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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횡단 !
횡단이 끝난지 벌써 두달이 가까워옵니다.
차분한 마음으로 지난일을 생각해보며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었는지를 가만 생각해보며
여기에 한반도 횡단대회를 나름되로 정리하여 올려봄니다.
진작 후기 올리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동백 마라톤클럽 회원여러분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時空을 초월한 물심양면의성원이있었기에
한반도를 횡단하는 308Km를 큰 탈없이 완주할수있었습니다.
한번더 마음속 깊이 감사의 말씀올림니다.
한발 한발 발자국마다 사연이있고 땀이있고 시련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생생한 그때의 그 감정,그 기분을 글로 올리려면 3박 4일 달린 시간보다 더 길것같습니다.
내 나라 내 국토를 가로질러 내 발로 달려봄은 또 다른 의미가 있었습니다.
한번쯤은 참여해보길 권하고싶으며 이번의 이 경험을 바탕으로 만약 우리클럽에서
횡단에 도전하는회원이 있으면 좋은 길잡이가되고싶고 한반도 횡단의 전도사가 되고싶습니다.
여러분의 성원과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지만 저의 이번의 횡단 완주의 제 1 공로는
동백 회원님께 돌리렴니다.
감사합니다.
9월 14일 (목)
기분이 좋지않은일이 있으면 고민하지않고 일찍 잠 자는 버릇이있다.
지난밤 깡숙이와 따발총을 주고받는 한바탕의 폭풍우땜시
일찍 잠든 탓인지 아침일찍일어나 가방을 꾸렸다.
거실 바닥에 이것 저것 푸짐하게 퍼 널어 놓았지만
막상 챙기려니 무슨짐을 어떻게 꾸릴까? 무었부터 챙겨야할지몰라 닥치는데로 가방에 쑤셔넣는다.
"띠발,그기가서 넘 하는것보고 대~충 따라하먼 되것지~~"
이렇게 시간 넉넉히 준비하고있는데 종대씨가 테우려 온다고하네,
9시50분쯤인가,아파트 현관 앞에는 이미 무게있는 시꺼먼 관용차 한대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어젯밤과는달리 기분 짱이다.
롯데상가에 도착하니역시 동백지존답게 발바닥과 다리에 테이핑까지 완전무장한 오공님 기다리고있다.
담쟁이님과 미녀와야수님과 저팔계님의 포도와 커피대접과 격려를 받으며 구포로 향한다.
박영렬씨와 김종대씨의 配慮(배려)로 오공님과 나는 전유성씨가 선전하는 덕천고가에서 찐한 장국까지
대접받고 또 구포역 프랫폼까지와서의 환송을 받으며 정말 흥감을정도로 기분좋게 구포역을 출발한다.
구포역앞 김종대,박영렬님의 배웅을받으며
12시 48분 구포출발 서울행 새마을호엔 벌써 횡단 주자 5~6명이 타고있었다.
평일인지라 열차의 좌석은많이비어있어 오공님과 나는 두 다리를 쭉 뻗고 펀안히 갈수있었다.
"잠을 쫌 자야지! 잠을 쫌 자야지! ...." 하며 눈을 감아보았지만 잠은커녕 마음속엔
오늘밤부터 의 닥칠 일로 머리는 더 복잡해진다.
오공님도 역시 잠은 오지않는가보다. 우리는 오공님께서 가지고온 삶은고구마를 까 먹으며
차창 밖만 보고있엇다.
영등포 역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울트라맨들이 모여있다. 모두 구리빛 얼굴에다 근육질이다.
끼리끼리 모여 나누는 이야기를 들어니 모두 고수같다.왠지 자신감이없고 긴장되니 소변만 마럽다.
영등포역앞 롯데백화점내 여기 저기 살펴보아도 화장실은 보이지 않는다.
부산지역 출전자들과 영등포 역앞에서
지난 썬머비치 울트라 이후 발목부상으로 꼼작않고 10일을 한방치료,양방치료를받으며쉬었고
그 후로도 덧날까봐 10Km이상을 달려 연습한 날이 몇일이나되었나?
런너스 클럽 임준구(신통클리닉원장)씨는 "형님 한반도 횡단 시작하는 강화도까지 가 보기라도하려면
지금부터 최소한 10일정도는 뛰는 운동은 하지마소"라며 발목부위에 뼈에붙은근육에 염좌라고 진단을 내렸다.
자꾸만 두려움으로 돌아온다.
같은 목적이있으면 모두 동지가 되는것일까.너 나 할것없이 삼삼오오 자연스레 어울려
식당을 찿는다.먹어야만 산다,먹어야만 뛴다기에 입에맞지 않아도 배가 고프지 않아도
목구멍으로 억지로 순대국 한그릇을 삼킨다.
난생 처음 먹어본 순대국밥.
허름한 순대국집에서 일행은 식사를 마치고
주최측에서 마련한 강화도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복잡한 서울시내를 벗어나 서쪽으로 서쪽으로
어둠이 깔리는 서울도심을 벗어나 강화도로 향한다
가도 가도 끝이없다. 긴장이되어서그런가 더 먼것같고 영등포에서 소변을 보지못한것이 고통으로
밀려온다.부산땅에서는 특무상사지만 여기에선 촌닭같은 느낌이다.
진짜 고수가되려면 뱃짱부터 키우야겠다.
서울시내를벗어나 김포 들녁을 막힘없이 달리지만 가도 가도 끝이없는것같다.
"미쳤다 차로가서 뛰어 되돌아올길을 이렇게 찾아가다니!"
다리를건너고 굽이굽이 오솔길을지나 한참만에 창후리 선착장에 도착한다.
강화도엔 아련한
추억이있다.
20여년전쯤 어느가을날 전등사앞 등나무 등굴이 인상적인 어느
주점 평상에서 인삼막걸리를 앞에놓고
인생을 논하고 세계평화를 논하며 버지니아울프의 생애와 목마를타고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논한적이있었지(횡설수설),
그때도 노오란 국화꽃이 한창피어나는 가을이었고 밤새 우는 소쩍새의 울음소리는 아직도 들릴것만같은 낭만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내가 서있는 강화도엔 긴장에 긴장으로 헤드렌턴 불빛만큼 눈에서 불빛이 티는 평평한 긴장이다.
강화도 창후리 선착장
출발장소엔 이미 많은 울트라맨이 모여있다.
촌닭같은 특무상사 차에서 내리자마자 부랴부랴 바닷가로 달려가서 대원군의 쇄국정책이
아직도 이어지는지 철조망으로 막혀있는 캄캄한 서해 바다를향해
옛날 병인양요때 프랑스 함대 제너럴 셔먼호를 향해 대포를 쏘아대는것처럼 영등포에서부터
참고온 물 대포를 쏘고나니 후련함이 내 세상같다.
"서해 바다에 왼발을 담그고 동해바다에서 오른발 담그고...."
그런 낭만은 꿈이다.현장은 전쟁을 준비하는냥 바쁘고 긴장감이넘친다.
