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향(文鄕) 강릉(江陵)
<1> 강릉향교(江陵鄕校) 봉안위패(奉安位牌)
일반적으로 향교에서 모시는 위패는 5성 18현(五聖十八賢), 혹은 5성 10철 18현(五聖十哲十八賢) 정도를 모시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나는 강릉향교를 둘러보다가 깜짝 놀랐다.
조선조(朝鮮朝)에는 일반적으로 향교에 모시는 위패는 대성전(大成殿)에 5성(五聖), 공문 10철(孔門十哲),송조 6현(宋朝六賢)의 21위(位)를 모시고, 동·서무(東西廡)에 공문(孔門) 69위(位), 한당송원(漢唐宋元) 25위(位), 한국 18현(韓國十八賢)으로 112위(位), 모두 합하여 133위(位)를 모셨다고 한다.
그러다가 1949년 한국유림회(韓國儒林會)에서 동·서무(東西廡)에 봉안하고 있던 112위(位) 중 한국 18현(韓國十八賢)을 제외한 중국 성현 94위(位)를 모두 매안(埋安-땅에 묻음)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대성전(大成殿)에 오성(五聖), 공문십철(孔門十哲), 한국 18현(韓國十八賢), 송조 6현(宋朝六賢)의 39위만 봉안하기로 하였다는데 강릉향교는 이를 따르지 않고 오히려 133위(位)에 안자(顔子)의 부(父), 증자(曾子)의 (父), 자사자(子思子)의 부(父)까지 더하여 모두 136위(位)를 봉안하고 있다니 놀랍다.
일반적으로 동·서무(東西廡)에는 향교의 역사 기록물이나 필요한 물품을 넣어놓는 방인데 강릉향교는 온통 위패(位牌)로 가득 채워져 있어서 깜짝 놀랐다.
참고로, 오성(五聖)은 공자(孔子), 안자(顔子), 증자(曾子), 자사자(子思子), 맹자(孟子)를 말하고 공문십철(孔門十哲)은 민손자건(閔損子蹇:周), 염경백우(冉耕伯牛:魯), 염옹중궁(冉雍仲弓:魯), 재여자아(宰予子我:魯), 단목사자공(端木賜子貢:衛), 염구자유(冉求刺楡:魯), 중유자로(仲由子路:魯), 언언자유(言偃子游:魯), 복상자하(卜商子夏:衛), 전손사자장(顓孫師子張:晉)이며 송조6현은 주돈이(周敦頤), 정호(程顥), 정이(程頤), 소옹(邵雍), 장재(張載), 주희(朱熹)이다.
한국 18현(韓國十八賢)은 설총(薛聰), 안향(安珦), 김굉필(金宏弼), 조광조(趙光祖), 이황(李滉), 이이(李珥), 김장생(金長生), 김집(金集), 송준길(宋浚吉), 최치원(崔致遠), 정몽주(鄭夢周), 정여창(鄭汝昌), 이언적(李彦迪), 김인후(金麟厚), 성혼(成渾), 조헌(趙憲), 송시열(宋時烈), 박세채(朴世采)이다.
<2> 문화재(文化財)와 보물(寶物)
강릉향교 문화재(文化財) 지정을 살펴보면 ①江陵鄕校(강원도지정 유형문화재 제99호) ②大成殿(보물 제214호) ③明倫堂(보물 제2088호) ④東廡·西廡·殿廊(보물 제2089호)로 지정되어 있다.
<3> 제향(祭享) 봉행(奉行)
강릉향교의 제향을 살펴보면 석전대제(釋奠大祭) 연2회(春:陰二月上丁日, 秋:八月上丁日)와 삭망분향(朔望焚香, 每月 초하루와 보름)을 올리고, 서원제향(書院祭享)으로 ①송담서원(松潭書院,邱井面彦別里:陰二月中丁日) ②오봉서원(五峯書院, 城山面五峯里:陰九月上丁日)이 있고 강릉 일원에 있는 11개의 각 원사(院祠)의 추모제향(追慕祭享)도 유림의 장의(掌議)가 참여하여 제례(祭禮)를 봉행(奉行)한다고 한다.
명륜당 외부모습 / 명륜당 내부 향교중수(鄕校重修) 기록 / 선물로 받은 책자
<4> 강릉향교 약사(略史)
강릉향교 석전제(釋奠祭) / 강릉향교 전통혼례(傳統婚禮)
강릉은 오랜 역사를 간직한 역사(歷史)의 도시로 선사시대(先史時代)의 유적유물(遺蹟遺物)들이 곳곳에서 발견됨은 물론, 부족국가 시대인 동예(東濊)와 말갈(靺鞨)의 예국(濊國) 시기에는 하슬라(河瑟羅), 이후 고구려 시대에는 하서량(河西良) 또는 하슬라(河瑟羅), 그리고 신라(新羅) 때는 북빈경(北濱京)으로도 불렸던 역사의 고장이다.
이후, 신사임당(申師任堂)과 이율곡(李栗谷), 허난설헌 남매 등을 배출하며 예향(藝鄕)으로, 문향(文鄕)으로 불리기도 했고 예절의 도시 예향(禮鄕), 교육(敎育)의 도시로도 불리던 곳이다.
