이들을 위해서, 내가 아는 사람들을 위해서 또 잘 모르기는 하지만 모든 분들을 위해서 말이다.
오늘 5월 25일, 일요일 아침 햇살이 참 좋다. 선업 쌓으러 밖에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