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지묵상 (마가복음15:16~32)
1. 예수님은 로마 군인들에 의해 십자가 처형 장소로 향하였다. 로마군인들은 예수님을 끌고 가는 내내 조롱하고 또 조롱하였다. (정복군으로 유대지역에 주둔하고 있던 로마군인들에게 유대인의 왕을 조롱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2. 로마 군인들의 조롱은 자색(황제의 옷 색깔) 옷을 예수님께 입고 가시관을 왕관의 자리에 씌우는 행동으로 나타났다. 로마군인들은 갈대로 예수님의 머리를 내리쳤으며 침까지 뱉어댔다. 로마군인들은 유대인의 왕을 조롱하는 것을 즐거워하고 있었다.
3. 이윽고 로마군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 그리고는 예수님에게 입혀져 있던 자색 옷을 갈기 갈기 찢어 그 조각들을 나누어 가졌다. (시편 22:18, “내 겉옷을 나누며 속옷을 제비 뽑나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편 22편 전체에 걸쳐서 나타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예수님의 죽으심은 한 순간에 벌어진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 구약성경의 예언이 성취되는 사건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4. 제 삼시에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박히셨다. (예수님은 3시에 십자가에 달리시고 6시에 운명하셨다.) 6시(유대시간으로는 12시)에 예수님이 운명하시자 성전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로 갈라졌다. (참고, 누가복음 23:44~45, 때가 제육시쯤 되어 해가 빛을 잃고 온 땅에 어둠이 임하여 제구시까지 계속하며 성소의 휘장이 한가운데가 찢어지더라)
5.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힐 때, 좌우에는 강도 2명이 함께 못에 박혔다. 그런데 그 두 강도는 단순한 강도가 아니었다. 두 강도는 이스라엘의 해방을 추구했던 혁명가(게릴라)들이었다. 마가복음이 혁명가들을 ‘강도’라고 표현한 것은 그 혁명가들이 얼마나 폭력적인 사람들이었는가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6. 예수께서 추구한 이스라엘의 해방과 구원을 가져오는 방법은....강도의 방식(상대방을 죽임으로 내가 사는?)을 사용하는 폭력적인 혁명가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것이었다...그런데 이렇듯 강도적인 방법과는 전혀 다른 하나님 나라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은 유대인들의 조롱거리가 되었던 것이다.
7. 실제로 본문에 따르면, 골고다 언덕을 지나는 유대인들은 예수님과 강도적인 혁명가의 십자가들을 지나가면서 유난히 예수님에게만 그 조롱과 멸시를 쏟아내고 있을 뿐이었다. (이것은 마가복음 기자의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이다.)...마가복음에는 강도들을 향한 비난은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다. 이유인즉 예수님의 죽음에 대한 유대인들의 생각이 어떠한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유대인들의 생각은 어떤 것이었을까?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이 정말로 유대인의 왕이고 메시아가 맞는다면 마땅히 십자가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모욕과 조롱의 타겟이 되어버린 십자가에서 내려오지 않으셨다. 예수님은.....묵묵히 십자가의 자리를 고수하실 뿐이었다. 성경이 증언하는 하나님 나라가 작동하는 방식은...세상의 왕들이 하듯이 십자가에서 내려오는 것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오히려 십자가에 머무시는 것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증언하는 것이다.
▪ 유대인들 모두가 그렇게 모욕하고 조롱하는 예수님의 십자가 현장에서...하나님은 다시 한 번 이 음성을 발하시고 싶었을 것이다.......“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기뻐하는 자로다.”
“마가복음 1:11, 하늘로부터 소리가 나기를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하시니라”
“마가복음 9:7, 마침 구름이 와서 그들을 덮으며 구름 속에서 소리가 나되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하는지라 ”
“마가복음 12:6, 이제 한 사람이 남았으니 곧 그가 사랑하는 아들이라 최후로 이를 보내며 이르되 내 아들은 존대하리라 하였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