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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전쟁터로 향한 말들
2001년 가을 전세계 TV 시청자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무기중 하나라 할 무기가 위성비디오를 통해 등장하자 경악했다. 대부분 시청자들은 이 무기는 현대전에서의 활강소총(smoothbore musket)과 다를 바 없는 무용지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분명 북아프칸 부족동맹과 미 특수부대원들이 당당히 말을 타고 등장하고 있었다. 이 흥미 진진한 이야기는 21 세기 전쟁에 대한 깊은 의미를 부여한다. 아프가니스탄의 험악한 날씨를 견디며 1,000 피트의 비좁은 산길을 넘어서 작전수행을 감행하는 그들은 중세시대 기병대였다. 하지만 그들은 특수 작전 항공 연대 헬기를 대신하는 우주 시대의 기계 장치 (휴대폰, GPS, 레이저 타겟팅, 항공기와 인공위성, 첨단 통신 장비와 무기)를 장착한 핸썸한 미국의 특수부대요원들이었다. 산악지대에서 직접 작업을 수행키위해서는 별다른 교통 수단이 없었기 때문에 말의 역할은 중요했다.
알다시피 2001년은 저주스런 한 해였다.2001년 9월 세계 자본주의의 상징인 세계무역센타와 팬타곤에 대해 감히 동시 다발테러를 행하였다는 탈레반, 그리고 그 해12월, 빈 라덴이 아프간 남부산악지대의 어느 동굴에서 미군의 폭격기와 특수부대에 짐승처럼 쫓기고 있었다. 세계는 이 ‘성스런’ 반테러보복전쟁을 무조건 따르는 ‘정의로운’ 국가들과 ‘불량국가’로 나뉘어졌다. 뒤이어 군수 독점자본만을 살찌게 할 미사일방어망(MD)계획이 거침없이 추진되고, 이 틈에 독일과 일본은 군사력의 해외파병을 통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금지됐던 족쇄를 벗어 던졌다. 이 파병에 소위 ‘좌파’를 자처하던 사민당, 노동당, 녹색당 정권들도 앞장섰다. 아무튼 이 말을 탄 모습은 3천 년도 넘는 전형적인 전쟁 형태를 말한다.
이 글의 주제라고 할 전쟁터로 향한 말들, 그들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말의 진화와 양육에 대해 알아 볼 필요가 있다. 말은 말 그대로 수백 년의 험난하고도 기나긴 시간의 터널을 넘어선 종자이다. 말은 홀수 발톱(odd-toed variety)형태의 奇蹄目(perissodactyles) 포유동물로서 이 서열에는 맥科(tapiridae) , 코뿔소과(rhinocerotidae),馬科(equidae)가 같은 가족군으로 구분된다. 묘하게 맥과나 코뿔소과는 현존의 실체와 가장 유사하고 마과만이 많은 변신을 거듭했다. 진화론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진화의 증거에 관한 고전이 바로 '말의 화석' 증거이다. 말의 화석을 통해 진화과학자들이 내린 결론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몸집이 커지고 발가락의 수가 적어지는 방향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개만한 크기의 에우히프스(Eohippus)는 하이라코테리움(Hyracotherium)이라고도 하는데, 네 개의 발가락을 가지고 있다가 이것이 발가락이 세 개인 당나귀만한 크기의 메조히프스(Mesohippus)와 메리치프스(Merychippus)를 거쳐 가운데 발가락만 한 개 남은 플리오히프스(Pliohippus)와 에쿠우스(Equus)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말의 최초 조상이라 할 에오세 초기의 에오히푸스는 그 화석이 북아메리카와 유럽에서 발견되었다. 이것은 현대마에 비해 소형으로 어깨높이가 42~50cm이며, 등이 굽었고 뒷다리와 엉덩이 부분이 올라갔다. 현대마는 발굽이 하나인 데 반해 이것은 발굽이 앞다리에 4개, 뒷다리에 3개 있다. 또 뇌는 현대마보다 작고 덜 복잡했다. 에오히푸스에서 현대마로 진화해오면서 몸 크기가 커지고 발굽수가 감소하며 발바닥 살이 소실되고 또 뇌의 크기나 복잡성이 증가하며 이빨의 치관이 높아지며 달라진다.
