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이것은 턴과 헥스 타일을 기반으로 한 전쟁 게임 [전술]의 플레이 기록이다.
지금부터 2차 세계대전 중 벌어졌던 독일과 소련의 대 전쟁, 독일이 동부전선이라 부르고 소련이 대조국 전쟁이라 부르는 그 전쟁을 경험하려 한다. 선택한 게임 시나리오는 [동부전선]. 해당 시나리오는 1941년 6월 22일 날 시작하여 1945년 5월에 종료되며, 한 턴에 1주일씩 총 205턴으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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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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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 소련 공군의 붕괴.
역사와 같이 독일 공군의 대대적인 공습으로 게임이 시작되었다. 로브노에 위치한 제1 항공군은 개전 첫날 새벽에 이루어진 대규모 공습에 보유하고 있던 항공기 전체를 상실했다. 130대의 IL-2 대지공격기와 130대의 Pe-2 폭격기가 활주로에서 불타올랐지만 적의 피해는 전무했다.
리가에 위치한 제9 항공군을 향해 약 400대의 독일 폭격기가 활주로를 박차고 날아올랐다. 언덕 너머로 해가 고개를 슬그머니 내밀 무렵 리가에 도착한 폭격기들은 막사, 격납고, 활주로, 항공기, 그 무엇 하나 가리지 않고 제9 항공군의 모든 것을 부수었다. 제9 항공군의 사령관은 관저에서 잠을 자다 떨어지는 폭탄에 사망하였고, 제9 항공군의 전체이자 진력이었던 45대의 Yak-1도 모조리 파괴되었다.
카우나스에 위치했던 제6, 제12 항공군은 개전 첫날부터 하루도 빼 놓지 않고 적 공군의 공습에 시달렸다. 개전 첫날에만 2,123대의 항공기 중 385대가 지상에서 파괴되었고, 카우나스가 함락되고 리가로 후퇴하기까지의 시간동안 462대의 항공기를 추가로 손실했다. 리가로 후퇴하고 나서도 이어진 공습에 323대의 항공기를 더 잃어야만 했다. 현제 제6, 제12 항공군이 보유한 항공기 수는 전쟁 전에 비해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더해 리가로 급히 탈출하느라 정비 대대와 같은 각종 지원 부대들을 포위된 카우나스에 버려두어야만 했고 그로인해 부대가 마비상태다.
르보브에 위치한 제8 항공군은 개전 첫날, 적의 대규모 공습에 495대의 전투기 중 175대를 지상에서 잃었다. 공습을 피해 살아남은 아군 전투기들은 적 폭격기 편대를 추격해 41대의 폭격기를 격추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일어난 공중전에서 전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32대의 전투기와 13대의 급강하 폭격기를 추가로 격추하였다. 다만 197대의 아군 전투기가 격추되어 적과 아군의 손실비는 1:4를 기록했다. 현제 초기 전력의 75%를 잃어버린 상태이며 재편성에 들어갔다.
민스크에 위치한 제5 항공군은 후방이라는 지리적 이점 덕분에 적의 공습을 피할 수 있었다. 하늘이 도와 브레스트-리토프스크에 주둔한 제7, 제12 항공군은 적의 공습을 받지 않았다. 다만 주둔하고 있는 지역이 제47 차량화 군단을 포함한 2개 군단에 포위당한 상태다.
첫 번째 이야기의 결론은 한 마디로 말 할 수 있다.
“소련공군은 붕괴되었다.”
8개 항공군 중 2개 항공군이 전멸 당했고 남은 6개 항공군 중 절반에 해당하는 3개 항공군이 전멸에 준하는 피해를 입고 재편성에 들어갔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남은 전력은 40%가 되지 않는다. 또한 전력을 보전한 3개 항공군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당장 제공권 장악을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은 제7 항공군 소속 450대의 Mig-3 전투기와 75대의 Lagg-3 전투기가 끝이다. 겨우 525대의 전투기로 2배가 넘는 적 전투기를 상대해야한다. 더구나 훈련, 장비, 사기, 보급 그 무엇 하나 적보다 나은 게 없다.