모두 열심히... 그런데 나는 무었부터 해야할지몰라 멍~하니
구경만하고.....
선착장 근처 2층 식당에서 마지막 출발 준비를한다.
발바닥 테이핑,발테이핑,막상 하려니 어떻게해야할지 난감이다. 멍~하니 구경만하다
이것 저것 묻고 어깨넘어보고.....모두 자기일에 바쁜데 자꾸 묻기가 미안하다.
동백클럽 회원들께도 달리는 훈련도 중요하지만 대회에 필료한 테이핑방법,등도
훈련을 해야겠다고 생각된다.
발바닥 ,발,무럽 테이핑등 이것 저것 남따라 흉내만낸다.
3년이 지나도록 신지않고 아겨두었던 미즈노 신발을신고 발가락 새 양말을 신는다.
발목엔 아직 염좌 치료중이라 두꺼운 좌석 관절밴드를차고 등산용 쿨맥스 삼각펜티위에
반 타이즈를입고 호미곶 대회에서 받은 반팔티위에 동백 유니폼을입고
모자엔 해드렌턴을달고 앞,뒤 배번을달고
나서보지만 어딘가 허술해 보인다.
서약서에 서명을하고 가지고온 가방에 꼬리표를 달고 주최측에 맡기고는 매점으로향한다.
주로 어디에 가게가있고 식당이 있는지몰라 2리터 물 한병을 사서 물펙에넣고 베낭 양쪽 주머니엔
퍼트병에 생식을 넣고 물을체운다.베낭무게가 보통이아니다.
지나고보니 그렇게 많은 물과 비상식량을 준비하지않아도 될것을...
자!~ 이제 모던 준비는 끝났다.
지인들과 인사도 나누고 나름되로 스트레칭도해본다.
부산 구덕주우 주복노씨, 서부산 이분희씨,그리고 오공님과 다리의
테이핑이
어딘가가 허술해보이는 특무상사,
이렇게 두려움처럼 어둠이 깔리며 결전의 시간은 다가온다.
장비점검과 대회장의 인사말과 대회규정등...공식 행사를치루고 단체 기념사진을직고
출발(0 ~ 50 Km) 강화 창후리 선선착장 ~ 개화삼거리 한우촌
제한시간 : 8시간
도착시간 : 5시간 40분
여유시간 : 2시간 20분
휴식시간 : 10분,5분 2회 (15분)
주로상황 : 야간주행,지방도및 국도,평길,곳곳 편의점있어 급수용이함,35~42Km지점 꼭 식사할것
천호동까지 식사할곳 없음
이렇게 우리 2006년 한반도 횡단 출전자들은 징소리와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강릉으로 출발한다
강화도의 농촌은 한가롭기만하다.농촌지역이라 가로등도 별로없다.
낯선 이방인의 발자국 소리에 동네 멍멍이들은 자기 영역임을 알리느라 목이 터져라 짗어댄다.
200여명, 그렇게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출발하고보니 아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우짜던지 코스를 아는 사람을 따라 붙어야하는데 사전에 같이 동반주 하기로 약속한 사람은 보이지를 않는다.
가을이라지만 이곳엔 아직 코스모스도 피지않았다.
야트막한 산
위로
하현에 가까운 반달이 떠 오른다.저 달이 완전히 기울고 다시차면 추석이렸다.
작년엔 집안 행사와 추석이라 대회에 참석못했는데, 그리고 올해는 지난해처럼 비도 오지않고
날씨도 좋다. 지금껏 횡단 대회때 비가 오지않은 해가 드물었다고한다.
이번대회 참석자들 德을 많이 쌓았기때문일까?(특무상사말고)
웬지 모두 100Km만 뛰고말것같은 속도로 내달린다. 내 기량이 부족해선가? 틀림없는 오버 페이스다.
" 이것이 아닌대,이것이 아닌대!" 하며 나 역시 낙동강 오리알 될까봐 따라붙는다.
그래도 오공님과 앞서거니 뒷서거니하며 함께함이 위안이었는대 강화군청 못미쳐선가 오공님은
슈퍼에 살것이있다며 길건너 가게로가며 먼저 가랜다.
한 두시간을지나니 뭉쳐달리던 대열이 길게 늘어진다.
선두그럽과 중간그럽,후미그럽으로 나눠진것같다.이제 뛰움 뛰움 개개인이되었다.
강화대교 검문소에 근무중인 초병(해병)이 "충성!" 이라며 큰 소리로 경례를한다.
내 닉네임이 특무상사임을 어찌 알았을까? 기분이 짱이다. 나역시 충성이라며 거수로 답례를 한다.
이젠 기량이 비슷한 동반주를 만나 따라가야지 생각 하며 앞서가는 주자를 따라붙는다.
달리는것이 가벼워보이고 속도에 굴곡 없이 편안한 자세가 상당한 고수같다.
한참을 말없이 뒤 따르다 말을 붙이며 인사를나눴다.제천 금수산 마라톤클럽의 백남주씨란다.
지난해 150Km까지달리고 포기했다고한다. 충주호 100마일기록도 내보다 좋다.
나이가 58세랐던가? 나보다 한참많다.
또 한명은 서울사는 이영부씨다. 나이가 젊고 키도커고 인물이 좋은 미남이다.
써버3과 100Km언더텐 기록도 가지고있다. 우리셋 함께 어울려 달리게되었다.
헷갈리기쉬운 서울길,등 코스잃지안겠기에 내겐 더 좋았다.
TV 연속극에 자주나오는김포 양촌리 어디쯤에서 첫번째 휴식차 편의점에들려 켄커피 하나를마시고
더위사냥(얼음과자)을 양손에들고 10여분만에 나선다.
표지판에 서울특별시라는 입간판이 나오고 서울 외곽 순환도로,전호 입체사거리등을지나
도심에 가까워질수록 길은 복잡하고 갈림길이많다.
40키로 조금지나선가 초반에 앞서가든 지난해 우승자 서경석씨가 우리를 추월한다.
키로미터당 6분 30초의 속도로 달린다고한다.
가슴이 커서 폐활량이 좋을것같고 강철같은 단단한몸매나 간단하면서 철저한차림세가 우리가 넘볼수없는 고수같다. 5 ~ 6키로를 같이달렸다.나의 기량으로는 무리라 1CP에서 우리는 쳐지고 백남주씨는 자신있다며 따라붙는다.
동반주 두사람 덕에 길 걱정없이 50Km 1CP까지 잘왔다.
1CP에 도착하니 우리앞에 17명 통과했다고한다.내가 후미 그룹인줄 알았는대...
알고보니 앞선 많은주자들은 40키로 지점에서 식사를하기위해 식당으로 들어갔기때문이었다.
새벽인지라 천호동(87키로)까지는 식당이 없을것이라고한다.
