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이런 행동을 딴죽을 건다고 말한다. 딴죽 건다는 표현은 씨름이나 택견에서 발로 상대편의 다리를 옆으로 치거나 끌어당겨 넘어뜨리는 ‘기술’을 이르는 말로 ‘딴죽 치다’ 혹은 ‘딴죽 걸다’는 관용구로 쓰여 ‘동의했던 일을 딴전을 부려 어기다’라는 뜻으로 사용한다. 아론과 미리암은 모세의 지도력에 반기를 들었다. 그러나 실상은 그의 아내 십보라에 대한 불만을 그런 방식으로 표출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아론과 미리암처럼 속내를 숨기고 엉뚱한 불만을 표출할 때가 있다. 그러면 어리숙한 사람들은 원인 분석에 실패하고 ‘뭐야, 저 사람 왜 이런 것을 두고 딴죽을 거는 거야“라고 한다. 하지만 실상은 대부분 다른 곳에 원인이 있다. 그것을 정면으로 말하자니 얼굴 팔리고 그냥 넘어가자니 싫어서 말도 안 되는 다른 일이나 옛일을 끄집어내는 것이다. 그러면 상대방은 ”자다가 봉창 두드린다“고 말하고는 자기는 ’자다가 남의 다리를 긁는” 말을 내뱉는다. 그러면 아무런 문제 해결은 되지 않고 갈등만 더 깊어지는 것이다.
(민 12:1) 모세가 구스 여자를 취하였더니 그 구스 여자를 취하였으므로 미리암과 아론이 모세를 비방하니라 (민 12:2) 그들이 이르되 여호와께서 모세와만 말씀하셨느냐 우리와도 말씀하지 아니하셨느냐 하매 여호와께서 이 말을 들으셨더라 (민 12:3) 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더라
의도적이었건 아니건 두 사람은 십보라를 구스 여자라고 불렀다. 그녀의 피부색 때문이었는지 모르나 사실은 그녀의 아버지가 미디안 사람이었으므로 그녀도 이스라엘 사람이 아닐지라도 아브라함의 후손이었다(창 25:2). 그러나 두 사람은 십보라를 못마땅해했다. 더욱이 각 부장과 70인의 장로를 새울 때 모세의 장인 이드로의 등장으로 모세가 처가 쪽으로 기우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은 그들은 모세의 지도력에 딴죽을 걸고 나온 것이다. 하지만 모세는 그동안 눈에 띄게 두 사람의 불만스러운 행동을 참아오고 있었다. 이것을 계속 방치했다간 백성을 이끄는 모세의 지도력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었다. 그래서 하나님이 직접 개입하신 것이다. 모세에게도 그랬지만 하나님께도 모세는 특별한 사람이었다. 하나님은 두 사람을 성막으로 호출하셨다. 그리고 말씀하시기를
(민 12:6) 이르시되 내 말을 들으라 너희 중에 선지자가 있으면 나 여호와가 환상으로 나를 그에게 알리기도 하고 꿈으로 그와 말하기도 하거니와 (민 12:7) 내 종 모세와는 그렇지 아니하니 그는 내 온 집에 충성함이라
모세는 선지자들과도 완전히 다른 인물이었다. 하나님과 대면하여 그분의 형상을 본 유일한 사람이었다. 하나님은 그 사실을 언급하시고는 아론과 미리암의 죄악을 지적하셨다. 더욱이 이 불평에 주동자였던 십보라의 시누이 미리암에게는 형벌을 내리셨는데 그녀에게 나병이 발해서 살이 썩어들어간 것이었다. 두 사람은 이 갑작스러운 형벌로 몹시 놀라고 당황했다. 아론은 황급히 모세에게 자기의 잘못을 시인하고 (민 12:11) 아론이 이에 모세에게 이르되 슬프도다 내 주여 우리가 어리석은 일을 하여 죄를 지었으나 청하건대 그 벌을 우리에게 돌리지 마소서 하며 호소했다. 모세의 중보로 사건은 종결되었지만, 그날의 사건은 질투가 인간의 심중에 존재할 수 있는 가장 악마적인 특성의 하나이며 그 결과는 가장 불행한 것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가르쳐준다. 특히 성경은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그분의 대사로 서서 일하도록 부르신 사람들에 대하여 경솔하게 비난하기를 삼가라고 경고하고 있다.
하나님 아버지!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하나님의 부르심을 입은 사람들에 대하여 말할 때 경홀히 말하지 않도록 우리의 입술에 재갈을 먹이게 하소서 하나님이 세우신 지도자들에 대한 비난의 경계가 무너진 오늘날 저희로 세상의 풍습을 따르지 않도록 하시고 절제하고 겸손하여 교만의 죄, 질투의 죄를 범치 않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