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이 국내 TV 드라마의 제작 환경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
고 나섰다. 최근 STV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에서 민철 역을 열
연한 이병헌은 31일 ' 아름다운 날들'의 종방 기념회에서 "시간
에 쫓겨 가며 방송 시간 맞추기에 급급한 현행 드라마 제작 방식
은문제가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병헌은 "'아름다운 날들'은 이제껏 출연한 드라마와 영화중 가
장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곤했던 작품"이라며 "민철이 어떤 인
물인지도 파악하지 못한 채 촬영을 시작 했다" 라고 말했다.
이병헌은 또 "다음 주에 내가 어떤 인물로 바뀌어 있을지는 다음
주 대본을 받아봐야 알수 있는 상황에서, 한 인물에 대해 깊이
있게 몰입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며 그 주 방송분의 대본이 그 주
에 나오는 현행 제작 시스템에 일침을 가했다.
이병헌은 "16∼24부작의 비교적 짧은 드라마에서도 시청자의 요
구에 따라 출연자의 비중이 달라지고, 드라마의 결말이 바뀐다
면 작가나 연출자가 갖고 있던 '당초의 구상' 은 대체 뭐가 되
느냐"며 시청자에 민감한 '민주적인 제작방식'에 대해서도 비판
했다.
방송가에서는 대부분 "일리 있는 지적"이라며 이병헌의 지적을
수긍하고 있지만 톱클래스의 연기자가 공개적으로 드라마 제작
환경을 비판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