50Km ~ 99Km (개화삼거리 ~ 하남삼거리)
제한시간 : 8시간
도착시간 : 13시간 27분
여유시간 : 3시간 33분
휴식시간 : 1시간 2시간30분(30분,1시간 ,1시간3회)
주로상항: 새벽및 오전주행,평길 한강 강변도로및 시내 인도(자전거및 건널목 조심)
간이매점 급수용이함.
1CP에서 제공하는 물 한병을 받아마시며 5분정도 쉬었다.
강화도 출발지에서 준비한 물이 아직 많이 남았는데.....
이럴줄 알았으면 좀더 가볍게 출발할걸,괜히 무겁게지고온것같다.사전 정보를 모르니 몸이힘든다.
그래서 옛말에 무식하면 몸이 고달프다는말이 실감난다.
그래도 또 한강 고수부지를 지나야하기에 새벽인지라 어찌될줄몰라 다시 물펙에 물을체우고 출발한다.
한강 행주대교를지나 한강 자전거 전용도로까지는 정말 길 찿기가 어려웠다.나 혼자였다면 아니 초행길인사람은 모두 엉뚱한곳으로 갈것같은 갈림길이고 비 포장길이다.
40키로지점에서 식사를 못한것이 맘에 걸린다.그렇게 생각하니 더 허기가지는것같다.
방화대교를지나 가양 하수처리장(55키로지점)에오니 간이 매점이있다.나 혼자같으면 컵라면이라도 먹고가고픈데 동반주는 그냥가잔다.좀만 더 가면 버스를 개조한 간이식당이있으며 그곳엔 비빔밥을 먹을수있을것같다며....
우리는 켄사이다 하나씩을 사서 마시며 첫번째 걷기시작한다.
희미한 가로등의 불빛만 헤아리며 한강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또 달린다.
대한민국의 심장 서울특별시도 서서히 밝아온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 식당을 찿았지만 이런아침이라 문을 열지않았다.이제 걷는시간이 많아진다.
하는수없이 75키로쯤인가.한남대교 근쳐 간이휴게소에서 컵 라면으로 허기를 때운다.
이렇게
허기지기전에 식사를해야함은 진작부터 알았지만 배고픔이 달리기에
어느정도의 영향인지를 한번더 느꼈다.
날이밝으니 자전거타는사람이 많다.자전거 탄사람이 눈살을 찌프리기도한다. 그래도 어쩌랴 이도로는 달리기 전용도로가 아닌 자전거 전용도로인데...자전거는 주행차선이 정해진것이아니라 더 위험하다.
걷다가 길가 난간을잡고 스트레칭을하기위해 길가로 가다가 뒤에서 달려오는 자전거와 충돌했다.
자전거도 넘어지고 나도 넘어지고, 일어나보니 가자미근에 자전거 타이어자국이 시커머게 묻었을뿐 다친곳은 없다. 자전거탄사람도 마찬가지다.서로 다친곳 없냐고 물어며 미안하다며 헤어졌다.
사실 전적 내 잘못이다. 내가 갑자기 스트레칭하기위해 방향을 바꾸었기에, 정말 다행이다.그때 뒤에서
"특무상사에게바친 자전거 다뿌사 졌을건데...." 하며 농을 걸어오는 사람이있다.오공님이다.
초반에 만났던 제천의 최란씨와함께 힘있게 달려오고있다.그래서 오공님과 합류하여 다시 동반주를 하게되었다.
한강의 다리,다리,다리..... 약이 바짝오른 특무상사
아!~ 한강이여~ 지긋지긋하게 많은 다리.
한강 고수부지가 좋다지만 모던면에 부산의 해운대와는 비교가되지안는다.
이렇게 앞서거니 뒷서거니, 뛰다 걷다하며 한강의 마지막다리 천호대교에도착한다.
천호대로에나서니 많은 차량과 텁텁한 공기가 천만인의 서울임을 한번더 확인해준다.
서둘러 우리는 식당을찿아 콩나물 해장국으로 허기진 배를 체워보지만 꼭 모래알을씹는것만같다.
처음으로 휴대폰을꺼내어 보니 많은 회원님의 격려 문자 메세지가와있다.
밥을먹고 물수건으로 얼굴과 몸을닥고 얼음으로 발마사지를하며 한시간정도 쉰후 다시 출발한다.
가을이라지만 한낮은 덥다(10시경) 천호대로 복잡한 인도를 오공님과 나는 이리저리 사람과 차량을 피하며 때로는 호루라기를불며 달린다.천호동 어디쯤에선 오공님의 처제집 동네인것같다며 담쟁이님께 전화를한다.
만 12시간을넘게 잠한숨 자지않고 달렸기에 이젠 스스히 피로가 몰려온다.잠도온다.
하남시 어디쯤에선 오공님께서 사과를삿다.바지춤에 썩썩딱아 깨무는 사과맛 정말 꿀맛이다.
도심엔 삼거리도,사거리도 갈림길이많다 코스맵으로는 길찿기가어렵다.
우리가 달려온길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앞선주자들도 보이지안고 뒤에 따라오는 주자도없다.
풍산 어디쯤에서 꽃가게 아주머니께 "우리처럼 차려입은사람 이길로 몇명뛰어 가든가요?"물어니
몇명이아니라 많은사람이 이미 지나갔단다.
이렇게 우리는 피곤함과,잠과,차량의 소음과,매연과 길 잃을까하는 두려움과 싸우며 달리다보니 어느듯 제 2CP 하남 삼거리에 도착한다.(낮 11시27분)
제 2 CP 전경
2 CP출발전
제 3 CP (99Km ~ 123Km) 하남 삼거리 ~ 양평공업사
제한시간 4시간
휴식시간 :1시간 40분(10분,30분,1시간3회)
주로상황 : 주간주행,국도,터널통과(5개) 다리,작은 고갯길,평길,곳곳 노점및 휴게소있음,
식사, 급수용이함
하남 삼거리 제 2CP에서 주최측에서 제공하는 음료와 떡과 바나나를 먹고 가방을찾아아 양말을 갈아신었다.각얼음으로 발맛사지를하고 물수건으로 얼굴을닦는다.신발은 갈아신지않기로했다.다시 비상식량을 베낭에 챙기고 구급약도 챙긴다.어영부영하다보니 1시간이 후닥 지나간다.부랴부랴 얼굴에 썬 크림을바르고 출발을 서두른다.
서서히 걷기부터한다.3,4백미터쯤에서 오공님은 가방에 넣어둔 휴대폰을 보관용가방에 넣어두었다며 다시 돌아갔다.
이렇게 두번째 이별을하고 혼자서 타박 타박 걷기시작한다.
팔당대교,이제부터 차량과의 전쟁이다
차량 전용도로 갓길을 걷는다. 다리의 높이가 엄청나다. 밑을보니 아찔하다.
한발자국도 뛰지못할것만같았지만 걷다보니 또 뛰어진다.
차가밀려 차의속도나 나의 뛰는속도가 거의같다.
