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영화보기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매바우
<PRE> 우리집 근처에는 허름한 옷차림에 늘 아이를업고서 붕어빵을 파는 아주머니가 있다. 다른데 보다 굽는 속도도 느리고 맛도 좀 떨어지지만 동네에서 늦게까지 하는곳은 그곳뿐이라 나는 가끔 그곳에 들러 야참거리를 사곤 한다. 그러던 어느 일요일. 어머니 친구분들이 놀러와 말씀 나누시는 도중에 우연히 그 붕 어빵 아주머니의 사연 을듣게 되었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그 아주머니는 결혼해 행복하게 잘살고있었는데 느닷없이 남 편이 심장병으로 죽으면서 남편의 부하직원에게 교묘한 방법으로 모든 재산을 가로 채였다는 것이다. 그 사연을 알게 된 다음부터는 다른 붕어빵 장사가 보여도 먹고 싶은 걸 꾹 참았다 가 일부러 집 근처 그 붕어빵 아주머니께 들르곤 했다. 그런데 어느날 밤 열한시쯤 되었을 때였다. 행색이 남루해 꼭 거지처럼 보이는 아이들 여럿이 그 붕어빵 아주머니 주위를 둘러 싸고 있었고 아주머니는 그 애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슬쩍 다가갔더니 아주머니의 나직한 음성이 들려왔다. "네가 너희에게 줄 수있는건 팔다 남은 붕어빵밖에 없지만. 가슴만은 따뜻한 사람으 로 기억되고 싶구나. 비록 지금은 너희가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 받고 있지만. 그렇 다고 사회에 악을 끼치면 안된단다. 너희들도 가슴 따뜻한 사람이 되거라." 그러자 마냥 맛있게 붕어빵을 먹던 꼬마들이 갑자기 꼬깃꼬깃하게 접힌 천원짜리와 십원, 백원짜리 동전을 꺼내놓으며 이렇게 말했다. "고맙습니다. 이때까지 아주머니가 주신 붕어빵과 사랑에 대한 보답이에요." 순간 나는 코끝이 시큰해지면서 차마 그 앞으로 나서서 붕어빵을 살수가 없었다. < 좋은생각 중에서 > </PRE>
<PRE> *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닫기'를 누르기 전 3초만 기다리자. 정말 누군가 급하게 오고 있을지도 모른다. * 출발신호가 떨어져 앞차가 서 있어도 크락숀을 누르지 말고 3초만 기다려 주자. 그 사람은 인생의 중요한 기로에서 갈등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 내 차 앞으로 끼어드는 차가 있으면, 3초만 서서 기다리자. 그 사람 아내가 정말 아플지도 모른다. * 친구와 헤어질 때 그의 뒷 모습을 3초만 보고 있어주자. 혹시 그친구가 가다가 뒤 돌아 봤을 때 웃어줄 수 있도록... * 길을 가다가 아님 뉴스에서 불행을 맞은 사람을 보면, 잠시 눈을 감고 3초만 그들 을 위해 기도하자. 언젠가는 그들이 나를 위해 기꺼이 그리 할 것이다. * 정말 화가 나서 참을 수 없는 때라도 3초만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자. 내가 화낼 일이 보잘 것 없지는 않은가. * 차 창으로 고개를 내밀다, 한 아이와 눈이 마주쳤을 때 3초만 그 아이에게 손을 흔들어 주자. 그 아이가 크면, 분명 내 아이에게도 그리 할 것이다. * 아이가 잘못을 저질러 울상을 하고 있을 때 3초만 말없이 웃어주자. 그 아이는 잘못을 뉘우치며, 내 품으로 달려 올지도 모른다. * 그녀(그)가 화가 나서 소나기 처럼 퍼부어도 3초만 미소짓고 들어주자. 그녀(그)가 저녁엔 넉넉한 웃음으로 한잔 술을 부어줄지 모른다. </PRE>
<PRE> -정채봉님의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중에서 - 꽃밭을 그냥 지나쳐 왔네 새소리에 무심히 응대하지 않았네 밤하늘의 별들을 세어 보지 못했네 목욕하면서 노래하지 않고 미운 사람을 생각했었네 좋아 죽겠는데도 체면 때문에 환호하지 않았네 나오면서 친구의 신발을 챙겨주지 못했네 곁에 계시는 하나님을 잊은 시간이 있었네 </PRE>
<PRE> 장독대에 크고 작은 항아리들이 제각각 무언가를 가득 담고 가지런히 서 있었다. 크고 당당한 간장 항아리, 듬직한 된장 항아리, 반짝반짝 윤이 나는 고추장 항아리. 그중에 모양이 볼품 없는 빈 항아리가 있었다. 커다란 입을 떡 벌리고 서 있던 그는 늘 옆에 있는 항아리를 부러워 했다. "나도 무언가를 담아보았으면. 아니 뚜껑이라도 있었으면..." 가끔 주인이 장독대를 청소 할때면 뚜껑이 없는 그에게로 꾸정물이 흘러 들어갔고, 설령 주인이 깨끗이 닦아 주고 가더라도 온갖 먼지들이 속에까지 켜켜이 쌓이기 일쑤였다. 장마비가 주룩주룩 내리 던날, 항아리들은 뚜껑을 꼭꼭 닫고 빗물을 퉁겨 내며 뚜껑 도 없는 빈항아리를 안됐다는듯 바라 보았다, 빈 항아리는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눈물이 나왔다. 그러나 며칠뒤 장마가 그쳤을때, 빗물 속에서 자꾸 울기만 하던 빈 항아리는 자신이 달라진것을 느꼈다. 바람만 잠시 머물다 가던 빈 항아리 가득 맑은 물이 담겨져 있는 것이었다. 그뿐 아니었다. 하얀 구름이 예쁘게 수 놓인 파란 하늘이 항아리 가득 아름답게 담겨 있었다. 이제 그는 더이상 빈 항아리가 아니었다. 어떤 항아리도 담을 수 없는 하늘을 혼자서 품에 안았기에... </PRE>
<PRE> 한 농부가 무더운 여름날 땀을 뻘뻘 흘리며 밭에서 잡초를 뽑아내고 있었습니다 그의 입에서는 저절로 한숨이 새어나왔고 짜증까지 나기 시작했습니다. "신은 왜 이런 쓸모없는 잡초를 만든 것일까? 이 잡초들만 없으면 내가 더운 날 땀을 흘리지 않아도 되고 밭도 깨끗할 텐데.." 때마침 근처를 지나던 동네 노인 한 분이 그 말을 듣고는 농부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여보게, 그 잡초도 필요의 의무를 띄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라네. 비가 많이 내릴 때는 흙이 흘러내려가지 않도록 막아주고 너무 건조한 날에는 먼지나 바람에 의한 피해를 막아주고 있네. 또 진흙땅에 튼튼한 뿌리를 뻗어 흙을 갈아주기도 하지. 만일 그 잡초들이 없었다면 자네가 땅을 고르려 해도 흙먼지만 일어나고 비에 흙이 씻겨내려 이 땅은 아무 쓸모가 없이 되었겠지. 그러므로 자네가 귀찮게 여진 그 잡초가 자네의 밭을 지켜준 일등 공신이라네." </PRE>
<PRE> 내가 결혼전 간호사로 일할때의 일이다. 아침에 출근해보니 아직 진료가 시작되기에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25살남짓 되보이는 젊은 아가씨와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아주머니가 두 손을 꼭 마주잡고 병원문앞에 서 있었다. 아마도 모녀인듯 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 아주머니.아직 진료 시작 될려면 좀있어야 하는데요. 선생님도 아직 안오셨구요." " ..... " " ..... " 내 말에 두 모녀가 기다리겠다는 표정으로 말없이 마주 보았다. 업무 시작 준비를 하는 동안에도 두 모녀는 맞잡은 손을 놓지 않은채 작은 소리로 얘기를 주고 받기도 했고.. 엄마가 딸의 손을 쓰다듬으면서 긴장된.그러나 따뜻한 미소를 보내며 위로하고 있었다. 잠시 후 원장선생님이 오시고.. 나는 두 모녀를 진료실로 안내했다. 진료실로 들어온 아주머니는 원장님께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 얘..얘가...제 딸아이예요... 예..옛날에.. 그니까..초등학교 들어가기전에.. 외가에 놀러갔다가 농기구에 다쳐서 왼손 손가락을 모두 잘렸어요.. 다행이 네손가락은 접합수술에 성공했지만... 근데..네...네번째 손가락만은 그러질 못했네요.. ..... 다음달에 우리딸이 시집을 가게 됐어요.. 사위될 녀석...그래도 괜찮다고 하지만... 그래도 어디 그런가요.. 이 못난 에미....보잘것 없고 어린 마음에 상처 많이 줬지만.. 그래도 결혼반지 끼울 손가락 주고 싶은게.. 이 못난 에미 바램이예요.. 그래서 말인데...늙고 못생긴 손이지만 제 손가락으로 접합수술이 가능한지.... " 그 순간 딸도 나도 그리고 원장선생님도 아무 말도 할수가 없었다. 원장님은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못한채.. "그럼요..가능합니다. 예쁘게 수술 할수 있습니다." 라고 했고.. 그말을 들은 두 모녀와 나도 눈물을 흘릴수 밖에 없었다 </PRE>
<PRE> 저는 어느 유명한 사람보다도 소박하고 맑은 심성을 지닌 사람을 알게 되었으면 합니다. 서투른 문체라도 좋고 간혹 맞춤법이 틀려도 좋습니다. 창가에 아름다운 햇살이 비친다든가, 귀뚜라미 소리에 달빛이 더욱 서글퍼 보인다든가 하는, 뭐 꼭 용건이 아니더라도 종종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을 알게 되었으면 합니다. 먹기 위해서 곡식을 심듯이 사람을 사귀는 동기도 그래야만 한다면 이 세상이 얼마나 삭막하겠습니까. 꽃이나 시, 노래와 같이 끼니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하더라도 영혼에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났으면 합니다. 오늘은 온 종일 겨울 냄새 베인 바람이 불고 낙엽들은 서로 최종의 인사를 나누기에 바쁩니다. 이러한 날, 저는 누군가의 벗이 되고 싶어집니다. 누군가의 밭에 곡식과도 같은 존재가 아니라, 밭두둑에 하늘거리는 작은 풀꽃과도 같이 조용한 기쁨으로 만나고 싶습니다. 저는 또한 어느 유명한 사람보다도 소박하고 맑은 심성을 지닌 한사람에게, 소박하고 맑은 심성을 지닌 한 사람의 벗으로 남게 되기를 원합니다. 눈 내리는 저녁이거나 이슬 고운 봄날 아침에... </PRE>
<PRE>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항상 푸른 잎새로 살아가는 사람을 오늘만나고 싶다 언제 보아도 언제나 바람으로 스쳐 만나도 마음이 따뜻한 사람 밤하늘의 별같은 사람을만나고 싶다 온갖 유혹과 시련앞에서도 흔들림없이 언제나 제 갈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의연한사람을 만나고 싶다 언제나 마음을 하나님께 열고 사는 진실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오늘 거친 삶의 벌판에서 언제나 순수함 가득한 영혼으로 사는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모든 삶의 굴레속에서도 비굴하지 않고 언제나 사랑과 평화가득한 얼굴로 살아가는 그런 세상의 사람을 만나고 싶다 마음이 아름다운 그 사람의 마음에 들어가서 나도 그런 아름다운 마음을 간직한 채 살고 싶다 아침햇살에 투명한 이슬로 반짝이는 사람 바라보면 바라볼수록 온화한 미소로 마음이 편안한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결코 화려하지도 투박하지도 않으면서 소박한 삶의 모습으로, 오늘 제 삶의 갈길을 묵묵히 가는 그런 사람의 아름다운 마음하나 고이 간직하고 싶다... 바로... 사랑의 마음을 품을 줄 알고 그런 사랑을 외면하지 않고 다른 누군가에게 진실한 마음으로 전해줄수 있는... 마음... 지금 이 글을 보고있는.... .... 그대..... </PRE>
<PRE> 군대에서 이등병은 여자친구한테 전화해서 사랑한다는 말도 감히 못한답니다... 군대에서 이등병은 여자친구에게 면회 오라는 말도 감히 못합니다... 제 남자친구는 자기보다 두어살 어린애들과 동기이고 자기또래들을 고참으로 모시고 있는 이등병입니다. 그는 사회에선 아무것도 모르던 철부지였습니다. 멋 내는 걸 좋아했고 친구들과 어울려 취할때까지 술을 마셨고 음악을 좋아하고 영화를 좋아하고 학교 가기 싫은 날은 안 가던... 그런 평범하고 약간은 생각이 없는 남자였습니다. 그런 그가... 사랑하는 여자가 생기면서 조금씩 달라지더군요. 자기가 멋내는 것보다 사랑하는 여자가 멋내는걸 더 좋아하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가 사랑하는 여자와 다음 날 만날 생각에 일찌감치 술자리를 떠나고 사랑하는 여자 가 좋다는 음악을 듣고 그 여자가 보자는 영화만 보고 사랑하는 여자가 학교 가기 싫다면 억지로 보내다가도 슬며시 웃어주며 하루 즐겁게 놀아주는... 그 여자에게는 참 평범한 남자친구가 되어갔습니다. 그런 그도 군대를 가야만 했고 그 여자는 여러가지 생각에 자꾸만 그의 가슴을 도려 내는 상처를 주었습니다. 그 사람... 생각해보면 참 힘들었을텐데... 안기다려도 좋답니다... 기다려 줄 수 없을거란 거 이해한답니다... 그 여자는 그의 그 말이 너무나 가슴 아팠습니다... 그가 불쌍해서가 아니라... 그를 너무 사랑해서 그의 그 말들이 가슴아팠 습니다... "기다릴게..." 그렇게 서로에 대한 믿음을 다시 만들고 그는 정말로 바람이 몹시 불던 추운 겨울에 군에 입대했습니다. 그 여자는.. 비로소 그가 곁에 없을때... 그의 사랑이 얼마나 컸는지 깨달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떨어져 있으면 안다고... 그 여자는 지난 행동들을 너무나 후회 하면서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 그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서 수색대에 지원했습니다... 힘든 군 생활을 통해 사랑하는 여자를 책임질 수 있는 정신력을 키우고 싶었습니다. 그녀는 매일 매일 그의 훈련이 있을때마다 그를 걱정하며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에... 그과 그녀가 6박7일 동안의 100일 휴가를 맞이했고 그 짧은 시간동안만큼 그는 그녀에게 그녀는 그에게 참 충실했습니다.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복귀하는 날 그를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데려다주었습니다. 버스가 올 시간을 5분 정도 남겨놓고 그녀는 참 초조했습니다... 그는 가만히 아래를 내려다 보았습니다... 그녀는 그가 아래를 보고 있는 걸 느꼈습니다. 그냥.. 혼자 무슨 생각을 하나보다... 하고 버스가 올 방향을 쳐다보며 버스가 안나타나길 바라고 있는데 그가 오른쪽 군복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냅니다. 그리고 몸을 수그립니다. 그녀는 그의 뒤통수를 내려다보며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조금 있다가 그가 고개를 듭니다. 그녀의 구두가 아쭈 깨끗해졌습니다... 그가 그녀를 향해 미소를 보입니다. 그가 닦아 놓은 그녀의 구두보다 그의 미소가 몇배는 더 반짝입니다... </PRE>
<PRE> 1. 미소 2. 어려울 때 손을 잡아준다. 3. 등을 두드려준다. 4. "고맙습니다"라고 말한다. 5. 예고 없이 키스를 해준다. 6. 다정히 안아준다. 7. "오늘 멋있어 보이네요" 라고 말해준다. 8. 안마를 해준다. 9. 우울할 땐 휘파람을 분다. 10. 옛 선생님께 감사 카드를 보낸다. 11. 기분이 언짢더라도 "좋은 아침!"이라고 말한다. 12. 갑자기 전화를 해 깜짝 놀라게 해준다. 13. 옛 친구에게 뜻밖의 편지를 보낸다. 14. 당번이 아니더라도 설거지를 해준다. 15. 당번이 아니더라도 쓰레기를 버려준다. 16. 남이 내게 거친 말을 하더라도 신경쓰지 않는다. 17. '일 분간의 사랑 전화'를 걸어본다. 18. 아침 일찍 만나는 사람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나 농담을 들려준다. 19. 비서에게 커피를 타준다. 20. 일자리를 찾는 사람에게 구인 광고를 구해준다. 21. 신문 편집인에게 사기를 붇돋워주는 편지를 보낸다. 22. 할머니나 할아버지께 점심 대접을 한다. 23. "항상 생각하고 있어요"라는 카드를 보낸다. 24. 주차장 직원에게 미소를 보낸다. 25. 청구서를 제 날짜에 처리한다. 26. 헌 옷을 가난한 사람에게 준다. 27. 좋은 소식은 남에게 전하고 흉은 전하지 않는다. 28. 칭찬을 해준다. 29. 감명 깊게 읽은 책을 빌려주고, 빨리 돌려달라고 조르지 않는다. 30. 친구가 빌려준 책을 돌려준다. 31.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충고를 하는 대신 같이 해결하려고 애써준다. 32. 아이들과 술래잡기를 한다. 33. 집에서 과자를 만들어 직장에 가지고 간다. 아름답다고 말해준다. 37. 침대로 아침 식사를 가져다 주고 설거지도 해준다. 38. 부모님을 위해 집안을 치운다. 39. 나의 장래 꿈에 대해 말해준다. 40. 아내나 남편과 자주 산보를 한다. 41. 자신감을 잃지 않는다. 42. 사춘기의 청소년들을 이해하려 자꾸만 자꾸만 노력한다. 43. 줄을 섰을 때 누군가를 앞에 끼워준다. 44. 일을 잘하고 있는 사람에게 "굉장히 잘했네"라고 말해준다. 45. 부탁은 공손히 한다. 46. 싫다고 말하고 싶을 때도 있다고 말한다. 47. 설명은 참을성 있게 한다. 48. 진실을 말할 땐 친절하고 현명하게 한다. "이 말을 꼭해야 할까?"라고 반문해본다. 49. 슬퍼하는 사람을 위로해준다. 50. 기쁨을 널리 전한다. 51. 남이 모르게 친절을 베푼다. 52. 우산을 같이 쓴다. 53. 다른 사람의 차 창닦개 밑에 웃기는 카드를 남겨놓는다. 54. 사랑한다고 적은 쪽지를 냉장고에 붙여놓는다. 55. 