현대 자동차가 쓰는 이름 에쿠우스, 이제 그 기원을 알만하지 않은가. 현대차는 동물 이름들을 많이 전용한다.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중간급인 ‘아슬란(Aslan·)’은 터키어로 사자다. 영어는 아니지만 판타지 영화 ‘나니아 연대기’에서 신령스런 사자의 이름으로 전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다. 1975년 최초의 국산 신차 포니(pony)는 작고 귀여운 조랑말을 말한 것이 아닌가. 갤로퍼 (galloper) 는 말의 구보를 의미한다. 아무튼 에쿠우스는 진화했다. 에쿠우스는 발을 이용해 훌륭히 도약할 수 있었고, 구치가 더욱 길어졌다. 이것은 홍적세 초기까지 남아메리카·북아메리카는 물론 구대륙 각지에 퍼졌다. 그러나 남·북아메리카에 살던 것은 1만~1만 8,000년 전에 사라졌고, 이곳에 에쿠우스가 다시 도입된 것은 16세기초 스페인 탐험가들이 말을 가져오면서부터였다. 현대마는 구대륙의 에쿠우스에서 진화한 것이다.
그런 에쿠우스는 말(equus caballus), 당나귀 (equus asinus), 반당나귀 (equus hemionus), 제브라 (equus hippiotigris) 등 4개의 종이 있는데, 각 종에는 다시 변종들이 있다. 가축말 (e. callus)은 야생말에서 축화 된 것이다. 현존하는 유일한 야생말은 중앙아시아 평원에 살고 있는 초원형(steppe form)의 przewalski말(e. c. przewalski)이다.말의 선조라 할 przewalski말, 이 말을 맨 처음 찾아낸 사람이 누굴까. 바로 przewalski다. 1839년 러시아 스몰렌스크에서 태어난 니콜라이 프르제발스키(Nikolay Przhe-valsky)는 역마살을 누르지 못하고 바람처럼 살다가 티푸스에 걸려 49세에 객사한 사람이다. 25세에 군사학교의 지리교사로 부임한 프르제발스키는 28세 때인 1867년 러시아지리학회에 시베리아를 조사하겠다는 제안서를 내 지원을 얻는데 성공한다.
1869년까지 실컷 돌아다니다 온 그는 '우수리 지역 여행'이라는 탐사일지를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그 뒤 네 차례에 걸쳐 한 번에 2~3년 걸리는 중앙아시아 탐사여행을 하면서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여러 동식물을 발견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몽골에서 발견한 야생말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야생말은 사실 진짜 야생말이 아니다. 사람이 길들여 가축으로 만든 말이 탈출해 자연으로 되돌아가 적응한 것이다. 프르제발스키가 몽골에서 야생말을 목격하기 전까지 서구인들은 지구상에서 야생말이 멸종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하지만 15세기 독일의 탐험가 요한 실트베르거가 몽골에서 특이하게 생긴 야생말을 봤다는 기록을 본 프르제발스키는 몽골 초원의 말들을 유심히 관찰했다. 그리고 마침내 1879년, 그 야생말을 발견한다.
1881년 생물학자 폴리아코프는 이 말의 학명을 발견자 프리제발스키를 기려 '에쿠스 프르제발스키(Equus przewalskii)'라고 명명했다. 그 뒤 이 말은 '프르제발스키 말' 또는 '몽고야생말'로 불린다.프르제발스키 말은 (가축화된) 전형적인 말에 비해 다리가 짧아 땅딸막하다는 인상을 준다. 얼굴도 길쭉하면서도 둥글둥글한 게 보통 말과는 확실히 다른 생김새다. 키(어깨 높이)는 130cm 정도이고 몸무게는 300kg 내외로 제주마보다 약간 더 큰 조랑말로, 야생에서는 수마리가 가족으로 무리지어 생활한다.발견 당시에도 이미 얼마 되지 않던 개체수는 20세기 들어 본격적으로 줄어들더니 급기야 1969년 몽골에서 마지막 야생 프르제발스키 말이 죽었다. 한편 독일 뮌헨과 체코 프라하의 동물원에 프르제발스키 말 수십 마리가 있었는데, 1950년대에는 12마리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다행히 1977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프르제발스키 말 보존·보호재단'이 설립됐고, 1992년 16마리를 몽골의 초원으로 되돌려 보낸 것을 시작으로 야생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현재는 몽골과 중국 여러 곳에서 야생으로 수십 마리씩 무리지어 살고 있고 각국의 동물원에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프르제발스키는 여전히 전 세계에 1천여 마리만 있는 희귀종이다. 사실 프르제발스키 말은 희귀'종'은 아니다. 오늘날은 가축화된 말과 같은 종인 '에쿠스 페루스(Equus ferus)'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즉 프르제발스키 말은 에쿠스 페루스의 한 아종으로 아종명까지 포함된 학명이 '에쿠스 페루스 프르제발스키(Equus ferus przewalskii)'이고 가축화된 말은 '에쿠스 페루스 카발루스(Equus ferus caballus)'다.