약간의 전력이 남아있지만 이후 이루어질 적 공습에 소모될 일을 생각하면 사실상 소련 공군은 붕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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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야기 - 발틱 전선군의 국경 방어선 전투
발틱 전선군이 담당하는 국경 방어선의 길이는 320km에 달한다. 방어선의 전방에는 4개 소총병 군단과 5개의 국경경비 사단이 주둔해 있으며 후방에는 예비 병력으로 2개 기계화 군단이 존재했다. 또한 1,000대의 구식 전투기로 이루어진 발틱 전선 항공군을 보유했다.
방어선에는 소총병 군단을 핵심으로 한 요새구역이 30~60km간격으로 설치되었고, 국경 경비 사단들이 구역과 구역 사이를 방어했다. 요새구역의 방어 상태는 양호했으나, 국경경비 사단들이 문제였다. 사단 병력은 2,000~3,000명밖에 되지 않았고 야포나 대전차포와 같은 중화기들이 매우 부족했다. 가장 부족한 장비는 트럭으로 사단 당 보유 대수가 15~20대 밖에 되지 않았다. 더구나 국경 경비 사단들은 소총병 군단과 같이 30km의 방어선을 할당받았다. 적은 병력으로 넓은 방어선을 지키기 위해 병력을 소규모로 쪼갤 수밖에 없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적의 대규모 공격에 대한 방어는 기대 할 수 없었다.
개전 첫날, 독일군의 선봉 기갑사단들이 전차대대를 앞세우고 국경경비 사단의 방어선으로 진격해 들어왔다. 공격에 앞서 독일군 포병대가 쏘아올린 수천발의 105mm 포탄과 수백발의 150mm 포탄이 아군 방어선을 휩쓸었다. 중기관총이 설치된 방어거점의 잔해물들이 하늘 높이 솟구쳐 올랐고 나무로 만들어진 막사는 활활 타올랐다. 전차대대를 상대해야 하는 아군 병력은 보병중대에 불과했으며 대전차포는 전무했다. 보유한 포라고는 50mm 박격포 몇 문이 다였다.
전투 개시 두 시간 만에 방어선이 돌파 당했고, 적의 선봉 부대들은 흩어진 병력을 집결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단 요충지와 교통 중심점들을 점령했다. 위와 같은 사실을 모르는 사단 사령부는 작전계획에 따라 집결지로의 부대 이동을 명령했고 , 대부분의 부대들이 이동 도중 격파 당했다.
위와 같은 일이 발틱 전선군 소속 국경 경비사단 전체에서 일어났다. 개전 하루 만에 대부분의 국경 경비 사단들은 전멸하거나 지휘계통이 무너진 상태로 후퇴했다.
그로인해 방어선에는 30km~60km에 이르는 돌파구가 생겨났고, 그곳을 통해 적의 차량화 군단이 아군 후방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적의 선봉 기갑사단들은 후퇴하는 아군을 추격해 섬멸하거나 아군 후방으로 기동 후퇴로를 차단했다.
그 후 적의 대 공세가 소총병 군단들을 향해 실시되었다.
제10 소총병 군단을 향해 2개 보병 군단규모의 적이 전투를 걸어왔다. 군단은 치열한 격전 끝에 병력의 20%를 상실하고 근처의 숲으로 후퇴했다. 군단 사령부는 리가로의 후퇴를 시도했으나, 군단 후방으로 진출한 적 차량화 군단에 막혀 실패했다. 이후 이어진 적 기갑사단의 공격에 군단사령부가 붕괴되었고 사령관은 전사했다. 군단은 소부대로 나누어진 체 배가 마련된 리에파야 항구를 향해 무질서한 도주를 감행했다.