직접 기른 꽃을 꺾어다 준다. 56. 사랑하는 사람과 일몰을 같이 본다. 57. "사랑해요"라고 먼저 말하고 자주 말한다. 58. 기분이 저조해 있는 사람에게 웃기는 얘기를 들려준다. 59. 질투와 악의로부터 자유로워진다. 60. 어린이에게 잘하라고 용기를 북돋워준다. 61. 내 경험을 말해주고 희망을 갖도록 해준다. 62. 시간을 내서 "해야지"라고 말하도록 한다. 그러면 새로운 결정을 내릴 수가 있다. 63.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심각히 생각을 해본다. 64. 열심히 듣는다. 65. 다른 사람에게 요구하기 전에 다시 한번 고려해본다. 66. 기분을 가볍게 갖는다.일의 긍정적인 면을 보려 노력한다. 67. 분통이 터질것 같으면 조용히 산보를 한다. 68. 친구가 되어준다. 69. 낙천적인 성격을 기른다. 70. 감사의 마음은 꼭 표현하도록 한다. 71. 감동적인 글을 남들에게 읽어준다. 72.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 하는 일을 가치 있게 생각한다. 73. 길에 쓰레기가 떨어져 있으면 피해 가지 말고 주워서 버린다. 74. 진실한 마음을 갖도록 한다. 75. 자신만만하게 걷는다. 76.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정하게 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한다. 77. 사랑하는 사람을 꼭 껴안고 잔디 위에 누워 별을 바라보도록 한다. 78. 매일 한 사람에게서 아름다운 면을 찾도록 한다. 79. 예고 없이 어떤 사람을 데리고 외출한다. 80. 도움이 필요 없을 때도 도움을 청해본다. 81. 도서실에선 조용히 한다. 82. 누가 길가에서 차바퀴를 바꾸고 있으면 가서 도와준다. 83. 잠자기 전 어린아이에게 동화를 들려주고, 아이에게도 이야기를 하나 들려 달라고 부탁한다. 84. 비타민 C를 남들과 나눠 먹는다. 85. 집없는 사람에게 담요를 준다. 86. 누군가에게 시를 적어 보내준다. 87. 우체국 아저씨께 작은 선물을 준다. 88.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에 대해 말해준다. 89. 남들의 실수를 용서해준다. 90. 자신의 실수도 용서한다. 91. 서커스에 간다. 92. 주차장에 차를 세울 때는 두 자리를 차지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93. 어떤 일을 다른 각도로 한번 생각해본다. 94. 오락을 할 때 상대편에게 져준다. 95. 오래된 원한은 잊어버린다. 96. 외로워 보이는 아이에게 말을 붙여본다. 97. 옛날에 들은 농담을 되새기며 다시 웃는다. 98. 아이들을 데리고 공원에 간다. 99. 친구의 눈과 귀가 되어준다. 100. 연인이 좋아하는 포도주를 사준다. 101. 남을 비평하고 싶은 충동을 누른다. </PRE>
<PRE> 밤 하늘엔 무수히 많은 별이 있죠. 하지만 보통땐 보이지 않는 별자리가 있답니다. 그건 사랑의 별자리죠. 누군가를 보고 싶을 때 누군가를 그리워 할 때 사랑하는 이가 너무나도 생각날 때 밤하늘에 떠오르는 별자리가 바로 이 사랑의 별자리랍니다. 소수의 사람들 만이 이 별자리를 보며 그리운 마음을 달래곤 합니다. 인정이 매말라버린 도시인에겐 잘 비추어 지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이 별은 사랑하는 이들의 별이기도합니다. 신들과 인간이 모여사는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들에겐 언제나 기쁨과 풍요로움과 행복과 사랑이 넘쳐흐르고 있었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제우스가 관할하던 지방에서 슬픈 음악소리가 들려왔답니다. 너무나도 슬픈음악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음악 너무나도 애절하고 가슴시린 음악이었 답니다.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세싱에 이런 슬픈음악이 있을까하는 정도의 음악이었답니다. 그 지방의 여인들은 그 음악에 도취되 눈물을 흘렸답니다. 하지만 그음악은 일 주일이 지나고 한달이 다가도록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하고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답니다. 여인들은 아무런 일도하지 않고 눈물만 흘리고 남자들은 자기가 사랑하는 아내와 딸들 애인들이 모든걸 포기한채 슬픔을 토해내기만하자 그들도 자신들의 생활에 싫증을 느끼기 시작했답니다. 그래서 그 마을은 슬픔과 가난과 아픔만이 소용돌이치는 마을로 변해버렸지요. 이 소식을 전해들은 제우스는 슬픈음악을 연주하는 이를 잡아들였습니다. 그는 놀랐게도 큐핏의 형이였던 것입니다. 제우스는 진노했습니다. 그리고 그를 감금을 시켜 놓았답니다. 그를 감금 시켜 놓으면 다시금 그 마을이 행복해질 수 있을거라는 마음에서 였지요. 하지만 그 마을엔 또다른 불행만이 존재했습니다. 매일 들리지 않던 음악이 들리지 않아서 불행하고 슬픈 마을이 되가고 있었습니다. 이에 제우스는 감금시켰던 신을 불러냈습니다. 그리고 슬픈 음악을 부르게 된 배경을 물었지요. 그 이유는 이러했습니다. 자신은 사랑을 하고 싶어도 할수 없다구요. 바로 동생인 큐핏이 자신의 사랑마저 가져가 사랑을 베풀고 있기 때문이라구요. 제우스는 그에게 큐핏의 사랑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때부터 큐핏은 사랑의 화살을 쏘아도 한 사람의 마음만 움직일 수 있는 사랑의 씨앗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신은 다시금 사랑의 마음을 얻어 행복해하는 마음으로 기쁨의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답니다. 그러던 그에게 사랑이 다가왔지요. 바로 호수가에 사는 한 소녀였는데 그 소녀도 그 신도 첫 눈에 서로의 마음을 느껴 버렸답니다. 그렇지만 신에겐 불문율이 있지요. 신은 인간을 사랑하면 안된 다는 것 그리고 신과 인간이 잠자리를 같이하게 되면 인간은 오래 살 수없다는 걸 그래서 그 소녀를 잊기 위해 노래를 불렀지만 너무나도 슬픈 음악이 또 다시 울리게 되었지요. 제우스는 그 신을 다시금 불렀답니다. 왜 다시 슬픈 음악을 연주하냐구요. 신은 사실대로 이야기했답니다. 이에 제우스는 그 소녀와 그 신을 유배보냈답니다. 둘을 떼어놓을 수 없다는 걸 직감했기 때문이죠. 둘은 유배를 왔으면서도 그렇게 행복해했답니다. 어느 새 그 소녀는 자라서 처녀가 되었고 그 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강열해졌습니다. 인간에겐 누구나 욕심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보고 안고 싶고 사랑하는 마음을 확인하고 싶은 그리고 사랑으로 잉태된 아이를 갖고 싶어하는....... 그 여인도 그러했지요. 그 신은 그 여인의 마음을 간파했지요 하지만 자신은 그럴 수 없었습니다. 이 여인을 안으면 분명 죽게 될 테니까요. 여인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잠시 떠나있으면 이 여인의 마음이 진정될거라 믿었습니다. 그래서 그 신은 그 여인을 남겨두고 떠났습니다. 사랑하던 신이 떠난버린 걸 안 여인은 너무나도 슬펐습니다. 하염없이 그를 그리며 눈물로 그를 기다렸습니다. 수년이 지난 후 그 신은 사랑하는 여인에게 돌아왔지요. 하지만 그 여인은 없었습니다. 그 여인이 있던 집엔 꽃이 가득 피어나고 있었지요. 많은 사람들이 그 여인을 알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고 기다리고 눈물을 흘리며 그 곳에서 죽어갔다는 걸 그후 그신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회계하며 하늘로 올라가 사랑의 별자리가 되었지요. 사랑하고 보고 싶어하는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작은 불이 되는... 그런 사랑의 별자리로....... 그리고 그여인의 무덤가에 피어났던 꽃의 열매가 바로 커피랍니다. 커피의 색은 어두운 핏빛이지요. 그건 그 여인의 눈물의 빛깔이기 때문이지요. 너무나도 울어서 피눈물이 땅에 떵어졌기 때문이랍니다. 그리고 커피가 쓴 이유는 기다리는 마음 때문이고 커피를 마시면 잠이 오지 않는 이유는 밤낮으로 그 사람을 기다렸던 그 여인의 마음이 들어있기 때문이랍니다. 마지막으로 커피 향이 그윽한 이유는 그 여자의 사랑하는 마음이 향기가 되어 흩날 리기 때문이지요 사랑하는 이가 있다면 커피 한잔에 이런 이야기를 해주세요. 더욱더 그 사람이 당신을 사랑하게 될것입니다. </PRE>
<PRE> 중학교 시절, 우리반에 이상한 냄새를 풍기는 녀석이 있었다. 검게 그을린 얼굴에 여드름 투성이인 그 친구는 늘 외톨이었다. 옷도 유행에 뒤쳐진 단벌뿐인 그에게서 나는 역겨운 냄새를 아이들은 무척싫어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가 내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 나는 그를 구박하고 메스꺼운 표정을 지으며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티를 냈다. 그래도 항상 밝은 얼굴로 나를 대하던 그는 지각이 잦아 선생님에게 꾸중을 듣고 했는데 그때마다 우리는 "더러운 놈, 냄새풍기지 말고 아무도 없을 때 좀 일찍일찍 다니면 안 되냐?"고 면박을 주었다. 뉴스에서 불볕더위라는 말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어느 날이었다. 여름방학이었지만 고입시험을 앞둔 우리는 보충수업을 받았는데 그날 그만 늦잠을 자고 말았다. 나는 허둥지둥 엄마 차를 얻어타고 학교 근처에 내려서 학교를 향해 언덕길을 뛰어 올랐다. 헉헉거리며 급히 뛰어가고 있는데 저만치에서 환경미화원 아저씨가 수레를 끌고 있었다. 그뒤에는 내 또래의 한 아이가 냄새나는 수레를 묵묵히 밀고 있었다. "또 지각이잖아. 그만 가래도" "아니에요. 십오분밖에 안 늦었어요. 마저 끝내놓고 가도 괜찮아요" 그순간 나는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바로 냄새나는 아이의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멍하니 서있는 나를 본 그가 멋쩍은 듯 말했다. "우리 아버지야" 그는 나를 향해 싱긋 웃어 보이고는 계속해서 수레를 밀었다. 그날 나는 지각한 벌로 매를 맞았는데도 왠지 흐뭇했다. 그뒤로 나는 그의 냄새를 싫어하지 않았다. 아마 앞으로 냄새나는 그 아이의 미소를 잊지 못할 것이다. 연락이 끊어진지 오래 되었지만 그 친구는 지금도 이 세상 어느 곳에서 아름다운 향기를 풍기며 살고 있으리라. </PRE>
<PRE> 너는 나를 잘 모를지 모르지만 나는 너를 너무도 잘 안단다…시 139:1 너의 앉고 일어섬을 알고… 시 139:2 너의 모든 행위를 알며… 시 139:3 너의 머리털을 다 셀 정도지…마 10:29-31 이는 내 형상대로 너를 만들었기 때문이다…창 1:27 너는 항상 내 안에서 살며 기도하며 있느니라…행 17:28 너는 나의 소생이니까…행 17:28 복중에 짓기 전에 내가 너를 알았고…렘1:4-5 창세전에 내가 너를 택하였도다…엡 1:11-12 너는 우연히 생긴 것이 아니다. 너를 위해 정한 날이 내 책에 다 기록되어 있었고… 시 139:15-16 너의 태어날 때와 살 곳을 정하였으며…행 17:26 너를 신묘 막측 하게 만들어… 시 139:14 어미의 모태에서 지었고… 시 139:13 내 너를 취하여 태어나게 하였다… 시 71:6 나를 모르는 자들이 나를 잘못 알렸다만…요 8:41-44 나는 너와 함께 있는 사랑이니라…요일 4:16 이 사랑을 너에게 아낌없이 주련다…요일 3:1 너는 나의 자녀이고 나는 너의 아비니라…요일 3:1 육신의 아비가 줄 수 없는 것을 주리니…마 7:11 나는 온전한 아비니라.…마 5:48 각양 좋은 은사와 온전한 선물이 다 내게로부터 오나니…약 1:17 네게 있어야 할 것을 내가 아니라…마 6:31-33 너를 향한 나의 생각은 평안이요 너의 장래에 소망을 주려는 것은…렘29:11 내가 무궁한 사랑으로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다.…렘 31:3 너를 향한 나의 마음을 헤아릴 수 조차 없구나…시 139:17-18 나는 너로 인하여 기쁨을 이기지 못하여 노래 부르며…습 3:7 너에게 복 주기를 멈추지 아니하리니…렘 32:40 너는 나의 소유니라…출 19:5 내가 기쁨으로 너에게 복을 주며 나의 마음과 정신을 다해 너를 이땅에 심으리라… 렘 32:41 보아라!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렘33:3 네가 마음과 성품을 다하여 구하면 나를 만나리니…신 4:29 나를 기뻐하라, 네 마음의 소원을 이루어 주리라…시 37:4 네가 소원을 두고 행하기를 원하노라…빌2:13 네가 구하거나 생각하는 것 보다 넘치도록 주리니…엡 3:20 나는 너의 위로자니라…살후 2:16-17 모든 환난 중에도 너를 위로할지니…고후 1:3-4 너의 마음이 상할 때 내가 너를 더욱 가까이 하리라…시 34:18 양을 안는 목자같이 내가 너를 품속에 안으리라…사 40:11 언젠가 너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씻고…계 21:3-4 이땅에서 얻은 모든 고통과 아픔을 없애리니…계 21:3-4 내가 예수를 사랑한 것 같이 너를 사랑함이라…요 17:23 예수를 통해 너에 대한 나의 사랑을 보였나니…요 17:26 예수는 나의 형상이라…히 1:3 너에 대한 나의 사랑을 보이고…롬 8:31 너의 죄를 묻지 않으며…고후 5:18-19 너와 화목하게 하려고 그가 죽었나니…고후 5:18-19 그의 죽음은 너를 향한 나의 사랑이라…요일 4:10 너의 사랑을 얻기 위해 나의 소중한 아들을 아끼지 아니했다…롬 8:31-32 아들의 사랑을 받는 자는 나를 받는 것이오…요일 2:23 나의 사랑에서 너를 끊을 것이 없느니라…롬 8:38-39 네가 돌아오는 날 하늘에서는 기쁨의 잔치를 열리라…누 15:7 나는 언제나 너의 아비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나 …엡 3:14-15 너는 나의 자녀가 되기를 바라느냐?…요 1:12-13 너를 기다리며…누15:11-32 </PRE>
<PRE> 1988년 그해 겨울.. 그녀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오늘은 자신의 생일이기 때문이다. 이제 조금만 기다리면 그녀가 사랑하는 남편이.. 선물을 사들고 환하게 웃으며 들어올것이다. 남편이 무얼 사올까?. 내가 좋아하는걸 사올까? 이런저런 생각을하며 그녀는 이미 흥분해 있었다. 정말 어린애 같은 여자다.... 그날 아침 출근하는 남편에게 가벼운 키스와 함께 건넨 직접 쥐어만든 주먹밥..... 남편이 맛있게 먹었을까? 혹시 모자르진 않았을까? 아내는 이런저런 생각을하며 흐뭇함에 안절부절 못했다. 그녀가 이렇듯 어린애같이 구는 까닭은. 태어나 처음으로 차려보는 생일이기 때문이다. 고아원에서 만난 두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오빠 동생으로 자랐고 현재는 누구보다 행복한 부부가 되었다. 서로의 외로움을 알기에 서로의 약함을 알기에 여느 부부보다 행복했다. 그녀의 남편은 농아다. 벙어리라는 말이다. 하지만 그녀에겐 무엇과도 바꿀수없는 사람이다 장애때문에 변변한 직장을 못찾은 남편이었지만 얼마전부터 시작한 퀵서비스 일을 남편은 정말 좋아했고 열심히 했다. 옛날부터 자전거 타기 좋아하던 오빠는 지금도 오토바이를 탄다. 아내는 그를 위해 맛있게 만든 주먹밥을 매일 남편의 손에 쥐어준다. 남편은 주먹밥이 아니면 도시락을 가져가지 않았다.. 정말 주먹밥을 좋아하나보네? 아침에 주먹밥을 건네며 그녀가 한 말이다. 오빠 조금만 참자 지금은 어렵지만 행복하잖아.. 우리도 나중엔 더 행복하게 사는거야..알았지? 이내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문득 어릴적 생각이 떠올랐다... ㅇㅇ고아원시절 .... 벙어리라고 놀리며 손가락질 당하던 오빠... 아이들이 손가락질하고 놀리며 돌을 던져도.. 눈하나 깜박하지 않고 마냥 히죽~웃기만 하는 오빠지만.. 행여 나를 괴롭히려들면 미친사람처럼 무리들에게 겁없이 덤비던 오빠… 실컷 두둘겨맞고 날보고 웃으며 눈가에 멍을 어루만지던 오빠.. 남편은 정말 착한 남자였다. 그녀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시계를보니 9시가 넘고 있었다. 7시면 들어올 사람이 9시가 넘도록 오지 않는것이다. 그녀는 걱정이 되었지만 자기를 놀래키려고 그러려니 하고 생각했다. 그때였다. 고요함을 깨는 하이톤의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거기 조성욱씨 댁이죠?" "네,,,,누구시죠?" "놀라지 마십시요...조성욱씨가 죽었습니다." 그녀는 순간 땅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한참을 멍하니 있는데 전화속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여보세요......." "네...지금 뭐라고 했죠? 