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바꼭질
시:오형록/낭송:한송이
해가 뜨고 지고 달과 별이 뜨고 지고
쫓고 쫓기는 자연의 순리 앞에
영점 조종을 마친 저울은 조심스레 준비하여
내 마음의 무게를 달아 보았다
양심과 이성의 크기를 가늠하며
놀란 눈빛은 허공에 부서진다
양처럼 순진했던 감성은 세월의 수마에 닳고 닳아
이리의 그것에 가까이 근접하고 있었다
꼭 꼭 숨어버린 초연의 아리따운 추억 대신
탈피를 거듭하여 변모한 울부짖음은
술래의 귓불을 유린하며 스피드 경쟁을 유도한다
얼얼한 눈도장은 아직도 벌겋게 달아있는데
비켜선 시간은 자꾸 아쉬움을 부추기며
보이지 않는 어둠을 동경하는 주술을 흘린다
흉흉한 눈빛이 아등바등 어둠을 밝히지만
술래의 그림자는 끝내 보이지 않는다
구름 속 꼭 꼭 숨어버린 한가위 보름달
영점 저울은 두 눈을 부라린다.
첫댓글 숨바꼭질 하던 어린 시절이 그립습니다. 마음은 아직도 그 곳에 머물고 있는데 세월은 덧없이 달려 가네요.
우리가 어릴적에는 별다른 놀이가 없었기에 숨바꼭질을 많이 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