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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서평 스크랩 은이의 구두 - 청동거울
람보팅이 추천 0 조회 40 16.12.27 10:5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은이의 구두

청동거울

김은령 장편소설



       

현대인의 삶은 정신병 하나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발현되지 않았거나, 숨기고 있거나, 자신도 전혀 눈치채고 있지 않거나 중 하나라고 하니 그중에 하나에 내가 포함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된다. 10여년전 쯤에 남편에게  '공황장애'가 찾아왔었다. 때문에 '은이의 구두'가 좀 남다르게 생각이 들었다. 그때만 해도 별다른것이 정보나 개방적인 질병(정신과적)이 아니기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마침 발병하기 전에 티브이 '인간극장'이라는 곳에서 공황장애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 나왔었기에 남편의 공황장애를 어렵지 않게 받아들수 있었다. 정말 어느날 갑자기였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고 하며 집안과 집밖을 들락거렸다. 지금 생각해 보면 큰 스트레스 없는 그저 그런 평범한 일상이었는데 정말 어느날 갑자기 였다. 정확한 진단을 받기 위해서 병원이라는 병원는 다 다니고 한의원, 점집까지 천안, 청주를 오가며 진료를 받았고, 인터넷을 뒤지고, 주변을 탐구했다. 그래서 서울까지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공황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남편은 죽겠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 옆에서 지켜본 봐로는 아무렇지 않은 상황이다. 혼자서만 힘든병이다. 아무도 자신의 맘을 알아주지 않는다며 더 힘들어 했고 인터넷까페나, 서울병원에서 인지치료를 하며 만난 사람들과의 교류를 가졌다.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고 이해할수도 없고 오직 같은 상황을 겪고 있는 사람들만이 공감하고 마음을 나눌수 있는 상황이었다. 아이가 둘에 5살 7살, 혹시나 입원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친정, 시댁 부모님에게도 말도 못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고 남편이 그것을 원했다. 그저 혼자서 끌어안아야만 했다. 힘들었던 상황은 지났고 지금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가끔 숨을 몰아쉬는 상황이 일어나면 불안감이 생기지만 많이 편해진 상태이다. 공황장애란 완치가 아니라 극복이라고 하니 말이다.

은이는 순간의 화를 참지못하는 분노조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부산에서 멀리 서울로 입원을 하게 된다. 첫날을 소란스럽게 보냈지만 미술치료사 영이를 만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가 되며 새로은 세상에 눈을 뜨게 만든다. 몇년전에 미술심리치료사 공부를 한적이 있는데 그때의 기억은 선생님이 참 점쟁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 사람, 나무를 그렸는데 그것만으로도 내가 무슨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수 있는 느낌을 받았다. 이제는 오래되어서 기억도 나지 않지만 똑같은 그림을 그려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상황에 따라 말하고 생각이 달라진다. 물론 질문의 형식에 따라 또 달라진다. 치료사와 환자간의 라포형성이 얼마나 중요하지 기억이 나서 영이와 은이의 라포형성이 퇴원한다는 은이의 모습에서 영이가 느낀 감정이 이해가 된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 라는 힘을 실어준 책이 아니까 싶다. 퇴원후 은이는 남편이 죽고 아이는 친할머니가 키운다는 말을 믿고 결국은 재혼을 하게 된다. 나중에 거짓말인것을 알게 되지만 말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모든 병은 제대로 된 치료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격리라는 말이 좀 무섭지만 누가, 어떠한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정신병동의 환자를 그저 관심과 배려로만 함께 지낸다는 것은 좀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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