우리 남편이 죽었다구요?" "하하 농담하지 마세요 오빠가 왜죽어요 제 선물 사오는중인데.." "...." "아무튼 빨리 동산 사거리로 나오셔야 겠어요...." 동산사거리...... 바로 집앞 사거리 였다. 그녀는 영하의 추위인데도 실내복을 입은채 뛰기 시작했다. 한달음에 동산사거리로 간 그녀...... 저 멀리 사람들이 많이 모여 웅성대고 있었고 길가엔 누가 쓰러져있었다. 그 앞엔 완전히 찌그러진 낯익은 오토바이가 보였다. 그녀는 힘없이 터벅터벅 걸어갔다. "오빠....아니지? 오빠....아니지?" 를 연신 중얼거리며..... 그러나 그 남자는 정말 그녀의 남편이었다. 불쌍한 오빠의 한손에는 먹다남은 주먹밥이 반쯤얼어있었고. 공포에 떤듯 동그랗게 눈을뜬 얼굴에는 밥풀이 잔뜩 묻어있었다. 입주변에 처량하게 밥풀들이 붙어서 얼어붙고 있었다. 남편의 눈가엔 두줄기의 선명한 눈물자국이 나 있었다 아마도 죽기전에 흘린 눈물인듯 했다. 오늘은 아내의 생일인데... 빨리가야 하는데... 하며흘린... 또한 아스팔트 길에는 온통 생크림케익이.. 처참히 널려있었다. 그녀가 그토록 갖고싶어하던.. 부서진 머리핀과함께.. 옆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다. “쯧쯧... 식사할 시간도 없어서 오토바이를 타며 주먹밥을 먹다가 사고가 났데.. 너무 불쌍하다….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아... 그녀는 기절할것만 같았다. 죽어있는 남편의 얼굴이 너무도 불쌍했다. 그때 그녀는 남편의 오른손을보고.. 끝내 울고 말았다..... 남편의 오른손엔.. "사랑해" 라는 뜻의 수화가 그려있었다. 벙어리였던 남편이 죽기직전 아내를 위해 남긴말이다. 한참을 울었다.... 갈기갈기 찢어진 남편을 붙들고.. 한참을 울었다.... 오늘 내 생일이라고 일찍 온다더니.... 꼭 선물 사가지고 온다더니......... 한참을 우는데.. 한 남자가 말을 건넸다.... 남편의 회사 동료였다. 남편은 회사에서도 따돌림을 받았단다. 같은 직원끼리 옹기종기 모여 맛있게 먹어야할 도시락대신.. 혼자 멀리 떨어져서 주먹밥을 몰래 먹던 남편. 오늘은 눈이 온다고 길이 위험하다고.. 제일 먼 배송지만 골라 남편을 시켰다는 것이다. 젊은 사람들한테 따돌림을 받으며.. 외롭게 지냈던 남편은.... 갈때도 이렇게 외롭게 간것이다..... 그녀는 남편을 끌어안고..... 이렇게 말했다... "오빠. 우린 이세상에 어울리지않는 부부인가봐. 우리 같이 잘살수 있는곳으로 가자......." 그러면서 그녀는 남편의 손에 쥐어진.. 주먹밥을 떼어내며.. "오빠 그렇게 사람들과 어울리기 힘들었어? 이렇게 주먹밥을 먹어야할만큼 힘들었어? 혼자 죄진사람처럼 숨어서 먹을만큼 힘들었던거야??….그래?… 오빠를 이렇게 만들정도로 힘든거야?….엉엉엉……" 그리곤 남편을 꼭 껴안은채...... 한참을 눈물만 흘리며.. 그렇게 있었다..... 사람들은 남편을 영안실로 후송하기위해 그녀를 부축했다.. 그러나 그녀의 몸은 딱딱하게 얼어있었다. 남편과 한손을 맞잡고 한손엔.. 사랑한다는 수화를 그린 남편의손에.. 똑같은 “사랑해” 라는 표현으로 남편의 손과 곱게 포개어있었다. </PRE>
<PRE> - 이 해 인 - 나는 문득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싶다. 누군가 이사오길 기다리며 오랫동안 향기를 묵혀둔 쓸쓸하지만 즐거운 빈집. 깔끔하고 단정해도 까다롭지않아 넉넉하고 하늘과 별이 잘 보이는 한채의 빈집 어느날 문을 열고 들어올 주인이 "음- 마음에 드는데...."하고 나직이 속삭이며 미소지어 줄 깨끗하고 아름다운 빈집이 되고 싶다. </PRE>
<PRE> 어느 마을에 아버지 없는 한 소녀와 어머니가 살고 있었어. 그 소녀와 어머니 집 주위에는 가시나무가 많았고 점점 늘어나고 있었지. 처음엔 가시나무가 없었어..... 하지만 소녀가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찾겠다고 말할 때마다 어머니는 집 주위에 가시나무를 심었던 거야.... 그리고 소녀와 어머니 사이는 점점 나빠져 소녀는 꿈속에서도 어머니가 죽어 버렸으 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는 이름 모를 병으로 죽고 말았지... 소녀는 그 때서야 자신이 어머니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그리고 어머니를 묻게 되었어.. 그런데 문제가 생긴거야....... 그 마을에는 죽은 사람이 아끼던 꽃을 죽은 사람의 옆에 놓아야 그 사람이 그 꽃으 로 태어난다고 믿었는데 어머니가 아끼시는 건.. 그 가시나무 뿐이었으니까... 어머니가 가시나무로 태어난다는 건 너무나 슬픈 일이었지.. 그리고 가시나무는 꽃이 없었어.. 그러자 소녀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어.... "가시나무야, 내 몸을 파고 지나가 나의 피로 꽃을 피우렴..!" 그 순간 가시나무는 소녀의 몸을 파고 지나갔어.. 그리고 소녀의 새빨간 피로 꽃을 피웠지.. 소녀는 죽음을 맞이했고..... 그래서 가시나무에 핀 붉은 장미는 자신의 목숨을 바쳐서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주는 거야..♥ </PRE>
<PRE> 준이는 백화점에 가자고 엄마를 졸랐습니다. "엄마, 언제 데려갈거야?" "아빠가 월급을 받아오면 가자꾸나." "그럼 몇 밤을 자야 해?" "가만 있자, 오늘이 십 오일이니 열흘 남았구나." "열흘이면 열 밤을 자야 하지, 엄마?" "그렇지, 네 열 손가락 전부를 꼽아야지." "와, 그렇게나 많이." 이번에는 엄마의 대꾸가 없습니다. 엄마는 빨래를 하기 위해 이불호청을 뜯고 있습니다. "에이, 엄마 시시해." 준이는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갑니다. 대문에 달아 놓은 방울종이 한참을 딸랑딸랑 울립니다. 엄마는 대문 틈으로 빠꼼히 내다보이는 골목을 보면서 한숨을 포옥 내쉽니다. 아빠의 월급을 받으면 집 살 때 빈 돈 이자 물어야지, 곗돈 내야지, 할아버지 약값 보내드려야지, 준이의 유치원비 내야지, 그러고 나면 한 달 생활비도 달랑달랑한데 저렇게 백화점에만 가자고 조르니 은근히 준이가 미워집니다. 옆집 태영이네 엄마는 속도모르고 백화점 구경시켜 주는것이 뭐가 어렵느냐 합니다. 그러나 언젠가 한번 준이를 데리고 백화점에 갔다가 완구점앞에서 비싼 로보트 사 달라고 떼를 쓰는 통에 혼이 난 엄마입니다. 엄마는 수돗가에서 시름을 씻어 버리기라도 하는 양 이불호청을 빨았습니다. 몇 번이고 맑은 물로 헹구었습니다. 대문의 방울종이 다시금 딸랑딸랑 울리었습니다. 꽃밭가에 와서 쭈그리고 앉은 준이의 얼굴빛이 노랬습니다. "왜, 누구하고 싸웠니?" "아..아니." "그런데 왜 그러니?" "엄마, 나 점심 먹은 거 다 토했어." "뭐라구? 낮에 사 먹은 호떡이 체한 거로구나. 내가 뭐랬니? 군것질 심하게 하지 말라 않던." 엄마는 약국으로 달려가서 소화제를 사왔습니다. 그러나 준이는 소화제를 먹고도 다시 토했습니다. 자리에 누이자 어지럽다며 울었습니다. 엄마의 전화를 받고 아빠가 달려왔습니다. "이상한데, 병원에 한번 가 봅시다." 아빠가 준이를 업고, 엄마는 준이의 신발을 들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준이를 진찰해 보더니 고개를 갸우뚱하였습니다. "머리 사진을 한번 찍어 봐야겠는데요." 엄마 아빠는 말문이 막혀서 한동안 바로 서 있지를 못하였습니다. 한참 후, 컴퓨터실에서 나온 의사 선생님이 급히 엄마 아빠를 찾았습니다. "수술을 서둘러야겠습니다." 준이는 이내 환자옷으로 갈아입고 머리를 깎았습니다. 큰 주사를 맞으며 수술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울고 있는 엄마를 보고 준이가 말을 걸었습니다. "엄마 왜 울어? ....엄마도 아파?" "....." "나처럼 많이 아파?" "...." "엄마, 내가 엄마 것까지도 아풀께. 엄마 울지마" "준아...." "엄마 우는 거 난 싫어." "....." "엄마, 내가 엄마 것까지도 울께. 엄마는 웃어. 나는 엄마 웃는 얼굴이 젤 좋아." 이 때 의사 선생님들과 간호원들이 들어왔습니다. 준이를 조용히 밀차위로 옮겨 실었습니다. 아빠는 담배를 물고 벽 쪽으로 돌아섰습다. 엄마가 밀차를 따르며 말했습니다. "준아, 수술을 받다가 하나님을 뵙게 되거든 준아, 엄마 아빠와 더 살게 해달라고 빌어라, 응. 그곳이 천사님들이 계시는 꽃대궐이더라도 준아 꼭그렇게 빌어야 한다. 엄마 아빠도 빌께. 우리 준이와 함께 살게 해달라고 예수님께 기도 올리고 있을께. 설혹 집이 없어지고, 라면을 먹고 산다더라도 준아 엄마는 우리 준이와만 함께 산다 면 늘 감사기도를 잊지 않겠다." 준이의 눈동자 속에 엄마가 사뿐 들어섰습니다. "걱정 마, 엄마. 나는 얼른 나아서 백화점에 가야 해. 백화점 가서 엄마 선물을 사야 해." "엄마 선물?" "응." "무슨 선물인데." 준이가 엄마의 귀를 잡아당겼습니다. 그러고는 작은 소리로 말하였습니다. "엄마는 기운 속옷을 입었잖아. 내가 전번에 봤다. 그래서 할머니가 와서준 돈하고, 아빠 친구가 와서 준 돈하고를 베개 속에 감춰 뒀어. 백화점에 가서 엄마 속옷 살려 고." 하늘에 별들이 떠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별들은 모두 준이가 들어가 있는 수술실을 초롱초롱히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나뭇가지 사이에서 바람이 기지개를 켰습니다. 달맞이꽃이 노오랗게 입술을 여는 밤이었습니다 </PRE>
<PRE> - 김 현태 - 그대와 함께 있으면 어느새 나도 하나의 자연이 됩니다 주고받는 것 없이 다만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바람과 나무처럼 더 많은 것을 주고 받음이 느껴집니다 그대와 함께 있으면 길섶의 감나무 이파리를 사랑하게 되고 보도블럭 틈에서 피어난 제비꽃을 사랑하게 되고 허공에 징검다리를 찍고 간 새의 발자국을 사랑하게 됩니다 수묵화 여백처럼 헐렁한 바지에 늘 몇 방울의 눈물을 간직한, 주머니에 천 원 한 장 없어도 얼굴에 그늘 한 점 없는, 그대와 함께 있으면 어느 새 나도 작은 것에 행복을 느낍니다 그대의 소망처럼 나도, 작은 풀꽃이 되어 이 세상의 한 모퉁이에 아름답게 피고 싶습니다 그대는 하나도 줄 것이 없다지만 나는 이미 그대에게 푸른 하늘을, 동트는 붉은 바다를 선물받았습니다 그대가 좋습니다 그대는 왠지 느낌이 좋습니다 그대에게선 냄새가, 사람냄새가 난답니다 </PRE>
<PRE> 참된친구란..죽음의 자리에 누워 있을때 곁에 있어 주었으면 하는 사람이다. 참된친구란..건강할때도 함께 있었으면 하는 사람이다. 참된친구란..문제가 생겼을때 저절로 상담하고 싶어지는 사람이다. 참된친구란..좋은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알리고 싶은 사람이다. 참된친구란..다른 사람에게 밝히고 싶지 않은 일도 말해 주고 싶은 사람이다. 그리고 나의 마음속의 비밀을 잘 지켜주는 사람이다. 참된친구란..마음이 아플때 의지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러나 의지하여도 그것을 이용하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다. 참된친구란..쓸어져 있을때 곁에서 무릎을 꿇어 일으켜 주는 사람이다. 그러나 건강하게 일어섰을때 무릎꿇고 일으켰던일을 잊어주는사람이다. 참된친구란..슬플때 기대어 울 수 있는 어깨를 가진 사람이다. 그리고 기쁠때 같이 함박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이다. 참된친구란..내가 울때에는 그의 얼굴에도 몇가닥의 눈물이 보이는 사람이다. 참된친구란..장점을 칭찬해 주는 사람이다. 그러나 단점도 잘이해해 주는 사람이다. 참된친구란..실수했다 하더라도 조금도 언짢은 표정을 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러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게 조언을 잊지 않는 사람이다. 참된친구란..필요에 따라 충고를 해 주는 사람이다. 또 그것으로 인해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다. 참된친구란..무거운 짐을 조금이라도 가볍게 해주기위해 도움의손을 뻗는 사람이다. 참된친구란..갖고 있는 물건을 나누어 주는 사람이다. 그러나 무엇을 주었는가를 기억하지 않는 사람이다. 참된친구란..모든 사람에게 최악의 말을 듣고 있을 때에도 최선의 말을 해주는 사람 이다. </PRE>
<PRE> 권현정(강원도 동해시 나안동) - 낮은 울타리 5월호 중에서 - 날씨가 제법 더워진 초여름, 점심 시간이 되었기에 아이를 데리러 놀이터에갔다. 놀이터가 많이 더웠는지 아이들은 그늘에 도란도란 모여 흙장난을 하고 있었다. 가만 보니 아이들은 흙장난 뿐 아니라 뭔가 제법 진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난 커서 선생님이될 거야. 유치원 선생님!" 잘 들어보니 꿈 이야기를 하고있는 것이었다. 겨우 다섯, 여섯 먹은 아이들이 저런 이야기를 하다니. 나는 신기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귀를 쫑긋 세우고 이야기를 들었다. 두어 아이들을 지나 우리 은비 차례가 되었다. "나는 놀이터 만드는 사람이 될 거야. 그래야 우리들이 재미있게 놀수도 있지." 순간 나는 은비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은비야!'하고 부를 뻔했다. 잘 보니 은비 뒤 에 한 아이가 남아 있었다. 나는 그 아이의 이야기까지 듣고 은비를 데려가려고 마음 먹었다. "난 바람이 될 거야." 아이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했다. 그러더니 벌떡 일어서서 햇볕이 따갑게 비 치는 그네 옆으로 갔다. "자. 내 옆으로 와. 난 바람이니까 시원할 거야." 하는 것이었다. 흙장난을 하던 아이들이 그 아이 곁으로 갔다. "정말, 시원해." "바람님 고맙습니다."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슬그머니 웃음이 났다. 은비와 함께 돌아오는 길에 그 아이 이야기가 문득 생각이 났다. "은비야. 아까 바람이 되고 싶다는 애.." 내가 뭐라고 이야기를 꺼내기도 전에 은비는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수현이?" "걔가 수현이야?" "응, 할머니, 할아버지랑 사는데 걔네 할아버지가 시장에서 과일 판대. 근데 자리가 안 좋은가봐. 날씨도 더운데 햇볕이 할아버지만 따라다닌대. 바람도 할아버지 자리엔 하나도 안 분대. 가만히 계시는 것도 힘이 드는데 땀이 너무 많이 나시나봐. 집에만 오시면 얼굴이 빨갛게 되셔서 힘들다고하신대. 수현이는 바람이 되어서 늘 할아버지 자리를 시원하게 할 거라고 했어." 그 수현이라는 꼬마. 어린 아이가 생각이 깊다는 느낌이 들었다. "은비야! 우리 수현이 할아버지에게 시원한 미숫가루 타다 드릴까?" 은비는 밝은 얼굴로 수현이에게 이야기하고 오겠다며 나갔다. 미숫가루를 타면서 그 수현이 할아버지에게 예전에 아버지가 쓰시던 시원하고 넉넉한 밀짚모자라도 가져다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것이었다. </PRE>
<PRE> 남편이 남 못 들고 뒤척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양복 주머니에서 꼬깃한 만원짜리 한 장을 꺼냅니다. 무슨 돈이냐며 묻는 아내에게 남편은 자기의 비상금이었는데.. 당신의 핼쓱한 모습이 안스럽다며 내일 몰래 혼자 뷔페에 가서 소고기 실컨 먹고 오라고 주었습니다 만원짜리 한 장을 펴서 쥐어주는 남편을 바라보던 아내의 눈가엔 물기가.. "여보.. 저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어젯밤 남편에게서 만원을 받은 아내는 뷔페에 가지 못했습니다 못먹고 산지 하루 이틀도 아닌데.. 노인정에 다니시는 시아버지께서 며칠째 맘이 편찮으신 모양입니다 아내는 앞치마에서 그만원을 꺼내 노인정에 가시는 시아버지 손에 쥐어드렸습니다. "아버님.. 만원이예요.. 제대로 용던 한 번 못 드려서 죄송해요.. 작지만 이돈으로 신세진 친구분들하고 약주 나누세요.." 시아버지는 너무나 며트리가 고마웠습니다. 시아버지는 어려운 살림힘겹게 끌어 나가는 며느리가 보기 안스럽습니다 시아버지는 그돈 만원을 쓰지 못하고 노인정에 가서 실컨 자랑만 했습니다 "여보게들! 울며느리가 오늘 용돈 빵빵하게 줬다네~~" 그리고 그돈을 장롱 깊숙한 곳에 두었습니다 다음 해 설날.. 할아버지는 손녀의 세배를 받습니다. 기우뚱거리며 절을 합니다 주먹만한것이 이제는 훌쩍자라 내년엔 학교에 간답니다 할아버니는 손녀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습니다 오냐..하고 절을 받으신 할아버지는 미리 준비해놓은 그만원을 손녀에게 세배돈으로 줍니다 "할아버지.~~ 고맙습니다아~~~" 내년에 학교에 들어가는 외동딸 지연이는 마냥 꿈에 부풀어 있습니다 세배돈을 받은 지연이는 부엌에서 손님상을 차리는 엄마를 불러냅니다 "엄마.. 책가방 얼마야??" 엄마는 딸의 속을 알겠다는 듯 빙긋 웃습니다 "왜? 우리 지연이 학교 가고싶니??" 지연이는 엄마에게 할아버지에게서 세배돈으로 받은 만원을 엄마에게 내밀었습니다 "엄마한테 맡길래.. 내년에 나 예쁜 책가방 사줘어??" 요즘 남편이 힘이 드는 모양입니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안하던 잠꼬대까지.. 아침에 싸주는 도시락 반찬이 매일 신김치 쪼라기리... 아내는 조용히 일어나 남편 양복속주머니에 낮에 딸지연이가 맡긴 만원을 넣습니다. 남편더러 낼은 맛있는거 사드시라는 메모와 함께.. 그래서 그만원짜리는 가족들에게 사랑을 주고 다시 남편의 주머니에 들어왔답니다 </PRE>
