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소속팀인 텍사스 레인저스와 다음달 중순두 차례 연습경기를 치른다.
29일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으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현대 김재박 감독은텍사스와의 연습경기 추진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김 감독은 “우리팀의 스프링캠프가 마련되는 플로리다 브래든턴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구장과 텍사스의 스프링캠프인 포트 샬럿 구장이 승용차로 1시간여 거리에 있다.2월 중순 텍사스의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면 박찬호도 만나볼 겸 한두차례 연습경기를 치를 계획”이라고 밝혔다.일정은 2월 20∼28일사이에 잡을 예정이다.
지난 96년 이후 줄곧 플로리다에서 전지훈련을 해온 현대로서는 메이저리그팀과의 연습경기는 연례행사다.그동안 텍사스 레인저스,피츠버그 파이어리츠,볼티모어 오리올스 등과 매년 5∼7경기 친선경기를 해왔다.
현대와 텍사스의 연습경기가 성사되면 박찬호와 현대 투타의 핵인 임선동 박재홍의 ‘우정의 만남’이 가장 큰 화제로 떠오를 참이다.29세 동갑내기인세 사람은 고교·대학 시절 선의의 경쟁자이자 친구였다.
당시 임선동과 박재홍에 비해 지명도가 떨어졌던 박찬호는 최고구속 158㎞의 강속구를 뿌리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코리안 드림’을 이뤄냈다.대표팀 에이스였던 임선동은 스카우트 파동에 휘말려 2년여를 허송세월한 끝에 현대에 정착해 에이스로 자리잡았다.국내 최고의 클러치히터로 꼽히는 박재홍은 올 시즌을 마친 뒤 해외진출을 꾀하고 있다.
당시에는 특별한 ‘이벤트’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박찬호가 텍사스의 에이스로 유니폼을 바꿔 입고 친구들이 있는 현대 선수단과 만나는자리이기 때문에 각별한 의미가 있다.
텍사스가 연습경기에 어떤 선수를 출전시킬지는 미지수.예전에는 대부분 마이너리그 유망주들을 내보내고 이따금씩 메이저리거를 출전시켰다.
그러나 한국인 슈퍼스타를 영입한 텍사스로서는 한국 프로팀과의 경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뜻에서 박찬호의 등판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새롭게 순찰대원 패치를 단 박찬호가 고국 프로팀과의 경기에 등판한다면 현지에서도 빅뉴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길을 걸었지만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성공신화를 창조한 92학번트리오의 우정의 만남이 다음달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훈훈한 이야기꽃으로 피어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