고급
승용차에
예쁘장한 아가씨가 世事에 무슨 시름이 많은지 담배를 꼬나물고 길게 연기를뿜고있다.
우연히 눈이마주쳣다 눈을 찡긋하며 손을 흔드니 아가씨, 피식 웃는다.
주책이다 내 나이가 몇인데 딸같은 사람과 농을하다니...
어쩜 걷나이는 많아도 속엔 15년째 39세 청춘의 피가 흐르기 때문일까.아니면 지루함과
고통스르움을 잊기위한 염치불구한 푼수짓인가?
남자는
늙어나 젊어나 속엔 늑대의피가 섞여있음은 사실인가보다.
뒤 돌아본 팔당터널 104Km지점
팔당대교 를지나니 서서히 오르막이 시작된다. 그 악명으로 유명한 팔당 터널이 연속으로 이어진다
첫번째 터널은 터널내 청소관계로 차량이 천천히 달리기에 그런데로 괜찬다 2,3,4 터널은 미치 대포알이 지나가는냥 차들이 굉음을 내며 질주한다.인도가 없는 터널통과 정말 무섭다.
"보험 몇개 넣어두었습니꺼?" 롯데상가를 출발할때 저팔개님이 농으로 던진말이 짜꾸만 생각난다.
지금 차분한 맘으로 생각하니 봉안터널까지 다섯개의 터널이 3~4Km 짧은거리지만 그당시엔 얼마니 길고 지루하게 느껴지던지...
사실 자동차 전용도로가 아닌 국도지만 다니는 사람이 없으니 고속도로 같았다.
이렇게 악명높은 팔당터널을 지나니 기운이 하나도 없는것같다.돌아보니 전 구간중 내가 제일 힘들게 달린 구간 이었는것 같다. 잠은 오지요 날씨는 덥지요,힘은없으니......
그래도 어쩌랴! 나는 강릉으로 가야만
하는데
지루함과 졸음을 이기기위해 노래도 부르며 혼자 구시렁대며 달린다.
버스 정류장에 앞선 주자들이 쉬고있다.나도 등달아 10여분 휴식을한다.
지금 생각하니 더운낮에,힘들고 잠올때 억지로 뛰지말고 길가에서라도한두시간 푹 자고 시원한 밤에 더 속도를 내며 달렸으면 더 효과적 이었지않을까 생각된다.
터널을 지나 다시 만나게된 이영부씨와 함께 동반주를한다.
웅담대교,양수리 강변,그림같은풍경이다.
수양버들이 늘어진 잔잔한 강가에 노오란 수련이피어있고
군데 군데 풍경이 좋은곳엔 서양풍의 방앗간(소설가 이외수씨가말하는 러브호텔)도있다.
하지만 내겐 그런 풍경에 낭만을 즐길때가아니다. 걸어면 앉아서 쉬고싶다.그래서 졸음과 지루함을잊기위해 더 독을품는다.웅닫대교 그 긴 다리를 가로등 10칸 뛰고 1칸을 걷기로 약속하고 달리기시작한다.
양수리 만남의 광장 식당에서 설렁탕으로 출발후 두번째 식사를한다.
2 CP 99Km에서 3 CP 123Km 24Km를 5시간이 넘어 걸린것같다.
양평공업사 3 CP에 도착하자 배번 체크를하고 주최측이 제공하는 얼음으로 발바닥,무럽을 마사지하고는 종이박스에 발을 올리고 세상모르게 한시간을잤다.주최측에서 정확히 한시간만에 깨워 일어나니 해는 서서히 서산으로 기울고있다.
3 CP도 이렇게들어오고
제 3CP 전경
제 4 CP(123Km ~150Km)
제한시간: 7시간
도착시간 :22시간 29분
휴식시간 : 0
여유시간 : 4시간 31분
주로상황 : 야간주행,지방도및 국도,평길,곳곳 편의점있어 급수용이함,150Km에서 꼭 식사할것
양평공업사를 지나니 이젠 한적한 지방도로다. 차가 많이 다니지 않아서 좋다.
스스히 어둠이 깔리고 헤드렌턴과 깜박이를켄다. 코스멥엔 "기분좋은휴게소","여기가 좋겠네"휴게소등 경치가 좋은곳으로 표기되어있지만 어둠이 깔린 밤이라 오직 헤드렌턴의 불빛만보고 땅만 밟는다.
잠을 자선지 기운이난다.스피드도 좋다.그져 낙동강 오리알처럼 혼자 외톨이가될까봐 앞사람만 쫓다보니 용머리 휴게소다.강화도를 출발한지 만 하루하고 29분이 지나서다.많은 앞선 주자들이 식사를하고,잠을자고,출발준비를하고, 꼭 야시장을방불케한다.
2시간을 먹고 자고 쉬고,
용머리 휴게소에서 다시 설렁탕을 시켯지만 밥알은 밤송이를 삶키는것같아 도저히 먹을수없다,
국물만 몇술떠고말았다.지난 충주호 100마일때 정기봉님이 끓여주던 누릉지가 생각난다
이를땐 누룽지가 참 좋은데....
차지않은 두유와 비상식량중 양갱한개로 저녁을 때운다.
다른 주자들처럼 잠을 자려했지만 좋은장소는 먼저 도착한 주자들이 차지하고없다.
집에 전화를하여 정확히 한시간뒤에 전화하여 깨워달라고 세영이(딸)에게 부탁하고 의자 셋을모아
그 위에서 비옷으로덮고 잠을잔다. 달콤한잠이다. 보나 안보나 들어나 안들어나 나에게선 헬기소리,아니면 탱크소리같은 코골이 소리가 났으리라.정확히 한시간뒤 세영이로부터 전화가온다.
"아빠 여기는 비가 옴니다"
부산에는 비가 온단다.
이제부터 한밤중이고 촌길이라 길 찾기가어려우니 지난해 달렸던 주자가 지금출발하니 가능하면 지금 함께 출발하라고 안내한다. 그러나 함께 가기로한 부산의 ㅇㅊㅊ클럽의 00씨가 꿈지락대며 출발준비가안되었다.나는 다시 의자에 누워 30분을 더 잤다. 비타 500두병을사서 00씨와 나눠마시고 출발을 서두르지만 웬지 굼떠다.휴게소에서 테이핑등,이것 저것 준비하느라 한숨도 못잤단다.
할수없어 나 혼자 앞서기 시작한다.이곳 에도 안개인지 구름인지 덮여 깜깜한 밤이다.
곧 비가 올것만같다. 비가오기전에 거리를 줄여야겠다고 생각이된다.
잠을 푹 잤서일까 힘이솟는것같다.선선한 기온이 달리기엔 딱 좋다.나는 야행성인가 밤이면 더 힘이나는것같다.그일(?)할땐 그렇지 않은데....ㅋㅋ
혼자서 헛둘,헛 둘,구령을붙이며,또는 노래를부르며 달린다.앞선주자 한명,한명을 추월하니 재미가 솔솔 나는것같다.이름같이 도둑이 금방 나타날것같은 도둑머리 고개를 넘어니 드뎌 강원도 땅이다.고개마루 간이 휴게소엔 맑은물이 줄줄 나온다. 속까지 시릴듯한 물 한모금마시고 물펙에보충하고 세수까지하니 160 키로를 달린 사람같이않게 힘이난다.
