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아버지가 사다주신 검정 고무신
매일같이 묻은 흙 털어내며 닦고 또 닦던
내 소중한 보물이었다
검정 두루마기 차려입고 장에 가시던
아버지 흰 고무신 멋지게 보여
검정신에 하얗게, 페인트 칠하고 꽃그림 그려
으쓱거리던, 나는야 소년 멋쟁이였지
즐겨신던 꽃신발 돌뿌리 채이고 밟혀
윤기는 사라지고 칠은 벗겨져
얼룩말 되어버린 중고 신상품
그래도 하나뿐인 나만의 신발
외양간 우리집 재물 누렁이도 얼룩소
소죽 당번 오가는 내 신발도 얼룩 고무신
서로가 닮았네
2024.10.9
*유년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써본 글입니다
첫댓글 아!
검정 고무신이 얼마나 미웠던지요.
떨어지면 다른 신발 사준다하시길래 돌로 비벼 구멍내던 깜순이 소녀!
요즘 모양을 그려넣은 검정고무신에 눈길이 가요.
원덕님의 개구장이 모습이 매우 회화적입니다.^^
그러셨군요
들려주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