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애증의 찌꺼기를 남겨두지 말라
선남자여, 말세 중생으로서 수행코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선지식을 친근히 해야 한다.
선지식이 먼저 가까이 다가오면 교만한 마음을 내지 말라.
시간이 흘러 조금 멀어지더라도 그에게 화를 내거나 원망하는 마음을 내지 말라.
즉 좋은 좋을 때나 나쁠 때, 내게 이롭게 하거나 해롭게 할지라도 허공처럼 마음을 써야 한다.
중생을 대할 때도 허공처럼 집착 없는 마음으로 평등하게 대하고, 몸과 마음을 다해 중생을 자신의 몸처럼 지성껏 보살펴라.
이렇게 수행해야 바로 원각에 들어갈 수 있다.
선남자여, 말세 중생이 도를 성취하지 못하는 것은
오랜 옛적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자신과 남을 미워하고 사랑하는 애증이라는 종자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해탈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니 한 맺힌 원수를 만나게 되면, (그를) 부모처럼 섬기어 마음에 남아 있는 미움을 제거하라. 미워하고 사랑하는 일만 없다면 곧 모든 병을 제거할 수 있다. 모든 법 가운데 애증의 분별심을 갖지 않는 일이 중요하다.
선남자여, 말세 중생이 원각을 구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다음과 같이 발심할지니라.
“시방 일체 모든 중생을 내가 다 구경 원각에 들게 하되
그 원각 가운데 깨달음을 구하는 주체도 없고,
나다, 너다 하는 차별상을 갖지 않으리라.“
이와 같이 발심하면, 절대 그릇된 견해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제 10 보각보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