<PRE> 행복은 사람이 무엇을 가졌는가에 있지않고, 그 사람이 누구인가에 있음을 아이들이 배울 때 소유하고 복수하는 것보다 주고 용서하는 것이 훨씬 큰 보상을 가져다 준다는 것을 아이들이 배울 때 고통은 자기 연민이 아니라 내적인 결단력과 정신적인 힘으로 극복할수 있는 것임을 아이들이 배울 때 자기 주변의 세상을 통제하려는 것보다, 자기 자신의 영혼의 주인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함을 아이들이 배울 때 이기심보다는 우정을, 자존심보다는 화해를, 충고보다는 들어 주는 일에 더 가치를 두어야 관계가 깊어진다는 것을 아이들이 배울 때 자기와 다른사람을 두려워하고 미워하기보다, 그러한 종류의 미움을 두려워해야 함을 아이들이 배울 때 진정한 기쁨이 다른 사람을 밑바닥으로 추락시키는 가짜 힘 속에 있지 않고, 오히려 다른 사람을 높이 들어올리는 데 있음을 아이들이 배울 때 자신을 존중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찬양하는 것이 아첨에 불과하며 무의미한 것임을 아이들이 배울 때 인생의 진정한 가치가 재산을 축적하느라 보낸 세월로 측정되지 않고, 그 대신 자신 을 남에게 제공해 지혜를 나누고, 희망을 주고, 눈물을 닦아 주고, 가슴에 감동을 준 순간들로 측정된다는 것을 아이들이 배울 때 사람의 아름다움이 눈에 보이는 데 있지 않고 가슴으로 느껴지는 데 있으며, 시간과 고난에 찬 삶이 외부의 껍질은 낡게 할지라도, 그것들이 사람의 인격과 통찰력을 키워 준다는 것을 아이들이 배울 때 모든 사람이 좋은 점과 나쁜 점을 갖고 있음을 알고, 또한 그것들은 다른 사람들이 주는 도움이나 상처에 의해 더 커진다는 것을 아이들이 배울 때 모든 사람은 자기만의 독특함을 선물받았으며, 생의 목적은 바로 그 최고의 선물을 세상과 나누는 일에 있음을 아이들이 배울 때 이 모든 것들을 배울때, 그들은 더 이상 아이들이 아니라 진정한 어른이 된 것이다. </PRE>
<PRE> 밤 11시 10분. 난 학원차에서 내려 오랜만에 보도블럭이 깔린 초등학교 담장 옆을 걷고 있었다. 내 호주머니에는 100원짜리 동전 4개가 짤그락거리며, 출출한 이 배를 무엇으로 달랠까... 생각하고 있었다. 학교 앞 떡볶이, 맛있지. 그런데 100원이 모자란다. 할 수없이 떡볶이 집을 지나쳐 24시간 운영하는 슈퍼 앞을 지날 때, 1달 전쯤에 봤던 차 한 대가 있었다. '피자 한 판에 5000원' 워낙 먹는 정보는 잘 챙기는 나여서, 아저씨께 언제까지 영업하시냐고 물었더니, 12시까지 하신다고 대답하셨다. 시간이 꽤 남았구나 생각한 나는 아파트 후문으로 몸을 돌려 걸어갔다. 그 때, 내 눈에 보인 것은 평소에 항상 보던 작은 중국식 호떡을 파는 차였다. 차 위에는 문패를 가로로 놓은 크기의 아크릴 판에 한국 장애인 어쩌구 하는 말이 쓰여있었다. 그래, 그 아저씨는 말을 못하셨다. "아저씨, 호떡 2개 주세요." 하면 손가락 두 개를 흔드시며 거듭 확인하시곤 했던 아저씨였다. 영업이 끝났는지, 아저 씨는 자질구레한 것들을 차곡차곡 정리하고 계셨다. 지붕을 받치던 지지대, 호떡을 반죽한 그릇, 여러 가지 재료들... 아저씨께서 정리하시는 모습이 왜이리 숭고해 보이던지... 구경하다 눈이 마주칠만하면 어색하게 주위를 둘러보고, 그러다 눈이 마주쳤다. 머쓱해진 나는 뒤를 돌아 집으로 가려고 할 때, 내 가슴속에서, '아저씨께 인사드 려야지'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인사? 기억을 되짚어보니 아저씨께 인사한 사람을 본 적은 없었다. 다시 뒤를 돌아보자, 아저씨는 쭈그리고 앉아 가지런히 정돈해놓은 것을 들어올리려고 하시는 참이었다. 아... 아저씨는 앉아계시는데, 나는 서있다니. "아저씨, 수고하세요." 정신을 차리고 나니, 아저씨의 얼굴은 놀란듯한 표정에서 환하게 미소짓는 표정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러면서 고개를 끄덕여 주시는 아저씨. 그 순간, 내 마음엔 아저씨는 대접해야겠다는 생각에, 빠른 걸음으로 집에 도착해 서 엄마께 5000원을 받아서 바로 밖으로 뛰어 나갔다. 카스테라를 한 봉지 든 채. 이 속도로 가다가는 아저씨께서 가시진 않았을까, 빨리 드려야 할텐데. 다행히 숨이 탁 막혀올 때쯤, 아저씨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시야가 아른아른 비출 즈음 천천히 걸었다. 한 27보정도 걸었던 것 같다. 손에 든 카스테라를 아저씨 께 드렸다. "아저씨, 이거 잡수세요..." 아저씨는 마치 대견스러운 딸을 보듯, 환하게 웃고 계셨다. 그리고 뭐라고 소리를 내셨는데, 아마도 고맙다는 뜻이었으리라. 그러더니 손짓을 하시며, 작은 상자를 열더니 호떡 하나를 꺼내신다. 자신의 딸에게 건네듯 뭐라고 소리를 내시며 나에게 쥐어주신다. 아, 난 그 때 보았다. 2000년 전 예수님을. 2000년 전부터 많은 이에게 조롱 받은 그를, 죄 많은 나를 위해 모든 이의 죄를 보듬어주어야 했던 그를, 자신을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버림받아야만 했던 그를... 호떡을 손에 쥔 나에겐, 피자라는 것은 이미 없었다. 피자의 반도 안돼는 크기의 호떡이 내 마음을 가득 채웠다. 울면서 기도하며 호떡을 베어 물었다. 하나님, 저 아저씨에게 복을 내려달라고, 힘들지 않게 해달라고, 그리고 제가 나중에 아저씨와 같은 분들을 도우며 살기를 원한다고... 아, 난 그 날 차갑게 식은 호떡을 눈물로 적시며, 별 없는 하늘을 향해 눈물로 절규하고 있었다. 오, 예수님 </PRE>
<PRE> 국밥집 주인 강씨 아저씨는 손님을 기다리며 신문을 뒤적이고 있었습니다. 점심 시간이 정해져 있는 직장의 손님들이 한 차례 지나간 뒤였습니다. 그러나, 아직 때늦은 점심을 찾는 손님이 몇은 더 있음직한 무렵이었습니다. 그 때 천천히 문이 열리면서, 머리카락이 허연 할머니가 들어섰습니다. 그 뒤에 열 살도 채 안 돼 보이는 소년이 마치 꼬리를 잡듯 할머니의 한 손을 꼭 잡고 따라 들어왔습니다. 옷차림이 남루하고, 얼굴에는 궁기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저, 저어... 쇠머리국밥 한 그릇에 얼마나 하는지...?” “4천 원입니다.” 강씨 아저씨는 사람 좋은 웃음을 온 얼굴에 가득 담아 보이며 대답했습니다. 할머니는 몸을 조금 돌려 허리춤에서 주머니를 꺼냈습니다. 그리고는 그 주머니 안에 든 동전까지 조몰락거리며 헤아려보더니 소년을 자리에 앉히고, 할머니는 맞은 쪽으로 가서 앉았습니다. “한 그릇만 주세요.” “예?” “난 점심을 이미 먹었다오.” “아,예. 맛있게 말아드리겠습니다.” 국밥 한그릇이 할머니와 소년의 가운데에 놓였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오르고 구수한 냄새가 풍겼습니다. “아가야, 어서 많이 먹어라.” “할머니,정말 점심 먹었어?” 소년은 할머니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럼, 배불리 먹었다. 너나 어서.어서 먹어라.” 그제서야 소년은 국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소년이 게걸스러이 먹는 동안 할머니는 깍두기 하나를 손으로 집어 입에 넣고 오물오물하고 있었습니다. 소년은 국밥 한 그룻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먹어치웠습니다. 어느새 뚝배기를 식탁 위에 내려놓고 서 혀로 입술을 핥았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씨 아저씨가 그들 앞으로 다가갔습니다. “오늘 참 운이 좋으십니다. 할머니는 오늘 우리 집의 백 번째 손님입니다.” “뭐라고요?” 할머니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강씨 아저씨를 쳐다보았습니다. 무슨 소린지 몰라 불안해 하는 눈치였습니다. “우리 집에서는 그날의 백 번째 손님께는 돈을 받지 않습니다. 작은 복권을 하나 타신 셈이지요.” “아니, 그게 정말인가요?” 할머니는 긴가민가 하면서도 ‘웬 횡재냐?'하는 기색을 굳이 숨기지 않았습니다. “아,그럼요. 오늘은 그냥 가시고, 다음에 또 오십시오.” 한 손으로 돈주머니를 꼭 쥔 할머니는 쪼글쪼글한 주름살 속에 숨겨두었던 반색을 죄다 드러내며 환히 웃었습니다. 문을 열어주며 할머니와 소년을 배웅하는 강씨 아저씨는 그보다 더 밝은 웃음을 지었습니다. 2 개월쯤 뒤, 할머니와 손자가 또 강씨 아저씨네 국밥집에 들렀습니다. 그들을 알아 본 강씨 아저씨는 대뜸 “할머니는 참 복이 많으시군요”라며 반겼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백번째 손님의 행운을 그들에게 안겨주었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 남짓 지난 어느 날이었습니다. 강씨 아저씨가 무심코 창 밖을 내다 보다가 길 건너 쪽에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낯익은 소년을 발견했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왔던 소년이었습니다. 아저씨는 한참 유심히 살핀 뒤에야 소년이 무엇을 하고 있는 지를알아냈습니다. 강씨 아저씨네 국밥집에 손님이 한 사람 들어올 적마다 돌맹이 하나씩을 땅에 그린 동그라미 안에 넣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점심 손님이 거의 끊어진 뒤에 그 돌맹이를 헤아려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 습니다. 기껏해야 돌맹이는 50개도 안되었던 것입니다. 사흘째 내리 그 아이를 본 강씨 아저씨는 아내를 보내 무슨 까닭인지 넌지시 알아보게 했습니다. 한참 만에 돌아온 아내의 얼굴빛은 그리 밝지 못했습니다. “내일모레가 제 할머니의 생신이래요. 할머니께 국밥을 대접해드리려고 언제쯤 오면 백 번째 손님이 될 수 있는지를 셈치고 있나봐요.” 이미 백 번째 손님에 대한 사연을 알고 있던 그의 아내가 일러주었습니다. “이거 야단 아닌가!” 강씨 아저씨의 고민은 그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한나절 내내 "이거 야단 아닌가!”를 연발하던 강씨 아저씨가 무릎을 탁쳤습니다. 그러더니 전화기 앞에 붙어 앉아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댔습니다. “과장님이세요? 모레 점심 시간에 저희 집에 오십시오. 별일은 아니고요. 평소에 도와주셔서 점심 한끼 대접하고 싶어서요. 친구분들하고 같이 오시면 더좋습니다.” "여보게, 날세. 모레 점심 시간에 우리 집에 오게. 무슨 날은 아니고. 그냥 점심 한끼 같이 먹고싶어서. 그래, 직원들도 함께 와.” 드디어 그날이 되었습니다. 강씨 아저씨네 국밥집 건너편길에 소년이 나타났습니다. 혼자가 아니고 할머니랑 같이였습니다. 강씨 아저씨네 국밥집에 손님이 한 사람 들어갈 적마다 동그라미 속에 돌맹이를 하나씩 넣었습니다. 강씨 아저씨는 부인과 함께 가끔 창 밖으로 그 모습을 엿보았습니다. 여느 날과 달리 손님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 어서일어서! 벌써 아흔아홉번째 손님이 들어갔어. 다음이 백번째란말이야." 얼마 뒤 소년이 서툴러 할머니 손을 잡고 끌었습니다. “할머니, 오늘은 내가 할머니한테 사주는 거야.” “그래.고맙다.” 할머니는 더없이 행복한 얼굴로 소년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날, 진짜 백 번째 손님이 된 할머니는 또 따뜻한 쇠머리국밥 한그릇을 대접받았습 니다. 식당 안을 가득 메운 손님들은 아무 영문도 몰랐습니다. 아내가 강씨 아저씨의 귀에 다 대고 속삭였습니다. “여보, 저 아이에게도 한 그릇 줍시다.” 그러나 강씨 아저씨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쉿, 그런 말 말아요. 쟤는 오늘 안 먹어도 배가 부르는 법을 배우는 거라오.” 할머니는 천연덕스럽게 혼자서 국밥을 후룩후룩 맛있게 먹고 있었습니다. 아이의 눈 길은 할머니의 숟가락을 따라 계속 국밥 그룻에서 입으로 오락가락했습니다. 그러다가 몰래 침을 꼴짝 삼켰습니다. “너 정말 배 안 고파? 좀 남겨줄까?” “난 안 먹어. 정말 배불러. 이 봐.” 아이는 짐짓 배에 바람을 가득 넣어 앞으로 쑥 내밀었습니다. 그러고는 깍두기 하나 를 손가락으로 집어 입에 날름 넣고 우직 씹었습니다. 전에 할머니가 하던 것과 똑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그것을 바라보는 강씨 아저씨와 그 아내의 입 안에도 군침이 가득 고였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 뒤로 참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강씨 아저씨네 국밥집에는 사람 들이 몰려들어 정말로 백 번째 손님이 되어 국밥을 공짜로 먹는 사람이 날마다 생겼 습니다. 2백 번째 손님이 되어 같이 온 사람들까지 공짜 국밥을 먹는 일도자주 있었습니다. </PRE>
<PRE> 나의 고향은 강원도 산골 이었다. 초등학교는 십리길을 걸어서라도 다닐 수 있었지만 중학교를 다니기에는 우리집이 너무나 외진곳에 있었다. 나는 중학교 뿐 아니라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다니고 싶었지만 부모님은 내가 농사 꾼으로 남기를 바라셨다. "아버지 저 서울로 나가겠습니다. 학비는 안 주셔도 좋아요. 제가 나가서 일하면서 공부하겠습니다." 아버지는 당신의 뜻을 따르지 않은 아들을 떠나는 날까지 쳐다보시지도 않으셨다. 무일푼으로 타지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열넷이라는 나이만이 내게 용기를 준 것도 같다. "저...아저씨 일자리를 구하는 데요." "..뭐라고? 너같은 조그만 꼬마가 무슨일을 하려고? 너, 집나왔구나!" 일주일이 가도 같은 결과의 반복이었다. 서울에는 일자리가 많을거라 생각한 것이 착오였다. 떠나올때 어머니가 싸주신 누룽지 말린 것과 약간의 돈도 거의 다 써갔다. 마음이 답답했다. 열심히 일할 자신이 있었는데.... 그러던 어느날, 여기저기 골목을 헤메고 다니다 작고 허름한 인쇄소 앞을 지나게 되었다. "저 일자리 없을까요? 무슨일 이라도 좋아요. 아저씨, 일하게 해주세요." 핑 쏟아지는 눈물.... "배가 많이 고픈가 보구나 . 울지말고 들어와 보렴." 기름 때가 시커멓게 묻어있는 벽, 여기저기 잘린 종이조각들이 널려있는 가게안으로 들어갔다. 아저씨는 작은 곤로에 라면을끓여 내게 내밀었다. 허겁지겁 라면을 먹어 치우자 아저씨는 나에게 이것 저것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너, 어디 잘 데는 있니?" "...아니요, 놀이터에서도 자고..." "음 그러면 우리 인쇄소에서 일을 하거라. 나중에 학자금이 모아지면 낮에는 일을 하고 야간에는 학교를 다닐 수 있게 해주지." 김씨라고 불러달라는 그아저씨 덕분에 그날부터 나는 인쇄소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그 분이 퇴근하고 나면 나는 캄캄한게 무섭기도 했지만 노래를 부르며 무서움을 이겼다. 쌀은 비싸기 때문에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찬 바닥에 스티로폴을 깔고 자야했지만 조금만 참으면 공부를 할 수 있다는 희망에 충분히 참아 낼 수 있었다. 한 달이 지나고 월급을 받았다. 나는 라면 한 상자를 사다놓고 나머지는 몽땅 저금을 했다. 나는 신이 나서 일을 했다. 한 달이 또 지나갔다. 두 번째 월급을 받기 며칠 전 저녁을 먹기위해 라면 상자에 손을 넣어보니 라면이 두 개밖에 없었다. 나는 그 중에서 한 개를 꺼냈다. 다음날이 되었다. 라면 상자에 손을 넣었다. 신기하게도 라면 두개가 그대로 있었다. "분명히 어젯밤에 하나를 끓여 먹었는데...손에 닿지 않게 숨어 있었나..."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하나를 꺼내 끓여 먹었다. 하루가 또 지났다. 저녁이 되어 나는 마지막 남은 라면을 먹기 위해서 상자에 손을 넣었다. 하나만 있어야 할 라면이 또 두 개였다.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상자를 아예 다 열어보았다. 아무리 봐도 라면은 두개였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한 상자에 스무개 밖에 안되는 라면을 나는 삼십일이 넘도록 먹은 것이었다. 다음 날 나는 하루종일 라면 상자가 있는 쪽에서 일을 했다. 대강은 짐작이 갔지만 어째서 라면이 줄어들지 않는지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저녁 퇴근 시간 무렵, 김씨 아저씨가 나를 불렀다. "동식아, 요 앞 가게에 좀 갔다올래?" 나는 인쇄소 밖으로 나갔지만 가게에 가지않고 유리창 너머로 라면상자를 쳐다보고 있었다. 슬금슬금 눈치를 보시던 아저씨가 라면 상자 쪽으로 걸어가셨다. 그리고는 라면를 한 개 꺼내 상자 속에 집어넣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듯 다시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시며 걸어나오셨다. 어린 사남매와 병든 아내 때문에 월세 단칸방에 살고 계신다는 김씨아저씨..... 나는 그날 아저씨의 심부름을 잊은채 인쇄소 옆골목에 쭈그리고앉아 한참을 울었다. </PRE>
