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다
로고스서원의 희망의 인문학 이야기 83
일시 : 2019년 9월 27일
장소 : 새빛과 엘림센터
1.
단 한 명을 위해 오는 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남자 센터와 같이 하면 어떻겠느냐고 연락이 왔다. 남녀가 같이 있는 것이 괜찮은지, 다른 센터장님도 좋다고 하는지 여쭈었더니 둘 다 오케이란다. 그럼 나도 옛 썰!
2.
여자 아이가 오니 떠들썩하다 하하하
3.
이번 책은 「마시멜로 이야기」와 안도현의 「연어」다. 대개 잘 썼지만 오늘 따라 너무 잘 썼다.
출발부터 좋다. ‘호’는 마시멜로 이야기로 그저 개인적 차원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로 확장했다. 그 점이 아주 좋았다.
‘찬’이는 앞의 ‘호’의 요약과 뭔가 맛이 다르다. 제목은 “노력과 계획”이다. 제목과 내용이 잘 어울린다.
‘허’는 평상시 길게 썼는데 오늘 따라 짧게 썼다고 푸념이다. 왜냐하면, 가장 길게 쓴 친구에게 칭찬 스티커를 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잘 요약하고, 참을성 업는 자신을 돌아보면 독후감을 남겼다.
드디어 우리 ‘방’ 차례다. 미하엘 엔데의 「모모」다. 남자 아이들은 대개 글자 포인트가 11 혹은 12다. 그러고 한 쪽을 꽉 채우거나 다음 장을 3분의 1정도 쓴다. 신명조 10포인트로 줄간격 160으로 한 장하고도 두어문단을 더 썼다. 분량이 압도적이다. 모모의 줄거리 요약도 쌈박하다. 그리고 모모가 던지는 메시지와 의미를 길게 썼다. 기특하다.
에궁, 근데 우리 ‘다’는 베껴도 이리 베끼노 ㅠㅠ 연어라는 제목을 보고 어디서 연어에 대한 글을 긁어왔다 아이고. 잘 베끼는 것도 실력이다. 초기에 베껴 온 ‘용’이 이야기를 해 주었다. 잘 베끼는 것도 실력이니 잘 골라 베끼라고. 그리고 다음 주에 새 책 읽지 말고 이 책 읽고, 읽은 만큼 글 쓰라고 했다.
‘보’는 와우~ 문장이 깔끔하다. 단문인데, 실력이 장난 아이다. 담백하게 내용을 요약하고, 자기 생각은 조금 썼다. 이 녀석은 문장 만으로 엄지 척!
‘철’이 차례다. 이건 또 뭐야? 일케 잘 써도 되는 거야? 하하하 연어와 인간의 일대기를 비교하는 제법 묵직한 글을 썼다. 큰 박수를 보낸다.
‘보’와 ‘철’에게 칭찬 스티커!!
마지막으로 ‘모’다. 얼굴 잘 생기고 키도 크고, 글도 잘 쓴다. 폭포를 오르는 이야기를 빼먹지 않은 다른 애들과 달리 연어의 길, 연어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부분에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이 아이가 그걸 고민하는구나. 제대로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다.
4.
얘들아, 내가 너희들에게 괜히 꼰대질하는 것 같아서 아주 조심하지만, 그래도 너희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을 모아모아 한 마디로 압축한다면, 그건 바로 마시멜로 이야기란다. 둘을 위해 즉각적인 만족을 유보하고 참고 인내하는 것, 그것이란다. 여기서 잘 보내고, 절대 이탈하지 말고, 나가서 잘 살아야 한다.
이따금 날 놀라게 하는 욕과 거친 말들, 그러나 반면에 여느 아이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는 그저 아이들. 너희들에게 두 개의 마시멜로를 위해 지금은 좀 참기 바래.
5.
아,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람. 새빛의 저녁은 딱 내 입맛이고, 일주일 중에 가장 많이 먹는 날이다. 아무리 참으려고 해도 참을 수 없다. 아이코. 먹고 일어나는데 배가 무거워 움직이기가 거북하다. 아이고, 미련 곰퉁아리.
아무리 그래도 입으로 먹은 것 보다 마음으로 배부른 것에 비하랴.
첫댓글
어떤 아이들인지 잘모르겠지만 ..글쓰기를 한다는 그 자체로 이쁨 백점 주고 싶습니다
지도하시는 목사님모습도 눈에 선하게 그려지네요
오늘따라 요 아이들처럼 배우는 자리에 앉아서 함께 하던 그 시간이 그립습니다
요놈들도 그리되겠죠 ..어떠한 모습으로든 응원하고싶습니다
제이님. 정말 오랜 만이네요.
이 아이들은 소위 비행청소년이라고도 하고, 위기 청소년이라고도 하는 아이들입니다. 아래 글을 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http://cafe.daum.net/logos-school/dpNZ/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