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일곱 중년 고개
우리말에 서른일곱 중년고개란 말이 있다. 왜 37세가 중년고개일까? 너무 짧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젊은 나이다. 그러나 지금의 평균나이로 쳐도 일하는 한창의 나이는 이 37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나서 배우고 군 필하고 취직해 사회에 나온 뒤, 혼인해 자식 낳아 초등에 다닐 무렵이 이즈음의 나이다. 여기서 부터는 내리막을 시작하는 시점으로 우리 선배들이 정한 나이 서른일곱은 아마 장구한 데이터에 의한 정확한 시점으로 봐야 한다. 그 후 20년 안팎의 세월을 일하다 보면 우리는 정년을 의식하는 나이가 되어 서서히 내리막길로 접어든다. 그리고 이제는 영양과 의료 서비스의 발달로 수명이 늘어난 명복을 받은 세대들이다.
우리가 14-16세 중학시절 나는 음악시간에 배운 교과서 그림의 작곡가 가운데 유독 기억에 남은 분이 “멘델스존”(1809-1847)과 “비제”(1838-1875)이다.
비제는 한 세대 차이나는 나이다. 독일과 프랑스 그리고 조선의 시골선비 우리 고조부는 같은 19세기 초반에 사시던 분들로 , 고조고(1828-1876) 벌의 세대다.
멘델스존은 부티가 넘쳐는 부자 집 도련님에 연약한 풍채 , 비제는 귀족 티가 넘치는 근엄한 얼굴이 대조 되여 내게 각인된 분이다. 사진 상으로는 비제가 어린 내 눈에는 카이제르 수염과 금테안경 그리고 조선의 매국노인 을사오적의 근엄함이 느끼는 포즈 때문에 한참 나이든 아저씨 인상이었다. 그러나 두 분 모두 37-38세로 요절한 음악가이다.
georges bizet는 보통집안인 성악가 아버지와 피아니스트 어머니에 태어난 보통의 프랑스인. 그 사진이 요절한 해라 할 지라도 37세니 지금의 우리가 보면 애들인데, 교과서 사진은 성공한 오십대의 근엄함이 물신 풍겨서, 그리 알고 있다가 오늘 비제의 오페라 carmen을 보고, 그가 요절한 그것도 그의 역작인 카르멘이 무대에 오르고 별로 기대만치 신통치 못하자 속을 태우다 요절한 사실은 알았다. 그러나 이 오페라는 그 사후 점점 인기가 상승되어 140년 만에 우리나라 시골에 사는 내게 까지 볼 기회가 왔으니 명작은 명작인가 보다.
청주예술의전당 개관 20주년 기념 오페라 조로주 비제 역작 “칼멘”은 음악이 우리에게 먼저 알려져 “투우사의 노래”는 우리가 흥얼대는 곡이고, 오페라 얘기는 음악교사인 전호익 선생님께 들었지만 관심 없고, 멘데스죤 “한여름 밤의 꿈”과 비제의 칼맨은 시험에 낸다니 외워둔 것이다. 칼멘은 무슨 투우사 이름인가? 칼을 든 남자 정도로 생각하고 모자는 방패 음악책은 로마병정의 칼로 말아서 음악실 복도에서 칼싸움을 그 때 본 영화 “스파탈가스” 처람 흉내 내던 얄개 시절 이었다.
의외로 칼맨은 여주인공 이름, 1820년대 스페인 세비아 지방이 무대로 순진한 하사관 돈 호세를 영악한 집시 카르멘이 유혹하여 애정도피를 하고, 불과 몇 달 후 다른 남자를 사랑하다고 하며 헤어지자니 순진 남 돈 호세가 사랑에 울고 돈에 울자, 너 죽고 나 죽자며 카르멘을 찔러 죽이는 얘기다.
돈 호세는 홀어머니를 둔 하사관 카르멘은 연초공장 여공, 돈 호세는 약혼자 미카엘라 가 있다. 한 눈에 반한 연인은 불같이 사랑했다 연기처럼 사라지는 법. 이 매혹적인 관능미의 육체파 집시의 유혹에, 촌놈 출신 하사관 어리바리한 돈 호세가 넘어간다.
말썽꾸러기 집시 여인 카르멘은 여공들끼리 집단 패싸움으로 경찰임무까지 겸한 군인에 체포되어 호송을 하던 돈 호세를 결정적으로 유혹 달아나고, 돈 호세는 2개월 옥살이를 한다. 여기서 발을 빼면 될 것을, 우직한 우리의 돈 호세 술집에서 만난 카르멘과 탈영하여 산속에 밀수꾼이 되고, 벌써 사랑이 식은 色선수 카르멘이 식은 애정을 고백하고 새 애인인 “애스카미오” 와 투우장에 들어가다 원수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나 살인을 한다는 신파극의 스토리다.
음악은 비제가 열정적으로 작곡한 오페라로 인류의 자산이다. 우리나라 오페라 명성황후가 카르멘보다 뒤 진 것이 없으나 음악성은 비제의 곡에는 확연히 뒤진다. 동양권이 아닌 전 세계인의 안목으로 손색없는 곡이 되어야 세계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오페라는 극의 세트가 한정되고 출연진의 규모가 제한적이지만, 이 카르멘은 어린아이들 군인 여공 밀수꾼 등 많은 인원과 시립교향악단이 출연하여 휼륭한 작품임을 자랑한다. 모처럼의 기회에 좋은 작품을 감상하고 서른일곱 살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2015 09 20
첫댓글 서른일곱~
맨델스존과 비제~
어느사이 지나가버린
그나이에 대한 단상에
잠시 머뭅니다.
카르멘과 함께~
.
‘서른일곱 중년 고개’
요즘은 불혹이 되어도 직장도 못 구하고
결혼도 못하고 그렇다고 해서 전문성도 없고...
실업자의 사태로 세월에 떠밀려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정말 안타깝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