겉모습이 꽤 차이가 남에도 한 종으로 묶은 건 프르제발스키 말과 (가축화된) 말 사이에 생식력이 있는 새끼가 태어나기 때문이다. 반면 당나귀와 말 사이에서는 생식력이 없는 새끼(노새나 버새)가 태어나 둘이 서로 다른 종으로 분류된다.프르제발스키 말은 종다양성의 관점에서도 중요하지만, 오늘날 말이 가축화되면서 게놈상에서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를 파악하는데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 다행히 게놈분석 결과 프르제발스키 말의 게놈에 가축화된 말의 게놈이 유입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과거 몽골에서도 가축화된 말과 피가 섞이지 않았고 사람에게 잡혀 동물원으로 팔려와 수 세대가 지나 다시 몽골 초원으로 간 여정에서도 혈통을 유지했다는 말이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지금으로 부터 16만년 전에 보통의 말과는 유전적으로 분리되었다고 한다. 현재 프르페발스키 말은 전세계에 2,000마리 정도가 남아있다.프르체발스키말은 다른 말과 생물학 적인 차이가 있다. 말의 염색체수는 64개, 프르체발스키 말의 염색체 수는 66개다.생식능력도 가진다.당나귀는 62개 노새,버새는 생식능력이 없다. 수명은 26년 임신기간은 330일. 몽고말에는 이 타키의 피가 섞여 있다. 그렇다면 말은 언제부터 길들여지고 순화된 것일까. 말은 B.C. 4500와 2500 사이 근동에 있는 유라시아 대초원에 견인용 동물로 처음으로 길들여졌다. 그것은 그지역의 사람들이 택한 인생 길 유목과 연관이 깊다. 그들은 이미 개, 암소, 양 및 산양을 길들였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의 용품을 나르는 더 큰 동물들이 필요로 했다.
말은 수송, 우유, 고기 및 의복을 제공했다. B.C1000년까지., 순화는 유럽, 아시아 및 북 아프리카를 통해서 퍼졌다고 본다. 그 무렵까지 다른 시간과 장소에 길들여진 말의 4가지의 원시 유형이 있었다. 이들은 크기 그룹으로 분할된다 .2개는 말의 형태이고 , 2개는 망아지 크기이다.
망아지 I은 북서 유럽에서 발전했다. 그의 직접적인 자손은 Shetland 망아지이다. 망아지 II는 북쪽 유라시아에서 발전했다. 그는 망아지 보다는 구조에서 더 무겁고 회갈색 크림 색깔로 przewalsk 말의 조상이었다. 말 III는 중앙 아시아 및 서쪽에서 발전했다. 말 IV는 아시아의 서쪽 지역에서 IV 발전했다. . 경기병은 나중 말 III와 말 IV.로부터 얻어졌다. 그룹과 유형의 신체적 특징은 기후에 의해 결정된 것이다. 추운 지역에서는 말은 콤팩트하고 더 평온한, 더 두꺼운 몸이 요구되었고 초원지대에서는 더 크고, 더 돌아다니기에 알맞은 몸, 더 얇은 피부로서 변모가 가능했다.
알다시피 말은 우유와 고기를 위해 처음으로 길들여진 것이다. 음식보관용 암말로부터 생겨 난 세마를 길들이는 과정에서 인간은 말 타는 기술을 얻고 운반과 작업의 진화를 순순이 챙겨 나갔을 테다. Sredni Stog culture라 일컫는 Dereivka in Ukraine에서의 고고학 발굴은 아주 흥미로운 사실을 전한다. 기원전 4200-4000년경 어린 말을 사육한 흔적을 보여주며 말들은 서유렵 말의 형태가 아닌 przewalskii 샘플과 아주 가까웠다. 말의 뼈 마모로부터 타는 말의 흔적을 엿볼수 있었으며 이는 곧 달리는 말로 이끄는 전차전쟁을 연상하기에도 충분한 노정의 수순이었다. 말이 진화하였듯 인간도 말의 쓰임을 알고 거듭났다. 인류의 말을 이용한 전차전쟁은 과연 언제부터였을까.
