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잇는 기록모임 지난 2018년 6월에 첫모임을 시작했습니다.
20대에서 60대까지 아우르는 모임입니다.
한 주도 빠지지 않고 모임을 이어 2018년 동안 29번을 만났습니다.
맨 처음 [제주 사람들의 삶과 언어](김순자, 한그루)를 읽었습니다.
농사, 여성의 삶, 음식, 통과의례, 그릇, 의식주, 언어, 신앙 등
매 주제미다 자료를 조사하고, 말을 배우고, 뒤에 읽힌 맥락을 헤아리며 읽느라 4개월이 걸렸습니다.
지난 7월, 선흘1리 조수용 삼춘을 인터뷰하며
살아있는 제주어와 살아있는 삶의 이야기를 듣고 배웠습니다.
한편으로는 삼춘을 인터뷰하는 태도와 마음을 배우고,
함께 질문을 만들고 함께 인터뷰하는 방법을 찾아왔습니다.
조수용 삼춘께 들은 이야기를 터전삼아
각자가 관심 갖는 주제를 더 공부하고 [세대를 잇는 기록모임]이라는 보고서를 만들었습니다.
(글쓴이 : 이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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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겨울이 올 즈음에, 우리 할머니께서는 늘 고구마 빼때기와 고구마 범벅을 만드셔서 내게 보내신다.
배가 고플 때마다 이 간식을 가방에서 꺼내 먹으면 그렇게 꿀맛일 수가 없다.
그런데 사실 할머니는 고구마를 싫어한다.
심지어 편식없이 다 잘드시는 우리 아빠도 '고구마'는 거들떠고 안 본다.
음식에 고구마가 있을 때면 고구마 빼고 다 드신다.
특히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은 일부러 사다 먹을 정도인데,
할머니랑 아빠는 왜 이렇게나 고구마를 싫어하시는 지 모르겠다.
왜 할머니랑 아빠는 고구마를 그토록 싫어할까? 라는 의문에서 시작되어 알아본 제주도 고구마 이야기.
조사를 하고 나니 고구마에 대한 할머니랑 아빠의 심정이 이해가 되었다.
학교 밭, 학교 밭, 학교 밭. 아빠는 어렸을 때부터 죽어라고 농사일만 해서 이젠 쫌 쉬고 싶다.
"아빠는 어렸을 때 굶는 거 자주해서 잘해."
당시에는 아무생각 없이 흘려들었었다.
맏 아들로써 할머니를 도와 어렸을 때부터 가족생계를 책임졌을 아빠를 생각하니 정말 안타깝고 슬프다.
그 시절에는 아빠 뿐만이 아니라, 제주도 대부분 가정이 그랬을 터.
농사 경험도 없고 마트에서 농작물을 사는 게 다였던 내가 고구마 하나에 할 이야깃 거리가 많아진 것 같다.
다음 번에는 할머니랑 같이 고구마 범벅을 만들어 봐야겠다.
할머니가 드실진 모르겠지만 ^^;
(글쓴이 : 홍선주)
첫댓글 멋있는 일, 소중한 일을 하고 계시네요.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