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원가절감이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기술발전에 밀려 뒤안길로 사라졌던 부품들이 복고 바람을 일으키며 시장에 재등장했다.
브러시없는(BLDC) 모터가 탑재됐던 제품에 DC 모터가 탑재되기도 하고, 알람용 스피커 대신 버저가 이용되는가 하면 무선전화기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이너팩이 휴대폰에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기능을 구현한 부품이 복합기능 부품으로 대체되는 것과는 대조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러한 복고 부품들은 가격이 저렴하고 기능도 단순해 부가적인 기능이 필요없는 중저가 제품에 제격이다.
부품업체 관계자는 “원가절감이 화두인 데다 부가기능을 줄인 중저가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세트업체들이 과거에 쓰던 부품들을 다시 찾고 있다”면서 “기술발전의 흐름으로 보자면 거꾸로 가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BLDC 모터는 마모와 소음 등의 단점을 가진 DC 모터를 보완할 수 있는 제품으로 각광받았다.
최근 들어 산업장비를 비롯해 자동차와 가전에도 BLDC 모터가 채택돼 DC 모터를 대체하는 추세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DVD플레이어에는 DC 모터로 대체되고 있다. DVD플레이어는 구동모터의 회전 수가 2000rpm(분당 회전수) 정도면 충분한 데다 속도 변화가 거의 없어 제어기능도 필요치 않다. DVD플레이어에서 DC 모터가 BLDC 모터를 대체하는 이유다.
LG이노텍 관계자는 “DC 모터 가격이 BLDC 모터의 절반 수준”이라면서 “회전속도가 CD롬 등의 5분의 1 수준이어서 DC 모터를 사용해도 무리없다”고 말했다.
또한 휴대폰 배터리에 이너팩이 등장했다. 이너팩은 세트에서 분리할 수 없는 내장형 배터리로, 과거 무선전화기용으로 사용됐다. 배터리를 교체할 수 없다는 단점 때문에 휴대폰에는 중저가 제품 위주로 채택되고 있다. 이너팩을 이용하면 별도 케이스팩이 들어가지 않고, 충전단자도 필요없어 단가를 낮출 수 있다.
휴대폰에서 단음 벨소리를 내던 버저가 회귀한 이유도 비슷하다. 버저는 스피커 가격이 절반 정도로 저렴한 데다 소리를 낼 수 있는 가장 작은 부품이어서 인기를 끌고 있다.
김병화 보산하이테크 사장은 “휴대폰에서 폴리화음의 벨소리나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스피커가 버저를 대체한 지 3∼4년이 지난 지금 MP3플레이어나 DMB 단말기 등에서 간단한 알람 용도로 버저를 채택하고 있다”면서 “간단한 기능에는 굳이 비싼 스피커를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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