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7.15 Sunny
최악의 하루였던 것만 기억하자...일기장에 이렇게 적혀있다.
유럽 30일 여행 중 제일 악몽의 날을 고르라면 단연 이 날이다. 또한 가장 극적인 날을 고르라면 또 이 날이다.
어제밤 벨기에에서 모조리 끊은 열차표가 사라졌다는 것을 그 때 알아부렸다.
한 사람당 거의 10만원 치인데 이게 무슨 변고인고...찾고 찾고 아무리 찾아도 안보인다.
그리고 그렇게 잠들었다...스위스는 어떤 나라일까...
기억을 하려고 해도 벨기에에서 끊은 것이고, 열차 예약한 것이라 차표가 없으면 완전 끝이다. 우린 돈을 버린것이다...
그래...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우선 급한 것은 오늘 밤 스위스로 가는 야간 열차를 예약해야한다.
그래서 프랑스의 마지막 날이라 체크 아웃을 하고 짐을 맡기는 겸 처음에 몽마르뜨에 가기 위해 캐리어를 맡겼던 Gare de Nord 즉 프랑스 북역으로 갔는데, 웬걸 -_- full이란다.
헉;;;;;;; 야간 열차표나 예약을 하고, 이번에는 Gare de Lest역으로 갔다. 이건 또 뭣이야... 또 여긴 짐을 맡기는 곳이 없다나??
이런 -_- 긍정적 사고 , 긍정적 사고...
물어 물어 이번엔 Gare de Lyon역으로 갔는데, 여긴 또 폭발 위험 물질이 발견됐다나 뭐 어쩌구 저쩌구 하며, 선을 긋고 출입을 제한하고 있었다.
경찰도 쫘악~ 깔리고 영국이 테러가 일어나 유럽 전역이 테러에 굉장히 민감해 있나보다 했다. 그러나 우리는 어쩌나...캐리어를 끌고 관광을 할 수는 없다.
이런 악재에 전의를 상실해 버렸다 -_-;;
거기서 방법을 못찾고 캐리어위에 앉아 한시간째 이도저도 못하고 앉아 있었다. 패션의 도시 파리에서 쇼핑도 못하고 내내 관광만 했기에 오늘만은 쇼핑을 하자고 맘 먹었는데, 돈을 쓰지 말라나 부다... -0-
기다리다 화장실에 잠깐 갔었는데, 여기서 부터 오늘의 최대 극적인 드라마가 펼쳐진다.
유럽은 화장실이 모두 유료이다. 리옹역에 0.5 유로짜리 화장실을 돈을 주고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나와서 다시 캐리어 쪽으로 걸어갔다.
어느 새 체크아웃을 아침 10:00에 했는데 시간은 어느 덧 3시 반 정도 되었다. 이역 저역 돌아다니면서 지쳐서 그렇다..
그래..어차피 야간 열차라 밤 늦게까지 이러고만 있을 수없다는 합의하에 캐리어를 끌고 관광하기로 했다.
캐리어를 끌고 일어서려던 중, 카메라 가방이 안보인다. 어??
이상하다. 유료화장실에서 옷을 입을 걸 싸가면서 캐리어에 넣어뒀었나??
안보인다. 백팩에도 안보인다.
걱정이 되었다. 아마도 화장실에 있나보다. 하고 놀랜 가슴에 부랴부랴 그 화장실로 갔다.
화장실에 무엇인가를 두고 왔다고, 확인하러 들어간다고 급속하게 들어간 뒤 내가 들어갔던 칸을 보니, 아무것도 없었다.
아......정말 울고 싶었다. 오늘 하루 되는 일도 없는데, 카메라까지 잃어버리나 하면서 너무 속상했다.
사실 유럽 오기전 가지고 있던 카메라가 망가져 새로 산 카메라여서 더욱 맘이 아팠다 -0-
좀 더 일찍 눈치 챘어야 했는데, 캐리어까지 한참 걸어온 뒤에 출발할때 알아서 누가 가져갔나 보고 지레 짐작을 하게되었다.
화장실 지키는 여자에게 카메라 얘기를 하며, 봤냐고 물어봤더니 모른다고 한다.
우울했다...다시 돌아와서 캐리어랑 짐을 뒤져보았지만..보이지 않았다.
나의 걱정은 태산이 되었다. 하늘이 깜깜했다. 여태껏 찍은 사진도 아깝고, 다시 사야하나...하면서 뇌는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빠르게 회전했다. 휴우~~
그래...일행을 다시 세워두고 다시 화장실로 갔다.
그리고 다시 한번 확인해도 되겠냐고 물어봤을때, 지키는 여자가 화장실 옆 구석에서 나의 카메라 가방을 들었다.
그것을 봤을 때,얼마나 기쁘던지...지금 생각하더라도 그 기쁨은 정말 잊을 수 없다 -0-
어찌나 감격스럽던지..정말 기적이라고 생각했다. 카메라를 다시 봤을 때 얼마나 감사했는지 심장이 머지는 줄 알았다.
