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일기예보를 보니 요번 일요일은 죙일 비가 온다더군.
생각해봐 아무리 꽃이 좋아도 구질구질한 날씨에 청승떨 일있냐고...
그래서 가지 않으려했는데, 강대장과 통화중에 본인은 운영진이므로
날씨에 관계없이 참석을 해야 한다는 제법 책임 있는 말을 하더만. 해서
아무도 참여하지 않아 혼자 가게 될 것이 안타까워 동참을 통보한거야.
아침에 일어나 밖을 내다보니 마치 사흘 굶은 시어머니 인상같은 날씨.
아직은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으니 나서기는 수월했어. 강대장과 통화하며
부평구청역에서 서로 만난 후, 함께 공항철도를 타고 운서역에 도착하니
비로소 추적추적 봄비가 내리더라구. 이때까지도 강대장을 꼬드겨 주님이나
모시고 백홈하려 했었지. 아참! 형빈씨도 나오라했으니 같이말야...
그런데 잠시 후 한 여인이 짠하고 나타났어. 세상을 살다보면 이런 별꼴이
간혹 생긴다니까.ㅎㅎㅎ 그리고 미소님과 통화하며 산행에 용기를 주더라구. 마침 형빈씨가 도착하여 우리 일행은 바로 삼목항으로 향하였지. 미소님의 도착이 늦을 듯하여 다음 선편으로 가기로 했는데, 10초전에 도착하신 덕에 우리 5명은 가까스로 정시(10시10분)배를 승선하였지. 비는 선상에도 계속 내리고 숨좀 돌리려니 벌써 하선이라는군.

신도에 상륙한 우리 일행은 바로 구봉산을 향했어. 자동차도로에서 등산로
로 접어드는 지점에 육각정이 눈에 들어오므로 잠시 휴식키로 하였는데,
이미 삽겹살을 굽는 팀이 선점해 있더라구. 우리가 옆에서 안주도 없는
막걸리를 홀짝거리는 것이 측은해 보였던지, 나의 발달한 후각을 탓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는지 이분들이 굽던 삽겹살을 통째로 건네드라니까.
듣자하니 이곳 주민이라고...졸지에 단백질을 보충한 우리는 감사의 마음을
안고 구봉산 정상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게 되었지.

구봉산 정상을 찍고 하산하는 오솔길은 왼쪽으로 진달래, 오른쪽으로 벚꽃
이 만개를 지나 시들어가는 중이였으나, 예쁘고 걷고 싶은 길로 인상에 남 아. 우산 밖으로 빗방울과 함께 떨어지는 꽃잎 때문만은 아닌 듯싶은데...

아래로 내려가니 연예인들이 이곳에서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 몇 달을 묵은
곳이라고 큼지막한 간판이 걸린 곳이 눈에 들어오더라구. 점심시간도 됐고
하여 그 앞에 정자 밑에 오찬상을 펴기로 하였다네.
여기저기 뚫린 정자지붕 사이로 빗물이 떨어져, 밥이나 반찬에 적정한
물을 말아 주기도 하였는데, 다행히 사진에서 보는 것같이 워낙 검소하고
조촐한 오찬상이다보니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었다네.

점심을 마친 우리는 신시도 연육교를 건너 해당화 움트고 거센 바람부는
해변 뚝방길을 마냥 걸었지. 섬이 결코 작지 않다고 느끼며 섬 끝 솔밭에
도착했을 때 신발 속은 이미 빗물로 질퍽하였지. 해변에서 조그만 산 하나
를 넘으니 슬픈연가라는 드라마를 촬영한 곳이라는 폐가가 나타나더군.
이곳을 지나 수기해변이라는 예쁜 금빛모래사장을 거쳐 동네로 들어섰는데.

여기서 강대장과 형빈씨가 생각하던 진행로가 서로 휏갈린거야.
잠시 헤맨 끝에 한전과 폐교, 그리고 공동묘지를 발견함으로서 안도하였지.
근데 가는 길에 민션이라는 간판을 보기도 하였는데, 민박과 펜션의 중간
개념인지? 당췌...중간에 커피도 한잔 못한 우리는 마지막 섬을 향해
시모도 연육교를 건너 조각공원을 들르려하였으나 중간에 시간을 낭비한
관계로 다음을 기약하고 버스에 몸을 실을 수밖에 없었다네.

형빈씨와 미소님이 자가용을 가져왔으므로 편안히 인천대교를 지나 우리가
뒷풀이 만찬 장소로 정한 만수동 열라왕짬뽕집에 안착하였다.시장기를
해결한 후, 두 여성분은 귀가하시고, 남자들은 당구게임으로 마무리를 해야
한다나 뭐라나...비에 젖어 무거웠던 발걸음도 가벼이 당구장으로 향했으나
게임에 연속 두 번을 꼴등을 하니 다시 무거워지더라구.ㅎㅎㅎ

우중에도 참여하여주신 네 분 모두 수고하셨고 감사합니다. ^^
첫댓글 신.시.모도를두번갔다온것같습니다
좋지않은날씨에도 리딩해주신 강대장님을비롯 일행들 모두감사합니다
잘읽었었습니다~^^
오셔서 함께 하시매 더읍시 좋았심니다.ㅎㅎㅎ
짓굳은 날씨에 고생은 했지만 좋은 여행였습니다. 동참하신 분 모두를 알 수 있었던 추억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형빈씨의 멋진 주님매너 항상 응원요.^^
제가 가지않았는데 다녀온 느낌이 드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산행이 날씨가 좋다고 즐거운것은
아닌것 같네요 비오는데로.눈온데로 나름데로
좋은사람과 좋은곳으로 떠난다는게
즐거움 그 자체 분명히 추억이 생기더라고요
수고하셨습니다~~
그렇치요? 역쉬 등산고수 점화님의 깨우침
우리 모두 본받을라요.ㅎㅎㅎ
장문의 멋진글을 써주신
형님께 감사드립니다~~^^~~
두고 두고 머릿속에 기억될 이번산행은
조촐함 그자체로도 빛남이아닌가요???ㅎㅎ
앞으로 강대장이 리딩하는 산행은 깊이
고려해얄 듯...영 시원찮아서리...ㅎㅎㅎ
-비가 와도, 젖은 자는 다시 젖지 않는다-
길, 바닷길, 다 좋았습니다.
짜리가 된 최고급 폰으로 사진찍어 주시느라 길손님, 고생많이 하셨구요.
많이 
거웠습니다.
이미 비에 젖을 채비를 하고 나선 길이라 촉촉한 봄비에 젖어가며 걸었던 산길,
다단계에 속아서 100만원
그리고 비에 젖어가며 함께한 분들
우중촬영에 고가폰 베릴까봐 조마했네요.
ㅎㅎㅎ 다 좋은셨다니 같이한 한사람
으로서 기쁜 일...별꼴님과 더불어
멋진 추억의 장에 보관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