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갑게 내리는 빗소리도 좋은
5월 마지막 월욜이다~
보일 듯 일렁이는 잔 먼지 씻기운 야생화는
싱그러운 바람에 푸르름이 진하다
오늘은 인자쌤이 점심 김밥을 준비 해 주셔서 맞추어온 상자를 두 인자쌤과 교실로 옮기며 행복을 함께 들어 올리는 시 창작반의 시작*
오늘 결석은 지영호 이종진 김경숙 3분이다
핑크 체크셔츠가 화사한 교수님의 오늘 준비는 서정주 작품으로 가득 채워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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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둥이
(서정주ㅡ미당)
해와 하늘빛이
문둥이는 서러워
보리밭에 달 뜨면
애기 하나 먹고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
*5헁의 짧은시
천형이라 불리는 혐오병에서 서정주의 혐오적 발언(보리밭에 ...~애기 하나 먹고)ㅡ
그리고 서정주 특유의 서러움이 확 밀려오는
(꽃처럼 붉은 울음을 ~~....)읽을 수 있다
*친일반민족 행위자 색이 강한 미당. 궁발의 별칭으로 11편의 친일 작품을 남겼다
ㅣ9ㅣ5 년 고창으로 동아일보 벽으로 등단
생명탐구와 생명 현상에 대한 집착, 언어의 관능적 용법, 본능적, 도덕적 갈등의 생명파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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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서정주)
복사꽃 피고, 복사꽃 지고,
뱀이 눈뜨고, 초록제비 묻혀오는
하늬바람우에 혼령있는 하눌이어.
피가 잘 도라...
아무 병(病)도 없으면 가시내야
슬플일좀 슬픈일좀, 있어야겠다.
***
*산문시로 반복적 표현에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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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新綠)
( 서정주)
어이 할꺼나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남몰래 혼자서 사랑을 가졌어라
천지엔 이미 꽃잎이 지고
새로운 녹음이 다시 돋아나
또 한번 날 에워싸는데
못견디게 서러운 몸짓을 하며
붉은 꽃잎은 떨어져 내려
펄펄펄 펄펄펄 떨어져 내려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폴밭에 바람 속에 떨어져 내려
올해도 내 앞에 흩날리는데
부르르 떨며 흩날리는데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꾀꼬리처럼 울지도 못할
기찬 사랑을 혼자서 가졌어라
***
*첫연 표현에서 서정주의 아이같고 순수한
비 정치적 모습과 초록빛에서 무너지는 사랑을 느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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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 춘향의 말 1 - - 서정주 -
향단(香丹)아 그넷줄을 밀어라
머언 바다로
배를 내어 밀 듯이
향단아.
이 다소곳이 흔들리는 수양버들나무와
베갯모에 놓이듯한 풀꽃더미들로부터,
자잘한 나비새끼 꾀꼬리들로부터
아주 내어밀듯이, 향단아.
산호(珊瑚)도 섬도 없는 저 하늘로
나를 밀어 올려 다오
채색(彩色)한 구름같이 나를 밀어 올려 다오.
이 울렁이는 가슴을 밀어 올려 다오!
서(西)으로 가는 달 같이는
나는 아무래도 갈 수가 없다.
바람이 파도를 밀어 올리듯이
그렇게 나를 밀어 올려 다오
향단아.
***
*4연의 ㅡ(서(西)으로 가는 달 같이는.....~갈 수가 없다)에서 처럼 인간의 수명을 벗어나 높은 곳을 지향하고자 하는 바램을 표현 .
추천사는 서정주의 대표작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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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는 눈발속에서는
(서정주)
괜, 찬, 타, .....
괜, 찬. 타 ,.....
괜, 찬, 타, .....
괜, 찬, 타, .....
수부룩이 내려오는 눈발속에서는
까투리 매추래기 새끼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
괜, 찬, 타, .....괜, 찬, 타, .....괜, 찬, 타, .....괜, 찬, 타, .....
