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변하고 있다. '맏형' 이병규(37)는 팀 내 후배 투수들에게 전 야구선수 출신 손혁이 직접 쓴 '새로운 세대를 위한 투구교과서'라는 책을 자비로 구입해 나눠줬다. 이병규는 "나도 책 보면서 공부할 테니 너희들도 열심히 보면서 폭넓게 생각해보라"고 주문했다.
이병규는 또 지난 5일 신년하례식 후 라커룸에서 선수단 미팅을 통해 "지난 8년동안 성적 안 난 것에 우리 모두가 책임감을 갖자. 우리는 야구 잘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를 응원하는 100만이 넘는 팬들에게 정말 고마워해야 한다"며 "올해는 나부터 맨 앞에서 뛸 테니 날 믿고 따라와 달라"고 후배들에게 정중하게 부탁했다.
'큰'이병규의 한마디 한마디가 '막내' 임찬규(19)의 가슴에는 어떻게 와 닿았을까. 임찬규는 6일 2011년 신인선수 교육에서 LG 신인을 대표해 8개구단 신인들 앞에서 "대(大) LG 트윈스"라는 말과 함께 "이병규 선배님께서 선수단 미팅 때 '나부터 발벗고 솔선수범할 테니 선배들을 믿고 따라와서 달라진 LG를 만들자'고 말씀하셨다"며 "달라진 LG를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임찬규의 말에 KBO 이진형 홍보팀장도 "대 LG 트윈스 신인 임찬규 선수의 말이 인성적"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 가지 사실은 지난 2002년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을 때 양준혁(42)의 역할을 현재 '큰'이병규가 하려고 한다. 당시 양준혁은 LG에서 복귀 첫 시즌이었다. 그는 삼성과 계약 전 김응룡(전 삼성) 사장이 제안한 '팀의 리더'가 되기 위해 매 순간마다 솔선수범했다. 러닝을 할 때도, 수비 훈련을 받을 때도 항상 맨 앞에서 공을 받거나 주루플레이 연습을 했다. 나이 많은 선배가 앞장서서 운동을 하자 후배들도 자연스럽게 따라 했다.
7일에도 서울에서 훈련을 하고 있던 이병규는 임찬규의 LG 소개 소식을 접하고 "찬규에게 고맙다. 이런 것이 팀웍이다"며 "막내가 좋은 모델을 제시한 만큼 올해 선수단 모두가 좋은 팀웍을 보여줄 것 같다"며 기대감에 불탔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앞에서 열심히 하면 후배들도 따라올 것이라고 믿는다"며 올 시즌 기대감을 나타냈다.
임찬규 역시 사이판으로 출국 전 "선배님들께서 열심히 이끌어 주신다고 하니 나도 잘 따라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막내이니만큼 팀에서 궂은 일을 맡아서 하겠다"고 다짐했다.
'맏형'이병규와 '막내'임찬규와는 18살 차이. 그러나 이들 사이에는 '팀웍'이라는 마음이 서로 통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