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구미는 신라 불교의 원류를 간직한 산세와 낙동강 수운의 역사를 품고 있는 도시입니다.
각기 다른 세월의 겹을 간직한 구미의 세 명소 도리사, 낙동강 비산나룻길, 금산리 떡버들나무를 찬찬히 감상해 봅니다.
🪨 쉼이 머무는 구미 🪨
- 도리사(구미): 복숭아꽃과 자두꽃 전설이 전해지는 신라 최초의 사찰
- 낙동강 비산나룻길: 낙동강 물길 위를 따라 걷는 수변 산책로
- 구미 금산리 떡버들나무: 마을 사람들을 지켜주던 수호신 나무
도리사(구미)
울창한 산자락을 배경으로 고즈넉하게 서 있는 도리사 극락전
기와지붕과 장독대가 어우러진 산사
도리사는 신라 불교의 첫 숨결이 시작된 천년고찰이자, 석가모니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역사 깊은 성지입니다. 신라 눌지왕 때 고구려 승려 아도화상이 한겨울에도 복숭아꽃과 자두꽃(도리화)이 만발한 것을 보고 세웠다는 전설이 내려오며, 527년 불교 공인보다 앞선 440년경에 창건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사찰을 감싸 안은 냉산 산자락의 울창한 소나무 숲과 아늑한 산책로는 도심의 소음에서 벗어나 마음을 차분히 내려놓게 만드는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전해줍니다.
독특한 형태의 도리사 화엄석탑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와 범종각
사찰 안으로 들어서면 고려 시대의 독특한 석탑 양식을 보여주는 보물, 도리사 화엄석탑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일반적인 석탑과 달리 모전석탑 양식처럼 다듬은 네모난 돌을 벽돌 쌓듯 차곡차곡 올린 구조가 매우 이색적이며, 국내에서는 유사한 사례를 찾기 힘들 만큼 독창적인 조형미를 자랑합니다. 조금 더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화려한 단청과 함께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범종각과 그 앞에 놓인 '신라의 미소'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 조형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고풍스러운 범종각의 기세와 온화한 미소를 품은 수막새가 조화를 이루며 신라 최초 사찰이 지닌 깊은 역사적 정체성을 은은하게 전해줍니다.
도리사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도리사에서 서쪽으로 조금만 발걸음을 옮기면 ‘서쪽으로 난 전망대’라는 뜻을 지닌 ‘서대(西臺)’가 나타납니다. 이곳은 신라에 불교를 전한 아도화상이 서쪽 황악산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곳에 절을 지으면 불교가 크게 번창할 것”이라 직지사의 창건 터를 예언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유서 깊은 장소입니다. 시원한 전망대에 들어서면 발아래로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물길과 구미를 대표하는 금오산, 멀리 겹겹이 이어진 산자락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산사 고유의 고즈넉함 속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탁 트이는 기분이 듭니다.
아도화상 동상이 모셔진 언덕으로 올라가는 돌계단
신라에 처음 불교를 전한 아도화상의 동상이 모셔진 언덕도 있습니다. 울창한 나무들이 만든 정겨운 그늘과 고즈넉한 정적 속에서 돌계단을 한 걸음씩 딛는 여정은 단순한 산책을 넘어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산사의 역사와 깊게 교감하는 기분을 선사합니다. 계단 끝에 올라 인자한 자태로 낙동강 물길과 금오산 자락을 오롯이 굽어보는 아도화상의 동상을 마주하면 한겨울 추위 속에서도 복숭아꽃과 자두꽃을 피워냈던 옛 스님의 그윽한 향기와 안식이 마음에 차분히 내려앉습니다.
도리사(구미)
- 주소: 경상북도 구미시 해평면 도리사로 526
- 문의: 054-474-3737
낙동강 비산나룻길
낙동강 비산나룻길의 시원한 풍경
탁 트인 강변 풍경을 보며 산책하는 수변 산책로
도리사에서 내려와 낙동강 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반짝이는 물결이 아름다운 낙동강 비산나룻길에 이릅니다. 과거 비산나루는 구미를 대표하는 거점 나루터로, 소금을 실어 나르는 배와 상인, 구경꾼들로 늘 시끌벅적하던 소통과 물류의 중심지였습니다. 번성했던 옛 나루터의 역사적 가치를 살려 2024년 2월, 1km 길이의 수상 보도교와 평탄한 산책로를 갖춘 '비산나룻길'이 정식 개방되었습니다. 세월의 흐름 속에 나룻배는 떠났지만 강물 위를 걷듯 낙동강의 탁 트인 풍경과 자연 생태를 가까이서 즐기는 힐링 공간으로 사람들을 맞아
줍니다.