폭으은히 내려오는 눈발속에서는
낯이 붉은 처녀아이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
울고
웃고
수구리고
새파라니 얼어서
운명들이 모두다 안끼어 오는 소리, ....
큰놈에겐 큰눈물 자죽, 작은놈에겐 작은 웃음 흔적,
큰이얘기 작은이얘기들이 오부룩이 도란그리며 안끼어 오는
소리, ....
괜, 찬, 타, .....
괜, 찬, 타, .....
괜, 찬, 타, .....
괜, 찬, 타, .....
끊임없이 내리는 눈밭속에서는
산도 산도 청산도 안끼어 드는 소리, .....
***
*서정주의 반복 과 변주를 잘 느낄 수 있다
시적 허용으로 말의 주술성을 확보하는 시인으로 서정주시에서는 화해와 조화로움의 공간을 볼 수 있다
*괜, 찬, 타,를 힘 있게 읽으면서 마음의 위안을 느껴 본다는 우리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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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冬至)
(박준)
그때.
(작은 냄비에 두 개의 라면을 끓여야 했던 일을 열락悅樂이나 가는귀라 불러도 좋았을 때, 동짓날 아침 미안한 마음에 “난 귀신도 아닌데 팥죽이 싫더라” 하거나 “라면 국물의 간이 비슷하게 맞는다는 것은 서로 핏속의 염분이 비슷하다는 뜻이야”라는 말이나 해야 했을 때, 혹은 당신이 “배 속에 거지가 들어앉아 있나봐” 하고 말해올 때, 배 속에 거지가 들어앉아 있어서 출출하고 춥고 더럽다가 금세 더부룩해질 때, 밥상을 밀어두고 그대로 누워 당신에게 이것저것 물을 것도 많았을 때, 그러다 배가 아프고 손이 저리고 얼굴이 창백해질 때, 어린 당신이 서랍에서 바늘을 꺼낼 때, 등을 두드리고 팔을 쓰다듬고 귓불을 꼬집을 때, 맥을 잘못 짚어올 때, “맥박이 흐린데? 심하게 체한 것 같아” 바늘 끝으로 머리를 긁는 당신의 모습이 낯설지 않을 때, 열 개의 손가락을 다 땄을 때, 그 피가 아까워 아름다울 가佳 자나 비칠 영暎 자를 적어볼 때, 당신을 인천으로 내보내고 누웠던 자리에 그대로 누웠을 때, 손으로 손을 주무를 때, 눈을 꼭 감을 때, 눈을 꼭 감아서 나는 꿈도 보일 때, 새 봄이 온 꿈속 들판에도 당신의 긴 머리카락이 군데군데 떨어져 있을 때)
****
*박준*1983ㅡ서울 신세대 작가
그때ㅡ공간에서 시간의 흐름
과거의 시간감
그리고 지나간 다음의 흔적 사람마다 다른 체헝 제구성 일상의 혹독한 표정에서 기억으로의 현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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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꾀병 ㅡ
(박준)
나는 유서도 못 쓰고 아팠다 미인은 손으로 내 이마와 자신의 이마를 번갈아 짚었다 "뭐야 내가 더 뜨거운 것 같아" 미인은 웃으면서 목련꽃 같이 커다란 귀걸이를 걸고 문을 나섰다
한 며칠 괜찮다가 꼭 삼일 씩 앓는 것을 내가 이번 생의 장례를 미리 지내는 일이라 생각했다 어렵게 잠이 들면 꿈의 길섶마다 열꽃이 피었다 나는 자면서도 누가 보고 싶은 듯이 눈가를 자주 비볐다
힘껏 땀을 흘리고 깨어나면 외출에서 돌아온 미인이 옆에 잠들어 있었다 새벽 즈음 나의 유언은 받아 적기라도 한듯 피곤에 반쯤 묻힌 미인의 얼굴에는, 언제나 햇빛이 먼저 와 들고 나는 그 볕을 만지는 게 그렇게 좋았다
***
위 작품에서의 미인은 먼저간 누이가 아닐까?