제11 소총병 군단을 향해 차량화 군단과 기갑사단이 포함된 적의 야전군이 공세를 가해왔다. 소총병 군단은 최선을 다해 싸웠으나 적이 너무 많았다. 군단을 구성하고 있던 3개 사단 중 1개 사단이 전멸했고 나머지 2개 사단 역시 전멸에 준하는 피해를 입었다. 살아남은 2개 사단은 방어선을 버리고 후방으로 후퇴했으나, 이어진 기갑척탄병 사단의 공격에 전멸 했다. 군단사령관은 전투 도중 사망했다.
제16 소총병 군단을 향해 차량화 군단이 포함된 3개 군단이 공격해 들어왔다. 전투개시 하루만에 병력의 10%를 손실했다. 군단사령관은 요새구역을 포기하고 제3 기계화 군단이 주둔한 카우나스로 후퇴했다.
제29 소총병 군단으로 인근지역을 방어하던 국경경비 사단의 잔존 병력이 후퇴해 왔다. 이후 적 차량화 군단이 군단 후방으로 진출, 아군 퇴로를 봉쇄했다. 차량화 군단을 포함한 2개 야전군이 포위망을 형성했고 전 방위에서 공격해 들어왔다. 제29 소총병 군단은 최선을 다해 싸웠으나 포위망을 뚫지 못하고 모두 전멸했다.
유일한 희망이었던 2개의 기계화 군단은 신속한 적의 기동에 휘말려 버렸다.
카우나스로 후퇴해온 제16 소총병 군단으로부터 전선 상황을 전해들은 제3 기계화 군단은 리가로의 후퇴를 결심했으나, 적의 차량화 군단이 리가로 통하는 북서 퇴로를 차단하고 이어 적의 2개 보병 군단이 빌나로 통하는 남동 퇴로마저 차단하자 후퇴를 포기하고 퇴각해온 부대들과 함께 도시 방어에 돌입했다. 개전 후 4일이 되던 날 제2, 제3 발틱 국경 경비사단들의 잔존 병력이 도시로 후퇴해 왔다. 동시에 독일군의 2개 보병 군단이 남동쪽과 서쪽에서 공격해왔다. 하루 동안 이어진 격렬한 전투 끝에 적의 공격을 격퇴했으나 제16 소총병 군단과 제2 발틱 국경경비 사단이 전멸했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 카우나스 북서에 위치한 적의 차량화 군단이 공세에 참여했다. 아군 병력은 적었고 퇴로는 없었다. 제3 기계화 군단과 제3 발틱 국경 경비사단은 카우나스에서 전멸했다.
카우나스 북동 130km 지점에 주둔하고 있던 제12 기계화 군단은 카우나스에서 포위된 아군을 구하기 위해 기동했으나, 카우나스 북동 70km 되는 지점에서 적의 차량화 군단에 차단당했다.
발틱 전선군의 국경방어선 전투 결과는 다음과 같다.
5개 국경경비 사단 전체, 4개 소총병 군단 중 3개, 2개 기계화 군단 중 1개가 전멸했다. 8개 군단 중 6개 군단, 즉 전투에 참여한 군단의 80%가 전멸했으며 이는 발틱 전선군 전체 전력의 절반에 해당한다. 더구나 전멸당하지 않은 2개 군단의 상태도 좋지 못하다.
제10 소총병 군단은 전멸에 준하는 피해를 입고 리에파야 남서 60km 되는 평야지점에 소규모 부대로 흩어져 있다. 현제 기갑사단과 차량화 군단이 포함된 2개 군단 규모의 적이 이들을 사냥중이다.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 움직일 수 있는 병력은 그들로부터 450km 되는 지점에 위치해 있다.
제12 기계화 군단은 적의 차량화 군단에 발이 묶여 버렸다. 총참모부는 리가를 향한 길목에 최소 1개 군단 규모의 적이 매복해 있다는 분석을 내 놓았다. 리가로의 후퇴는 사실상 불가능 해졌다.
일선 제대 전체가 전멸했다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가를 향한 길목은 활짝 열렸고, 발틱 전선군 예하 전략 예비 병력들은 리가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다. 독일군의 리가 점령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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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소설이 쓰고 싶은데 깜냥이 안되어 게임 형식을 빌려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