양옆과 발 아래로 펼쳐지는 낙동강의 물길
낙동강 비산나룻길의 목재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넓게 펼쳐진 낙동강의 물길을 아주 가까이서 마주할 수 있습니다.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듯 만들어져 수면 위를 걷는 기분도 느끼게 합니다. 발밑으로 전해지는 잔잔한 물소리와 햇살 아래 반짝이는 윤슬을 감상하며 걷다 보면, 하천변의 갈대와 수변 식물들이 강바람에 정겹게 일렁입니다.
비산나루터의 역사와 유래가 적힌 안내판
뱃사공과 초승달 모양 배가 어우러진 조형물
강줄기를 따라 이어진 산책로 곳곳에는 옛 나루터의 역사를 알려주는 안내판이 서 있어 과거 황포돛배와 객주들이 오가던 풍경을 떠올리게 합니다. 특히 '비산(飛山)'이라는 한자가 새겨진 선명한 노란빛 초승달 배와 노를 젓는 뱃사공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탁 트인 강물과 푸른 산세를 배경으로 운치 있는 기념사진을 남기기 좋은 포토존 역할을 해줍니다. 산책로가 평탄해 남녀노소 가벼운 마음으로 걷기 좋으며 낙동강의 넓은 수면과 건너편 산세와 함께 늦은 오후 강물 위로 비치는 일몰 풍경을 한눈에 담기 좋습니다.
강변을 따라 쭉 뻗은 산책로
낙동강 비산나룻길
- 주소: 경상북도 구미시 낙동강변로 694-2
- 문의: 054-480-2664
구미 금산리 떡버들나무
웅장한 기세를 자랑하는 금산리 떡버들나무
낙동강을 지나 장천면 금산리 숯골마을로 들어가면,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금산리 떡버들나무를 마주하게 됩니다. 수령이 약 500년에 이르는 이 거목은 예부터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 역할을 했습니다. 숯골마을 주민들은 이 나무에 득남이나 원하는 소원을 빌기도 했으며, ‘골맥이서낭님’ 또는 ‘골맥이할매’라 부르며 정성껏 제사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경상북도의 보호수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의 역사를 알려주는 보호수 지정 표지석
풍성한 나뭇가지로 그늘을 만들어주는 떡버들나무와 아늑한 정자
촘촘히 쌓아 올린 돌탑과 꼭대기에 올라간 조그만 불상
여러 갈래로 굵게 갈라져 사방으로 그늘을 넓게 드리운 가지 모양은 오랜 세월 풍상을 견뎌낸 생명력을 보여줍니다. 사계절에 따라 새잎을 틔우고 푸르름을 더하며 형태를 바꾸는 거목의 자태는 농촌의 고즈넉한 풍경과 조화를 이룹니다. 구미 금산리 떡버들나무 아래에는 촘촘하게 쌓아 올린 돌탑과 그 꼭대기에 살포시 올려진 조그만 불상이 자리해,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던 옛사람들의 정성스러운 마음을 온전히 전해줍니다. 나무 아래 살랑이는 바람을 맞으며 바라보는 풍경은 지친 마음에 더없이 편안한 휴식을 전해줍니다.
구미 금산리 떡버들나무
- 주소: 경상북도 구미시 장천면 금산리 626
- 문의: 054-880-3597
신라 불교의 깊은 숨결을 간직한 도리사부터 유유히 흐르는 강물 위를 거니는 낙동강 비산나룻길, 500년 세월 동안 마을을 감싸 안은 구미 금산리 떡버들나무까지, 구미의 여정은 발걸음마다 저마다의 고유한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한 박자 쉬어가고 싶을 때, 각기 다른 매력으로 안식을 안겨주는 구미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