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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롯데는 '잘 나가는 집안'이다.
팀 승리와 관련된 각종 기록이 쏟아지고 있다. 29일 사직 KIA전서 홈 10연승, 사직구장 8연승을 기록했다. 6월 들어 13승1무7패를 거뒀다. 4월(7승11패)과 5월(6승16패)에 거둔 승수를 6월 한달간 따낸 것이다. 한때 '꼴찌가 확정적이다'던 롯데는 어느새 6위 KIA를 불과 2경기차로 바짝 쫓고 있다. 지금의 고공비행이 당분간 계속된다면 4위 두산과의 승차(4게임)도 그리 커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달라진 이유는 도대체 뭘까.
▶분위기 쇄신
지난달 22일 단행된 1,2군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은 선수단 전체가 각성하는 계기가 됐다. 팀성적이 안 좋다고 특정 코치의 잘잘못을 따질 일은 아니다. 그러나 코칭스태프 자리이동은 1,2군 전체가 새로운 마음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선수 조련 경험이 풍부한 김무관 타격코치는 개개인별 '맞춤형 원포인트 레슨'을 하고 있다. 한때 선발 라인업의 절반을 차지했던 1할대 타자는 이제 거의 사라졌다.
▶열외병력 복귀
재활군에 있던 정수근과 노장진이 6월9일 1군에 합류했다. 정수근은 1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빠른 발로 상대 배터리를 괴롭히는 재주도 여전하다. 확실한 톱타자가 돌아오면서 뭔가 허전하던 롯데 타선은 짜임새를 갖추게 됐다. 노장진은 아직 100% 컨디션은 아니지만 7,8회 리드 상황을 지키는 셋업맨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클린업 트리오 파괴력 회복
호세-이대호-마이로우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의 파괴력은 8개 구단 중 첫손에 꼽을만하다. 이대호는 그야말로 물이 올랐다. 이제 '유망주'라는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홈런(13개)과 타점(45개) 공동 1위에다 장타율(0.561)까지 1위다. 5월말까지만 해도 '호세와 마이로우 중 누가 먼저 귀국 비행기를 탈까'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하지만 지금 호세는 홈런 공동 1위(13개)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컨디션 회복세가 뚜렷하다. 몸을 아끼지 않는 성실한 베이스러닝도 코칭스태프를 흐뭇하게 하고 있다. 마이로우는 삼진 1위(67개)라는 약점을 볼넷 2위(44개)로 만회하고 있다.
▶포기하지 않는다
시즌 초반 롯데는 1,2점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는 약골이었다. 불펜이 흔들리니 몇점을 앞서 있어도 안심하지 못했다. 요즘 롯데는 3~4점차의 열세를 한이닝에 뒤집을 수 있는 힘을 가졌다. 또 고졸신인 나승현이 마무리를 맡은 이후 1,2점차 리드를 지키는 힘도 생겼다. 강병철 감독은 "지금은 상위팀과의 승차를 따질 때가 아니다. 하루하루 이기는데 집중할 뿐"이라고 말한다. 아직은 멀리 내다볼만큼 한가하지 않다는 얘기다. 또 지금 눈앞의 경기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롯데가 최근 홈 10연승을 달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롯데만큼 홈에서 강한 팀이 없다. 홈경기 승률이 6할5푼6리(21승11패)로 전체 1위다. 원정 승률 1할7푼9리(5승1무23패)와 비교하면 가히 '기형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롯데가 홈에서 강한 이유를 굳이 들자면 사직구장에 새롭게 깐 천연잔디에 대한 적응력, 부산 홈팬들의 열성적인 응원 등이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은 홈에서 18승1무11패(0.621)를 기록하며 홈승률로는 2위에 올라있다. 원정경기 승률 6할4푼5리(20승1무11패)와 비교해도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다. 홈과 원정에서 기복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을 강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두산도 홈에서 강하다. 홈인 잠실구장 33게임에서 19승1무13패(0.593)를 기록했다. 원정승률이 5할(12승1무14패)을 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홈경기에서 힘을 내 4강권에 들 수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홈승률 최악의 팀은 SK다. 홈인 문학구장에서 14승1무18패(0.438)를 기록했다.
LG도 홈에서 약하다. 29게임에서 13승16패(0.448)을 기록했다. 비록 원정경기 승률이 3할1푼3리(10승2무22패)로 더 못하지만, 홈에서도 힘을 쓰지 못한다는 점은 롯데와 대비되는 부분이다.
한화는 홈과 원정에서 각각 17승1무14패, 17승14패를 기록하며 장소를 가리지 않는 팀으로 꼽혔다. 현대 역시 홈에서 17승1무15패, 원정에서 17승14패로 기복이 없었다.
원정승률보다 홈승률이 높은 팀은 롯데, 삼성, 두산, KIA, LG 등 5개 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