ㅡㅡㅡ
선 잠
(박 준)
그해 우리는
서로의 섣부름이었습니다
같은 음식을 먹고
함께 마주하던 졸음이었습니다
남들이 하고 사는 일들은
우리도 다 하고 살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발을 툭툭 건드리던 발이었다가
화음도 없는 노래를 부르는 입이었다가
고개를 돌려 마르지 않은
새 녘을 바라보는 기대였다가
잠에 든 것도 잊고
다시 눈을 감는 잠이었습니다
****
위 ^선잠^ 첫 연에서
~(그해 우리는 서로의 섣부름.....,~)
한 구절이 전체를 대변 해주는 표현
대상을 향 해 시간을 생각하고 준비하는 느낌
~~~~~
창가를 일렁이는 바람의 기웃거림에도 즐겁게 풋풋한 젊은 작가의 작품을 통해 내면에 자리한 작품들을 제 정리 해 보고픈 오늘 수업이었다
꽉 채워진 ㅣ2시~준비된 김밥과 미소국에
영주쌤의 달달바삭한 스넥과자로 먹는 시간은 언제나 행복 만땅이었다
오늘 유냔히 빛이고운 자연 건강차를 준비 해 오신 숙경쌤
자줏빛 상큼한 입맛을 환상으로 음미 해 주셨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차 잘 마셨어요
교수님도 김밥 한 줄을 거뜬히 드시고
가신 뒤 남은 합평회팀은 정리후 늘 함께 한 인원으로 작품의 풍성함과 대화에 정겨운 시간을 함께하였다
김영주 ㅡ '몽실'이의 꿈 ㅡ
최서윤 ㅡ 봄바람 불고 봄살을 앓고. 화양연
화 같은 봄 ㅡ
서희정 ㅡ 단비. 동굴 속 비밀 ㅡ
채기병 ㅡ 함박눈. 무거운 숟가락 ㅡ
계절이 푸르름 더하 듯 오늘도 멋진 작품들 수
고 많으셨습니다
교실을 나오니 화창한 햇살이 가는길을 따끈
하게 데우고 있었다
이제 다음주면 ㅣ학기 종강으로 수료증 전달
식에 방학에 들어간다
시간은 빠르고 월욜일은 행복하다
오늘 도시락 김밥 제공 해 주신 인자쌤 정말
맛있었습니다 영주샘 과자 유난히 바삭해서
더 먹고 싶었어요 두 분 정말 잘 먹었습니다
담주엔 한 분도 빠지지 마세요♡♡♡
ㄷ
첫댓글 살짝 훔처 배우고 갑니당
정리하시는라 애쓰셨네용~!
좋은 작품 많이 읽고 가세요
정리한 만큼 함께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간식시간이 간단한 점심시간으로 미루어지고,
바로 수업 끝내고 자리 이동하지 않으니 교수님도, 그냥 가시던 분들도 함께 점심을 먹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복습도 충실하게 할 수 있게 정리도 해주시고,
여러가지 세세하게 챙겨주시며 애쓰시는 허복례선생님! 항상 감사합니다~♡
조금씩 시간의 변화를 감사하게 읽어주시는
영주쌤의 세세하심과 사랑의 관심으로 시 창작반의 돈독함이 나날이 깊어갑니다
늘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물리적인 시간의 흐름과는 상관없이
삶은 늘 서툰 것 같습니다.
서정주님의 ‘괜찬타’와
박준님의 ‘섣부름’이란 시어가
이번 주 내내 머릿속을 맴돕니다.
바쁜 시간 쪼개어
수업 내용을 충실히 담아오는
총무님의 노고에 늘 감사드립니다~♥
때론 자기 암시를 걸어보는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바쁜 하루 속에서 괜, 찬, 타 나에게 말 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