<PRE> 재수를 하고도 대학에 떨어져 삼수를 할 때였다. 엄마는 새벽 다섯시면 일어나 내가 아침을 다 먹기를 기다렸다가 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 주셨는데, 그 때마다 내 손에 꼭 이천 원을 쥐어 주셨다. 그리고 엄마는 아침도 거른 채 그 길로 가게에 나가셨다. 그 해 겨울 나는 또 대학에 떨어졌다. 좌절감에 거리를 방황하던 나는 새벽녁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는데, 엄마가 대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추위에 떨며 나를 기다렸는지 엄마의 얼굴은 통통 부어 있었다. "재경아, 이것아..." 엄마는 얼른 내 손을 꽉 잡더니 그만 쓰러지고 말았다. 엄마의 병은 심한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누적된 피로가 겹친 뇌졸중이었다. 처음에 엄마는 심한 언어 장애에 기억력까지 상실하여 우리 가족들의 이름은 커녕 나를 '아가씨'라 부르고, 의사 선생님은 '흰 돼지'로 불러 병실을 온통 웃음 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퇴원 후에도 엄마는 가끔 집 앞 구멍가게에서 집을 못 찾아 하루종일 동네를 헤매고 다녀, 나와 언니는 교대로 엄마를 곁에서 지키고 있어야 했다. 내 스물한 살의 생일날이었다. 아직도 정신이 돌아오지 못한 엄마 때문에 친구들과의 약속도 취소하고 텔레비젼을 보고 있는데, 엄마가 들어오셨다. "내가 죽으면 우리 막내딸은 어쩔까? 누가 우리 딸 걱정해 줄까?" 엄마는 뜬금없이 이렇게 말하고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나를 보며 내 손에 뭔가를 꼭 쥐어 주셨다. 손을 펴보니 천원짜리 지폐 한 장과 백원, 십원짜리 동전들이었다. 세어보니 꼭 이천 원이었다. 정신을 잃은 그 순간에도 막내딸에게 이천원을 쥐어 주시는 것을 잊지 않으신 엄마, 나는 그만 엄마를 붙잡고 큰 소리로 엉엉 소리내어 울고 말았다. </PRE>
<PRE> 아주 먼 옛날일이야. 하늘이란 곳에는 여러 사람들이 살았는데 그중 한쌍의 남녀가 있었던거야. 서로 너무너무 사랑했던 그런 사이였지. 매일 그녀를 업고 다녀도 하나도 힘든걸 못 느낄만큼 그렇게 좋아하고 사랑했었어. 그런데 한가지, 그들에게 가장 안타까운 일은 이 사랑을 숨겨야 한다는 것이었어. 왜냐하면..... 하늘에서는 이성간의 사랑을 용납하지 않는 그런제도가 있었거든. 그래서 둘은 항상 사람들의 눈을 피해가며 만나 사랑하곤 했대. 그런데 어느날 여자의 생일이 돌아온거야. 하늘에는 어느곳에서도 볼 수 없고 찾을 수 없는 아주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이 있었 는데 그 향기를 맡으면 영원히 자신의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다는 전설이 있었어. 하지만 그 꽃은 아무나 근처에 갈 수 있게 허락되어 있지 않았지. 그래도 남자는 가까스로 그 꽃을 꺽어 그녀에게 선물해 줬대. 그렇게 그의 사랑이... 행복이... 극에 달할때 그만 하늘을 관장하는 사람에게 들켜 버린거야. 하늘을 관장하는 그 사람은 둘에게 큰 고통을 주기위해 둘을 갈라놓았대. 남자는 하늘에... 여자는 지상에... 하루하루가 남자에게는 너무 큰 고통이었고 아픔이었지. 하늘에 있는 사람은 원래 땅으로 내려 갈 수가 없는 법이거든. 그리고 그 여자의 모든 하늘에서의 기억도 다 지워버린거야. 아무런 느낌없이 생각도 없이 살아가는 여자의 모습을 하늘에서는 볼 수가 없었던거 구. 그남자의 괴로움과 외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대.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매일같이 그 여자를 관찰하던 남자는 어느날 사랑하는 여자의 모습을 놓쳐버리고 말았어. 그여자가 어디로 가버렸는지 알 수가 없게 된거지... 그남자는 하루하루를 눈물로 보내게 되었대. 너무너무 슬픈마음을 견디지 못한체, 그사람은 자신의 목숨을 앞당기게 된거야. 깊은 슬픔을 간직한채... 그런데 그가 다시 태어날땐, 비가 되어 태어나리라 했대. 비가 되어서 이 세상을 모두 덮을때 어딘가에 있을 그녀를 같이 덮었으면 하는 생각 에서 말이지... 그녀의 가슴위로... 그녀의 햐얀 얼굴위로... 그렇게라도 다가갈 수 있도록 말이야. 그런 마음을 하늘도 알았는 듯이 그가 세상과 이별하는 날 하늘에서는 비가 내렸대. 원래 하늘에서는 비가 안오거든. 그런데, 그 비가 세상으로 내려 갈때는 추운겨울이었다는 거야. 그래서 그만 그 비가 얼어버려 눈이 되어 버린거지. 그리고 눈은 슬픔의 색인 푸른색이 되어 세상에 뿌려져 한 여자를 찾아 헤맨다는 그런 전설이야. 푸른눈이 하늘에서 내릴때가 있으면... 그 눈이 너의 가슴에... 얼굴위로... 평상시와는 다르게 와 닿으면 그게 바로 나 일지도 몰라. ♡♡ </PRE>
<PRE> 아침을 깨우는 빛이 포근하게 느껴지고 찬 겨울 바람이 따뜻하게 느껴지고 분주한 아침이 한없이 여유로움은 하루의 시작에 당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터를 향한 발걸음이 가볍게 느껴지고 붐비는 차안에서도 넉넉함이 느껴지고 힘든 생활 속에서 한없이 즐거움은 생활 속에 당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늦은 밤 혼자 가는 길이 무섭지 않고 힘든 하루의 끝에서 지치지 않고 하루를 마치는 기도 속에 감사가 넘침은 하루의 끝에 당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를 보내며 행복한 이유는 나의 하루의 시작부터 끝까지 당신이 나와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PRE>
<PRE> 스승이 제자에게 돌멩이를 하나 주며 말했다. "이것을 시장에 갔다가 팔려고 하되 팔지는 말아라." 이 말을 들은 제자는 스승의 말씀에 순종하여 작은 돌멩이 하나를 들고 시장으로 나갔다. 시장 어귀에 깨끗한 하얀 보자기 위에 돌멩이 하나를 올려두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그를 보고 비웃었다. 하루 종일 돌멩이를 앞에 두고 서있는 청년이 불쌍해서 어떤 노인이 물었다. "이 돌멩이를 얼마를 주면 팔겠소?" 제자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노인이 말했다. "내가 5.000원을 줄테니 이 돌멩이를 나한테 팔고 저녁이나 먹고 들어가구려." 제자는 팔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자 노인이 10.000원을 주겠다고 했다. 그래도 청년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 모습을 보고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몰려들었다. 사람들은 돌멩이 하나를 두고 가격 흥정을 했다. 아무말도 없는 청년을 앞에 두고 서로가 돌멩이를 사기 위하여 가격을 높게 불렀다. "오만원!" "육만원" "팔만원" "십만원" "이십만원" "삼십만원" "오십만원"...... 오천원으로 시작된 돌멩이 값이 계속 오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 돌멩이가 엄청난 것인 줄 알고 서로 사려고 안간힘을 썼다. 마지막으로 처음의 그 노인이 비장하게 말했다. "백만원을 줄테니 나에게 파시오." 사람들은 입이 딱 벌어져서 포기를 하고 말았다. "나는 이 돌을 팔 수 없습니다. 단지 시세를 알아보러 여기에 나왔을 뿐입니다." 제자가 돌아오자 스승이 그를 보고 말했다. "알겠느냐? 사람들이 가격을 정하고 가치를 정하는 기준이 얼마나 헛되다는 것을." </PRE>
<PRE> 예일 대학의 윌리엄 펠프스 교수는 상냥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호텔, 이발소, 상점에 들렀을 때조차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에게 상냥하게 말을 걸었다. 상점의 점원에게는 그녀의 눈이 아름답다든지, 이발사에게는 하루종일 서 있자면 다리가 퍽 피곤하겠다든지, 지금까지 대략 몇 명 정도의 사람의 머리를 깎아 주었느 냐고 물어보는 것이다. 또 가끔씩 물건을 옮겨다주는 인부에겐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그러면 그 인부는 흰 치아를 드러내며 웃곤 했는데, 뒤돌아서 가는 그의 발걸음은 유난히 힘차 보였다. 펠프스 교수는 작은 관심이 사람을 기쁘게 하고 활력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펠프스 교수는 기차 여행중 식당칸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다. 차내는 만원이어서 가마솥처럼 뜨거웠고 많은 주문을 받는 웨이터들은 불친절했다. 펠프스 교수가 자리에 앉은지 한참이 지나서야 한 웨이터가 메뉴를 들고 다가왔다. 펠프스 교수는 웨이터에게 무심결에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더운 날은 저 뜨거운 조리실에서 음식을 만드는 조리사에겐 더 더욱 견디기 힘든 날일 듯 싶군요." 그러자 잔뜩 찌푸린 웨이터의 표정이 스르르 풀리더니 놀랍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 였다. "손님들은 이곳에 오셔서 음식 맛이 나쁘다, 서비스가 나쁘다, 덥다 등 불평만을 말씀하시죠. 제가 여기서 일하는 19년 동안 가마솥 같은 주방에서 일하는 조리사를 걱정해주신 분은 선생님이 처음입니다. 어서 가서 조리사에게 선생님 얘기를 들려 줘야겠어요. 아마 좋아할 것입니다." 웨이터는 휘파람을 불며 주방쪽으로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펠프스 교수의 입가에도 잔잔한 웃음이 맺혔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칸을 나왔을 때 펠프스 교수의 마음은 왠지 가벼웠다. 뜨거운 훈풍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그의 뇌리에는 중국 속담이 떠오르고 있었다. "남에게 장미꽃을 바친 손에는 언제나 남은 향기가 있느니라." </PRE>
<PRE> 울드 부부는 1967년에 그들의 다섯 살난 아더가 정박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울드 부부는 아이가 가족들의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고 또 그 사랑에 보답하지도 못할테지만 아이를 정박아 수용소가 아닌 집에서 키우기로 결심했다. 그것은 보답을 바라는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는 생각에서였다. 울드 부부는 가급적이면 아이를 정상인처럼 대하려고 노력했다. 일요일에는 교회도 데려가고 평일에는 특수학교를 보냈으며 일부러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러나 아이는 여전히 바보처럼 웃기만 했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어느새 열여덟 살이 된 아더, 울드 부부는 그동안 아들을 장애아 학교에 보내고 장애아들이 모여서 일하는 작업장에도 보냈다. 그러나 아더는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것을 더 좋아했다. 1991년 아더는 20대 후반의 건장한 청년이 되었다. 아더는 장애인 작업장에서 단순한 전자장비를 조립하는 일을 배우고 있었다. 어느 날 캐럴이라는 새로운 책임자가 이곳에 발령되었는데 그녀는 아더에게서 어떤 숨은 힘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곧 그녀는 아더에게 컴퓨터로 의사소통법을 가르쳤다. 그것은 몇년 동안 계속되었는데 캐럴은 아더가 매우 똑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이 사실을 울드 부부에게 알리기 위하여 그들을 작업장으로 불렀다. 그리고 아들이 어렸을때부터 주변환경을 조금씩 이해하고 있었음을 증명해 보였다. 캐럴이 먼저 아더에게 '오늘 기분이 어떠냐'고 컴퓨터 자판으로 물었다. 그러자 아더의 손가락이 아주 천천히, 힘들게 움직였다. 컴퓨터 화상에 알파벳 한 글자 한 글자가 떠올랐다. 아더가 한 문장을 만드는데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마침내 29년간의 침묵 끝에 아더의 마음이 완성되었다. "이제 어머니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게 되어 행복합니다." 울드 부부는 울고 있었다. </PRE>
<PRE> 엄마의 생신이었다. 언니는 어학 연수를 갔고, 오빠는 군에 가 있어서 엄마와 나 단 둘이 맞이하는 엄마의 생신이었다.(아부지는 어릴 적 돌아가셨다.) 괜히 엄마가 쓸쓸해하시면 어쩌나 싶어 며칠 전부터 고심을 하게 되었다. 돈이 별로 없는 관계로(학생의 신분이기에..^^;) 큰 선물을 못해드리던 나는 고심 끝에 직접 생일상을 차려드리기로 했다. 친구에게 미역국을 끓이는 방법을 배우고 동네 꽃집에서 조그마하면서도 예쁜 선인 장을 사오고, 카드에 생일 축하 글도 썼다. 새벽에 가게에 나가시는 엄마라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것이 가장 큰 난관이었다. 늘 늦잠자다 학교에 지각을 하곤 하던 나였기에.. 나는 저녁에 미역을 담가 구석에 숨겨두고(혹시라도 엄마가 볼까봐) 잔뜩 긴장을 집어먹고 잠 아닌 잠에 들었다. 평소라면 죽었다 깨나도 못 일어났을 4시 30분. 하지만 난 해냈다. 알람소리에 바로 눈이 떠졌고, 정신이 금새 들었다. 긴장을 하긴 했나보다. 그리고는 부엌에 나가 혹여라도 엄마가 깰까 살금살금 미역국을 끓이기 시작했다. 친구가 가르쳐 준 대로 미역을 볶아 물을 넣고 끓이고, 마늘을 통통 썰어 넣고 조선간장으로 간을 하고.. 그게 다였다. 정말이지 그게 다였다. 그런데 그 맛이 기가 막힐 수가 없었다. 너무 너무 신기했다. 음식이라고는 계란 후라이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던 나였는데.. 음식에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 이런 말인 걸까? 그렇게 미역국을 끓여두고 상을 차린 후, 선물과 카드를 함께 올려둔 뒤 엄마가 나오시기를 기다렸다. 엄마가 그렇게 기다려진 적은 처음이다. 드디어 엄마 등장.. 생기 없는 얼굴로 나오시던 엄마는 식탁에 앉아있는 나를 보더니 의아해 하시다 식탁을 보시더니 눈을 크게 뜨셨다. "이게 뭐야?" 난 쑥스러운 마음이 들어 "그냥.. 엄마 생일이잖어."그러고는 밥을 펐다. 기분이 많이 좋으신가보다. 날 바라 보는 눈에 이슬이 고여있다. 우리 모녀는 미역국을 먹으면서 계속 감탄을 했다. 정말 맛있게 잘 끓였다며. 선인장도 너무 이쁘다시며 마냥 싱글벙글이시다. 다행이다. 엄마가 좋아하시니. 둘만의 오붓한 생일파티는 두모녀의 기억에 오래오래 애틋하게 자리잡게 되었다. 그 후로도 엄마는 늘 말씀하신다. "태어나서 먹어본 미역국 중에 그 날 우리 연주가 해 준 그 미역국이 최고로 맛있었 어, 정말" </PRE>
<PRE> "넌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니 ?" 먼 산을 응시하며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하얀 애벌레의 질문이었다. 이것만큼은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하면 이미 사랑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해. 어떤 목적을 위해 시작된 사랑은 그 목적을 이룰 때 까지만 지속되는 법이니까. 사랑을 얻기 위해서만 노력할 게 아니라 노력 그 자체에서 사랑을 발견해야 하는 것 아니겠니 ?" "그런데 만약, 상대방이 내 마음을 몰라줄 땐 어쩌지 ?" "필요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건 사랑이 아냐. 좋아하기 때문에 필요로 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 생각해. 사랑은 대상이 아니라 방법이니까. 만약 그가 어떤 것에 기뻐한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그것을 할 수 있다면 무엇보다 큰 보상을 받게 되는 거야. 그를 위해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기쁨말야." </PRE>