앞선 주자도 보이지않는다 뒤 따르는 주자도없다. 동요에서부터 유행가, 민요,타령등 생각나는데로 구실렁데며 달린다.새벽 두시쯤인가 뜻밖에 전화한통이온다.아마연 신영우 사무국장이다.
"형님 어디쯤입니까?" "170쯤인데요" 너무 빠름니다.천천히 뛰란다. 낮에도 몇번 전화왔지만 이시간에 잠을안자고 전화해줌이고맙고,특히 지금은 나혼자의 주행이라 길을잃어면 전화로 길을 물을수있어 든든하여 좋았다.신국장은 강원도에서 군생활을하였고 2년전엔 직접 뛰었고 지난해엔 주로감독을했기에 이 길은 훤히 알고있을것이다.
룰루 랄라 더 기분이 짱이다.
복지골 휴게소를 지날쯤 불이켜진 어느 식당에서 아저씨가 여기서 식사하고가란다.여기아니면 둔내까지는 굶어야될거란다. 배는 고프지않아 그냥가려다 다시 돌아와 식당에 들어가니 앞선 주자가 한명 식사중이다.메밀 막국수를 시켜놓고 얼음조각을 얻어 발바닥,무럽을 마사지하고 식사가 나올동안 의자에 발을올려놓고 쉬었다.둔내에는 지금 비가 많이 온다고한다.
우스게말로 여기서 쉬어서 걸어가면 둔내까지 6시간 쉬지않고 뒤어가도 6시간이란다.
지나고보니 그 말이 이해된다.그기서 식사를하지않으면 아무리 빨리달려간들 나중엔 허기지어 걷지도 못할것같아 하는 말인것같다.식당에서 먹고 쉬며 한시간을 보내고 나와 한참 혼자서 달리니
승용차를 타고가든 아주머니 두분이 차를 세우더니 자기 남편들도 이 대회에 참가했다며 "우리님은 언제쯤 오시려나!" 농담스런 말을 던지며
포도 한송이를 건네준다 "오호 통제라 이렇게 고마울수가..."
이렇게 산길을 내려오니 횡성터널이보이고 저멀리 가로등 불빛이 밝은것을보니 마을이 있는가보다.
'남의 불행이 나의 희열인가' 힘없어 걷고있는 앞선 주자를 하나,둘 추월할때마다 야릇한 즐거움이생긴다.
이름도 정겨운 휘영청클럽을 지나고 정금 초등학교 를 지나 황제입구에도착하니 어느듯 먼동이 터기시작하드니 금새 날이 밝아온다.
황재 코가 땅에 닿을것만같은 가파른 길,첫번째 큰 고개의 시름이다.
모두 걷는다. 나도 저렇게 걸었다.
동백의 지존도 걸었고 철녀라는 울산의 유영미씨도 이렇게 걸었다.
둔내 12Km란 표지판이 지난지 오래된것같은데 휴게소는 보이지않는다.식수도 떨어졌다 오르막길앤 더 갈증이난다. 어제밤과는 달리 날씨는 참좋다.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불어온다
이렇게 타박 타박 걸어며
"야!~~호!~~"메아리도 불러본다.동요든,가요든,창이든,뭔가를 구시렁대며 걷다보니 8부능선쯤이다.마침 전화공사하려 나온 전화국 직원인듯한분들이
시원하게 냉동된 포카리스한병을 통채로 준다.대단하다면서....
황재 산마루에서 뒤돌아보니 산,산,산 산봉우리들이 무수히 많이보인다.
고개만 넘어서면 휴게소일줄알았는데 산 마루를 다 내려가도 휴게소는 보이지 안는다.
길가엔 코스모스가 청아하게 피어있다.코스모스를 꺽어 모자에 꽂아본다.조금이라도 지루함을 잊기위해서다.
마을을 지나고 가게에서 음료수를 사며 물어보니 아직 2Km는 더 가야된단다.
제 5 CP(150Km ~ 204Km) 제한시간 : 12시간 도착시간 : 33시간 36분 여유시간 : 5시간 24분
5CP에(토 아침 7시36분) 도착하여 첵크인한후 밥을 시켜먹고 처음으로 화장실에가서 말뚝도 하나박고 세면장에서 양치질을하고 타올에 물을적셔 온 몸을 닦았다.생각같아서는 홀랑벗고 샤워를하고픈데 오픈된 화장실이라....
발바닥과 발에한 테이프도 때어내고 온몸을 샤워하듯 닦고나니 시원함이 그만이다.특히 무럽 관절과 발목,발바닥에 냉찜질을하니 기분이 상쾌해진다.이 기분 이 기분 여기가 결승점이면 얼마나 좋으련
발바닥 물집 처치중인 마산 3.15마라톤클럽 정왕기씨
몸을닦고 식당으로 돌아오니 뜻박에 지난해 충주호 100마일때 동반주한 마산 3.15클럽의 정왕기씨가
여성 주자 한분의 발바닥 물집을 치료 해 주고있다.반갑게 인사를 나누니 같이오신분이 나의 발을 마사지해 주겠다며 누워라고한다.맨소래담 료션을 듬북 발라 맛사지하는솜씨가 보통이아니다.발끝에서 고관절까지 고루고루 맛사지해준다 이렇게 흥감을수가? 정말 시원하고 피로가 확풀리는것같다.
내가 평소 쌓은 德도, 베푼 은혜도 없는데, 절에가서 부처님앞에도 천원이상 시주한적도 없는것같은데 이렇게 가는곳마다 남의 은혜를받다니,....
먼저 떠나며 침낭까지 빌려준다.포근한 침낭에 들어가며 집에 전화하여 한시간후에 깨우라고 말한후
정말 편안한 잠에 빠진다.
잠을 푹 자선지 몸이 가볍다.
이제부터의 나의 한발 한발은 신기록갱신이다.지금껏 200Km이상을 달려본적이 없었어니....
다시 발바닥에 테이프를바르고 발목,무럽까지 테이핑을한다.
발가락 양말을신고 펜티도 타이즈도 윗옷도 갈아입는다.
이제 그 유명한 태기산을오르고 대관령을 넘어야한다.
신발도 한치수 큰것(미즈노 275mm)으로 갈아신고
비상식량도 둠북 챙긴다.물펙은 가득체우고 베낭 양옆주머니에도 페트병에 생식을 타서 넣었다.
그러고보니 강화도 출발때보다 더 베낭은 무겁다.
출발을 하면서 시계를보니 여기서 3시간이나지체한 것같다.
지금 가만 생각해보니 잠은 잘 잔것같은데 준비과정 태이핑방법등을 잘 숙지하여야겠다생각된다.
