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의(司馬懿)가 될 것인가? 임표(林彪)로 끝날 것인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그 직에 취임하기 전부터 은밀히 그리고 주도면밀하게 정치무대 데뷔를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원장 취임 후 더욱 신속하게 여권의 지지기반을 자기 것으로 차지하였다.
며칠 전 심야에 카톡으로 협박문자가 왔다. 앞으로 논평을 멈추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이었다. 평소 지역에서 잘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를 위하여 열심히 뛰어다녔던 사람이다. 그리고 대구에서 열심히 친윤활동을 하던 사람이 갑자기 나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였다. 그는 활동가 이용수 할머니와 함께 경주 내 집으로까지 찾아왔던 사람이다. 참으로 극적인 상황변화가 일어난 것이었다.
어제 정치판에서 오랫동안 발을 담가왔던 인사가 집에 들렀길래 물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적어도 대구경북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며 열심히 활동하던 사람들 거의 전부가 한동훈 비대위원장 쪽으로 넘어가는 일이 벌써 일어났다고 하였다. 이런 작업이 이처럼 은밀하고 광범하게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대단히 유능한 조직의 전문가 혹은 그런 집단이 전념으로 개입했다는 뜻이다.
보통 대선후보 지지도가 5% 선을 넘는다고 여론조사에서 발표되면 눈앞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대권쟁취의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한 위원장이 이처럼 아무 소리 내지 않고 전광석화처럼 적어도 보수, 중도, 진보의 3:4:3의 보편적 여론구도에서 여권의 강성지지층인 보수의 30% 세력을 자기 것으로 함과 함께 김건희 여사에 대한 공격 등을 발판으로 하여 중도층 일부의 지지까지 획득한 것은 그의 뛰어난 능력이다.
그러나 그가 앞으로 3년 이상의 임기를 남겨둔 현직 대통령을 무력화시킨 채 권력기반을 유지하여 다음 대선에 나서 궁극적인 승리를 쟁취할 것인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한다. 대통령의 남은 임기가 너무 길고, 중간에 지방선거가 있으며, 강한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가진 윤 대통령이 이 굴욕을 그대로 참아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당무전횡에 대한 당내비판의 목소리도 점증할 것이다.
물론 그의 성공 여부를 예측할 적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마음이다. 그리고 그에 관한 모든 사항들이 앞으로 국민 앞에 샅샅이 드러날 때 그 뼈아픈 검증을 그가 잘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은 아직 미지의 영역이다.
그가 과연 조조가 세운 위(魏)의 조정을 무력화시키고 권력을 자기 것으로 옮긴 사마의(司馬懿)가 될 것인지, 아니면 모택동 치하에서 2인자의 권세를 누리다가 모택동에 대항하여 자신의 정권을 수립하려다 실패한 임표(林彪)에 그칠지는 지금으로서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한편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향권 밑에서 정치적으로 성장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대통령과 정면대립의 장을 만들면서 엄청난 여론의 지지를 받았으나 결국은 그의 정치적 단명의 길로 연결되었다. 이를 우리 정치사에서 ‘유승민 이펙트(effect)’라고 명명할 수도 있다. 지금 치솟은 그의 인기가 ‘유승민 이펙트’와는 결이 다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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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유승민이 아직 살아있나...배신자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