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우리 지역 팔포에 있는 어느 물회 집에 갔더니 사장님이 자신의 가게가 ‘백년가게’로 선정되었다기에 함께 축하해주었습니다. 그 비결이 뭐냐고 물었더니 재료가 싱싱해야 하고 손맛이 좋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똑같은 생선도 누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한 가지 더, 칼맛도 좋아야 한다면서 그 칼맛을 알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했습니다. 손맛과 칼맛이라니! 그동안 저는 칼맛도 모르고 회를 먹었으니 회맛을 제대로 알 리가 없었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와 아들 엿장수가 아침마당에 출연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경지에 이른 달인이시고 아들은 아버지의 가업(?)을 이으려고 갓 입문하여 열심히 배우는 중이었습니다. 그날 아버지는 아들에게 “엿도 이삼십 년 정도는 만들어봐야 비로소 엿맛이 나고 엿다워진다. 엿을 만드는 데 인생을 걸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얼렁뚱땅, 대충, 대강 보내면 허송세월일 뿐, 아무런 발전도, 성장도 가져올 수 없다며 일에 임하는 정신과 자세에 일침을 놓았습니다.
임계점이란 용어가 있습니다. 물이 99도에서는 끓지 않지만 100도가 되면 끓는데, 그 구간을 넘어설 때 임계점을 지났다고 합니다. 회를 쓰는데도, 엿을 만드는 데에도 임계점이 있습니다. 임계점을 지나야 제 맛이 납니다. 하물며... 하나님도 임계점을 보십니다. 아브라함에게 아들을 바치라고 한 것이나 욥을 시험한 것은 믿음의 임계점을 달아보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