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는 장소가 약수 역 입구라는 것을 들었을 때
< 아하! 만포 면옥으로 가는구나!! >
하고 금방 알아차렸습니다.
일요일에 다른 곳에 갈 일이 있어서 포기를 했지만
그 집은 참 맛있는 집이지요.
이곳 사무실 주변은
제대로 하는 냉면집이나 막국수 집 하나 없는 삭막한 동네인데
전에 제대로 뽑아내는 막국수 집이 하나 생겨서
길바닥에 떨어진 만원 짜리 지폐를 본 듯 반가워했지요.
그런데
막국수 팔아서는 큰돈 만지기가 어려웠던지 간판만 막국수 집이고
막국수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푸짐한 족발을 주로 팔았지요.
분위기도 막국수 한 그릇 달랑 시키기에는 좀 눈치가 보였지만
아쉬운대로 쉽게 사먹을 수 있는 막국수 집이라고 가끔 이용했는데
그나마 장사가 안되었는지 얼마 못 가서 선수 교체가 이루어지는 바람에
만원 짜리 지폐의 주인이 나타난 듯 참 아쉬워했습니다.
그래서 점심때 슬슬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막국수 생각이 날 때 가끔 찾아갔던 곳이
을지로 4가의 산골 막국수 집과 약수동의 만포면옥 집입니다.
두 집다 입구부터가 백전노장의 풍모인데다
항상 손님(주로 나이 드신 분)들로 미어 터지지요.
그런데
면빨은 을지로 집보다 약수동 집이 훨씬 제대로 입니다.
을지로 쪽은 밀가루가 많이 들어가서 구수한 메밀 맛이 덜합니다.
그래도
그 집도 오래되고 양념 맛도 좋고 가격도 싸고 손님도 늘 넘쳐나지요.
만포 면옥에서 찜닭 하나 시켜서 잘 섞은 양념장에 찍어 먹고
구수한 막국수 한 그릇 해치우는 즐거운 상상을 해봅니다.
이 집 빈대떡도 다른 집에 비해서 훨씬 담백하고 맛이 좋은 것 같은데
이상하게 빈대떡하고는 쉽게 친해지지 않습니다.
일단 막국수고 뭐고 간에
오늘 저녁
우리 나라가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