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사는 소설가...
나보다 좀 유명한 스티븐 킹 형님의 ‘사이닝’이란 소설이 있다. 책뿐 아니라 영화로 만들어져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고, 최근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오마주하기도 했다.
요즘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으로 집에만 있다 보니, 아내는 내가 샤이닝 주인공처럼 점점 미쳐가는 것 같다고 말한다. 내가 볼 때는 아내가 점점 미쳐가는 것 같다.
며칠 전에 페이스북에, 우리 집에 삼송그룹 이재용이 위아래로 접는 폰 가지고 와서 졸라 자랑하고 갔다는 이야기를 올렸다. 그때 내가 성능 테스트를 무료로 해줄 테니 접는 핸드폰 하나만 놓고 가라고 했더니, 출시 초기라 KF94 마스크처럼 물량이 부족해 일단 수출하고 봐야 한다며, VVVIP를 위해 100개 한정으로 만든, 가짜인지 진짜인지 모를 모 대통령 서명이 들어간 금시계 하나와 속이 금으로 된 핸드폰 하나를 던져주고 갔다.
그런데 며칠도 안 가서 그 핸드폰이 고장 났다. 소리도 나고 다 괜찮은데 화면이 안 들어온다.
겉은 다른 제품들과 똑같지만, 속이 금으로 된 갤럭시 A8인데, 소리도 나고 다 멀쩡한데 다만 화면이 안 나온다. 뭐지? 접속? 접촉? 불량인가? 접속 불량인 경우 예전의 가전제품은 대부분 탕탕 때리면 대부분 해결되었는데 정밀 기계라서인지 때리고 던져도 안 된다. AS는 비용 면에서 배보다 배꼽이 크다.
유튜브를 보니 분해 동영상이 있다. 그래 해부해서 사망원인을 밝혀보자.
중요 준비물로는 틈새에 칼 대신 밀어 넣을 얇은 플라스틱 포커카드가 필요하다.
삼성 AS센터에서도 전문 도구로 포커카드를 쓰는 경우가 꽤 있는 듯하다. 직원들이 모여서 도박하다 지점장 오면 손에 든 걸로 얼른 핸드폰 분해하나?
하지만 우리 집에는 포커카드가 없다. 내가 도박꾼이 아니어서? 그렇다.
준비물은 속이 금으로 된 핸드폰 1, 드라이기 1(일체형 핸드폰 분해법은 열을 가해서 앞 유리를 떼어내야 한다), 분해자가 먹을 알코올 1~2병 (과감한 해부에는 담력이 필요하다), 돋보기 1(정밀한 분해에 쓰임), 흡입 빨판 1(분해 시 액정을 앞으로 잡아당겨야 함)
해부 방법:
1. 드라이기로 핸드폰 액정에 열을 가해 뜨겁게 만든다.
2. 빨판? 흡입판?으로 액정을 잡아당겨 액정 사이에 틈이 생기면 그 틈에 얇은 포커카드를 밀어 넣고 위아래로 밀어 틈을 넓힌다. 주의점은 유리 밑이 아니라 유리와 붙어 있는 그 밑의 액정(?)판 밑에 밀어 넣어 작업해야 한다.
3. 드디어 액정 분해 성공!
4. 그런데 이건 뭐지? 흐~, 이재용 이 친구! 아재 개그도 할 줄 아네...
그런데, 헐~. 핸드폰 속이 금이 아니네! 게다가 또 헐~, 일류기업이 핸드폰 대부분을 뽄드로 마무리했네. 내가 시골에서 전파사 옆에 살 때 전파사 아저씨가 가전제품을 대충 본드 칠해서 고치던 게 생간나네. 이런 걸 감추려고 내게...
5. 좀 과감히 분해했더니 유리와 그 밑의 액정에 금이 가 있다.
6. 접촉 분량인지 접속 불량인지 살펴보고 접속 부분 다시 밀착시키고 다시 액정을 닫는다.
충전하고 핸드폰을 켠다.
음---- 그래서, 고쳐졌냐고요? 돈도 그렇고 뭐도 그렇고, 내가 아직 삼성 따라갈 기술력이 안 되는구나 실감...
완전히 망가짐...ㅠㅜ
첫댓글 에고고..
심적으로 참 힘든 시기...술 먹기도 힘들고..몸조심합시다.ㅜㅠ
새벽에 혼자 빵터졌네요... 😂ㅎㅎㅎ
제목이 찰떡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