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fifa.com/fifaplus/ko/news/articles/korea-high-level-academy-kumho-head-coach-choi-soo-yong-exclusive-interview-ko
이런 동기부여가 잘 통한 경우가 있을까? 워낙 지도자 생활을 오래해왔기 때문에 다양한 사례
가 있을 거 같은데.
옛날에 금호고에 '백설 공주' 멤버가 있었다. 키가 작은 선수들이었는데 엄원상, 이희균, 정상
규, 주승찬, 장우석, 오석진, 신현철, 이렇게가 '백설 공주' 멤버였다. 1학년 때부터 '우리 백설
공주들 이리 모여봐'하면 어리둥절하다가 3학년이 되니까 놀리는 걸 알더라(웃음). 나는 난쟁
이 아니고 백설 공주라고 했는데, 그렇게 이해한 거 같다.
다 키가 작았는데, 같은 학년하고 경기를 뛰면 우리 애들의 볼을 뺏지 못했다. 1학년 때 최소
5-0 스코어를 만들던 애들이 3학년이 됐다. 3학년이 된 후 첫 백운기에서 무실점으로 8강까
지 올라갔다. 8강 때 '이번에 우승하면 지도자상 받을 때 백설 공주 옷 입고 나갈게. 어디 한
번 해봐'라고 말해줬더니, 미팅도 하란 말도 안 했더니 자기들끼리 팀 미팅을 하더라(웃음).
결국 결승까지 갔고, 23골 득점에 고작 한 골 실점한 채로 우승했다. 웃긴 얘기지만, 백설
공주 옷은 못 입었다. 준비가 되지 않아서 '백설 공주'라고 안 부르는 것으로 무마됐다(웃음).
여기서 포인트는 시키지도 않은 미팅을 선수 스스로가 해낸 것이다. 죽기 살기로 경기에
임하게 했고, 실점도 굴절된 자책골이었다. 사실상 무실점을 일궈낸 것은 아이들에게 또
다른 동기부여를 심어줬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경기에서 이기는 즐거움뿐만 아
니라 내가 잘하는 축구에 대한 즐거움도 만족도가 높다. 상대를 이기고, 우승을 다 하는
것도 좋지만 지도자와 교감하며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