쓸데없는 시간을 줄여야겠다.
다시 집시처럼 타박 타박 떠나는 방랑자가된다.
분명 코스맵에는 < 삼거리/우측톨게이트(영동고속도로IC)> 직진 이라고 되어있다.
나는 삼거리에서 우측 톨게이트를따라 직진하라는것으로 이해했다.
고속화 국도는 달려왔지만 진짜 고속도로로 달리게할리는없는데? 생각하며 톨게이트 아가씨께 물어보니 나같은사람 지나간적도없고 본적도없으며 걸어서는 진입할수없다고한다
이런 낭폐가!
물어볼려니 가게도 내왕하는 사람도없다.
정말 세갈래길 삼거리에 이리갈까,저리갈까 차라리 돌아갈까
망설이며 한참을 보내니 뒤따르는 주자가보인다.바로 직진이란다.
둔내읍 소재지쯤오니 날씨는 한낮이라덥고 베낭은 무겁다.
길 가에서 베낭을벗어 내용물을살펴보니
파워절 8,파워바2,초코렛4,양갱5,생식,선식쿠키.비스켓,오징어포,사탕,맨소래담 로션,썬크림,
바세린,.....정말 가관이다,태기산 소풍가는사람처럼 먹거리가 많다.
버릴려니 아깝고 가져가려니 힘들고,베낭의 무게를 줄여야하는데, ..
어쩔수없어 물펙에 물을 버리기로했다.
태기산,
소문만큼 가파르다.가파르니 굽이도 많다.저 곳만 오르면 정상이겠지 !. 또 저 굽이만 돌면 정상이겠지!
몇번이나 정상같은 산 굽이를 돌고 넘어서니 "여기가 정상입니다"란 표지판이 나온다.
간혹 지나가는 차량도 굼벵이처럼 꾸물거리는것같다.
십리하나 오리하나 뜨문뜨문 들어오는 주자를 기다리는 주로감독관 얼마나 지루하면
여기까지 나와서 저렇게 기다리나.
이렇게
그로기 상태가 다되어서야 정상에 올랐다.
태기산 정상에서 토마토 2개를 사서 질겅 질겅 씹으며 걷는다.
내리막길도 가파르다.걸어야지,걸어야지 하면서도 앞사람이 달리니 나도 모르게 따라 뛴다.
뛰지않아야할곳에서 뛰면 그 댓가는 따르기마련,왼족 무럽이 뜨껌하드니 통증이오기시작한다.
"큰일이다 이일을 우짜꼬!"
그즉시 맨소래담로션으로 맛사지하고 주물려도 걸어면 또 아프다.몇번을 주무리고,스트레칭을하며
뛰다,걷다를 반복한다.
억새가 피기시작하는 ,가을이 물들어가는 태기산을 내려와 4시경 봉평에 도착한다.
태기산 정상에서 돌아본 강원도의 산산산.....
봉평엔 이렇게 메밀밭이 펼쳐져있고, 이효석 문학축제엔 사람들로 바다를이루는데.......
좋은시절 만낫으면 커게될 인물인데....작년 추석날 김영대씨 자봉때 (2005년 봉평의 메밀밭)
동백의 자봉팀 미인 4인방 (2006년 봉평의 메밀밭)
봉평엔 이효석 문학축제가 한창이다.토욜이라 축제 구경차량들로 작은 도시는 초 만원이다.
지난해는 축제가 끝난 뒤라선지 메밀꽃이 별로였지만 올해는 그렇지않다. 한마디로 참 좋다.
메밀꽃은 좋지만 나는 여기서 길을잃고 한참을 헤메었다.
"여가 아인데" "여가 아인데" 갔다왔다 헤메고있는데
마침 대회관께자가 지나다 나를보고 길을 알려준다.고속도로같은 국도다.
도로옆 식당에 들리니 앞선 주자들이식사를하고나오며 막국수가 좋다고한다.
내가 들어가니 또 한명의 주자도 들어온다 두사람함께 메밀 막국수를 시켜먹었다.
같이 들어온 키가작고 야무지게 생긴 서울말씨를쓰는사람이 내 식대까지 계산하고 먼저 가버린다.
내가 돈을 주어도 받지를 않고....
이 사람이 나중에 나에게 짐(?)이되어 다시만날줄이야 ......
나는 염치없이 주인아주머니에게 각얼음을얻어 비닐 봉지에넣어 양말을벗고 발 바닥과 무럽관절에
맛사지를한다.다시 맨소래담로션을 바르고 양말을 갈아신고 출발을 서두른다.30분이 지났다.
아직 발바닥엔 이상이없다.
지난해 영대씨 자원봉사차 여기는 와보았기에 여기부터는 길을 잘 알고있다 생각했는데...
조금만 가면 6 CP 이화주유소가 나올것만같은데, 가도가도 아는길은 보이지않는다.
이젠 무럽이 아파 뛰는시간보다 걷는시간이 더 많다.고속도로같은 국도를 조금 지나니
시골길 같은 1차선이되었다.메밀꽃 축제로 차는 밀리고 지난여름 폭우로 도로 곳곳은 무너져있고,
차와 사람이 뒤범벅이 된것같은길을 겨우겨우 지나니 작년 영대씨가 신발을바꿔신던 목제소가 보인다.
생각보다는 멀다,산 모롱이를 돌고돌아 뛰다 걷다하며 겨우 이화주유소에 도착한다.
제 6 CP (204 Km ~ 250 Km) 제한시간 : 11시간 도착시간 : 43시간 39분 여유시간 : 6시간 21분
이화주유소에(6CP)에 도착하니 봉평서 길 안내해준 대회관계자가 반갑게 맞아준다.
"아저씨가 김종묵씹니까? 찿는 전화가 여러번 왔습니다"고한다.
나 찿는사람이면 나에게 전화할일이지...
뒷날 알앗지만 회원들께 "휴대폰 밧데리를 4일동안 충전못하니 가능하면 전화하지말것" 이랬더니...
훈련부장이 CP장에게 직접 전화하여 통과 여부를 물었단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이화주유소, 쉬어갈 처지가못된다.그 흔한 은박 매트도하나 깔려있지않고
앉을 의자하나없다.달랑 봉고차 한대와 배번체크 책상뿐이다.
배번 체크후 곧장 속사리를 향한다.(오후 5시 39분)
속사리재 입구에서 식사를 할까 말까 망설이다 어두워지기전에 진부에 도착하고자 그냥지나갔다.
얼마 안가면 진부이기에 ....
그러나 지난해 차를타고 둘러본것하고 지금은 250키로를 달린 지친몸이 느끼는 거리감각은 하늘과 땅같다.
가도 가도 속사리재 정상은 보이지 않는다.벌써 깜깜한 밤이다.날씨는 아침과는달리 곧 비가 떨어질것같다.
겨우 정상을넘어서니 드디어 비가오기 시작한다.
