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호산(1,202m), 민주지산(1,241.7m), 석기봉(1,242m) 삼도봉(1,178m)
- 충북 영동, 전북 무주 -
☞ 산행일자 : 2021. 8. 7.(맑음)
☞ 산행경로 : 물한계곡~배걸이봉~각호산~민주지산~석기봉~삼도봉~미니미골~물한계곡주차장
☞ 산행거리 : 약 18.0km (도상거리 16.5km)
☞ 산행시간 : 약 8시간 55분
오랜만에 민주지산을 간다..
민주지산은 이번이 세번째인데 앞서 두번은 모두 겨울철 산행이라
여름의 민주지산은 어떨지 궁금하다.
물한계곡에서 각호골 등로가 산객들이 잘 다니지 않는 곳이라
등로찾기에 조금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런 예상은 꼭 잘 맞아 떨어진다.
잠시동안 이지만 길을 잃고 헤매기도 했지만
배걸이봉까지의 코가 땅에 닿을 듯한 오름길은
안그래도 더운 날씨에 온 몸의 힘을 쏙 빼놓는다.
더운 날씨탓인지 초반 가파른 등로에 무리한 탓인지 체력이 떨어진 탓인지..
아무튼 하루종일 너무 힘든 산행이 되었다..
따지고 보면 각호골 오름길이 가팔라 힘들 뿐
나머지 구간은 그렇게 힘든 구간도 아닌데 왜
그렇게도 힘든지 중간중간 쉬기도 여러번...
하지만 힘이 든 가운데도 당초 계획했던 산행은 무사히 마치고
하산길 물한계곡에서의 알탕은 하루의 피로를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피서객이 한창 붐빌때이건만 넓은 주차장이 한산하기만 하다.
잠시 산행준비를 하는데 등허리에 꽂히는 태양볕이 뜨겁다못해 따갑다.
하지만 일기예보엔 한때 비가 온다고 하기에 우산도 챙기고
도로를 따라 올라가는 길옆과 상가엔 예쁜 꽃들이 즐비하게 피었다..
물한계곡
맑은 물이 끝없이 흐른다는 물한계곡은 삼도의 분수령을 이루는 삼도봉을 비롯,
해발 1,000m이상의 준령을 이루는 민주지산. 석기봉에서 발원하여
심산유곡을 이루어 자연경관이 수려할 뿐 아니라
숲속에는 우리나라 전체 식물종의 16%가 자생하고,
각종 야생동물이 서식하여 충북의 "자연환경명소 100선"중
10걸로 지정된 곳이다.
각호골입구
철문으로 막아 놓았지만 우측으로 돌아간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짙은 나무그늘이 잠시나마 더위를 식혀주고
계곡에서 물놀이하는 피서객들의 웃음소리가 귓가를 스친다.
주변엔 온통 야생화의 천국.. 저마다의 자태를 뽐낸다
각호골 계곡물도 식수원으로 사용하는지 집수시설도 보이고..
제법 넓은 임도가 계속 이어지고..
각호산 방향을 알리는 묵은 표지판도 보인다..
사방댐표지석이 보인다.
계곡을 건너 임도길을 따라가는데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제법 우렁차게 들린다.
여름철엔 하산길을 이곳으로 잡아도 좋겠다.
초반에 제법 뚜렷하던 등로가 차츰 희미해져 가더니
이곳에서 잘 보이지가 않는다.
계곡을 건너야 할 것 같은데 계곡건너로 길이 보이지가 않아
그냥 계곡따라 치고 올랐다가 잠시 후 결국 계곡을 가로지른다.
잠시 등로를 잃었다가 다시 찾고..
온통 너덜길의 등로는 비가 온 탓인지 마치 계곡물이 흐르듯 물이 흘러내린다.
초반엔 완만하던 등로가 계곡이 끌나면서부터 급경사로 변하고
각호골입구에서 2시간 가량 지난 후 배걸이봉에 오르지만
잡목이 우거져 정상에서의 조망은 없다..
배걸이봉 조금 아래 조망처에서 석교산이 보인다.
가야할 방향으로 민주지산과 석기봉이 보이고..
배걸이봉 아래에서 휴식을 겸해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각호산을 향해 오른다..
각호산 동봉...
각호산은 이곳에서 도마령 방향으로 다시 조금 더 가야한다.
