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동안의 항암일기를 써보고자 합니다.
발병하고나서 많은 항암일기들을 찾아본 저로서는
어쩌면 저의 항암일기가 또다른 환우분께 도움을 드릴수있지않을까 해서 남겨두려 합니다.
[진행]
2018년 11월쯤, 오른쪽 아랫배 복통이 조금씩 있었어요.
처음에는 방광염인줄 알고 약먹다가 진정이 안되서 맹장같아서 씨티찍어보니 난소 물혹이었습니다.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배에 작은 풍선하나가 점점 커져가는 느낌으로 통증이 어마어마했습니다. 수술날짜는 빨리잡혀서 수술을 했는데 이때까지만해도 그냥 물혹하나 떼고 마는줄 알았는데요, 조직검사를 해보니 ‘암’이라는 겁니다.
무슨 악몽꾸는것도 아니고 한동안은 현실감이 없었어요.
산부인과 교수님이 바로 종양내과샘께 직접연락해주셔서 과 이동하고 수술하고 한달반 정도 뒤부터 항암을 시작했어요.
암도 암이지만 림프종은 뭐고, 버킷림프종은 또 뭔지.
처음입원하고 씨티 엑스레이 심장검사 펫시티 골수검사 등등 많은 검사를 했고 정신없이 하루하루가 지나갔습니다.
입원셋째날 중심정맥관을 달고 척수항암,그리고 본 항암을 시작했습니다.
[치료]
-일단 저는 버킷림프종으로 이포크 요법으로 진행했습니다.
입원은 6일씩 했고 1일은 체크,5일은 쭉 항암주사 맞는 일정으로 했어요.
-척수항암은 보통 입원 첫날이나 둘째날에 하기도 했고
입원 셋째날쯤에 했는데 입원 첫날쯤에 하면 계속 해독제를 주셨구 입원 중간쯤에 척수항암을 하면 집에갈때 해독제 알약을 주셔서 하루정도 복용하도록 합니다.
-항암제는 들어가는 속도가 일정해야해서 기계가 항상 붙는데 이 기계는 2시간정도 충전 여유가 있구 선이 있어서 밤에는 계속 선을 꽂고 밤에 화장실 가려면 계속 뺐다꼈다해서 좀 불편하긴 했어요. 어차피 병동만 돌아다니니까..
-그리고 저는 가슴에 중심정맥관을 달고 관이 3개짜리로 다녔구 헤파딘소독이랑 관주변 소독은 그냥 매주 병원에 와서 처방받고 소독했어요. 이 소독들도 처방이 있어야 하더라구요. 원래 소독 날짜전에 갔더니 처방된 날짜꺼를 땡겨 썼어요.
[부작용]
정말 이제껏 경험못해본 부작용이 엄청많았어요.
-입맛(식욕부진/울렁거림)
입원할때 본격적으로 약이 들어가는 2-3일차에는 음식냄새만 맡아두 미식거리고 진짜 병원 밥차 돌아다니는 소리부터 으 싫고.. 첨에는 다 먹어야지하고 무리하게 먹다가 영양사 샘 상담받고 꼭 먹어야한다는 생각보다 무리하지말고 그때그때 먹고싶은거로 대체식품등으로 보충하라 하셔서 매점에서 빵도먹고 쥬스도먹고 그랬어요. 처음엔 진짜 제가 좋아하던 불고기냄새도 완전 싫어지고 후각이 엄청 예민해져가지구 새로산 마스크에서 비누냄새나고 밥에서 곡물냄새나고 하여튼 입맛과의 싸움이었죠ㅠㅠ 1차때는 그래서 하루에 식혜만 먹고 다 먹기싫어서 힘도없고 부축해서 걷고 그랬어요.
그러다가 오렌지를 까먹는데 오랜지껍질을 따로 뒀다가 울렁거릴때 코에 대고있으니까 좀 덜 하더라구요. 울렁거릴때 자기만의 그런 방법 하나쯤은 연구해보시면 좋아요. 식욕도 쪼금은 생깁니다.
-구내염
저는 안피곤한데 몸이 피곤할때 생겨요. 진짜 뭐 한것도없는데 몸이 막 피곤해 합니다. 구내염 생기면 참 불편한데 그래도 자극 안주는 선에서 더 잘먹으려고 했어요. (수육에 삶은 양배추 추천합니다) 그리구 양치랑 식염수가글이 엄청 중요합니다. 좀더 세게 구내염 퇴치하려구 소금물에 물타서 한시간마다 가글 했습니다.