비옷을 꺼내입고 뛰다 걷다 진부를향해 내려가니 반가운 전화한통이온다.
정기봉 전 총무님과 동백 자봉팀 미녀4인방이 곧 도착한다고.....
속사리재를 거의 다 내려온 진부입구에서 자봉팀이 제공하는 국수와 과일을먹고 성광 어린이집(?)에서
한시간을 약속하고 잠을잔다. 얼마나 달콤한 잠이었던가? 잠을개어 따뜻한 커피한잔을 마시고
베낭에서 계속 나에게 고통을준 버리기엔 아까운 물건들을 모두꺼내어 자봉팀에 주고나니 베낭이 한결 가볍다. 나는 진부로 출발하고 자봉팀은 오공님께로 돌아갔다. 가다보니 이사람,저사람, 또 다른 주자를 만난다.
진부 시내 약국에서 무럽 관절벤드를 하나사고 가게에들러 물펙에 물을보충하고 비타 500도하나 마신다.
관절벤드를 착용하니 한결 걷기도편하고 달리기도 쉽다.
비옷을입기도,벗어버리기도 어중쭝하게 비가 내린다.
진부 시내를벗어나 월정사 삼거리를지나 456번도로를 진입한다.
월정사 전경
이제부터 완만한 오르막길이다.
너무 피로하고 졸음이쏱아진다 버스 정류장에서 잠시 쉰다는것이 잠이들었다.너무 춥고 한기가들어 더 이상 잘수가없다.10분정도 잤나보다. 몸이 너무웅크러져 걷기도 힘이든다.함부로 노숙할것이 못된다.그사이 우리 자봉팀이 나를 보지못하고 지나쳤나보다.
"형님 어디쯤입니꺼?" 정기봉 전 총무로부터 전화가온다.깜깜한 밤이라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
우리는 오대산 주유소에서 다시만나 즉석구수와 커피를제공받고 포도한송이를 손에들고 출발한다.
웬지 정기봉 총무와 함께라면 힘이솟는것같다.
내가 첫 100K 호미곶 울트라때도 정기봉총무와 함께했다.지난해 충주호 100 마일도 지난여름 낙동강 200Km때도 정기봉총무는 내곁에있었다.
다시 에너지를 보충받아선지 힘이솟는다.
안개가 자옥한 싸리재와 진부령, 횡계를 오직 혼자 뭔가를 흥얼거리며 뛰다 걷다를 반복하여 마지막 CP에 도착한다.
이화주유소에서 대관령 옛길갈림길까지 28Km를 제한시간이 9시간이다.
속사리재,진부령,싸리재,횡계등 굵직굵직한 산을 넘어야하니 시간도 많이주는가보다.
이제 비는 그첬다.싸리재 정상쯤에선 속이 꽉찬 고냉지 배추가 들판을 이룬것이 인상적이다.
제 7 CP(278Km ~ 308Km) 제한시간 : 5시간 , 도착시간 : 57시간 14분, 여유시간 ; 6시간 46분
이제 마지막 CP를 지난다.
환영과 환청이 시작된다는, 횡단 주자에겐 악명높은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인 대관령이 시작된다.
마음가짐이 새롭다.안개는 더욱 짙어지고 바람은 없고 사방은더 고요하다
五里霧中, 오리가 아니라 지척의사람도 분간키 어렵다. 실감나는 짙은안개.
안개가 없는 맑은날 밤이었어면 하늘엔 별이 봉평의 메밀꽃처럼 허드러졌을텐데....
그랬어면 소싯적 즐겨 외웠던 윤동주의 별 헤는밤도 생각이났을텐데,
나는 별을헤는대신 노란 안개등만 헤아리며 피치를올린다.
무었을찿으려,무었을얻기위해 길을떠나는가? 구도의 길을찿아 떠나는 수도승처럼.....
아 !~~~ 대관령이여 ! 대관령이여 !~~~ 널 얼마나 동경하고 널 얼마나
두려움의 대상으로 생각했던가,
드디어 대관령 정상이다.
걱정하던 幻聽(환청),幻影(환영)현상도 내겐 나타나지않는다,
발바닥도 아직 온전하다, 염려하던 왼쪽 무럽도 관절벤드착용후 통증도없다.
천상천하 오직 나만 존재하는것같다.
웬지 기분이 묘~하다. 이때의 기분을 윤동주나 김영랑이나 이해인같은 시인은 어떻게 표할까?
황석영이나 최인호나 마광수같은 소설가는 또 어떻게 표현할까?
감정이 메마른 특무상사의 筆舌로는 도저히 표현할길이없다.
혼자서 야~호~~라고 목청껏 메아리도 볼러본다.
"김종묵이 여기섣노라"고 고함도 질러본다.
전에도 그랫고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해운대 바닷가의 수많은 모래알같은,
가을날 바람에 흩날리는 낙옆같은,
길가에 구르는 흔하디 흔한 돌맹이 같은 흔한 삶이었지만
내게있어 오늘 이 순간은, 이순간만은 모랫속에 빛나는 한알의진주같고,
가녀린 문학 소녀의 일기장에 끼워진 예쁜 단풍잎이고,
고관대작의 거실에 자리잡은 수석같이 내자신이 귀하고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아!~~ 나도 할수있다. 이 태산을 넘듯 내삶에 어떤 난관이닦쳐도 못헤쳐나가랴?'
이젠 이 산만 내려가면 강릉이다.
저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누가 대관령길이 고통이라했던가?누가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라했던가?
안개속이지만 길가의 표지판을 헤드렌턴으로 비춰보며 읽어본다.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을데리고 강릉을 떠나며 읆은 시를적은 시비도 읽어본다.
예상했던것처럼 동해의 찬란한 태양이 경포에 했살을 처음비치는 일출시간에 충분히 골인할것같다.
그러나 어디던 복병은있고 걸림돌은 있나보다.
7부능선쯤 내려오눈데 누군가 나를부른다.
"나는 서울서온 김00인데 그긴 누구요?"
큰소리로 부른다.
"나는 부산서온 김종묵이요!"
이렇게 적막한 산길에서 만나게 된사람,
가까이 가서보니 봉평서 나의 메밀막국수값을 치르고 먼저간 사람이었다.
반갑기도하고 고맙기도하다.
자기는 배가아파 죽을지경인데 같이동반하던사람,메몰차게 가버렸단다,
같이 잠시만 쉬어가잔다.
그리고 횡설 수설 하는 모습이 정상이 아닌것같다.길옆 가드레일을 계단이라며 올라가려하기도한다.
몹시 춥은모습이고,피로에 지쳐있는것같다.가로등을보고 "누구요?누구요?"부러기도한다.
아! ~ 이것이 환청,환영현상으로일어나는 행동이구나 느껴진다.
이렇게 잠시 머뭇거리는사이 또 한명의 주자가합류한다(서울 방00씨)
타박,타박,타박네가되어 우리셋은 이렇게 걸었다.
