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플레이: 4개의 플랫폼 & 17번의 이벤트展 』
유휴공간 건축 프로젝트 :: Architecture & Installation
▲ 리-플레이: 4개의 플랫폼 & 17번의 이벤트展
전시작가 ▶ 네임리스건축(나은중, 유소래), 박천강x조남일, 신형철@shinslab,
안기현+신민재(AnLstudio), 정소영 외 다수
전시일정 ▶ 2015. 10. 20 ~ 2015. 12. 13
초대일시 ▶ 2015. 10. 20 PM 5:00
관람시간 ▶ Open 10:00 ~ Close 20:00(월요일 휴관)
∽ ∥ ∽
서울시립미술관(THE SEOUL MUSEUM OF ART) 본관 1F
서울시 중구 덕수궁길 61
T. 02-2124-8868
sema.seoul.go.kr
● 리-플레이: 4개의 플랫폼 & 17번의 이벤트展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은 ‘포스트 뮤지엄’이라는 비전 아래 관객을 위한 공간, 대중과의 소통, 타 장르와의 협업을 실천해왔다. 최근 도시재생 정책과 함께 화두가 되는 ‘유휴공간’을 주제로 하여, 이를 지역 거점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실험적인 건축 프로젝트 <리-플레이: 4개의 플랫폼 & 17번의 이벤트>를 선보인다.
1980년대 이후 서구에서 등장한 ‘도시재생’이라는 개념은 문화 콘텐츠를 통해 후기 산업도시를 재활성화하고, 낙후한 도시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도시문화정책을 포함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00년대부터 ‘창조도시’의 개념과 함께 유휴시설을 문화와 접목하여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러한 오래되고 빈 건물을 활용한 도시재생 과정에서 사용자와 지역 커뮤니티에 대한 고려와, 이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는 콘텐츠 및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지적 또한 있어왔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과 커뮤니티가 직접 참여하고 창작 등 문화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과 활동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 전시는 관객이 문화 활동의 주체이자 대상이 되는 문화공간의 모습을 모색하고, 그 작동 가능성을 실험하는 무대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네임리스건축(나은중, 유소래), 박천강x조남일, 신형철@shinslab, 안기현+신민재(AnLstudio) 등 4인/팀의 건축가는 일시적으로 멈춰있는 공간을 다시 재생(리-플레이)시키기 위한 건축적 상상력을 담아 4개의 플랫폼을 제안한다. 정소영 작가는 유휴공간이 지닌 유보된 도시의 시간과 역동 가능성을 특유의 조형언어로 풀어낸다. 그 밖에 워크숍, 강연과 상영, 멘토링 등 4개의 플랫폼에서 펼쳐지는 17번의 이벤트는 서울시립미술관이 지향하는 관객 참여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창작과 배움의 놀이터로서의 미술관의 비전을 실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유휴공간의 재고 -
유보된 도시의 시간과 기억, 그리고 역동 가능성
▲ 정소영, 지평선, 2015, 시멘트, 안료, 모래, 스티로폼, 아크릴, 형광등, 가변설치
ⓒ 서울시립미술관, 김상태
인공적인 건설 풍경으로 독점된 듯 보이는 도시는 빠르게 생산되고 소비된다. 이러한 도시 풍경 사이로 잠시 정지된 공간(유휴공간)들이 자연스럽게 중첩되고 충돌하고 작용하며 결국 함께 진화한다. 정소영은 전시장 전체를 아우르며 다양한 높이와 물성으로 구축된 조각적 공간을 선보인다. 작가가 구축한 공간은 도시가 만들어내는 생성과 소멸의 궤에서 역동적인 가능성을 품고 ‘잠깐 멈춤’의 상태로 숨죽인 유휴공간과도 같다. 도시의 순환 속에서 마주치는, 멈춘 것과 움직이는 것의 간극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네 개의 플랫폼 -
네 명/팀의 건축가는 넓은 범위에서 불특정 유휴공간, 또는 특정 유휴공간(금천구 한울중학교, 구로구 평생 학습관)을 모델삼아 문화공간의 기능을 담은 플랫폼을 제시한다.
▲ 박천강x조남일, '일시적 강연 & 상영'을 위한 플랫폼, 2015
ⓒ 서울시립미술관, 김상태
박천강x조남일은 과거에 KBS 송신소로 사용되었으나 일부 개조되어 지금은 평생학습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구로구평생학습관’의 유휴공간을 모델로 삼아 창작과 배움이 결합된 지역 거점 문화 공간을 제안한다. 여러 번의 개보수로 마치 동화 속 미로를 연상시키는 공간 구조는 두 건축가에게 버려진 폐허라기보다는 ‘판타지’를 자아내는 흥미로운 공간이다. 창작 공간을 위한 수직 구조 외에는 증축을 최소화하고 지하의 미로 공간을 활용하여 모든 활동 시설들을 마련하였다. 그 중 미술관 전시장 안으로 들여온 상영관을 겸한 강연장은 건축가들이 제안한 공간의 환상적인 느낌과 구조적 형식을 그대로 지키면서, 기존 강연자와 청중의 일방적인 지식 전달 방식이 지닌 위계를 깨고, 새로운 형식의 지식 교류가 일어날 수 있도록 건축적 상상력을 불어넣었다. 이들이 제안하는 두더지 굴과 같이 움푹 파인 곡선의 형태는 강연장의 딱딱한 구조보다 더 편안하고 사적인 공간을 만들어 기존 공간의 경직된 질서에 균열을 가하고, 이로 인해 강연자와 청중의 관계를 보다 유연하고 수평적으로 만들어 자유로운 지식 교류를 촉발한다. 나아가, 두 건축가는 강연과 상영 시간 외에는 사용되지 않는 공간은 사람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하여 공간의 추가 기능과 지속성을 상상한다.