<PRE> 수학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일본의 기쿠치 박사는 젊은시절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에서 유학하던 때의 일이다. 당시 동양인이 외국에서 유학한다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라 기쿠치는 옥스퍼드에서 유일한 동양인이었다. 입학한지 얼마 안되 어 기쿠치는 학교안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시험이 있을 때마 다 항상 1등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것이다. 그 일로 영국학생들의 자존심은 푹 꺾어 졌다. 기쿠치 다음으로 2등을 하고 있던 브라운이라는 영국 학생의 마음은 더욱 안타까웠다. 그러던 어느해 학기말 시험을 얼마 앞둔 날이었다. 기쿠치는 독감을 앓게 되어 학교 를 몇일 쉬어야만 했다. 이 사실이 학교에 퍼지자 영국 학생들은 이 기회에 브라운 이 1등을 할 수 있게 되었다며 몹시 좋아하였다. 몇몇의 친구들은 브라운을 찾아가 그에게 용기를 심어주었다. "브라운 잘해, 그 원숭이 같은 작은 녀석을 보기좋게 꺾어주라고!" 브라운은 싱긋 웃어보일 뿐이었다. 기말 시험날이었다. 기쿠치는 헬쓱해진 얼굴로 학교에 나왔다. 영국학생들의 비웃는 듯한 눈초리를 받으며 기쿠치는 시험을 치렀다. 며칠 뒤 학교 게시판에 성적이 발표되었다. 와글와글 모여있는 학생들 틈에서 누군가 실망스런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런, 또 기쿠치가 1등이야!" 브라운이 1등을 할 것이라는 철석같은 믿음이 깨진 것이다. 그 때 기쿠치가 게시판 근처로 걸어왔다. 어안이 벙벙해진 영국학생들이 한 걸음 물 러섰다. 기쿠치가 서투른 영어로 말했다. "내가 병석에 있으면서도 수석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브라운 덕분입니다. 브라 운은 매일매일 그날의 강의를 가지고 내 방을 찾아와 교수님과 똑같은 강의를 해주 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영국 학생들은 아무도 고개를 들지 못하였다. </PRE>
<PRE> 평생 동안 혼자서 걷지 못하고 목발에만 의지해야 했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힘든 걸음마를 연습하기 시작했던건맏이인 내가 결혼 이야기를 꺼낼 즈음이었다.사람들의 만류도 뿌리치고 의족을 끼우시더니 그날부터 줄곧 앞마당에 나가 걷는 연습을 하셨다. 한 걸음 걸음 내딛을 때마다 얼마나 힘겨워 보이시는지. 땀으로 범벅이 된 아버지는하루에도 몇번씩 땅바닥에 넘어지곤 하셨다. "아빠, 그렇게 무리하시면 큰일나요."엄마랑 내가 아무리 모시고 들어가려고 해도 아버지는 진땀 어린 미소를 지어 보이셨다. "얘야, 그래도 니 결혼식날 이 애비가 니 손이라도잡고 들어가려면 다른 건 몰라도 걸을 순 있어야재. " 나는 아버지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도 그냥 큰아버지나 삼촌이 그 일을 대신 해주기를 은근히 바랐었다. 경석씨에게, 그리고 그의 부모님과 친척들,친구들에게도 의족을 끼고 절룩거리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이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버지의 힘겨운 걸음마 연습이 계속되면서결혼 날짜는 하루하루 다가왔다. 난 조금씩 두려워졌다. 정작 결혼식날 아버지가 넘어지지나 않을까 신랑측 사람들이 수근거리지나 않을까... 한숨 속에 결혼식날이 다가왔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제일 먼저 현관에하얀 운동화가 눈에 띄었다. "누구의 신발일까? 경황이 없어서 그냥 지나치긴 했는데 아무래도 마음에 걸렸다. 결국 결혼식장에서 만난 아버지는 걱정했던대로아침에 현관에 놓여있던 하얀 운동화 를 신고 계셨다. 난 가슴이 뜨끔했다." "아무리 힘이든다 해도 잠깐인데 구두를 신지 않으시구선..." 당신의 힘이 모자라서 그런건지 아니면떠나는 내게 힘을 내라는 뜻인지 아버진 내 손을 꼬옥 잡았다. 하객들의 웅성거림 속에서 절룩절룩 걸어야했던 그길이 아버지에 게는 얼마나 멀고 고통스러웠을까. 진땀을 흘리시며 한 걸음 한 걸음 옮길때마다 아버진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하지만 난, 결혼식 내내 아버지의 하얀 운동화만 떠올랐다. 도대체 누가 그런 운동화를 신으라고 했는지... 어머니일까? 왜 구두를 안 사시고... 누구에겐지도 모를 원망에 두 볼이 화끈거렸고도저히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아버지의 무안한듯한 표정도, 뿌듯해 하시는 미소도 미처 보지 못하고 그렇게 결혼 식은 끝났다. 그 후에도 난, 화려한 웨딩드레스를 입은 내 손을 잡고 아버지가 마악 걸음을 떼어놓는 장면이 담긴결혼 사진을 절대로 펴보지 않았다. 사진속 아버지의 하얀 운동화만 봐도 마음이 안좋아졌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아버지가 위독해 병원으로 달려갔을 때, 난 비로소 그 하얀 운동화 를 선물했던 주인공을 알 수 있었다. 아버지는 여느 때처럼 내 손을 꼬옥 잡고 천천히 말을 이으셨다. "아가야, 느이 남편에게 잘 하거라. 니가 결혼을 한다고 했을 때, 사실 난 네 손을 잡고식장으로 걸어 들어갈 자신이 없었단다. 그런데 니 남편이 매일같이 날 찾아와 용기를 주었고걸음 연습도 도와주더구나. 결혼식 전날엔 행여 내가 넘어질까봐 푹신 한 고무가 대어진 하얀 운동화도 사다 주고조심해서 천천히 걸어야 한다고 얼마나 당부를 하던지. 난 그때 알았다. 니가 좋은 사람을 만났다고. 참 좋은 사람을 만났 다고..." </PRE>
<PRE> 당신을 위해 이글을 씁니다.. 내일 태양이 뜰텐데 비가 올거라고 걱정하는 당신에게.. 행복과 불행의 양이 같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아직 슬픔에 젖어 있는 당신에게.. 늙기도 전에 꿈을 내던지려고 하는 당신에게.. 또한 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이라는 진리를 아직 외면하고 있는 당신에게.. 당신은 상처받기를 두려워할만큼 아직 늙지 않았습니다.. 멀리뛰기를 못할만큼 다리가 허약하지 않습니다.. 우산과 비옷으로 자신을 가려야 할만큼 외롭거나 비판적이지도 않습니다.. 또, 무엇보다 당신의 시력, 눈은 별을 바라보지 못할만큼 나쁘지도 않습니다.. 당신에게 필요한건 단 한가지.. 마음을 바꾸는 일입니다.. 마음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옛 노트에 적어보는 일입니다.. 당신이 한때 가졌던.. 그리고 아직도 당신 가슴속에서 작은 불씨로 남아있는.. 그 꿈을 실현시키는 일입니다.. 한쪽 문이 닫히면.. 언제나 다른쪽 문이 열리지요.. 문이 닫혔다고 실망하는 당신에게.. 다른쪽 문을 찾아보기를 두려워하는 당신에게.. 앙드레지드가 말했습니다.. "지상에서 아무것도 집착하지 않고부단히 변화하는 것들 사이로 영원한 열정을 몰고 가는 자는 행복하여라.." 당신을 위해 이글을 씁니다.. 삶은 때론 낯설고 이상한 것이긴 하지만.. 신은 목적을 갖고 당신을 이곳에 있게 했습니다.. 그 목적을 외면 한다면 당신은 외롭고 고립될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배움을 충분히 실현할만큼 당신은 이미 완전한 존재 입니다.. 당신이 삶을 창조 합니다.. 다른 그 누구도.. 당신을 대신할수 없습니다.. 불면의 밤을 헤치고 자기 자신과 대면하기 위해 길을 떠나는 당신에게.. 경험하기 위해 세상에 왔음을 안 당신에게.. 창조적이고 평상적인 삶을 두려워하지 않는 당신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PRE>
<PRE> 진정한 사랑은 배려의 마음 속에 더욱 아름다운 빛을 낸다고 생각합니다. 며칠 전 저희 부부는 결혼 3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리고 해마다 이 맘때면 평생을 두고 잊지 못 할 그 때 그 사건을 이렇게 떠올려 보게 됩니다. 배려의 마음 속에 더욱 빛나는 사랑을 가꾸어 가게 된 그 사건을... 결혼을 약속한 그 사람과 미래에 대한 꿈으로 잔뜩 부풀어 있을 때였습니다. 그때는 하루에 평균 대여섯 번의 전화통화를 하면서도 왜그리 할 말이 많았었는지.. 그날 밤도 직장 회식 때문에 늦어지는 그 사람의 귀가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시계가 밤 12시에 가까워 갈 때쯤 호출기가 울렸고 그 사람의 휴대폰 번호가 남겨져 있었습니다. 창밖엔 제법 굵은 빗줄기가 밤의 정적을 깨고 있었고 걱정이 되었던 저는 얼른 그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호출을 해 놓고 제 전화를 기다리고 있던 그는 평소와 다름없는 목소리로 집 앞이 라며 이제 곧 들어갈 거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왠지 전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주변의 웅성거림과 소란스러움에 이상한 생각 이 들었습니다. "무슨 일 있어요? 주변이 왜 그렇게 소란스러워요?" "아니, 별일 아냐...잘 자라. 내일 전화 해 줄께." 뭔가 이상한 예감이 들었지만 별다른 생각 없이 그냥 잠이 들었습니다. 그날 밤...꿈자리가 어찌 사나웠던지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뜨자 왠지 자꾸만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출근하자마자 그 사람의 회사로 전화를 했습니다. "도 주임님은 오늘 휴가 내셨는데요." '휴가?' 점점 더 이상한 생각이든 저는 그에게 계속 연락을 했고 반나절이 지나서야 통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응...사실 나 여기 병원인데...그냥 가벼운 교통사고가 나서..." 교통사고...?!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아픈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던지...괜찮다며 굳이 병원에 오지 말라는 그의 만류에 이튿날이 되어서야 그의 병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날의 상황을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날 밤 제 전화를 기다리며 집 앞 횡단보도에 서 있던 사이에 음주운전으로 갑자기 후진을 한 차에 사고를 당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막 사고를 당했을 때 제 전화를 받았던 그는, 제가 사고 사실을 알면 놀랄까 봐 사고를 당한 고통도 참으며 차분한 목소리로 저를 안심시켰던 것이었습니다. 그제야 상황이 이해가 간 저는 그만 눈물이 왈칵 쏟아지고 말았습니다. 그토록 저를 아껴주는 그의 세심한 배려의 마음... 그 마음만으로도 평생 그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와 결혼하고 난 후에도 종종 그 때 일을 생각하면 이렇게 마음이 촉촉히 젖어 오곤 합니다. (대구광역시 달서구 용산동, 박선희) </PRE>
<PRE> 그는 뉴델리에서 북부 펀잡 지방의 아므리차르로 가는 기차 안에서 한 노인을 알게 되었다. 한참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그 노인은 "우리는 세상의 모든 것들에게서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자연 현상뿐만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것들에게는 제각기 배울 점이 있다면서 노인은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한 가지씩 알려 주었다. "바람에게서는 집착하지 않는 것을 배우고, 강에게서는 더 큰 세계로 나아감을 배울 수 있지." 달리는 기차 안에서 밖을 내다보던 노인이 다시 말문을 열었다. "인간이 만들어 낸 기차에도 배울 점은 있어." "그것이 뭡니까?" "모든 것은 스쳐 지나간다는 것을 배울 수 있지." 과연 그랬다. 사람들은 어떤 일을 붙들고 오랫동안 슬퍼하거나 괴로워한다. 이런 집착이야말로 사람의 영혼을 좀먹는 벌레 같은 것이다. 그래서 건강을 잃기도 하고, 평생을 불행하게 사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은가. 이런 사람들이 기차에게서 모든 것은 스쳐 지나간다는 것을 배웠다면 더 좋은 삶을 일굴 수 있는 지도 모른다. 그는 호기심에 다시 물었다. "신발에게서는 무엇을 배워야 합니까?" "어떤 어리석은 자가 쓸데없는 걸 발명하면 얼마 안 가서 전세계에 퍼져 버린다는 걸 배울 수 있지." 그것도 그럴듯해 보여 다른 질문을 던졌다. "그럼 내가 들고 있는 이 배낭에게서는요?" 그는 이번에는 어떤 대답이 나올까 하고 귀를 쫑긋 세웠다. "안에 먹을 것이 들어 있으면 앞에 앉은 사람과 나눠 먹어야 한다는 것!" 이처럼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모든 사물을 바라보면 어떤 것에서든 배울 점이 있기 마련이다. - 류시화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중에서 - </PRE>
<PRE> 그 사람은 저의 아버지였습니다. 저는 14살 고아입니다. 어렸을 적에 어머니 얼굴 한번도 본적이 없고, 지하 5평짜리 집에서 힘들게 끼니를 때우고 있었습니다. 언제나 술먹고 집에 들어오는 아버지를 보면서 원망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떳떳하게 아버지께 불만한번 따져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아버지는 손에 소주병 하나를 들고 비틀비틀 집으로 돌아오셨습니다. "여보..." 아빠가 울면서 목걸이를 만졌습니다. 아빠가 우는 모습은 처음이었습니다. 그 목걸이는 엄마가 선물 한 것이었습니다. 늦은 밤이라 아빠 맘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잠자는 척했는데, 훌쩍거리는 내 울음 소리에 아빠가 눈물을 그치며 나에게 왔습니다. "우리 공주 아직 안잤어?" 아빠는 술냄새가 풍기는 입으로 제 볼에 살짝 키스를 했습니다. 술냄새가 나는 지도 몰랐죠. 항상 묻혀서 사는 냄새였습니다. 아버지는 공장에서 일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한달 월급은 50만원 채 되지도 않았습니다. 가끔씩 진수성찬이라고 할 정도라면 김치와 라면일 뿐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빵 조각을 주워 먹거나 빵을 사서 먹었습니다. 아빠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충격으로 머리가 이상해지셨습니다. 그런 아이들은 날 놀렸습니다. "쟤네 아빠 정신병자~" 그 소리만 들을 때면 머리를 무거운 망치로 못을 박듯 머리가 아팠습니다. 귀를 틀어막고 울며 집으로 들어온게 한두번이 아닙니다. 이윽고 나는 아빠에게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아빠 왜그래? 아빠는 왜 맨날 술만 먹어? 우리 생각 조금이라도 하면 제발 술 먹는 돈으로 우리 밥 한그릇이라도 사줘!" 내가 소리치면서 구석에 쳐박혀 울었습니다. 아빠는 소리없이 울며 내게 다가왔습니다. "미안해 민희야." 그렇게 아빠는 사과를 하고 잠자리에 드셨습니다. 다음날 아빠는 공사장에 나가셔서 월급을 받아 오셨습니다. 40만원 정도 되는 그 돈을 쥔 아빠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39만원은 집세를 내는데 써야 했습니다. 전기나 물은 거의 쓰지 않아서 39만원 정도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빠는 1만원을 들고 나를 데리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따뜻한 국밥 한그릇 사주셨습니다. 나는 마냥 기쁠 수 없었습니다. 아빠도 미소지으셨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입니까! 다음날 아빠가 공사장에서 사고를 당해 무의식이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할 말을 잃었습니다. 저는 얼른 달려갔습니다. 옷도 안걸치고 속옷차림으로 뛰었습니다. 눈물이 바람에 날려 땟국이 흘렀습니다. "아빠!" 내가 소리쳤습니다. 울음이 터졌습니다. 그토록 원망하며 살던 아빠가 죽을 지경이 되었는데 제가 울었습니다. 울었습니다. 온 몸속의 습기가 바닥나도록 분수대처럼 울었습니다. 그리고 사고 당한지 3달이 지나도록 아빠는 깨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꼭 4달째 되던날 아빠는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저도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빠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맨날 술먹으며 엄마 이름 부르던 그 아빠의 마음을... 아빠의 목에는 목걸이가 없었습니다. 다음날 목걸이를 찾으러 공사장에 갔습니다. 목걸이가 있었습니다. 그 목걸이에는 사진을 넣을수 있었습니다. 사진을 보았습니다. 틀림없이 엄마일꺼라 생각했습니다. 아니었습니다. 그 사진은 내 사진이었습니다. 딱 한장 찍어보았던 그 사진이었습니다. 나는 집에 돌아와 울먹 거렸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아빠의 일기장을 보았습니다. 5월 5일 어린이 날이다. 우리 민희.. 뭔가 특별한 선물을 해줘야 할것 같은데.. 우리 천사같은 민희 뭘 사줄까? 라면 한그릇 사줄까? 민희가 좋아하겠다. 어? 5백원 밖에 없잖아? 난 못먹겠다. 난 먹었다고 거짓말 해야겠어. 7월 22일 민희 생일이네. 뭘 해줄까? 국밥은 그림의 떡이고 라면이나 사줘야 겠다. 미안해 민희야. 9월 2일 오늘 민희가 놀림을 당했다. 나쁜 녀석들 내 하나밖에 없는 딸을 울려? 내 가만 안둘꺼야. 9월15일 민희 중학생이 됐네. 학비가 없는데. 급식비도 없어. 미안해 너무 미안해 우리 착한 민희는 내맘 이해해줄거야. 9월 29일 민희가 내 맘을 이해 못했었나? 아냐 그냥 화가난거야. 나한테 화낸건 오늘이 첨이잖아? 그래 우리 민희는 틀림없이 내맘 이해하고 있었을 꺼야. 10월 1일 민희한테 국밥 사줄날이 드디어 왔네. 정말 내 생애 소원은 그거였는데 드디어 소원이 이루어졌네. 내껀 당신이 먹어. 당신이 누군지 이해할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곧 알았습니다. 그게 엄마였단 사실을. </PRE>