일찍 골인한다고 누가 상주는것도 아니고.... 어려움에 처한사람 내 버리고 혼자 가기도 그렇고....
인정에 약한 특무상사 함께 동행하기로한다.
대관령 아흔아홉구비.그 비탈진 꼬부랑길을 걷기가 뛰는것보다 더 힘든다.빨리 따라오기라도하면 좋으련 자꾸 처진다.뒤돌아보고,기다려주고,.....
이렇게 우리셋은 타박 타박 타박네가되었다.
다시 나를찿아온 동백의 도우미들로부터 따스한 커피를 한잔씩하고 다시걷는다.그 와중에 따스한 커피가 얼마나 고마운지...그런데 그사람은 별로 고마워하는것같지안다.물론 그땐 정상이 아니었지만.
비탈길을 버티며 걸어내려오니 발바닥이 스스히 떠거워진다. 차라리 뛰는것이 더 좋은데,....
대관령을 다 내려오고 4번국도에 접어든다.
갈림길엔 코스멥으로는 길찿기가 힘든다. 길 바닥에 페인트로 방향 표시좀 해주었으면 얼마나 좋으랴?
그러고보니 부산의 썸머비치나 낙동강200Km울트라는 주최측의 세심한 배려가 더 돋보인다.
갈림길마다 이리갈까 저리갈까 망설이고 주최측에 전화하고 ....
이제 강릉 시청이보인다.안심이다.
이제 날은 다 밝았다.주자들이 한명,한명 우리를 앞지른다.나도 빨리 뛰어가고싶은데,
그놈의 얄팍한 의리때문에.......
날이밝으니 같이오던 서울 의 김00씨도 정신이 좀 더는것같다.천천히 가겠다며 먼저 가랜다.
시청을 지나면서 방00씨 먼저 달려가고 "에~라모르겠다"며 나도 뛰기시작한다.
끝까지 함께하지못해 미안함도있다.
강릉 시외버스 터미널을지나고,율곡 초등학교를지난다.
금방 경포호수가 보일것같은대 사거리를 지나고 또 큰길을건너서야 포풀러 가로수가 울창한 운정교가
나타난다.이제 2Km만,2Km만,동백섬 두 바꾸만 뛰면된다.뛰움 뛰움 응원나온 사람들이 힘을준다.
경포호!
얼마나 기다렸던가? 얼마나 보고파 했던가?
잔잔한 호수엔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평화롭기만한대,내마음엔 만상이 교차하고 격정의 열기가 솟는다.
더 힘을내자! 더 씩씩하게달리자! 잘~만하면 아침 7시전에 골인할것같다. 그러나 몸은 말을듣지않는다.빨리뛰려니 다친 무럽에 통증이온다."그래 마져! 천천히 되는대로 들어가자,무럽 통증 덧나면 더 큰일이지..." 하며 마음속으로 타협한다.
아!~~ 경포대
드디어 경포대 에 들어선다.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를 뒤로하고 모래사장을 돌아 피니쉬라인 앞에서 두 손을 번쩍들고 들어온다.
반겨 주는이 아무도 없어도 좋다,그냥좋고,마냥좋다.아무생각없이 좋다는것밖에없다.
이곳에 보이지는 않지만 동백마라톤 클럽 전 회원이
이런 성취감, 뛰어본 사람만이 알수있으리라.
이 순간 푼수처럼 내 자신이 대견스럽고 자랑스럽다.내 세상인것같고 천하를 다 얻은것같다.
"내 세상 이어라!~~ 내 세상이어라!~~"목청껏 외쳐본다.
완주하는것만으로도 성공이고 승리자다,울트라의 완주는 곧 성공이고 승리자다.
울트라에 일등이 어디있고 꼴찌가 어디있나? 완주자는 모두 우승자다.
이 완주의 감동,이런 감동,이런 황홀감, 이런 성취감을 맛보기위해 모두들 힘들어하면서도 멈추지못하고 뛰었고 또 뛰겠지....
만약 또 한번의 기회가 더 주어진다면 철저한 준비와 계획으로 이와같은 시간대에
이와같은 모습으로 피니쉬라인을 통과하고싶은 꿈을안고 주최측에서 제공하는 미역국밥 한그릇을
먹고 쉼터로 향한다.
이 완주의 공신은 時空을 초월하며 물심양면 성원을 보내주신 동백마라톤 클럽 회원님께
돌리고싶슴니다.
특히 먼길을 달려와 밤세워 헌신적인 도움을주신 정기봉님과 본드님,딱풀님,흑장미님 담쟁이님.
그리고 편안한 출발이되게 구포역까지 바래다준 김종대,박영렬님,
파워젤등 비상식량을 제공해주신 부회장님,훈련부장님,
찐한 본드(?)를 제공해준 저팔게님, 비상약과 회복제를 준비해주신 하하허허님,등
출발전 출발후회원님들의 많은 격려의 전화와 문자메세지,감사합니다.
그런 격려와 성원이있었기에 큰 탈 없이 완주할수있었다고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주최측에서 마련한 쉼터(모텔)엔 먼저 도착한이들이 잠을자고있다.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그니 천근만근같은 몸이 스러러 무너지는것같다.
세상모르고 두세시간 잤나보다. 정총무님 연락받고 쉼터를나와 자봉팀과 합류한다.
이제 오공님만 무사히 들어오면된다.
오공님을 기다리며
우리님은 어디쯤 오고있나? 학수고대하는 담쟁이님.
오공은 아직도 안보이네...,앉으나서나 오공생각뿐인 담쟁이님,
오공이야 언젠가는 오겠지 그래도 우리는 즐거워(본드님 생각)
"내가 당신의 발이 되어줄수 있다면!..."
골인지점 100m전 오공님과 담쟁이님.
오공님도 이렇게 감격스럽게 골인하고.....
우리 동백의 2006년 횡단팀은 동해바다를 배경으로
기념찰영을한다.
흑장미님
딱풀님
이곳의 날씨도 태풍의 영향인지 스스히 궇어지기시작한다.
주자들은 분과 초를 따지며 천근,만근같은 몸을이끌고 완주하고자하는격정의 열기가솟지만
경포대 바닷가의 연인들은 하가롭기만 하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경포대를 뒤로하고 동백마라톤클럽 2006년 횡단팀은 부산을 향한다.
차안에선 모두 무사히 책임을 완수한 자축연이벌어진다.
뒷 좌석에서 잠을자는 오공이야 자든 말든 순옥씨의 새 타령에서 부터 유리구두,밧줄로꽁꽁,....
동해 바닷가를 따라 부산으로 올수록 바람이 더 세게불고 비가 많이온다.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본드님의
"우리집에 텔레비샀지요,
할매 보지요 엄마 보지요 .....
우리집에 침대샀지요,
할배 자지요 아빠 자지요...." 를부르며 웃고
즐기다보니 부산이다.
차에서 내리니 몸이 휘청거린다.
308Km를 뛰었기때문일까? 아마도 엄청 세게부는 바람때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