przewalsk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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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진화는 주로 북아메리카에서 이루어졌으며, 에오세의 나머지 기간 동안 일어난 진화상의 주요변화는 치열이었다. 에오세 중기의 오로히푸스나 말기의 에피히푸스는 몸의 크기나 사지의 구조가 에오히푸스와 유사한데, 치열에서는 다소 차이가 난다. 에오히푸스는 대구치가 전구치보다 뚜렷이 크고 구치에 현저하게 돌출된 구조들이 있으나, 에피히푸스는 3번째와 4번째 소구치가 대구치와 비슷하고 대구치와 소구치 전체에 걸쳐 연속적인 융기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변화는 식이의 변화에 따른 적응을 말해준다.북아메리카의 올리고세 초기 및 중기 지층에서 발견된 메소히푸스는 어깨높이가 60cm로, 에오세에 살았던 것들보다는 훨씬 더 현대마에 가깝다. 이것은 다리가 더 길고 가늘며 뇌가 더 컸다. 메소히푸스는 올리고세 말기에 미오히푸스로 진화했고, 미오히푸스는 다시 마이오세 초기에 여러 갈래로 분지했다.
그중 하나가 안키테레스로, 이것 가운데 몇 속이 베링 해협(그당시에는 육지)을 건너 유라시아로 퍼졌다. 다른 하나는 마이오세 초기에 출현한 파라히푸스로, 이때 북아메리카에는 넓은 목초지가 있어 처음으로 풀을 먹기 시작했고 이런 변화 때문에 구치에 보다 크고 강한 융기가 생겨났다. 그리고 마이오세 중기와 말기 동안 메리키푸스가 파라히푸스에서 진화했는데, 풀 뜯기에 알맞는 치열이 비로소 갖춰진 것이 이때이다.메리키푸스는 어깨높이가 100cm에 두개골이 현대마와 비슷했으며, 빨리 달릴 수 있도록 하지의 장골이 융합되어 있었다. 또 발가락이 3개이며 발바닥 살은 대부분 소실되어 있었다. 이 메리키푸스는 마이오세 동안 에쿠우스의 직접 조상으로 발가락이 1개인 플리오히푸스로 진화했고, 플리오히푸스는 플라이오세말에 다시 에쿠우스로 진화했다. 바로 이 에쿠우스에 말·나귀·얼룩말을 포함한 현대마가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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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르제발스키 말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 하자면 몽고말·kirgiz말 bashkir말 등이 '프르제발스키 말의 직접 후손으로 알려져 있다. 이 말은 체고가 130∼135㎝정도로 자그만 하면서도 단단한 몸집을 가지고 있으며, 적당히 큰 머리가 목과 90°각도를 하고 있고, 이마는 볼록 나와 있으며, 갈기는 짧고 이마에는 없다. tarpan말(e. c. gmelini)은 러시아 남부지방의 고지·산지·사막에 분포되어 있던 고원형(plateau form)의 야생말인데, 19세기 말엽에 멸종되었다. arabian종과 폴란드의 konik종 등이 이 야생말의 후손으로 추정되었는데, 일부의 학자들은 이미 축소되었던 말이 다시 야생화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 야생말도 체고가 130㎝ 정도인 소형마이며, 머리는 중정도의 크기이고, 안면의 약간 오목하며, 앞머리와 더불어 늘어진 진한 회색의 갈기를 가졌다. 그리고, 지금은 멸종되었지만 유럽에도 야생말이 있었다. 이중의 하나가 독일 야생말(e. c. germanicus)인데 독일 서남부에 분포되었던 산림형(wood form)말로써 오늘날 서양의 重種馬 성립에 깊이 관여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유사 이전에 멸종되었고, 洪績世의 화석에서 발견된 말이다. 유럽야생말의 다른 하나는 16세기경까지 유럽 북부지방에 널리 야생하고 있었던 북부소형야생말(e. plicidens)이다. 이것은 체고가 126∼127㎝ 정도밖에 되지 않는 소형이었으며, 오늘날 유럽 pony종들의 선조로 보고 있다. 제브라(equus hippiotigris)는 아프리카에서 야생하고 있는 말로서, 체형은 말과 비슷하지만, 몸에 줄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는 e. zebra·e. burchelli·e. greuyi, 그리고 지금은 없어졌지만, 남아프리카에서 야생했던 e.quagga등의 변종들이 있다. 마속내의 종간에는 교배가 이루어 지는데, 잡종은 대부분 불임이다. 그리고, 마속내의 종들은 일반적으로 맥과나 코뿔소과의 종들보다 키가 크고 더 빨리 달리는데, 이는 관골(cannon bone)과 가운데 발가락의 길이가 길기 때문이며, 머리와 꼬리도 길고, 체표에는 털이 더 밀생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