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전시관람 과제로 최광호 작가님의 사진전을 다녀왔다. 천안 외의 전시회도 처음이고 사진전도 처음이기에 굉장히 설레는 마음가짐으로 간 전시회였다. 이른 시간이라 그랬는지 나 혼자만 있었다. 정말 조용히 관람하고 싶은 만큼 관람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사실 저번주에 기안84의 작품이 전시되어있는 전시회를 가보려고 했었는데, 평택까지 갔건만 4일전에 전시회가 끝나 그대로 허무하게 돌아왔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전시회는 주말에는 하는 것인지? 언제까지인지? 꼼꼼히 살펴보고 간 전시회였다.
처음 사진부터 좀 놀았다. 저게 사진이 맞는가에 대한 고찰을 하게하는 작품들이 많았다. 우리가 평소 찍는 사진들과는 색감부터 다른 사진들. 이런 것을 보고 그림같다고 하는 것인가? 나에게는 어떤 방법으로 촬영을 해야 저런 사진이 담기는 것인지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특히 난 저 술을 좋아해서 그런 것인지, 저 술잔이 참 맘에 들었다. 술병은 그냥 술병의 느낌이지만 술잔은 참 신비하지 않은가? 저기에 술이 담겨 넘실거리는 느낌까지 표현했으면 어땠을까란 생각도 든다. 이 사진전에는 이런 사진들이 많았다.어찌보면 그냥 꽃이고 사람인데 색감과 분위기가 이를 특색있게 만들어 주는 듯한 사진들이 김광호 작가님의 사진이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이 사진들은 풍경 사진에 물감으로 칠을 해서 만든 작품들인 것 같다. 섬과 들과 나머지 하나는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만드니 전체 사진의 일부분말고는 가려놓은 느낌과 물감 특유의 다채로운 색상들이 만나 더 알록달록하고 신비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나는 작품들을 볼때면 항상 어떤 생각으로 이런 작품을 만들었을까를 생각하는 편이다. 그리고 그건 이번에도 같았다. 최광호 작가님은 왜 이 작품들을 구현하셨을까? 작가님은 나와는 다르게 이런 색상으로 세계를 보고 계신건 아닐까란 생각도 든다. 예술가란 직업은 굉장히 멋진 직업인 것 같으면서도 지나가는 풍경에도 사람에도 우리보다 더 많은 것을 느껴야하는 직업인 것 같기에 정말 힘든 직업인 것 같기도 하다.
신기하지 않은가? 꼭 우주같다. 화분에 들어있는 꽃 같은데 이런 우주같은 분위기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예쁘게 피어있다. 이쯤되면 이게 정말 사진이 맞는지 의심을 해볼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든 작품이었다. 그냥 아름답다란 느낌? 나도 언젠가는 저런 느낌의 사진을 꼭 찍어보고 싶어졌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좀 더 열심히 사진을 배울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사실 인증샷을 남기고 싶었는데 혼자 가기도 했고 흔한 거울하나 없어서 남기지 못했다. 대신 역시 강남 한복판에 22층 건물이라 그런지 대문짝만한 창문이 있었는데 풍경이 참 아름다웠다. 내가 이번이 아니면 언제 또 강남 22층 건물에 올라가서 강남을 한 눈에 담아보겠는가? 내가 살아온 천안과는 달이 여기서 살면 참 치열할 것 같은 기분이다.
최광호 작가님의 사진에 대한 마음가짐같은 것을 설명해주는 영상도 계속 틀려있다. 내 발걸음소리를 제외하면 아마 이 소리만 날것이다. "나에게 예술은 존재에 대한 실험이자 깨달음인거죠."와 같은 말을 하시는 인터뷰 영상이 나오는데 예술가는 이런 생각들은 가진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 같다. 나는 예술을 좋아한다기보다는 동경해왔던 것 같다. 감히 내가 손댈 수 없는 어떤 것? 하지만 또 계속 호기심을 가지는 것. 그래서 그런지 내가 예술작품을 만드는 것보다도 이런 전시회를 보는 것이 더 재밌는 것 같다.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이 든다랄까? 그래서 나는 이런 전시회를 다니는 것이 좋다. 처음 9월 전시회를 갔을 때에는 과제를 위해 갔었는데 이제는 이 수업이 끝나도 어디 놀러갔을 때 전시회를 하면 꼭 한번 들러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