▲ 네임리스건축(나은중, 유소래) , '움직이는 숲'-야외 작업실 & 커뮤니티를 위한 플랫폼, 2015
ⓒ 서울시립미술관, 김상태
네임리스건축은 구로구 개봉동에 위치한 ‘구로구평생학습관’의 야외 부지를 활용하여 야외 작업실과 그 외 커뮤니티 공간을 새롭게 제안한다. 1980년부터 2010년 말까지 KBS 라디오 송출 송신소로 사용했던 이곳은 야외 공간의 미비한 활용으로 곧 폐기물을 적재하는 자리가 되었으며, 현재는 소극적인 정원의 형태로 남아 사실상 이용되지 않고 비어있다. 이 공간에 수직과 수평이라는 가장 최소의 단위를 가지고 작가의 야외작업실과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전시, 놀이, 휴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한 공간 활용 방안을 제시한다. 수직 기둥은 야외 부지에 남아있는 KBS 송전탑에서 착안했으며, 수직의 얇은 기둥과 기둥에 연결된 개폐 가능한 수평의 문은 공간을 프로그램에 맞게 구획 및 생성하여 열린 공간으로 확장한다. 이를 통해 네임리스건축은 ‘구로구평생학습관’뿐만 아니라 ‘쓰지 아니하고 놀리는’ 유휴공간 일반에도 실제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개입하여 공간을 체험하고 변화시키며 필요한 공간을 형성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 안기현+신민재(AnLstudio), '워크숍'을 위한 플랫폼, 2015
ⓒ 서울시립미술관, 김상태
이 플랫폼은 특정 공간에 대한 제안을 넘어서 모든 유휴공간에 유동적으로 적용 가능한 공간이다. 안기현과 신민재는 창의학습형 지역 거점 문화공간이라는 큰 맥락 안에서 도시 곳곳의 유보된 공간에 ‘창작 활동’을 확장하여 규정되지 않은 형식의 워크숍을 통해 지역과 작가들이 연계하는 공간을 제시한다. 플랫폼의 유기적인 곡선 형태는 공간을 구획하는 일반적인 용도가 아니라, 사람의 움직이는 반경에 맞추어 그 주변 공간에 초점을 둔다. 두 건축가는 주변부를 유휴공간, 잉여공간, 이면의 공간으로 상정하여 하나의 단위(unit)로 경계를 구획하고 또 생성하는 면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나아가 개개의 단위를 반복, 병치시키며 무한히 재구성되는 플랫폼은 기존의 제도가 추구하는 것처럼 목적성이 뚜렷한 공간과는 다른 태도를 지닌다. 이 플랫폼에서는 전시기간 동안 여섯 차례에 걸쳐 연구, 발표, 제작 등 다양한 형식으로 ‘청개구리제작소’의 비평적 워크숍이 진행될 예정이며, 워크숍 활동과 내용에 따라 이 공간은 계속해서 변주할 것이다.
▲ 신형철@shinslab, '멘토링 스튜디오'를 위한 플랫폼, 2015
ⓒ 서울시립미술관, 김상태
건축가 신형철(@shinslab)은 곧 폐교될 한울중학교의 4층 공간을 활용하여 ‘멘토링 스튜디오’를 제안한다. 그는 가르침과 배움이라는 학교 고유의 장소성에서 출발하여 기성 사회에서 규정한 상하관계의 학습 공간에서 벗어나, 수평적으로 배우고 가르치는 활동이 창작과 결합하는 공간을 새롭게 정의하고자 한다. 이 플랫폼은 작가의 개인 성향에 따라 닮아가는 아뜰리에(작업실)에 대한 성찰에서 시작한다. 작업실은 작가 자신을 투영하는 하나의 소우주가 된다. 플랫폼의 주요 구조가 되는 곡선의 거울 기둥에는 창작자 자신과 타인 그리고 외부의 다양한 모습이 무한하게 반복되고 접히면서 또 다른 공간이 생겨난다. 평소에는 흐르듯 외부와 연결된 유연한 공간이지만 멘토링이 진행될 때에는 사적인 공간으로 작동하며 내밀한 대화가 이루어진다. 이 플랫폼은 작가를 위한 작업실인 동시에 선배작가와 후배작가의 멘토링 프로그램 운영되는 공간으로, 창작자들이 소통하고 아이디어가 오가는 배움의 장이 된다.
공간의 작동 실험 - 열일곱 번의 이벤트
유휴공간을 지역의 거점 문화공간으로 활성화하기 위해서, 건축적 상상력을 담은 플랫폼에서는 공간의 비전을 실험하는 열일곱 번의 이벤트가 펼쳐진다. 다양한 이벤트는 전시가 담고 있는 이슈를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는 충전재이면서 공간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연료재로 작동한다. ⓒ
*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sema.seoul.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