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교회…뚜레쥬르의 빵 판매 독주 멈추나
전통적인 오피스상권과 고급 빌라·아파트촌으로 유명한 지하철 2호선 서초역 일대는 평일에는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지만 주말에는 한산한 모습을 보여 왔던 곳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이 일대는 일요일에 하나의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모하고 있으며, 오히려 평일보다 많은 엄청난 인파가 몰리고 있다. 강남의 대표적인 ‘부자 교회’로 꼽혔던 ‘사랑의교회’가 강남역 인근에서 서초역 1번 출구 바로 앞에 새 본당을 짓고 이전했기 때문이다. 이 교회는 등록 교인만 1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오피스 밀집 지역이었던 서초역 인근 상권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특히 ‘사랑의교회’ 뒤편 도로의 양 옆에 펼쳐진 소규모 상권은 활기찬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눈에 뜨이게 발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요일이면 이 상권에 위치한 베이커리, 까페, 음식점 등은 ‘사랑의교회’ 교인들로 인해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호황을 누린다. 또 근거리에 삼양화학본사와 40층 규모의 오피스빌딩 등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상권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SPC그룹의 베이커리 브랜드인 파리바게뜨가 이 상권에 입점해 기존의 터줏대감인 CJ푸드빌의 뚜레쥬르와 개인 빵집인 르쁠랭과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베이커리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서초역 일대 ‘사랑의교회’ 상권을 취재했다.
▲ 지난 6일 파리바게뜨가 사랑의 교회 뒤편 상권으로 이전하면서 기존 있던 베이커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지도는 사랑의 교회 일대 주요 점포 위치도. ⓒ스카이데일리
‘사랑의교회’ 뒤편 소규모 상권에서 최근 흥미진진한 ‘빵집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예술의 전당 방면 대로변에 위치해 있던 파리바게뜨가 지난 6일 이곳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사랑의교회’ 신도 등 기존의 손님들을 나눠가졌던 뚜레쥬르와 르쁠랭에게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일요일 오후 이 근방의 베이커리와 카페는 빈 테이블이 없을 정도로 손님들이 북적거리는 광경을 연출한다. 손님의 대부분은 일요일에만 약 4~5만명에 이르는 ‘사랑의교회’ 교인들이다. 교회의 특성상 행사가 잦고 친목 도모를 위한 모임이 많다보니 이곳의 베이커리에는 케이크와 빵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어 물량이 동이 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제일 먼저 이곳에 깃발을 꽂은 베이커리는 8년 전에 개업한 뚜레쥬르다. 이어 개인 베이커리인 르쁠랭이 지난해 둥지를 틀었다. 여기에 뚜레쥬르와 함께 국내 양대 베이커리 프렌차이즈인 파리바게뜨가 합류한 것이다.
이 가운데 르쁠랭은 프리미엄 빵집을 컨셉으로 내세운 곳이다. 하루에 구워내는 빵도 많지 않을뿐더러 가격도 뚜레쥬르, 파리바게뜨보다 상대적으로 고가로 책정돼 있다.
르쁠랭 점장은 파리바게뜨가 이달 초에 오픈한 것과 관련, “가게 매출에는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고 있다”며 “타 베이커리와는 달리 우리 가게는 식사메뉴도 마련돼 있고 베이커리 성격도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점주의 이런 무덤덤한 반응과는 달리 르쁠랭 측은 공정거래위원회에 골목 상권 침해를 명분으로 파리바게뜨를 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개인 빵집 근처에 대규모 프렌차이즈가 들어온 것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선공에 나선 것이지만, 파리바게뜨 사업자가 그대로인데다가 신규오픈이 아닌 이전이어서 법적인 제재를 받게 하는 데에는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뚜레쥬르, 이벤트 공세로 파리바게뜨 견제
▲ ⓒ스카이데일리
사실상 베이커리 상권을 독점해왔던 뚜레쥬르는 다양한 이벤트를 동원해 라이벌인 파리바게뜨를 견제하고 있다. 8년 간 한자리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뚜레쥬르는 오늘(22일) 8주년 기념행사로 쿠키를 무료로 나눠 주는 이벤트를 열었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대형 케이크 행사를 여는 등 최근 들어 도넛 할인행사, 빙수 및 케이크 시식회, 아이스커피 할인 행사 등을 잇달아 진행하며 파리바게트의 상권 진입을 저지하는 모습이다.
뚜레쥬르 점장은 “파리바게뜨가 들어서자 평일과 주말의 하루매출이 각각 50만원, 100만원 정도 줄었다”며 “불과 40m 정도 떨어진 곳에 빵집이 하나 더 들어서게 되니 아무래도 손님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파리바게뜨 위쪽에 위치한 아파트 주민들은 뚜레쥬르까지 내려오지 않고 조금 더 가까운 파리바게뜨로 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총 좌석수는 테라스까지 포함해 150석 정도라서 손님이 많아 보일 수 있지만 빵은 테이크아웃(포장)으로 가져가는 경우가 많아 총 매출액은 좌석수와 그다지 큰 연관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보다 10% 싼 가격이 경쟁력
▲ 파리바게뜨와 비슷한 성격의 프렌차이즈 베이커리 뚜레쥬르는 파리바게뜨가 인근으로 이전하자 다양한 방법으로 경쟁에 나섰다. ⓒ스카이데일리
지난 6일 문을 연 파리바게뜨는 ‘굴러온 돌’의 입장이어서 다른 두 곳보다는 부담감이 덜한 편이다. 하지만 터줏대감이었던 뚜레쥬르의 심한 견제구에 은근히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파리바게뜨 점주는 “이곳으로 이전한 이유는 기존에 영업을 했던 예술의 전당 방면 대로변 38평 규모 매장의 임대료가 1000만원으로 너무 비쌌기 때문”이라며 “현재 매장은 46평으로 규모는 더 커졌지만 임대료는 800만원 선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로변에 있을 때 보다 면적대비 임대료가 2배 가까이 저렴한 편이라서 굳이 가격을 올리지 않아도 돼 뚜레쥬르의 비슷한 제품에 비해 10%정도 싸게 판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뚜레쥬르는 건물주가 운영해 임대료를 내지 않고 있는데도 제품 가격을 우리 가게보다 2~300원 비싸게 파는 것으로 안다”며 “빙수 가격만 보더라도 뚜레쥬르와 파리바게뜨에서 가장 비싼 빙수는 각각 9500원, 7000원으로 2500원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파리바게뜨 점주는 “매장 앞에 쌓여있는 빵 상자를 보면 대충 매출을 예상할 수 있는데 뚜레쥬르의 일요일 매출은 파리바게뜨 매출에 2배 가까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삼양화학본사건물 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삼양화학본사가 내년 3월에 완공되면 150평 규모의 지하 1층과 350평 규모의 지상 1층에는 스타벅스 등 커피전문점과 각종 상점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사랑의교회’가 들어온 이후로 이 주변 빵집이 워낙 주말장사가 잘 되기 때문에 삼양화학본사 건물에 뚜레쥬르, 파리바게뜨 외의 다른 베이커리가 입점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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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