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에 존경할만한 사람이 없다구요?”
[인터뷰]한국교회인물연구소 고무송 소장, 前 기독공보 사장
▲한국교회인물연구소 고무송 소장 ⓒ사진 송경호 기자
“한국교회에 존경할만한 사람이 없다구요?”
한국교회에 존경할 만한 사람이 없다는 기자의 말에, 한국교회인물연구소 고무송 소장(66)은 펄쩍 뛰었다. 이어 그는 한국교회 안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빛과 소금으로서의 소임을 감당한 이들의 이름을 열거하기 시작한다.
“대동강 강변에서 순교한 한국 최초의 순교자 토마스 선교사를 비롯하여, 한국교회 역사 속에는 한국의 복음화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 놓으며 희생한 신앙의 선배들이 하늘의 뭇 별처럼 많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한국교회가 이들과 이들의 행적을 잘 알지 못해, 가슴이 아픕니다. 이것을 한국교회와 젊은 세대들에게 알리는 것이 바로 한국교회인물연구소, 저의 사명인 것 같습니다.”
고 소장은 토마스 선교사에 대한 연구로 영국 버밍엄대학교에서 선교신학박사(Ph.D)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장로회신학대학원 겸임교수로 ‘선교사인물연구’란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그는 서울대 사범대학을 나와 조선일보 기자, MBC문화방송 프로듀서, 빛과소금 편집장, 한국기독공보 편집국장, 사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교회인물연구소는 두 가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역사 속의 사표(師表)가 되는 인물들과 오늘 이 시대 속에 한 알의 썩어지는 밀알로 살아가는 인물들을 발굴하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희생적인 서양 선교사들의 헌신과 순교를 통해 급성장 했습니다. 또한 일제 강점기, 6.25 전쟁 때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죽어간 이들의 숨결이 한국교회 역사 안에 깊이 배어 있습니다. 이들을 역사의 무대 위로 올려 놓아야 합니다. 또한 지난 날에만 이러한 인물들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 옆에 있습니다.”
고 소장이 한국교회 역사 속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손양원 목사(1902~50)이다. “손양원 목사님은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어주신 분입니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이야기이지만, 손양원 목사님은 아들 두 명을 공산당에 의해 잃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손 목사님은 아들을 죽인 공산당을 용서하며, 아들로 삼았습니다. 그 후, 손 목사님은 소록도의 나병환자들 수용소인 애양원(愛養園) 교회에서 나환자들과 교회를 지키다, 공산군에 의해 총살당했습니다. 그 분의 삶은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는 삶이었고, 말씀대로 순종하는 삶이 있었습니다.”
또한 고 소장은 이 시대 한 알의 밀알로 이동목 목사(71)를 소개했다. 31년째 외딴섬 형도를 지키고 있는 이동목 목사는 섬사람들을 돌보면서 사랑을 전하고 있다. 78년 이 목사의 아내 이황순씨가 영양실조로 쓰러져 반신불수의 몸이 됐고, 82년에는 맏딸이 바닷물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그래도 이 목사는 섬 생활을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복음을 전하고 있다. 환자가 생기면 육지로 데리고 가 치료를 받게 하는 것도 이 목사의 몫이다.
고 소장은 한국교회의 사표들을 찾고 발견할 때, 그 은혜와 감격은 말할 수 없이 크다고 한다. “어떻게 저런 삶을 살 수 있었을까? 그분들의 모습에 비쳐 제 자신을 경책하며, 교훈을 받습니다. 또한 이것을 저 혼자 알고 은혜를 받는 차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고 소장은 “성경은 하나님이 쓰신 사람들의 열전”이라며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통해서 역사하시며, 또한 우리에게 본받을만한 인물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고 밝게 웃었다.
첫댓글 어둠은 빛이 모면 물러가게 되어잇는 것 아니겟음까? 소돔이 몰락한 것도 그들의 죄악 때문이 아니라 의인이 없어 몰락한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