<PRE> "엄마..나 엄마랑 나중에 결혼해도 돼..?" "후훗..연수 엄마랑 결혼하고 싶어.?" "응..나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좋거든.." "그럼..이 엄마도 연수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당연한 소릴..훗..".. "엄마 엄마 그럼 약속해..나랑 결혼한다고." "..음..그래.. 이 엄마는 연수와 결혼할거예요.. 약속해요.." ........................ 내가 연수란 아이를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 전의 일이 아니다. 이곳에서 보육원 교사로 고작 몇 달뿐인 짧은 자원봉사를 했지만 그래도 그 아이 연수는 쉽게 잊을수 없을것만 같다. 그냥 느낌이 그렇다..어쩌면 평생 잊을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냥..그냥 내 느낌이 그렇다.. 내가 대학생활을 하면서 방학을 맞이하여 이곳 보육원에 처음 왔었을때 연수는 8살 이었다. 그러나 연수는 8살짜리 아이의 모습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흉칙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자원봉사를 간 그 첫날 원장님과 대면하다가 들은 이야기지만 연수가 6살 되던해에 집에 불이나서 어머니를 잃었다는 소리를 들을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 화상의 충격과 어머니의 죽음을 통한 아픔으로 인해 몸에 반신마비가 왔고 벙어리마저 되었다고 원장님은 나에게 말을 해주셨다. 그리고 태어나던 해에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소리 까지도 나는 제법 자세하 게 들을수가 있었다. 난 원장님과의 이야기를 끝마친후 복도를 걸어나오다가 한쪽에서 왼쪽발을 힘겹게 움직이며 걸어오고 있는 연수를 볼수가 있었다.. "네가 연수니..?" "...에에...." "..어 그렇구나..나는 오늘 새로 온 선생님이야. 앞으로 잘 지내자..." 나는 연수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연수의 입에서는 뜻밖에도 어설펐지만 분명 말소리가 흘러나왔다. "..나안.. 해..행보..옥..해..요..." 그리고서 연수는 내 곁을 스쳐 지나갔다. 난 잠시 그 자리에 서서는 내 뒤로 힘겹게 걸어 지나가는 연수의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았다. 그때 어느새였는지 원장님께서는 내 곁으로 오셨고 나에게 이런말을 하셨다. "연수가 할수 있는 유일한 말이죠..난 행복해요..라는 말.. 상대방이 자기에게 말을 걸때 하는 유일한 말이예요.." "유일한 말이라뇨..?.." "네에..연수는 벙어리인데 이상하게도 그 말만은 하더군요.." 원장님의 말에 난 조용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내가 자원봉사로 들어온 이 보육원은 거의 대부분이 부모가 없는 고아들이었다. 나이는 아주 어린애에서부터 많게는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분포가 되어 있었지만 연수처럼 몸이 불편한 아이는 그렇게 많지가 않았다. 연수보다 몸이 더 불편한 아이는 그저 한명이 더 있을 뿐이었다. 그 아이는 연수의 단짝 친구였는데 연수와는 달리 태어날때부터 전신마비로 태어난 아이였다. 서로의 아픈 모습을 보면서 동질감을 느꼈는지 비록 연수는 말은 하지 못했어도 그 아이하고는 친하게 지내곤 했다. 그리고 그 아이또한 ..(그 아이의 이름은 선철이다.) 연수와 아무 거리낌없이 지냈다. 그렇게 몇주가 지난 어느날이었다. 그날도 나는 아이들과 함께 같이 있다가 휠체어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선철이가 걱정 이 되어 선철이가 생활하고 있는 방을 찾아갔다. 마침 그곳에는 연수가 있었는데 내가 불쑥 문을 열고 들어가자 연수는 내게 무언가 를 감추려는 듯이 그 힘든 몸을 움직여가며 자신이 들고 있는 물건을 등뒤로 숨기는 것이 눈에 띄였다. 나는 특별하게 관심을 갖지 않는 듯한 얼굴을 지으며 태연하게 선철이와 연수를 대했다. 그리고 나서 연수에게 가까이 다가간후 그냥 웃는 모습으로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 주고는 곁눈질로 연수가 가지고 있는 물건을 살펴보았다. 연수가 나몰래 숨기고 있던 것은 한 장의 사진이었다.. 그 날밤.. 나는 연수가 자고 있는 사이 연수의 품안에 놓여있는 그 한 장의 사진을 꺼내어 살펴보았다. 특별한 호기심 때문이 아니라 연수를 좀 더 잘 알기 위해서는 그 한 장의 사진이 가지고 있는 연수의 의미를 알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내가 손에 들고 쳐다본 연수의 사진은 연수가 어머니와 화재가 나기 이전인 좀더 어린시절에 엄마의 품에 안겨서 웃고 있는 둘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었다. 그리고 그 사진의 뒤에는 이러한 말이 적혀 있었다.. "..이 엄마는 연수와 결혼할거예요..약속해요.." 아직 엄마를 잃은지 얼마 안되는 어린 소년의 나이에 분명 자신의 어머니가 그리워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던 사진이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문득 연수의 자는 표정을 바라보니 얼굴에 화상을 입어 보통 사람 들이 쳐다보기에 어려운 모습을 가지고 있는 평상시의 모습이 아니라 아직도 앳된 철부지 어린아이의 얼굴로밖에는 보이지가 않았다. 게다가 꿈속에서 자신의 엄마를 만나고 있기라도 한 듯이 웃고있는 표정에는 순수한 아이의 맑은 모습까지도 배어 있었다. 나는 머리카락이 화상으로 인해 많이 빠져버린 연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렇게 연수가 자는 몰래 연수의 사진을 보고 난후 나는 연수를 다른 아이들과는 조금 다른 특별한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연수에게 말도 자주 걸고 연수에게 좀 더 친밀감이 생길수 있는 행동을 하면서 연수의 마음에 어린 천사의 평안함이 생기기를 바랬다. 그 후로 연수는 내가 자신에게 말을 걸때마다 '난 행복해요' 라는 언제나의 똑같은 말로 응답을 하곤 했다. 물론 할수 있는 말이라곤 그 말밖에 없었지만서도 말이다... 그렇게 내가 그 보육원에서 거의 두달 가까이 지내고 있었을 무렵이었다. 그날은 보육원에서 체육대회가 있던 날이었다. 물론 연수와 선철이는 몸의 불편함 때문에 그 체육대회에는 낄수가 없어서 둘이 같이 생활하는 방안에서 조용히 앉아 있어야 했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였는지 갑작스레 원인을 알수 없는 불길이 보육원 건물에서부터 번져오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체육대회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행히 큰 사고는 막을수 있었지만 문제는 운동장에 있는 아이들이 아니었다. 보육원 건물이 너무도 낡은 목조 건물이라서 한번 치솟은 불길이 퍼져나가는 것은 시간문제 였으며 게다가 그 건물안의 한 방에서는 선철이와 연수가 있었다. 하지만 워낙에 불길이 거세게 밀려들었기 때문에 나를 비롯한 원장님이하 그 누구도 쉽게 연수와 선철이를 구하러 들어가지 못했다. 그렇게 발만 동동 거리며 한참을 화마에 의해 무너지는 보육원 건물을 바라보는 가운데 그 거센 불길 한 가운데로 그 힘든 몸을 이끌며 언제나 그렇듯이 터벅거리는 모습으로 걸어나오고 있는 연수를 볼수가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연수의 모습보다도 나의 눈을 더 놀라게 한것은 담요에 쌓인채 연수 의 등에 업혀 있는 선철이의 모습이었다. 연수는 불꽃으로 인해 얼굴과 온몸이 타들어 가는 고통을 참아내면서 그렇게 선철이 를 자신의 등에 업고서 나왔던 것이다. 마치 지옥에서 탈출하려고 하는 이글거리는 악마의 표정이라고 할수도 있었겠지만 그러한 연수의 모습에 나는 할말을 잃고서 눈문만을 흘렸을 뿐이었다. 그러다 옆에 있던 원장님이 물로 연수의 몸에 붙은 불을 꺼내는 소리에 정신이 들은 나는 다시한번 연수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머리카락은 숫제 남아 있지 않았으며 얼굴이며 온몸이 정말 말 그대로 처절했다. 지금 이순간 죽지 않은 것이 그저 나에게는 신기하게 보일뿐이었다. 그렇게 내가 눈물을 훔치는 가운데 문득 연수의 손에 굳게 쥐어진 작은 종이조각이 나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연수는 기절을 한 상태였기에 나는 조심스럽게 연수의 까맣게 타들어간 손을 펴보며 그 안에 있는 종이조각을 끄집어 내었다. 그것은 연수와 연수 어머니의 사진이었다. 그 화마가 지나가는 상황에서도 연수는 자신의 엄마를 잊지않고서 데려온 것이었다. 그리고 그 고귀한 생명력으로 스스로 움직일 수 마저 없는 선철이의 몫까지 연수가 책임을 맡은 것이었다.. 잠시후 연수는 119 구급대에 의해서 병원으로 실려갔다. 연수의 모습을 진찰한 의사들은 하나같이 연수의 생명력에 놀라움을 보였으나 결코 연수는 이제 살아날 수 없을 것이란 말만 되풀이 할뿐이었다. 그것은 주위에서 연수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나나 원장님 그리고 다른 선생님들의 생각과도 일치하는 것이었다. 나는 다시는 눈을 뜨지 못할 것 같은 연수의 얼굴을 바라보며 흐르는 눈물을 닦은채 조용히 연수의 손 한가운데에 아까 내가 빼내었었던 사진조각을 살며시 집어넣었다. 그러자 그 순간 연수의 손에서 작은 미동이 흘러나왔고 그것을 본 주위의 사람들의 이목이 모두 다 연수의 눈에 맞추어졌다. 모두가 설마 했었으나 연수는 그렇게 깨어난 것이었다.. 그 타버린 눈썹을 어렵게 뜨고서 연수는 이젠 돌릴수도 없는 목을 이리저리 흔들다 가 힘들어하는 듯이 입을 한번 움츠리고는 힘을 내어 그 굳어 있던 입을 열기 시작 했다.. 사람들은 고요했다. 이 어린 천사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에도 과연 그럴까..'하는 생각으로 사람들은 기대반과 그리고 하늘의 기적이 내리길 바라는 희망반으로 연수 의 입을 쳐다보았다... 그 작은 천사는 이렇게 말을 했다... "..나..안....해..행..보..오..옥...해..요.......... .........정마..알..로.." 그리고 연수는 있는 힘을 다해 자신의 손에 쥐어진 사진을 한번 바라보고는 한번 씨익 웃음을 짓고서 저 넓은 하늘로 영원히 다시 오지 못할 여행을 떠나갔다. 그 마지막의 말은 무슨 뜻이었을까.. 정말로 라는 말은 연수에게 과연 어떤 뜻이었을까.. 내 눈에는 닦아도 닦아도 멈추지 않을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연수의 그 마지막 모습에서 연수는 진정으로 행복을 찾은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기 때문이었을까.. 며칠후 연수의 장례식이 있었다. 보육원의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연수의 목숨을 건 보호로 생명을 건진 선철이가 다른 아이들을 대신해서 연수의 관에 꽃 한송이를 건네였다.. 연수의 묘는 그대로 연수의 어머니가 묻인 바로 옆에 묻혔고 그렇게 연수는 이 세상 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친후 그렇게 떠나갔다. 나는 조용히 눈을 감고 기도했다.. '..연수 어머님.. 댁의 아이가 이제 하늘로 돌아갔습니다. 태어나던 해에 아버지를 잃었던 당신의 아이를 이토록 아름다운 성품을 갖도록 키웠던 당신은 분명 행복한 여인이었을 것입니다. 아이의 입에서는 비록 그 한마디밖에 나오지가 않았지만 그 한마디는 세상의 그 어떤 말들보다도 아름다운 말이었습니다. 연수는 저 하늘에서 영원히 당신과 인연을 맺고서 그 아름다움을 키울것입니다. 세상과의 하직을 통해서 당신을 영원토록 만날테니까요. 이제는 당신의 품에서 영원히 연수를 지켜주세요..' </PRE>
<PRE> 몇해전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하는 제과점에서 새벽6시부터 오후 3시까지 아르바이 트할 때였다. 아직 해가 뜨기도 전이었지만, 아침 빵을 진열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때 청소복을 입은 젊은 아저씨 한 분이 빠끔히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저씨는 마치 제과점에 처음 온 것 마냥 쑥스러운 표정으로 한참을 두리번거리기만 했다. 새벽청소를 막 끝내고 씻지도 못했는지 아저씨의 몸에서는 이상한 악취가 진동했다. 나는 혹시 매장에 냄새라도 밸까 봐 얼른 찾는 빵을 사서 나갔으면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렵사리 입을 연 그 아저씨는 "저 오늘 여덟 살 난 딸아이의 생일인데요. 작은 케이크 하나 포장해 주셨으면..." 하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아저씨의 손에는 예쁜 곰인형 하나가 쥐어져 있었다. 그 인형만큼이나 예쁜 케이크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날 따라 케이크가 다 팔리 고 없었다. 몹시 죄송한 마음으로 케이크가 없다고 했더니 어린 딸아이와 약속을 했는데 다른 제과점은 문을 열지도 않았으니 어떻게든 만들어 줄 수 없냐고 부탁하는 것이었다. 아저씨의 간절한 눈빛을 저버릴 수 없어 공장에 연락해 빨리 케이크 하나를 만들어 매장에 내려달라고 했다. 아저씨는 고맙다고 하며 밖으로 나가시더니, 입구에서 뚝떨어진 곳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 추운 겨울날 새벽내내 떨며 일했을텐데 밖으로 나가서 기다리는 모습이 안쓰러워 몇번이고 들어오시라고 했지만 아저씨는 웃으며 거절했다. 당신의 몸에서 나는 냄새로 다른 손님들에게 혹시 방해가 되지 않을까 싶어 걱정스 러웠기 때문이리라. 한참 뒤에야 공장에서 케이크가 내려왔다. 예쁜 토끼모양의 케이크를 받아든 아저씨는 초를 여덟개 넣었는지 확인하고는, 한시 간이 넘게 추운 곳에서 떨었던 얼굴에 환한 웃음을 지으며 가게를 나갔다. 아침 햇살이 살포시 내려앉는 거리를 밝게 웃음지으며 걸어가던 그 아저씨의 뒷모습 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 한 폭의 그림이 되어 남아 있다. 여덟 살 난 딸과의 약속을 위해 새벽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던 그분을 생각할 때마다 나는 우리들에게는 그렇게 소중히 여길 약속이 있었는지, 그 약속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되짚어 보곤 한다. </PRE>