-뾰루지
첨엔 상반신쪽에 옅게 여드름처럼 났고 그다음엔 엉덩이쪽에 났습니다. 얘들은 어떻게서든지 터치지않게(감염되지않게) 잘 관리해줘야한다고 하셔서 진짜 힘들지만 지켜냈습니다(?) 엉덩이쪽 뾰루지는 진짜 말못할 고통 ㅠㅠ
-부정맥
이거는 제가 척수항암할때 생긴건데, 척수항암할때 의사샘들이 척추뼈 눌러보시고 하십니다. 근데 잘 안보이셨는지 척수항암을 두세번할거를 잘 안찾아진다고 6방넘게....;; (주말이었는데 주말당직인 분 두분이서 한시간넘게 막 찌르셔서ㅠㅠ) 그때부터 척수항암에 대한 트라우마 생기고.. 2차때였는데 이때 남들 2-3번 찌를거 10번 찔렀습니다ㅠㅠ 진짜 충격. 척수항암 의사샘 기다리면서 있는데 갑자기 공포감이 확 밀려오면서 숨가쁘고 덜덜떨었는데 이때 부정맥 생기고 24시간 홀터 검사까지 했습니다 (이상없다네요)
-두통
척수항암 10번찌른 차수때 퇴원하고 일주일넘게 누워있었어요. 머리들면 금방 두통와서.. 밥도 10분안에 후딱먹고 눕고. 타이레놀 서방정 처방받았는데 별로 효과없었고 그러고나서 열흘정돈가 그때부터 두통 사라졌어요. 이건 척수항암때문이었다고 해요ㅠ
그리고 다른두통은 호중구가 낮아서 촉진제 맞고 난 다음에 두통이 생겼는데, 다른분들은 전신 근육통이라는데 저는 머리만 아팠습니다. 요것도 타이레놀 서방정으로 버티니 하루이틀후엔 괜찮아졌어요.
-치질
진짜 말못할 고민이 맞습니다. 일단 대변볼때도 아프고 앉을때도 아프고 하여튼 계속 아픕니다..대야에 뜨듯한물로 좌욕을 하지만 그래도 아픕니다. 항문 연고처방해주셔서 바르기도했어요. 이 부작용은 조금 오래가긴했지만 보통 항암주기에서 호중구가 낮은 시점에는 부작용이 하나씩 다 나옵니다.
-저혈압
마지막차수에서 겪었는데요. 입원시에 밤에 화장실가는데 눈앞이 하얗고 그래서 천천히 거동했습니다. 변기에앉으니까 이명까지 들리더라구요. 다 괜찮은줄 알았는데 집에와서 밤에 배가 막아파 화장실갔다가 잠깐동안 기억이 없다가 다시 정신이 돌아오고 그랬어요. 밤에 화장실갈땐 꼭 보호자가 같이 가주세요.
-심장
자는데 심장이 되게 늦게 뛰어서 숨쉬기가 힘들었어요.
심장이 힘들어한다는건 알았는데 .. 진짜 항암제가 독하긴한가봅니다..
-탈모
첫항암하고 딱 2주만에 빠졌어요.
첫항암하고 집에갈때 바로 삭발하구 2주뒤에 머리 만지는데 무슨 솜 뜯을때 숙숙 빠지듯이 그렇게 빠져서 여기저기 머리카락 짧은게 있어서 샴푸할때 빡빡 씻어서 빠질건 다 빠지게 했어요. 두피가 아팠고요, 제맘도 아팠습니다ㅠ
가발은 주변에서 주셨는데 짧은게 필요해서 그냥 저렴한걸로 샀더니 저렴한건 또 너무 티나고 모발이 빗을때마다 빠져서 거의안쓰고 비니에 모자 쓰고 돌아다녔어요.
-체온조절/땀
초반에는 손발 다 차갑고 누우면 냉기가 올라오는것같구 뒷통수에는 뭐그리 땀이 많이느는지.. 진짜 잘있다가도 춥고 덥고 추울땐 냉동고에 있는거같구 더울땐 한여름이고..
땀을 많이 흘려도 중심정맥관 달아서 시원하게 목욕못하고..
그냥 미지근하거나 뜨뜻한 물만 많이 마시고 이거도 다 지나가겠지.. 하고 추울땐 수면양말부터 다 무장하구 더울땐 옷계속 갈아입었습니다.
-부작용은 1차때 젤 심했는데 차수가 갈수록 부작용이 나타나는 기간도 짧아지고 부작용의 강도(?)가 좀 약해졌어요.
