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의 병사들,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Che_GueVaRa]

오늘 소개할 책은 좀 오래된 책입니다.(1974년작)

바로 

<전쟁의 얼굴>이란 책입니다.

 카페의 어느 고수분이 "키건좌"라고도 호칭했던 그 분의 초창기작입니다.

구성 : 보면 전문적인 역사책이라기보다는 어떤 유명작가의 수필집을 읽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1장과 5장이 그렇죠.

위 2개의 장은 다소 산만하더군요.

그렇지만 2,3,4장은 꽤 만족스럽습니다.  짧은 작전 개요( 이 책은 작전에 대한 논평을 서술하는 게 아니므로.), 그 시대의 공간사적인 배경에 따른 병사들의 전쟁 양상 --> 예를 들어 기병 vs 보병하는 식의 각개전투양상, 병사의 사기문제, 전투에 나서게하는 강제력, 부상병취급의 문제, 포로대우 등등. 실제 전쟁에서 우리가  '전술'단계 수준으로 부르는 미시적부분을 사료를 통해 세심하게 서술해놓았습니다.

목차:

1. 옛날 아득히 먼 곳의 불행한 일

--> 저자가 기존의 군사사서술에서 단점이라 생각했던 부분을 적어놓았습니다. "-----한 단점이 있기 때문에 나는 글을 이렇게 쓰겠다."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서두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무려 80여페이지에 달하더군요. ( 솔직히 너무 길던데, 그래서 독자는 이 사람이 뭔 말하겠다는 건지 까먹기 쉽다 생각합니다.)

다만 기존 연대사 서술이 부정확한 서술이라 생각되는 측면이 많다든지,  기존 전사가  너무 장군의 리더십이나 작전위주의 서술이라든지 하는  문제제기는 충분히 공감가실 겁니다.

2. 아쟁쿠르, 1415년 10월 25일
중세의 전장.

아쟁쿠르 전장 지도 -- 출처 : 카페, 에코르사랑

제가 소싯적에 읽었던 "아집과 실패의 전쟁사" 아쟁쿠르 전투에 대한 반박같기도 합니다.

--> 프랑스기사들이 진창길에 영국군 궁수들에게 마구잡이로 돌진하다 엉켜서 깔려죽었다는.

이 책은 그 전투에서 영국군이 승리할 수 있었던 원인에 대한 분석을 다른 식으로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3장과 4장에 비해 분량 할애면에서 다소 아쉽습니다.

3. 워털루, 1815년 6월 18일

나폴레옹 시대 전장

워털루 전쟁 삽화-- 보병방진 출처 : nasica님 블로그

아쟁쿠르 전투보다 전투 양상이 세분화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료도 많다보니(워낙 유명한 전투니까.ㅎㄷㄷ) 전투장면도 병사,장교들의 회고양식으로 훨씬 실감나게 구성되어 눈에 잡히실 겁니다. 또 군대 문화-> 특히 "군기軍旗"의 중요성, 장교들의 통솔력

에 대한 실체적인 묘사는 다른 책에서 보기 힘든 부분일 겁니다.

4. 솜, 1916년 7월 1일

1916년 베르됭전투 프랑스 무명장교의 죽음: 출처 . nasica님 블로그

이러한 무참한 보병들의 희생 (까놓고 말하면 dog-death)

은 왜 일어났을까요??

-->  이 게 저의 전쟁사관심의 시작입니다. ㅠㅠ;;

저자는 워털루 전투와 솜전투를 많이 비교합니다.

특히 포병의 탄막포화 계획 ( 상식과는과는 달리 무지 꼼꼼하게 미리 계획된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 무지막지한 포화의 효과는 별개문제죠. )  전투양상--> 기관총에 당하는 부대의 묘사는 가장 비극적입니다~~!! 부상병과 치명상의 묘사, 전투 거부자, 장교들의 리더십 문제 등등,  산업화시대 전투의 비정함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5. 미래의 전투
저자가 밝힌 무서운 예상

--> 솜전투가 2차대전이나 중동전쟁보다 구식의 전쟁이긴 하지만 

후대의 전장에서 (저자가 예로 든 건 2차대전의 전장.)

보병의 운명은 솜전투에서의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실제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쿠르스크의 소련군병사와 베르됭 전투에서의 프랑스군 병사나 처한 현실이 크게 틀리진 않을 겁니다.  ex : 참호 속에서 압도적인 포화 견디기 )

음.... 장군들의 이야기 매력적입니다. 전사는 그 맛에 읽는 건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에르빈 롬멜의 프랑스 돌파 이야기, 통쾌합니다.

스탈린그라드에서의 츄이코프의 리더십, 끝내줍니다.

만슈타인의 3차 하리코프 전역은 거의 신화적인 솜씨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미드 'bob'같은 이야기도 매우 관심있습니다.

제가 전방에서 소총수 생활을 했기때문에 1차대전의 병사들 이야기보면 웬지 와닿습니다.

저처럼

무명용사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한 번 보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CSman]

오호..흥미있네요

[Che_GueVaRa]

흥미있으시다니 고맙습니다. 한 가지, 위에도 썻다시피
1장과 5장은 처음에 읽으실 때는 스킵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1장은 간단히 말할 걸, 너무 중언부언하고 --;;

결말부분의 5장은 앞부분은 괜찮은데,
좀 있다가 저자가 전쟁양상의 변화를 점점 스릴을 추구하면서 위험해지는 등반과 비유하는데
그 부분을 읽다보면 " 이 뭥미?? "하는 말이 좀 나오더군요.

아무래도 초창기작이라 저자의 글쓰기가 세련되지 못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CSman]

앗 책읽기에있어서 세밀한 충고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