특히 프랑스나 이태리는 카메라를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한번 잃어버린 카메라는 찾을 수가 없는데, 하나님께 정말 감사했다.
그런데 저 여자..의심스럽다..
카메라를 돌려받으려고 손을 내밀었는데...0.5유로를 내고 들어와서 가져가란다..주머니에 있던 1유로를 내고 얼른 카메라를 받았다...더 의심스럽다...
어떻게 된건지, 돈을 내고 물어봤는데 어떤 사람이 가져가려는 걸 자기가 낚아챘다고 말하는 듯 하였다.
믿진 않았지만 다시 화장실에 와본 건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냥 갔으면 다시는 보지 못할 나의 카메라였다.
이 일 이후로 난 카메라를 정말 귀중히 다루었다. 항상 카메라를 확인하며 최대 엄호를 하였다.
뭐 의심스럽지만 1유로를 냈어도 연신 고맙다고 인사하며 너무 행복했었다. 오늘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카메라를 찾은 그 자체로 만족한다고 생각했다.
멀리서 걸어오는 나의 모습을 멀리서 일행들은 보면서 안타까워 한다.
하지만 나의 옆엔 카메라가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알지못한다. 난 웃으면서 뛰어갔다...ㅎㅎ
그리고 캐리어를 끌고(정말 죽는 줄 알았다 -_-)
프랑스의 대표적 백화점 프렝땅과 라파예트로 갔다.
백화점 카운터에 캐리어를 맡기고 싶었지만, 이것 조차 역부족이다.
그리고 우리가 도착했을 때에는 약 2시간만 남겨두고 백화점 이 문을 닫기에 쇼핑이 가능했다.
프랑스는 역시 불어로 발음해야 한다. 프렝통이라하면 안된다. "쁘렝 똥" 이라고 해야 알아듣는다.
아가타 매장에서 캐리어를 끌고 -_- 파스텔 팔찌와(약 4만원)그리고 할인으로 10% 더 싸게 샀다.
그리고 부르주아 화장품을 엄마 선물용으로 사고 립스틱, 파우더를 샀다.
화장품 가격이 싸다. 물론 아가타도...나의 아가타 시계가 여기선 반값이었다.
다른 화장품과 향수도 모두 사고 싶었는데 -_- 카드를 너무 쓰는 것 같아 멈추었다.
가족카드라 집에서 놀랠지도 모르기에 ^^;;
그리고 맥도날드에서 저녁을 해결한뒤
재빨리 야간 열차를 타러 갔다. Gare de Lest역이다.
열차를 타기 위해 약간의 여유가 있어서 기다리던 중 신기한 아이를 보았다.
우리 넷을 보며 너무 좋아서 막 뛰어 오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재가 이상한 끈에 묶여있다. 무슨 멍멍이 끄는 끈에..
유럽은 아이들이 다칠 까봐 부모들이 저런 끈으로 아이를 제어한다. 우리는 강아지 키울 때 쓰는데...
이것도 문화 상대주의??
우리가 탈 열차를 타는 곳을 몰라서 조그마한 안내센터에 물었다.
곱슬 머리의 프랑스 청년이 앉아있었다. "where are you from?" 물어본다. "south korea" 라고 했다. 그러면서 좋아한다.
이름도 물어본다. 쟤 왜저럴까..나도 예의상 물어봤지만 이름이 도저히 한번들어서 외워질 그런 발음이 아니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핸드폰을 보여주면서, 삼성 어쩌구 저쩌구 한다. 핸드폰 삼성껀데 너무 좋다구 너네 나라 짱이란다. ㅎㅎ 그렇냐고 하면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너희 나라도 좋았다고 말했다. 하기사 유럽의 vodafone보다 삼성이 좋지~~
뭔가 대화를 더 하고 싶은 눈치인데, 야간 열차가 걱정이 되어 다시 물어보았고, 친절하게 나와서 그곳까지 안내해주었다.
대한민국은 삼성, 일본은 소니? -_-
어디보자 열차안데 자리가......허걱;;;;;;;
2등석 쿠셋을 처음 보았는데 그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고시원보다 작은 방에 6개의 침대가 양옆으로 세개 세개씩 올려져있었다.
최악이다 -_- 처음 야간 열차를 타는 것이라 무섭기도 하고, 편히 자지 못했지만...나중에서야 알았다.. 쿠셋이 제일 좋은 것이라는 걸...
여권과 열차 표를 검사한다. 차장이 이리 저리왔다 갔다 하며 잠 자는데 방해 하는 듯하다. 하지만 차장 아저씨가 멋었어서 용서한다...
첫댓글 이~런 프랑스와서 엄청 고생 하셨군요~^^^^ 그런데 살다보면 프랑스인들이 참 정직하고 (100% 프랑스인들) 순수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짧은 여행이라 아쉽네여~^^^
요즘은 태어가 하두 심해서 모든 기차역 전철역 및 공항등에서 짐 맞기는 장소를 모두 폐쇄 시켰으니 프랑스 여행 오시는 분들 주의 하세요 ~^^^^
Printemps 발음은 쁘랭땅 이 맞아요~^^^
멋지네요
오랜만에 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