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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옷차림이 참 야하다”고 하는 표현은 듣기 좋은 말이 아니다. 야하다라는 말의 어근은 한자 ‘야(野)’다. 이 한자의 원뜻은 도시나 성읍이 아닌 시골 지역과 수목이 우거져 있는 들판이다.
하지만 실제 쓰임에서 ‘야하다’라는 말은 천박하고 가볍다는 뜻으로 쓰인다. 옷차림이 그렇다는 것은 봐주기에 버거울 정도로 천하다는 지적인 셈이다.
요즘 중국에서 사람의 행위가 천박하고 비루하다고 할 때 쓰는 말은 ‘베이비(卑鄙)’다.
우리에게 『삼국지』로 유명한 제갈량은 ‘출사표(出師表)’에서 이 말을 사용했다.
천고의 명문으로 인구에 회자되는 이 문장에서 제갈량은 어린 후주(後主)에게 출병을 청하면서 “먼저의 황제께서는 신(臣)이 보잘것없는 신분임에도 불구하고[先帝不以臣卑鄙]…”라고 말했다.
들판을 가리키는 야(野)라는 글자와 시골을 뜻하는 비(鄙)라는 글자가 합쳐지면 ‘야비(野鄙)’다. 원래의 뜻을 따져보면 이것 역시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이 아닌 궁벽한 지역을 일컫는 단어다.
그러나 이 말은 원래 것과는 달리 매우 가혹한 뜻으로 정착한다. 천박하고 야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의 말투나 성격을 말한다. 어설프게 잘못 사용할 경우 되돌아오는 것은 욕설일 수 있어 조심스럽다.
그러나 요즘 한국 사회를 질주하는 말의 횡포들을 지켜보면 그 수준이란 게 거의 야비함에 가까이 다가서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게 한다. 심형래 감독의 영화 ‘디워’를 두고 벌어지는 논쟁은 야비한 말싸움에 가깝다. 옳고 그른 것을 따지기에 앞서 주고받는 말이 거의 폭력에 가깝다. 시비를 넘어 감정으로 얼룩진 낮은 싸움으로 번진다. 같은 표현이라도 좀 더 자극적으로 상대를 공격해야 성이 차는 것일까.
논쟁이 심한 말싸움으로만 나아가는 것은 서로 사용하는 언어가 야하고 천박함에 머물기 때문이다. 그런 막말을 해야 나를 돋보이게 할 수 있다는 판단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디 이 논쟁뿐일까. 한국 사회의 말 풍경이 비속함으로 가득 차 버렸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거침없는 표현으로 늘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대통령이나, 요즘 말 폭력의 정점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 양 진영 모두 그에 관해 지적을 받아야 할 경우다. 말은 쓰는 사람의 품격을 담는다고 한다. 왜 우리 사회가 야비하기까지 한 언어 습관에 푹 빠져들고 있는지 이제 한번 진지하게 돌아볼 일이다.
출처:중앙일보 글.유광종 국제부문 차장 [kjy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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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야비
그런 뜻이군요
근데, 그 영화가 어떻게 된 영화인지 궁금하네요
백두산 천지는 영화감상을 자주 하지 않는 편이라서 요즘은 더위에 방콕하고 있어서...낮잠이나 자고...이렇게 지내는데요
우천님방에 와서 공부하고요

서로를 이해하고 살아가는 폭 넓은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천님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