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초 주거분야 전문 시민단체인 ‘주거환경연합’이 탄생했다.
주거환경연합은 재건축과 재개발 분야에서 사실상 시민단체 역할을 수행해왔던 바른재건축실천전국연합(회장=김진수)와 전국재개발시민연합(회장=김남섭)의 범위적 한계를 뛰어넘어 모든 인간이 향유코자 하는 주거와 관련된 모든 문제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 친환경적인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등 새로운 주택개발 패러다임으로 명실상부한 전국 규모의 주택 전문 시민단체를 표방하고 있어 향후 그 행보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2시 한국감정원 대강당에서 개최된 창립총회에는 300여명이 넘는 주거문제 관련 학자, 전문가, 일반시민들이 참여해 주거환경연합의 창립을 축하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정관심의와 임원선출 및 사업계획을 확정하였으며, 초대 공동대표로 최찬환 서울시립대 교수를, 사무총장에는 김진수 재건련 회장을 각각 선임했다. 고문으로는 김안제 박사(수도권 이전추진단장)가 추대됐으며, 감사는 임계성 회계사와 이종인 전재련 이사가 선임됐다.
20인 이내로 구성되는 이사에는 ▲강문석 재건련 명예회장 ▲김남섭 전재련 회장 ▲박영근(주)영신산업개발 회장 ▲이기택 공간건축 대표 ▲이승희 재건련 부회장 ▲이인호 변호사 ▲이정욱 법무사 ▲조선희 키라에셋 대표 ▲최병규 재건련 부회장 ▲황용연 건축사사무소 ‘담’ 대표(이상 가나다순)가 선임됐다.
3인 이내로 구성되는 공동대표와 20인 이내로 구성되는 이사회의 나머지 자리는 추후 운영위원회 회의를 거쳐 명망 있는 전문가를 영입, 총회에서 인준받게 된다.
최찬환 공동대표는 인사말에서 “현재의 주택시장은 일률적이며 물량위주의 공급자 중심에서 탈피해 개성과 품질을 추구하는 소비자 중심으로의 전환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수용하여 주거환경을 인간중심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주거환경연합을 창립하게 됐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도시는 급속한 산업화와 그에 따른 인구의 과도한 도시 집중으로 환경적 측면을 고려할 여유가 없이 양적 팽창에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었으며, 그것이 이제까지의 주택 개발 패러다임이었다. 따라서 사회의 시대적 발전에 따라 도시민의 삶의 질에 대한 욕구도 함께 커져 갔으나 구시대적 패러다임에 의해 조성된 기존의 주거환경은 거주민들의 환경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던 것이 사실.
또한 하나의 주거단지가 조성된 지 20∼30년 후 시작되는 재건축·재개발 등 주거환경정비사업 추진과정에서 벌어지는 토지분할 문제, 도로·학교 등 인근 기반시설 설치 문제 등 발생되는 많은 문제들의 저변에는 기존의 양적 공급에만 매달린 주택개발 패러다임의 책임이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날 출범한 주거환경연합은 이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됐음을 선언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향후 주거환경연합은 주거환경감시단, 분쟁조정위원회, 주거와 관련된 법률지원센터, 주거문제연구센터, 주거환경정비교육원, 주거환경인증원 등 다양한 부설기구를 개설해서 주거와 관련된 종합적인 연구분석을 토대로 법률 및 제도개선활동,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활동, 비리와 부실공사 척결을 위한 시민감시활동, 투명성제고와 품질향상을 위한 인증사업, 각종 분쟁의 중재활동 등 주거문제 전분야에 걸쳐 전문적인 시민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부와도 비판적 협조관계를 유지하여 실천적 대안을 제시해 나갈 예정이며, 전국적으로 지부조직을 구축해 뜻 있는 전문가와 시민들이 누구나 회원으로 참가 할 수 있는 열린 시민의 장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김병조 기자 2004-05-14 11:1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