몇년전엔 로프를 타고 올랐었는데 떡하니 목교가 놓여 편하게 간다.
그새 정상석도 바뀌고...
예전 정상석엔 1,176m라 되어 있었는데 그새 자랐나...
예전에 로프를 타고 내려갔던 곳인데 이젠 로프의 흔적도 없다
로프가 없으니 다시 왔던 곳으로 되돌아 내려간다..
가야할 민주지산 방면...
석교산도 보이고...
영동 상촌면 방면
운장산 방면
아래에 민주지산 자연휴양림이 보인다
각호산에서 다시 갈림길로 돌아와 민주지산으로 간다..
이제부턴 완만한 등로가 이어져 조금 편하게 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생각과는 달리 몸은 점점 더 지쳐가기만 한다.
그 와중에도 등로에 핀 야생화가 지친 몸에 잠깐씩 활력을 주기도 하는데..
각호산에서 30분쯤 후 십자로갈림길을 지난다.
동쪽으로 황룡사 방향, 서쪽으로 민주지산 휴양림 방향이다.
십자로갈림길에서 다시 20분쯤 후 도착한 1185봉에서 다시 한동안 쉬어간다.
잠깐 열린 숲사이로 민주지산이 보이고...
피나물 설명 사진에 피나물이 아닌 노랑제비꽃을 올려놓았다.
쪽새골갈림길
하산하면 잣나무숲 갈림길로 이어진다..
물한계곡주차장까지 3.6km
무인대피소에 도착...
정상주변으로 나무데크길이 나 있다..
민주지산(1,241.7m)
산의 이름은 정상에 오르면 각호산, 석기봉, 삼도봉을 비롯해
주변의 연봉들을 두루 굽어볼 수 있다 하여 붙여진 것으로 보인다.
민주지산에도 커다란 정상석을 새로 세웠는데
정상석이 이렇게 클 필요가 있나 싶다.....
지나온 각호산이 보이고 그 좌측뒤로 삼봉산도 살짝
쪽새골과 물한계곡이 내려다 보인다.
무주방면
가야할 석기봉뒤로 가야산이 희미하게
민주지산에서 100m쯤 내려서면 다시 쪽새골삼거리
이곳에서도 역시 잣나무숲을 지나 물한계곡으로 하산할 수 있다.
석기봉 아래 로프구간은 등산금지 푯말이 있다.
예전엔 이곳으로 올랐었는데 오늘은 힘도 들어 그냥 우회길로 간다.
로프를 타고 능선길로 가면 조망은 좋은데 삼신상을 놓치게 된다.
민주지산 석기봉 삼신상
석기봉에서 서남쪽으로 50m쯤 아래 60도 경사진 암벽에
높이 6m, 폭 2m의 크기로 양각된 三神像(一身三頭像)이 있다.
이 삼신상은 고려때 만들어졌다는 설과 백제대 만들어졌다는 설이 있으며,
근화좌대위에 오른 어깨에 납의를 두르고 결가부좌를 한 형상이다.
왼쪽 발가락이 오른쪽 정강이 밑으로 튀어나와 있는 특이한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몸에 비해 얼굴은 비대하고 방형에 가깝다.
귀는 목까지 내려와 있으며 양손은 약간 벌어진 형태로
가슴에다 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얼굴은 풍화되어 윤곽이 뚜렷하지 않으나 가늘게 뜬 눈,
다문 입술, 얇게 조형된 콧등이 희미하게 보인다.
삼신상 밑으로 천정바위에서 물이 떨어져 고이는 약수물탕이 있는데
심한 가뭄에도 마르지 않으며 삼신상 앞에 20여 평 되는 공터가 있어
예로부터 하늘과 산신에게 비는 기도처로 이름이 나있다.
삼신이란 천,지,인을 말하는데 天은 七星, 地는 龍王, 人은 山神을 뜻하기도 한다.
삼신은 우리 민간신앙의 터전이 되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삼신상 아래에 약수물이 시원하고 물맛도 아주 좋았다.
석기봉 오름길에 우측으로 계단이 보였으나
좌측으로 돌아가니 암릉에 로프가 보인다..
모처럼 로프를 잡고 암릉을 올랐더니 석기봉 정상이 아니었고
정상으로 가려니 결국은 나무계단을 다시 넘어야 했다..
