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6일동안의 방랑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여행기간이었지만 어쨌든 생각보다는 빨리 돌아왔습니다.
지난 주 11월2일 화요일에 출발하여 11월7일 일요일 저녁에 집에 도착했습니다. 남도의 계절은 떠나가는 가을에 울긋불긋 펑펑 울고 있습니다. 김포공항에서 출발하여 제주에서 3박4일, 돌아올 때는 배타고 완도로 와서 광주에서 1박, 그리고 남원 한나와 성철이 집에서 1박하고 전주 한옥마을 거쳐 콩나물국밥 한 그릇 먹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버스타고 성산포항으로 가서 우도로 향했습니다. 우도는 제.주도의 또다른 축소판이라고 남들이 그러네요. 배를 타고 성산일출봉을 뒤로 하고 우도를 향합니다. 우도 산호해수욕장앞의 민박에서 잠을 자고 아침부터 우도 올레를 시작합니다. 우도는 진짜 명성만큼 아름답습니다. 푸른바다와 초원과 해안선이 잘 어울어진 곳이죠. 다만 바람이 너무 많이 붑니다. 모든 밭에 돌담이 둘러져 있는 까닭이 이해가 갑니다.

우도봉 올라가는 길의 아름다운 해안선. 우도올레는 이런 해안을 스쳐 흘러갑니다.

우도봉 아래에는 말 목장도 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10분동안 승마도 즐겼습니다. 두려움에 떨며 10분을 달렸더니 허리가 뻐근합니다. 물론 당연히 혼자 달린 건 아닙니다.

아무것도 없는 망망대해기 이렇게 아름다운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그 푸른 빛에 취해 그냥 멍하니 바다만 바라보았습니다.

우도봉 꼭대기 등대에서 인증샷! 바다는 여전히 푸릅니다.

검멀레 해안. 동굴이 몇개 연결되어 있어 나름대로 동굴탐방.

동굴앞의 바다는 금방이라도 동굴로 쳐들어올 듯이 파랗게 넘실거리네요.

우도옆의 또다른 작은섬 비양도의 초지. 억새가 바람에 누워 김수영 시인을 기립니다.
이렇게 우도올레를 마치고 다시 성산포항으로 나옵니다.

성산포 올레길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 제주도는 화산이란 말이 실감납니다. 성산일출봉 뿐만이 아니라 산굼부리 등 모든 오름 들이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지형입니다. 대표적인 제주도의 관광지인 만큼 외국인들이 많은데 특히 중국인들이 많습니다. 나도 여기에서 중국사람 취급받았습니다.
올레길 하루 돌았더니 거의 도보여행을 해본적이 없는 같이 간 친구가 지쳐버렸습니다. 그래서 올레길 순례는 오늘로서 일단 중단하기로 하고 내일을 렌트카를 빌려서 관광지 탐방을 하기로 계획을 변경합니다. 저녁때 마땅히 할 것도 없고 내일 렌트를 해야 하는 고로 다시 제주시내로 들어갑니다. 온 김에 노래모임 좌혜경이를 만나기로 합니다. 제주시내에서 만나 시장통에서 회먹고 2차로 와인바에서 맥주 마시고, 배가 출출해 제주도 특유의 고기국수 먹고 헤어졌습니다. 고향에 내려와서 그런지 혜경이는 얼굴이 좋아보이네요. 먼 땅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니 훨씬 더 반갑네요. 여러번 전화하고 이것 저것 물어보고, 또 불러내고 해서 여러모로 혜경이를 귀찮게 했네요.(고마운 혜경이!). 이런 저런 이야기 많이 나누다 헤어졌습니다.다음에 또 만날 수 있겠죠.
군환이도 얼굴 한 번 보고 식사나 한 끼 하고 싶었는데 바쁜가 봅니다. 일정을 맞추지 못해 만나진 못하고 다음을 기약하기만 했습니다.

산굼부리의 흐드러진 억새
온 제주에는 억새가 지천인데 가는 곳마다 억새가 피어 제주의 가을을 알리는데 특히나 산굼부리의 억새가 인상적입니다. 산굼부리의 억새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알죠.
오늘은 차를 끌고 다니며 유명관광지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에 대해 잘 모르니 일단 남들이 다가는 관광지부터 돌아봐야겠죠?

중문 대포동 해안 주상절리대.바위가 수축되어 기둥모양으로 갈라졌는데 한 마디로 멋있습니다!
오늘은 산굼부리, 비자림,만장굴, 섭지코지 해변,주상절리대,용머리해안,산방산등을 둘러보았습니다. 유명한만큼 사람도 많지만 유명한 만큼 멋집니다. 다랑쉬 오름을 입구까지만 가고 시간관계상 오르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이번 겨울에는 꼭 한 번 들러볼까 합니다.
다시 제주로 돌아와 차를 반납합니다. 24시간을 빌렸으니 내일 아침에 갖다주면 되지만 어차피 자고 일어나면 짐이 될 것 같아 12시간도 되지 않아 반납했습니다. 그리고 술먹으러 갔습니다. 술먹고 시내에서 숙소를 찾다 이름은 호텔인데 객실료가 3만원이라 써있어서 들어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호텔과는 거리가 멀고 오래된 여관 수준입니다. 어째ㅆ든 푹 자야지.