그래도 부작용은 랜덤이라 하나부터 열까지 무섭고 그래서 왠만하면 제가있던 암병동에 전화해서 여쭤보고 행동했습니다.
[그 외]
-물을 많이 마시라고 하셔서 집에는 정수기로 마시고
밖에있을땐 삼다수 500짜리로 마셨습니다. 2리터는 기본으로 꼭 마셨어요. 퇴원하고나서는 약 빠지라고 더먹었습니다. 찬물말고 따뜻하거나 미지근하게 마십니다.
-식습관
저는 생으로된건 그냥 호중구가 좋아도 안먹었어요.
데쳐서 먹을수있는 야채로 먹었고 김치도 볶아먹었습니다.
첨에 호중구 낮을때 뭣모르고 딸기를 먹고 있다가 열이났는데 (딸기때문인지 몰라두) 열난다고 열식히겠다고 차가운 딸기를 더먹어야지 하곤 어찌되었던 열은 내리긴했어요.
열나면 응급실 가야하는데 왜그랬는지 모르겠어요ㅠ
그리고 과일은 껍질 벗기는 두꺼운 종류로 먹었어요.
그리고 토마토를 고기랑 같이 볶아서 스튜처럼 한동안 먹었는데 그때는 구내염도 없었구 손발 붓기도 덜했습니다. 토마토는 케첩으로만 먹었었는데.. 토마토 추천합니다.
-체력
치료전엔 운동열심히하면서 체력이 나름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항암하고나서는 체력이 완전 제로가 되었어요.
늘 가던 길도 얼마안가서 헉헉대고 조금 뭐만하면 피곤하고.처음부터 다시시작한다고 생각해야할것같아요.
-병원어플
저는 아산병원에서 치료받아서 ‘내손안의 차트’ 라는 어플로 채혈결과랑 다음 진료일정들을 쉽게 체크할수있었어요.
많이 길긴했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버킷림프종은 특히나 정보가 많이 없어서 막막했는데..
제가 막막했을때 생각하면서 혹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수있지않을까 적어보았습니다.
림사랑의 모든 환우분들이 다 이겨내셔서 건강한 인생을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사랑합니다!
첫댓글 소중한 글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버킷 정보가 많이 없었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화이팅입니다!
정리를 정말 잘 하셨네요 척수항암하는데 열번 바늘을 찌르다니..; 있을 수 있는 일인가요; 저희도 이번에 척수항암하고 지혈이 덜 돼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진짜 힘드셨겠어요. 혼자 이겨내는 병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힘이 많이됐어요 감사합니다^^
3일에 걸쳐 10번찔렀는데 진짜 이때 두통이 엄청났습니다ㅜ 매번 여러번찌르기만하고 한번에 된적이 없어서 나중엔 요청해서 신경외과 샘 모셔서 바로 했어요ㅜㅜ
함께 격려하고있으니 잘 이겨내실거예요!
저도 이포크 햇는데 고생 만이 하셧네요....수고하셧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이포크.. 쉽지않죠ㅠ 다온74님도 잘 이겨내실겁니다.^^
수고하셨어요~!!
감사합니다 요비요비님도 건강하세요~^^
소중한 글 잘보구 도움 밭아요
감사 합니다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참고로 척수항암 끝나고 6시간 이상은 머리를 낮게 두셔야 두통이 생기질 않습니다 저도 1차 척수 받을때 몰라서 엄청난 두통에 시달렸었죠 참고하시라고 올립니다상상도 하기싫은 두통이죠 이명과함게
병원에서는 두시간정도 누워있으면 된다 하셔서 다른차수땐 괜찮았는데 주사바늘 10번꼽았던 차수에는 하도 많이 주사를 놔서 두통이 왔다고 하더라구요ㅠ
정말 살면서 그런 두통은 첨이었습니다. 진짜 악몽같았네요ㅠ
1차항암에 9일째입원중입니다 오늘척수항암한다는데 두렵고 부작용이 너무무서웠는데 마니도움받고갑니다~~ㅜ
안녕하세요, 척수항암 처음 저도 많이 떨렸는데요, 잘견뎌내실겁니다. 담당하시는 선생님이 한번에 아프지않게 잘 해주시길 바랄게요.
@해피데이즈(버킷림프종) 네감사합니다 ㅜㅜ
고생이 많으셨네요
저희엄마 골수 전이4기인데요
골수전이되서 척수항암하신건가요
아직 항암전이라 이것저것 검색중이거든요ㅠ
저는 골수전이는 아닌데 버킷림프종이라서 매 차수마다 필수로 해야 한다해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