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급자 상담
Q1) 배영을 연습중인 30대 초반의 남성 스위머입니다.
그런데 초급시절 수직방향 위를 바라보던 시선처리 습성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
속도도 잘 안나고 자꾸 몸이 가라 앉습니다.
힘을 빼고 턱을 당길 수 있는 요령은 없을까요?
- 가슴팍에 미소녀 누드사진을 한장 코팅해서 붙이고 해 보십시요.
자세히 보려면 어차피 턱을 당겨야 합니다.
Q2) 요즘 대쉬에 맛들렸습니다. 자유형 팔돌리기를 초급수준의 풍차돌리기에서
팔꺾기로 들어가면서 어느 정도 수영에 자신이 붙기 시작하니까, 정말 눈에
뵈는 게 없습니다. 여유있게 하려고 자제를 해도, 막상 물에만 뛰어 들면
심장이 요동치는 그 울컥한 폭주대쉬의 충동을 참아낼 수가 없습니다.
걱정입니다. 저 이러다가 사고 치는 거 아닐까요?
- 마주오는 영자와의 충돌이 염려되시는 거라면, 헬멧 착용을 심각하게
고려해 보시죠. 해외토픽감일 겁니다.
Q3) 전 정말 왕짜증입니다. 여자친구와 수영장엘 다니는데,
초보인 여자친구를 봐주다 보면 운동량을 못 맞출 때가 많습니다.
물론 제 실력이 여자친구보다는 훨씬 낫지만,
사실 저도 간신히 접영 50미터를 가는 수준이라 고수들처럼 잘 해보고 싶은데,
여자친구를 혼자 내버려 둘 수도 없고... 이거 어쩌면 좋아요?
- 아직 수사동의 병달허쉬 커플을 못 보셨군요.
운동량? 그런 게 어딨습니까. 수영장 왔다가 닭껍질 벗기고 가는 인간들도 있습니다.
Q4) 자그마한 상장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중년의 수영인입니다.
아쉬울 게 없는 생활이지만, 사실 꼭 한번쯤 수영강사로 수영장에서
일해 보고픈 꿈을 오래도록 간직해 왔습니다.
그런데 걱정인 건 제 수영실력이 과연 따라줄 수 있을까 하는 것이고,
무엇보다도 나이가 많아서 걱정됩니다. 저같은 사람도 수영장에서
수영강사로서 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까요?
- 강사채용 담당직원에게 님 회사의 주식을 좀 떼어 주시면
전혀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Q5) 수영을 좀 더 잘하고 싶어서 올해에는 PC통신과 인터넷 상의 수영동호회에
가입해서 활동하려고 합니다. 몰론 수영동호회답게 고수님들도 많을 것 같고...
그런 곳에서 온라인 활동을 열심히 하면 역시 수영이 많이 늘겠지요?
- 벌써부터 유령회원이 되시려는 겁니까?
온라인 백번보다 오프라인 모임 한번 참석하는게 더 효과적입니다.
(-_-? 이런 멀쩡한 답변을 하면, 이게 무슨 좌충우돌 카운셀링이냐 -_-a)
Q6) 미치겠습니다. 몇년째 수영을 하고 있는데, 도저히 접영이 안됩니다.
잘나가는 강사한테 개인강습도 수차례 받아보고, 여름에는 바다로 강으로 풀장으로
다니면서, 밥먹을 때만 빼고는 하루종일 물 속에만 있느라 살이 다 불어 터질
지경입니다. 물론, 겨울수영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습니다.
도대체 제가 어떻게 해야만 접영을 잘 할 수 있을까요?
- 그러길래 밥 먹을 때는 왜 빼셨나요?
Q7) 위에 질문한 사람입니다. 정말 농담 아니고, 진짜로 방법 좀 가르쳐 주십시오.
어떻게 하면 접영을 잘 할 수 있을까요?
- 미스김~ 다음 손님 들어오시라고 해요.
Q8) 사실 저는 수영 잘하는 고수들을 경멸하는 중급 스위머입니다.
그들은 뭐가 잘났는지 후까시만 잡고 거만하기 짝이 없습니다.
다가가서 인사를 하며 아는 척을 하고 싶어도 혼자서 뺑뺑이만 돌고 있질 않나,
내가 좀 늦게 간다고 잠영으로 추월을 하지를 않나, 플립턴을 하며 물을
내려칠 때는 정말 오금이 오싹 저립니다. 거 밖에 나가서 옷 입고 보니까
다들 별 볼일 없던데, 도대체 그들은 뭐가 그리 잘난 것일까요?
- 원래 축구장에서는 축구 잘하는 놈이 장땡이고,
스키장에서는 스키 잘 타는 놈이 장땡인 게 세상 법칙이라서요.
Q9) 한 인물 한다고 자부하는 꽃미남 총각 스위머입니다.
우리반에서는 요즘 평형 수업이 한창입니다.
제가 다리가 좀 길어서 그런지, 종종 옆 레인의 사람을 걷어 찰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계속 옆반의 아저씨 한분을 집중적으로 차게 되는군요.
저는 그 사람에게 원한도 억하심정도 없습니다. 찰 때마다 죄송하다고
사과는 드리는데, 그분은 얼굴만 붉히고 아무 말씀도 안하시더군요.
평형킥을 좁게 차는 방법은 없을까요?
- 혹시 그 남자분이 게이일 거라고는 생각 안 해 보셨습니까?
Q10) 큰일입니다! 요즘 수영에 미쳐서 자나깨나 온통 수영 생각 밖에 없습니다.
국그릇을 보면 풀장이 생각나고, 닭고기를 먹으면서도 오리발 생각이 나고,
나비를 보면 접영 생각이 납니다. 하다못해 안경을 써도 수경이 생각나고,
어쩔 때는 동족의식 때문에 생선반찬에 젓가락도 가질 않습니다.
여름이 가까워지며 햇살이 뜨거워지면 바다생각에 나도 모르게 가슴이 벌렁댑니다.
정말 자나깨나 수영 생각 밖에 없습니다. 전 정말 수영사랑이 중증인 것 같습니다.
저같은 중증이 세상에 또 있을꽈요?
- 천리안 수영사랑 동호회에 우글우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