내 학창시절 강릉고(江陵高)에는 영동지역의 수재(秀才)들이 모이는 것은 물론, 동기 중에 제주도에서 온 친구도 있었다. 그 연원(淵源)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강릉향교(江陵鄕校)의 영향이 매우 컸음을 알 수 있다.
<5> 향교(鄕校)의 기능
향교(鄕校)의 기능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우선 성현(聖賢)들을 위한 제향(祭享)과 고전(古典) 및 전통문화(傳統文化)의 교육(敎育)을 담당하는 강학기능(講學機能)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향교들은 교육기능(敎育機能)은 소홀하고 제향(祭享) 위주의 기능(機能)만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강릉향교는 이 두 가지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는 가장 모범적인 향교로 손꼽힌다.
강릉향교의 기능을 살펴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1) 강릉향교(江陵鄕校)의 조직(組織)
<유림단체(儒林團體)>
- 강릉향교 유도회(강릉지부), 여성유도회, 청년유도회
<강학 및 교육원(講學 및 敎育院)>
- 전교(典校), 의결기구(議決機構), 자문기구(諮問機構)
- 서원(書院), 장의회(掌議會), 충효교육원(忠孝敎育院), 예절원(禮節院), 사무국(事務局)
(2) 강릉향교가 설립한 교육기관(敎育機關)
1909년 화산학교(花山學校) - 1911년 폐교<양잠전습소(養蠶傳習所)>
1928년 강릉공립농업학교(현 中央高) 1938년 강릉공립상업학교(현 第一高)
1940년 강릉여자공립고등학교(현 江陵女高) 1943년 옥천초등학교(현 玉川初)
1949년 강릉명륜(明倫)중학교(1988년 폐교) 1963년 강릉명륜(明倫)고등학교(현 明倫學園)
1984년 명륜교육원(明倫敎育院)-향교소속 학당(學堂)
2001년 명륜교육원을 강릉향교 충효교육원(忠孝敎育院)으로 개칭-이전(移轉)<향교산하 교육기관>
*현재 명륜고등학교(명륜학원)만 사립(私立)학교로, 나머지 학교들은 모두 공립(公立)학교로 존속(存續)
화산학교(花山學校)는 1894년, 갑오개혁으로 과거제도가 폐지되며 사실상 향교의 교육도 기능을 상실하게 되자 양양(襄陽)을 대표하던 유학자(儒學者) 정현동(鄭顯東)을 강릉향교로 초빙하여 서당교육에 현대교육이념을 가미한 학교로 강릉향교 안에 화산(花山)학교를 설립하였다고 하니 우리나라 현대교육의 효시(嚆矢)로 볼 수 있겠다. 그러나 2년 후(1911년) 폐교되고 말았다니 안타깝다.
강릉향교 충효교육원 건립비 / 충효교육원 / 충효교육원 개강식 / 명륜(明倫)고교 교문
(3) 충효교육원(忠孝敎育院)의 교육(敎育)
- 교직원 : 교수 6명, 사무직원 1명, 관리직 1명
① 유림전문교육(儒林專門敎育) - 主管:儒道會
- 예지반(禮智班), 사서인반(四書人班), 사서의반(四書義班), 삼경반(三經班), 서예반(書藝班)으로 5개 반
- 週2回 講義, 總 48期 修了, 현재까지 修了人員 總 11,250名
② 유림인성교육(儒林人性敎育) - 主管:儒道會
- 소양교육(素養敎育) : 總 79回<對象: 掌議班, 儒林班, 一般市民班>
- 특별강연(特別講演) : 유림(儒林) 28回, 1,020名. 일반시민(一般市民) 15回, 300名
③ 전통혼례(傳統婚禮) - 主管:女性儒道會
- 혼례(婚禮) 및 회혼식(回婚式) - 현재까지 實積 : 總 138回<傳統婚禮 131回, 回婚式 7回>
④ 성년례(成年禮) - 主管:女性儒道會
- 對象 : 滿 20歲 - 현재까지 實積 : 總 36回<연인원 1,075名>
◆ 강릉향교 유교박물관(儒敎博物館) 신축계획
- 700년 역사로 풍부한 자료 보유 - 전시공간이 필요
- 현황 : 총면적<34,660坪> 대지<3,300坪> 전답<4,700坪> 임야<26,000坪> 기타 도로와 하천
- 박물관 신축부지(敷地) 600坪 확보 됨, 건립비용 20억 소요 - 예산 확보 중
강릉향교 산하(傘下) 관리(管理) 기관으로 두 곳의 서원(書院)과 열 곳의 사우(祠宇), 한 곳의 영당(影堂)이 있다. 서원(書院)은 한 명, 혹은 몇 명의 성현(聖賢)을 모시고 제향을 올리는 것은 물론 유생들의 교육도 담당하던 곳이다 보니 향교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고, 사우(祠宇)와 영당(影堂)은 교육은 하지 않고 영정(影幀)을 모시고 제향(祭享)만 올리는 사당(祠堂)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