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금야금' 정신
이화여대 교수이자 정신과 전문의로
50여년간 환자를 돌보고,
76세 나이에
고려사이버대 문학과를 최고령으로 수석 졸업한 이근후 교수.
그는 30년 넘게 네팔 의료봉사를 다녔고
40여년 넘게 광명보육원 아이들을 위해 자원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봉사를 하니까 인생이 더 즐거워졌다는
그의 건강상태를 알면 깜짝 놀란다.
10년전에 이미 왼쪽 눈을 실명하였고,
고혈압, 통풍, 허리디스크 등
여러 질병으로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그의 에너지 원천이 바로,
'야금야금' 정신에 있다고 한다.
야금야금 일하고,
야금야금 공부하고,
야금야금 봉사하고,
야금야금 생각하고,
그렇게 조금씩 나아가고 좋아지는걸 즐기니
지루하지 않게 오래 해올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인생의 후배들에게 당부한다.
" 한번에 다하면 편하겠지요.
단박에 완성하고 짧은 시간에
결과를 맺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모든 일은 시간을 훌쩍 뛰어 넘어
일어날 수 없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당장 최고로 잘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지금 할수 있는 만큼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결심하는게 중요합니다.
그렇게 '야금야금'하면
지치지 않고 오래 즐기며 할수 있게 됩니다.
인생의 즐거움과 재미는 완성에 있지않고
그 과정에 조금씩 흩뿌려져 있는
것입니다."
무엇을 이루겠다는 목적의 삶이 아닌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방법의 삶에 관한
고민이 담은 차선(次善)의 철학이다.
삶의 자세는
지도가 아니라 나침반이다.
목적지를 빠르게 안내하는 것이 지도라면
나침반은 길을 잃지 않도록 한다.
잠시 엉뚱한 길로 빠지더라도
나만의 나침반이 있으면
조금만 헤매다가
또는, 헤맴을 즐기는 여유를
부리면서
목적지를 향해 갈 수 있는 것이다.
나의 나침반은 무엇이냐는
스스로에게 던지는 진지한 물음에
분명하게 답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지금보다 두렵지 않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도
덜할 것이다.
- 김선경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