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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쓰림과 만성 소화불량으로 병원을 찾은 A씨(55세). 위염이라 생각했지만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게도 위암이었다. 다행히 A씨는 조기 위암으로 내시경만으로 치료가 가능했다.
위염은 흔히 ‘속이 쓰리다’는 말로 표현된다. 위염은 한국인이 가장 자주 겪는 질환 중 하나로 미란성 위염, 출혈성 위염, 표재성 위염, 화생성 위염 등 그 종류만도 다양하다. 이 중 일부는 A씨와 같이 위암으로 발전해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위염은 말 그대로 위 속에 맞지 않는 물질이 들어와 위점막에 염증이 생긴 것을 뜻한다. 위에 염증이 일시적으로 생겼다가 없어지면 급성 위염으로,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 위염으로 구분한다.
급성 위염은 급성 미란성 위염, 급성 출혈성 위염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위벽이 깊게 패이지 않고 살짝 벗겨진 정도일 때 미란성 위염이라고 하며, 위점막에 출혈이 생기면서 위벽이 살짝 벗겨진 경우를 급성 출혈성 위염이라고 한다. 만성 위염은 다시 표재성 위염, 위축성 위염, 화생성 위염 등으로 나뉜다. 표재성 위염은 위내시경 검사상 위 표면에 불규칙하게 발적이 있거나 손톱으로 긁은 듯한 붉은 줄이 빗살모양으로 나있는 경우다. 위축성 위염은 위의 염증이 오래 지속되어 혈관이 보일 정도로 위점막이 얇아진 경우를 말하며, 화생성 위염은 위 점막이 오랫동안 자극을 받아 원래 모습을 잃고 소장 점막이나 대장 점막 모양으로 변한 경우다.
◆ 불안, 스트레스 등 원인… 신경성 위염
일반인들의 경우 흔히 체하거나 소화가 안 될 때, 배가 더부룩하며 쓰리고 아플 때 위염을 의심한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내시경 상에는 전혀 이상을 발견할 수 없는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위장에는 전혀 이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상복부 불편감 또는 통증이 생기는 경우를 ‘기능성 소화불량증’ 혹은 ‘신경성 위염’이라고 한다.
신경성 위염이 생기는 이유는 불안이나 우울, 스트레스, 긴장과 같은 자극이 자율 신경계를 자극해 위의 운동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기질성 소화불량과 달리 특별한 원인 질환 없이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므로 치료가 쉽지 않다. 약물치료와 식이요법, 생활습관 개선, 운동 등을 통해 증상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라면 필요에 따라 정신과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 위염 VS 위궤양, 뭐가 다른가
급성 위염은 아스피린 같은 비스테로이드 진통제, 스테로이드 제제, 여러 가지 항생제 등의 약제나 술,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다. 심지어는 커피만 마셔도 위벽이 살짝 벗겨지는 출혈성 미란이 생길 수 있다.
만성 위염의 주요 원인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자가면역질환, 독성 물질, 담즙 역류 등을 들 수 있으며, 이중 가장 중요하면서도 흔한 원인이 헬리코박터균이다.
반면 위궤양은 단순히 위 점막에 염증만 있는 위염과 달리 위벽이 헐어 위 근육까지 드러난 경우다. 위궤양을 치료하지 않고 그냥 두면 위벽에 구멍이 나는 위천공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 뱃속 전체에 위산이나 위 내용물이 퍼져서 염증이 생기는 복막염을 일으키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또한 궤양 바닥에 혈관이 노출돼 터지면 위출혈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위염과 달리 위궤양을 방치한다고 해서 위암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 정기적 내시경 검사로 미리미리 예방을
위염의 치료를 위해서는 위산분비억제제, 위장 운동 활성제 등을 사용한다. 예전에는 위산을 중화시키는 겔 형태의 짜먹는 제산제를 많이 사용하였으나 요즘은 위산자체의 분비를 억제하여 위 내의 산성도를 낮추는 위산분비억제제를 주로 사용한다. 이외 헬리코박터균에 의한 위염이 같이 동반된 경우에는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는 치료를 함께 하게 된다. 헬리코박터균은 1~2주 정도 항생제를 복용하면 없앨 수 있다.
민영일 비에비스 나무병원 원장은 “위축성 위염에서 화생성 위염으로 진행할수록 위암의 위험성이 조금씩 증가하기 때문에 초기 위염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며 “화생성 위염일 경우 반드시 매년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시행해서 위암 등 다른 질환의 발생 여부를 관찰해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