아침에 일어나 택시타고 성판악으로 향해서 한라산 등반을 시작했습니다. 이 곳은 사라오름 전망대입니다. 사라오름은 몇십년만에 이번 달 1일부터 개방되었습니다.
정상인 백록담까지 가고 싶었으나 같이간 친구가 산을 싫어합니다. 진달래밭 대피소까지만 겨우 가서 컵라면 하나 끓여먹고 내려왔습니다. 오늘이 제주도에서의 마지막날일 것 같네요.등산로는 좀 지루하긴 하지만 단풍은 제법 들었습니다.

이번에 개방된 사라오름. 호수에 물이 차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물은 다 말라버리고 바닥만 보이네요.그래도 내게는 산정에서 화구호를 본다는 것만으로도 감동입니다.

한라산에서 내려와 고민하다 배를 타기로 결정합니다. 완도행 배를 타고 광주로 이동합니다. 배를 타고 가는 도중에 해가 지네요.
광주에서 만배씨를 만나고 싶었으나 오늘은 일정이 있는 모양입니다. 아쉽지만 우리끼리 술 한 잔 하고 광주에서 취침. 밤이 너무 늦어 어디 이동할 수가 없습니다. 내일은 남원에 가서 성철이와 한나를 볼 생각입니다.

남원에 도착했으니 춘향이 만나러 광한루로 향합니다. 광한루는 그야말로 단풍이 절정입니다. 오래전부터 광한루가 이렇게 아름다웠던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광한루 구경을 하고 산내면에 가서 성철이와 한나를 만났습니다. 뱀사골 들머리 부근에서 같이 점심을 먹고 한나와 성철이네 집구경을 갔습니다. 지리산 둘레길 옆에 있는 마을로 공기가 무척 좋습니다. 지리산 능선이 좍 펼쳐지는 곳이기도 하구요.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하룻밤 자고 가기로 합니다. 젊은 친구들이 시골생활이 쉽지 않을텐데 둘이 아이들하고 예쁘게 살고 있는 것을 보니 나까지 기분이 좋아집니다. 엊그제 마을에서 잡았다는 흑돼지 구이를 안주삼아 수다 한 판을 벌입니다.
하룻밤 편히 자고 다음에 다른사람들 모아 지리산 둘레길 한 번 올 것을 기약하면서 남원을 떠납니다. (한나야,성철아! 고맙다}

남원을 떠나 서울로 가기위해 일단 전주에 들렀습니다. 부천에 사는 친구는 먼저 차태워 보내고 나는 이왕 전주에 온 김에 한옥마을 한 번 둘러 봅니다. 별 기대 안하고 한옥마을이 있다길래 일단 한 번 들러보았는데 기대이상입니다. 마을과 풍경과 단풍이 역사와 어울어져 내게는 인사동과 삼청동과 북촌과 북악산길을 합친 느낌입니다. 다음에 꼭 다시 한 번 제대로 전주를 와봐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위는 전동성당-1914년에 완공된 비잔틴 로마네스크 양식. 성당 건물이 무척이나 고풍스럽고 아름답습니다. 100년전에도 저렇게 건물을 멋지게 지었는데.......

이태조의 어진을 모셨다는 경기전의 단풍-단풍과 한옥건축물과 넓은 마당이 정말 멋진곳입니다. 어진박물관이 있어 그 곳을 돌아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경기전 담장과 일부 건물
경기전과 한옥마을을 거쳐 오목대에서 내려와 전주향교로 향합니다.

전주향교도 건물과 단풍과 은행나무가 아주 멋집니다. 아마 성균관 스캔들도 여기서 촬영되었다고 들은 것 같은데...
전주의 참 좋은 점은 멋진 건물과 마을과 단풍이 어울어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입장료를 받는 곳이 없다는 것입니다. 제주도에서는 올레길과 산 ㅃㅐ고는 가는 곳마다 입장료였는데....

전국에서 가장 잘 복원된 생태하천으로 인정받은 곳 중의 하니인 전주천. 억새가 아주 멋집니다.
이번 여행의 일정은 여기에서 마쳐야겠습니다.이왕에 전주에 왔으니 맛있는 콩나물 국밥이나 한 그릇 먹고 서울로 올라가야겠습니다. 밤12시나 되어야 서울에 도착하겠네요.
첫댓글 제주도 올레길 한번 가자. 3박사일 정도.
아 멋있다. 방랑시인 운몽^^
한옥마을에서 오목교가는 길 왼쪽엔 제가 졸업한 중학교가 있었습니다....그 한옥마을이 복원되기전 한쪽엔 헌책방들이 유명했었고요. 사진으로 보니 경기전하고 전동 성당밖에 모르겠네요....성당 옆엔 풍남문이 있었을텐데요. 지금은 전주천이라고 했지만 예전에 다가천이라고도 했습니다. 다가교옆 콩나물국밥집 삼백집(욕쟁이 할머니네집)이 예전엔 제일 유명한 국밥집이고요... 아 고향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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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혹시 제주에 없는거 아니니??? 어디 딴 섬가서 제주인척 하고있는거 아녀??ㅋㅋㅋ
멋져보이고 부럽고... 그럴꺼라 생각하지만 마세요... 나름 지루하고 짜증나는 일도 많았을꺼에요.. ㅋㅋㅋ 난 그렇게 믿고... 그러지 않으면 지금 회사를 뛰쳐나갈지도 모르니...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