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룩주룩 가을비 내린 지난 주일 아침 그가 돌아왔다.
동전이 있으면 자신은 돈이 필요없다고 나에게 주던 그,
예배 드릴때 앞자리에 앉아 열심히 기도하고 찬송하던 그,
..
이년전 이맘때쯤 왜 그가 그랬는지 누구도 모른다.
어려운 교인 가정을 위해 모두 손을 얹고 기도하는 중,
그는 한 여인의 핸드백을 들고 거리로 냅다 뛰쳐 나갔다,
목사님도 나도 예배 도중 우드워드 대로로 뛰쳐나가 쫒고
달려온 경찰이 버려진 집 구석에 잔뜩 웅크린 그를 잡아 갔다.
....
그러던 그가 온 몸에 가을비를 흠뻑 맞고 교회에 왔다.
안내하던 나이드신 집사님이 입을 다물지 못하고 나를 찾는다.
듬성듬성 앉은 교인들의 차가운 눈길이 그를 더욱 춥게 보이게 한다.
....
되찾은 앞자리 그의 곁에 가 앉았다.
그동안 더욱 구부정해지고 왜소해진 몸에서
짖눌린 하이랜드 파크의 거리 냄새가 자욱하다.
"Welcome back, 오티스" 삶에 젖은 우리 손이 다시 만났다... 샬롬
윗사진) 몇년전 한인교회 청년들이 함께 와서 예배할 때 기도하던 그의 모습...
윗사진) 지난 주일 아침, 폭력 아빠를 피해 엄마와 멀리 도망가서 디트로이트 친척집에 있던 주일학교 사남매 아이들이.. 오랫만에 주일학교 예배에 나오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찾아간 그들의 새 동네, 울 하이랜드 파크 동네와 마찬가지로 버려진 빈집들이 가을비 속에 처량히 서있다.
윗사진) 지난 주일 아침 교회 앞 사진...
윗사진) 경희대학교 그리고 미시간대학후배인 유상준 박사... 그는 환경학 박사를 받았음에 불구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무디 신학교에 다니며.. 울 하이랜드 파크 교회의 어린이 주일학교 전도사로 섬긴다.
윗사진) 매주 토요일 낮에 있는 Free Food Basket, 지난 삼주동안 일만 파운드의 음식물을 가난한 이웃들에 나누었다. 지난 21일 토요일에는 미시간 대학 학생들이 와서 도왔는데.. 당연히.. 계무 아들 승선이가 자원하여 와서 섬기고 갔다. 바빠서 점심도 못 주고.. 다른 사람들만 배부르게 하고.. 자신들은 배고프게 돌아간 우리 미시간대학 자원봉사자께 감사..
윗사진) 지난 21일 주일 저녁에는 울 하이랜드 파크 교회의 매년 전통행사인 '재즈로 드리는 찬양예배'를 가졌다. 티나 터너, 잭슨 브러더즈, 다이애나 로스등 수많은 흑인 가수들의 등용문인 모타운 (Motown) 레코드에서 함께 일하던 재즈 뮤지션들이 와주셔서 함께 주님을 찬양했다.
위사진) 가난한 동네의 가난한 교회이지만, 사랑받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꿈은 부자이다. 샬롬
윗사진) 이제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은 예배당이 가난한 이웃 칠백여 가정에 나누어줄 식료품으로 꽉 찬다. 덕분에 주일 예배 볼때까지 남아도는 양파, 야채등 음식냄새로 불평하는 교인이 몇분 계시지만은... 가장 가난한 지역에서 가장 가난한 교회가 이렇게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은 오병이어의 기적이다. 샬롬...
첫댓글 천사의 노랫소리가 온 하늘에 울려퍼집니다. 오티스 님 만세! 그의 손을 잡은 분도 만세!!
그가 오티스라는 "소년"인가?..불우한 성장기에 2년이라는 시간을 허비 해야만 그가 용서 될 수 있었을까....처음부터 교인 모두의 핸드백을 그 에게 쥐어주는 용기로 용서했다면 아니 덮었다면...아~각박한 그들의 삶이 너무나 절절하구나..기모 글 감사해~
항상 주님과 함께 있어 행복하겠구나......
오티스는 스스로도 나이를 정확히 모르는 분, 그가 모르니, 당연 나도 모르고, 아마 우리모두 열살정도 위,.. 월남전에 다녀왔다니 하는 약간 횡설수설을 하는 것보니.. 그동안 약물중독, 알콜중독, 정신질환으로 많은 삶의 우여곡절 파도를 넘고 넘은 분... 약물,알콜중독자가 이웃의 특히 남성들의 절반을 넘고, 네명중 세명은 감옥에 다녀온 사회이다 보니..
막장의 삶을 보낸 중늙은이를 어이쿠 소년으로 오해를 했네..그 동네 정말 하루하루가 절박하겠구나..안타깝다
그와 다시 만나는 후일담을 기대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