처음부터 계단으로 올랐으면 곧바로 정상인데...
석기봉
민주지산으로부터 동남쪽 3km 지점에 암석이 옹기종기 쌓여
마치 송곳니처럼 솟은 봉우리가 "기이(奇異)한 돌로 된 봉우리"라는 뜻의 석기봉이나
마치 쌀겨처럼 생겼다하여 쌀겨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석기봉의 정상석은 예전 그대로이다.
석기봉은 해발 1242m로 민주지산보다 조금 더 높은데
정상석엔 1200m로 오히려 민주지산보다 낮게 표기해 놓았다.
삼도봉에서 백수리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
석기봉 서봉과 뒤로 지나온 민주지산과 각호산
석기봉을 내려서고..
정자는 그냥 스치듯 지나치고...
정자에서 5분쯤 후 다시 갈림길
은주암골을 거쳐 물한계곡으로 하산하는 길이다.
너무 힘이 들어 이곳에서 하산할까 하다가
삼도봉까지는 얼마되지 않기에 그냥 예정대로 삼도봉으로 간다.
삼도봉이 가까워지면서 등로엔 푹신한 양탄자도 깔렸고..
삼도봉 아래 헬기장에 도착한다..
온 몸의 힘을 다 쏟아내고 드디어 삼도봉에 도착
오늘 오를 봉우리는 모두 올랐고 이젠 하산길만 남았기에
삼도봉에서 지친 몸을 달래며 한참을 쉬어간다.
삼도봉 주변엔 비박하는 산객들의 텐트가 여러개 보이고..
삼도봉의 유래
삼도봉은 옛 삼국시대에는 신라와 백제가 국경을 이루었던 역사의 현장이다.
조선 태종대인 1414년에 조선을 8도로 나누면서
이 봉우리에서 3도가 나뉜다고 해서 삼도봉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태백산맥에서 분기하여 동,서로 뻗어내린 소백산맥의 큰 봉으로
충청, 전라, 경상도가 이곳에서 갈린다.
삼도봉은 경북 김천시 부항면, 충북 영동군 상촌면, 전북 무주군 설천면 등 삼도의 경계에 있는 곳이다.
이곳 삼도봉과 민주지산 일대는 백제와 신라가 치열한 영토전쟁이 이루어진 곳이자
삼도가 만나는 곳으로 각 도의 사투리와 풍속, 습관 등이 모두 확인되는 지역이다.
삼도봉에서 석기봉을 바라보니
정상부에 구름이 잔뜩 몰려와 있다.
아마도 소나기가 오고 있는 모양...
삼도봉에서 박석산 백수리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멀리 수도산은 점점 짙어지는 구름에 가려져 버리고...
예전엔 삼도봉에서 삼마골재 하산길은 얼마되지 않는 것 같았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도 길고 지루한지...
삼도봉에서 15분후 삼마골재에 도착하고 나니
오늘 산행을 모두 마친 듯 마음이 놓인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었는데...
삼마골재에서 미니미골로 내려가는 등로가 너무 잘 정비되어 있어
신나게 내려갔더니만 얼마 지나지 다시 흙길로 변한다.
미니미골..
미니미골로 들어서면 먼서 계곡에 입수부터 하렸더니
등로는 계곡과는 한참 떨어져 있어 할 수 없이 그냥 내려간다.
쉼터도 보이고...
처음으로 폭포가 보이는데
의용골폭포인지, 음주암폭포인지 구분이 안간다..
드디어 석기봉 갈림길을 지나고..
육교아래 적당한 계곡에서 땀에젖고 피로에 젖은 몸을 씻고..
잣나무숲 갈림길...
민주지산으로 오르는 길인데...
잠시 후 다시 민주지산 갈림길이 나온다...
황룡사 출렁다리를 건너고..
황룡사
사단법인 불교사상연구회 황룡사는 그 옛날
이 곳 물한계곡 안에 있었던 신구암이라는 절을 복원하는 의미를 담고
삼도가 만나는 점인 삼도봉의 정기를 이어받아
부처님의 법력을 빌러 민족화합과 남북통일, 국태민안의 성취라는
서원아래 불기 2516년(1972년)에 창건한 사찰이다.
황룡사 일주문을 지나 물한리 주차장으로 내려가면서
예상외로 힘들었던 오늘 산행을 마친다.
산행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