<PRE> 쇼팬하우어가 말했다. "모든 사람은 다른 사람 속에 거울을 가지고 있다. 그 거울로 말미암아 자기 자신의 결점과 여러 가지 약한 것을 확실히 볼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이 거울을 향해 개와 같은 짓을 하고 있다.... 자기를 향해 짖든가 아니면 물어 뜯고 있다." 거울은 보는 사람을 향하여 사실 그대로 보여준다. 거울은 조금도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웃으면 웃음을, 울면 눈물을 보여준다. 괴로워하면 괴로움을, 아파하면 그 아픔을, 그리고 거짓말을 하면 그 거짓말을 보여준다.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거울이 흐리지 않으면 스스로 맑듯이 사람의 마음도 그 흐린 것들을 지워 버리면 맑음 그대로의 마음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스스로 애써 그 마음 이란 바탕에 괴로움이란 돌들을 던지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그 괴로움 속에서 스스로를 소진시키며 허우적 거린다. 자기 자신이 던져 놓았던 그 괴로움이란 돌맹이만 집어내 버린다면 그 마음 속엔 어느새 잔잔한 평화와 즐거 움이 들어와 앉을 것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다. 그대 마음이 그대마저도 모르게 감추고 있던 것은 없다. 그대는 끝없 이 맑아지고 그리고 즐거워할 권리가 있다. 그대의 행동자체가 그대의 거울이게하고 그대의 한마디 말이 그대의 마음이게 하라. </PRE>
<PRE> 영국의 유명한 사회 사상가인 웨부에게는 싸르부링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아이가 조금씩 자라는 것을 보면서 그는 아들에게 물려줄 수 있을 만한게 뭐가 있을 까 고민했다. "여보, 우리 아들에게는 특별한 것을 물려줍시다. 세상을 위해 훌륭한 일을 할 수 있도록 그 아이에게 좋은 행동을 가르치는 것이 어떻겠소?" 남편의 말에 아내도 동의했다. "좋아요. 우리는 마땅히 물려줄 만한 돈도 없잖아요." 그날부터 부부는 좋은 행동을 솔선수범하여 아들에게 보여 주었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얼른 나가 두 팔을 벌려 깊이 안아 주고는 볼에 뽀뽀하며 사랑을 가르쳤다. 또 먼 곳에서 손님이 찾아오면 아이를 불러 인사를 시키고 기쁜 마음으로 차를 끓이라는 간단한 심부름도 시켰다. 또 아버지는 밖에서 어려운 사람을 만나면 기쁘게 돕는 것을 가르쳤다. 그러던 어느 날 비탈길을 오를 때였다. 마차를 끄는 사람을 발견한 아버지는 "얘야, 우리가 뒤에서 마차를 밀면 마차 아저씨가 얼마나 좋아하실까!" 하고는 얼른 마차 뒤에서 힘껏 마차를 밀었다. 그러자 아들도 달려가 아버지 옆에서 여린 팔을 뻗어 마차를 밀었다. "아휴, 덕분에 쉽게 올라왔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차 아저씨의 말에 아버지는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인 듯 멋쩍어 하다가 배낭에 들어 있던 빵과 우유를 꺼내 아이에게 주었다. 아들은 그것을 땀을 닦고 있는 마차 아저씨에게 얼른 내밀었다. "얘야, 고맙구나. 넌 참 착한 아이구나. 나중에 분명히 훌륭한 사람이 될 거야." 마차 아저씨가 흐뭇한 듯이 아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자 아이는 "아니예요. 우리는 이렇게 남을 돕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는 걸요. 저도 기뻐요." 하며 활짝 웃었다. 아버지의 얼굴에 어느새 미소가 은은하게 번졌다. 몇 년 뒤, 그 지방에서 그의 아들 싸르부링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PRE>
<PRE> 우리는 같이 가는 길을 늘 혼자 간다고 생각합니다. 바람 부는 날 저 미루나무 언덕에 혼자 있다 하여도 가슴속에는 누군가가 함께 있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힘이 들 때 혼자서만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곁에는 또 다른 누군가가 함께 힘들어하며 살고 있습니다. 나는 비오는 날 창가에서 그 사람을 생각합니다. 나로 인해 그 사람이 나처럼 창가에서 나를 그리워하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한 것입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누구입니까 사랑입니다 영원히 가질 수도 영원히 버릴 수도 없는 여름날에 비와도 같은 것입니다. 우리는 사랑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좋을 때보다 그 사람이 싫을 때 사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용서해야 합니다. 그 사람을 사랑하는 법보다 용서하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합니다. 우리는 새것보다 헌것을 사랑해야 합니다. 우리는 가끔 옛날을 그리워할 때에는 우리가 늙어가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늙어가면서 새것이 됩니다. 그리고 더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느낄 때 당신은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마음이 진정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용서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이 세상에 없어도 먼 훗날 우리를 그리워해 줄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밤은 창밖에 비가 내릴 것 같습니다. 그 누구의 가슴속에도..... </PRE>
<PRE> 기대만큼 채워지지 않는다고 초조해하지 마십시요. 믿음과 희망을 갖고 최선을 다한 거기까지가 우리의 한계이고 그것이 우리의 아름다움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더 사랑하지 못해서 애태우지 마십시요. 마음을 다해 사랑한 거기까지가 우리의 한계이고 그것이 우리의 아름다움입니다. 지금 슬픔에 젖어있다면 더 많은 눈물을 흘리지 못한다고 자신을 탓하지 마십시요. 우리가 흘린 눈물 거기까지가 우리의 한계이고 그것이 우리의 아름다움입니다. 누군가를 완전히 용서하지 못한다고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요. 아파하면서 용서를 생각한 거기까지가 우리의 한계이고 그것이 우리의 아름다움입니다. 모든 욕심을 버리지 못한다고 괴로워하지 마십시요. 날마다 마음을 비우면서 괴로워 한 거기까지가 우리의 한계이고 그것이 우리의 아름다움입니다. 빨리 달리지 못한다고 내 발걸음을 아쉬워 하지마십시요. 내모습 그대로 최선을 다해 걷는 거기까지가 우리의 한계이고 그것이 우리의 아름다움입니다. 세상의 모든 꽃과 잎은 더 아름답게 피지 못한다고 안달하지 않습니다. 자기 이름으로 피어나는 거기까지가 꽃과 잎에 한계이고 그것이 최상에 아름다움입니다. </PRE>
<PRE> 도시의 어느조용한 거리를 키작은 노인이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가을 오후였다. 낙엽들은 그에게 지나간 다른 여름들을 생각나게 했다. 이제 이듬해 유월이 올 때까지 그는 또다시 길고 고독한 밤들을 보내야만 했다. 그때 고아원 근처의 낙엽들 사이에서 종이쪽지 하나가 그의 눈에 띄었다. 노인은 몸을 숙여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주워들었다. 어린아이의 글씨체로 쓰여진 그 글을 읽으면서 노인은 눈물이 글썽거렸다. 그 단어들이 하나씩 그의 마음을 울렸다.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누가 이것을 발견하든지, 난 당신을 사랑해요. 누가 이것은 발견하든지, 난 당신이 필요해요. 난 얘기를 나눌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그러니 누가 이것을 발견하든지, 난 당신을 사랑해요." 노인은 눈을 들어 고아원을 두리번거렸다. 마침내 노인은 창틀에 코를 누른채 밖을 내다보고있는 외로운 여자아이를 발견했다. 노인은 마침내 자신에게 친구가 생겼음을 알았다. 그래서 노인은 소녀에게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들은 알았다. 그들이 그 겨울을 웃으며 보내리라는 것을. 그들은 실제로 그 겨울을 웃으며 보냈다. 담장을 사이에 두고 얘길 나누고, 서로를 위해 만든 선물을 주고받으면서. 노인은 그 어린 소녀를 위해 장난감을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소녀는 노인을 위해 크래용으로 초록색 나무와 햇빛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부인들을 그려 주었다. 그리고 그들은 더 많이 웃었다. 이윽고 여름이 오고 유월의 첫째날이 되었을 때 어린 소녀는 노인에게 그림을 보여 주기 위해 담장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노인은 그곳에 없었다. 그리고 어린 소녀는 알았다. 그가 다시는 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그래서 소녀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크레용과 종이를 꺼내 써 내려갔다. "누가 이것을 발견하든지, 난 당신을 사랑해요. 누가 이것은 발견하든지, 난 당신이 필요해요. 난 얘기를 나눌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그러니 누가 이것을 발견하든지, 난 당신을 사랑해요." </PRE>
<PRE> 멋진 작품을 그리고 싶어하는 화가가 있었다. 어느 날 그는 막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신부는 수줍어하며 대답했다. "사랑이지요. 사랑은 가난을 부유하게, 적은 것을 많게, 눈물도 달콤하게 만들지요.사랑 없이는 아름다움도 없어요." 화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엔 목사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졌는데, 목사는 "믿음이지요. 하나님을 믿는 간절한 믿음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습니다." 하고 말했다. 그는 목사의 말에도 수긍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아름다운 무엇이 있을 것만 같았다. 때마침 지나가는 한 지친 병사에게 물었더니 병사는 "무엇보다도 평화가 가장 아름답고, 전쟁이 가장 추하지요." 라고 대답했다. 순간 화가는 사랑과 믿음과 평화를 한데 모으면 멋진 작품이 될 것 같았다. 그 방법을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온 그는 아이들의 눈 속에서 믿음을 발견했다. 또 아내의 눈에서는 사랑을 보았으며 사랑과 믿음으로 세워진 가정에 평화가 있음을 깨달았다. 얼마 뒤 화가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작품을 완성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가정" 이었다... </PRE>
<PRE> 랍비 아키바가 여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여행에 필요한 조그마한 등잔과 약간의 식량, 그리고 긴 여행동안 동무를 해줄 늙은 개 한 마리를 데리고 다녔습니다. 그날도 땅거미가 지자 아카바는 밤을 보낼 곳을 찾았습니다. 마침 헛간 하나를 발견하여 그곳에서 잠을 자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직 잠을 자기에는 이른 시간이었으므로 등불을 켜놓고 책을 읽었습니다. 얼마만큼 시간이 지났을까 갑자기 바람이 불어와 등불이 꺼지고 말았습니다. 그는 하는 수 없이 잠을 청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 보니 개가 죽어 있었습니다. 밤 사이에 여우가 와서 개를 죽였던 것입니다. 아키바는 등잔만 가지고 혼자 길을 떠났습니다. 가까운 마을에 도착해보니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의 시체며, 불에 탄 집들, 널려진 세간 도구들이 전날 밤에 도둑들의 습격이 있었음을 알게 하였습니다. 만일 바람에 등불이 꺼지지 않았더라면 자신도 도둑들에게 발견되어 죽음을 당했을 것이 틀림없었습니다. 개가 살아 있었더라도 짖어대는 통에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아키바는 생각했습니다. 그는 자기가 가진 것을 모두 잃은 덕으로 도둑들로부터 죽음을 모면할 수가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탈무드는 말합니다. 「최악의 형편에 처하더라도 사람은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 전화위복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그렇습니다. 절망이라는 말은 행운의 단어가 아닙니다. 모든 것이 끝나 버리기 전에는 무슨 일이든 희망을 가져야 합니다. </PRE>
<PRE> 찬바람이 불고 이른 해가 기운다. 어제 새벽, 내가 잠든 사이 비가 내렸고 비 내린 하늘은 영락없는 가을빛. 닿을 수 없는 미지... 닿을 수 없음에 좌절해야 했던 못난 눈에 비친 하늘은 못내 아쉽다. 덧없는 가을. 난, 청결한 가을 하늘 아래 아직도 살아있음을 생각한다. 찬란한 도시의 밤거리를 걷는다는 건 늘, 늘 단조로운 소풍같은 것. 예년에도 보아왔고, 몇 해가 지나, 내가 나이 지긋한 어른이 된다 해도 조금도 변할 것 같지 않은 초등학교 소풍길. 봄이나 가을. 화창한 하늘을 머리에 이고 이름없는 꽃들이 팔랑이는 들길을 걷는다는 건 참으로 한가로왔다. 지나치는 자동차에 먼지가 일고, 짖꿎은 꼬마녀석의 화장실이 되던 낯익은 길가. 술에 취한 행인이 지나고 먼지도 없이 미끈하게 빠지는 자동차를 바라보며 문득, 난 지난시절의 들길을 생각한다. 그 날의 하늘도 오늘의 하늘처럼 맑고 맑고도 높고 높고도 청량했는지, 아니었는지... 높은 계단 끝에 김밥을 팔아 하루하루를 이어가는 늙으신 어느 할머니와 할머니의 손을 잡고 때도 없이 웃음이 많은 나이 어린 손녀가 앉아 있다. 그녀들의 때늦은 저녁은 언제나 짜장면. 바람 찬 콘크리트 바닥에 앉아 짜장면이 차갑게 식는다해도 계절은 어김없이 가을이다. 계절은... 어김없이 가을이다... </PRE>
<PRE> 그 날도 그렇게 아저씨는 순대집 문을 열었습니다. 혼자서 하는 순대국밥집이었습니다. 아직은 점심때가 아니라서 그런지 오는 사람도 없고 한가했습니다. 조용히 카운터에서 일을보고있는데 누군가가 문을열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다홍색 원피스를 입은 조그마한 여자아이였습니다. 그 꼬마여자아이의 고사리손에는 한 늙고 행색이 남루한 아저씨의 거친 손이 잡혀 있었습니다. 여자아이는 그 초라한 아저씨의 손을 잡고 가운데 있던 큰 식탁에 앉았습니다. "아저씨. 여기 순대국 2그릇만 주세요." 아저씨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장사 개시부터 이상한 손님이 들어와서 그랬나봅니다. "꼬마야. 돈은 있니?" "그럼요." 꼬마는 곧 식탁위에 꼬깃꼬깃한 천원짜리 몇장과 돼지저금통에서 뜯은 것같은 많은 동전들을 주인 아저씨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꼬마야. 그 자리는 예약이 되어 있는 자리거든? 저기 구석자리로 갈래?" 꼬마는 싫은 내색하나 없이 다시 앞에 앉아 있던 초라한 아저씨의 손을 잡고 옆에 구석진 자리로 옮겼습니다. 곧 있으니 따끈따끈한 순대국 2그릇이 나왔습니다. "여깃다. 맛있게 먹어라." "고맙습니다, 아저씨." 초라한 아저씨가 숟가락을 못찾습니다. 그러자 꼬마가 그 아저씨의 거친 손에 숟가락을 꼭 쥐여줍니다. "아...아빠, 잠깐만. 내가 소금 처줄께." 아....꼬마앞에 있는 아저씨는 꼬마아이의 아빠인가 봅니다. 꼬마는 아빠앞에 있던 순대국 그릇을 자신의 앞으로 가져다 놓습니다. 그리고서는 자신의 그릇에 있던 순대와 고기를 아빠의 순대국 그릇에 모두다 옮겨 담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소금간을 합니다. "아빠. 내가 간했어. 국물 디게 맛있다." 아빠는 숟가락을 어색하게 들더니 순대를 한입 넣어보십니다. "맛있어 아빠?" ".......응.." 아빠의 눈에 눈물이 고이는듯 합니다. 두 부녀는 순대국을 맛있게 먹고서는 다시 여자아이의 손을 잡고서는 일어섰습니다. "....꼬마야, 맛있게 먹었니?" "네, 아저씨. 여기 순대 진짜 맛있어요~. 양도 많구요." 주인 아저씨는 꼬마가 순대를 한 개도 먹지 않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곧 이어서 꼬마의 고사리손에서 꼬깃꼬깃 접혀진 천원짜리와 백원짜리, 십원짜리가 섞여저서 나옵니다. "아저씨, 7천원 맞죠?" 아저씨는 꼬마가 내놓은 종이돈과 동전들을 한동안 아무말없이 살펴보십니다. 그러다가 동전 몇개만 집어 내십니다. "꼬마야, 오늘 순대국은 내가 너무 맛없게 한것같거든. 그래서 돈은 이것만 받을께. 대신 다음에 오면 내가 정말 맛있게 해줄께. 알았지?" "....아저씨, 고맙습니다." 아이의 눈에도, 아빠의 눈에도, 주인아저씨의 눈에도 어느새 눈물이 고여있습니다. 여자아이의 손에 이끌려 가게문을 나서는 초라한 아빠의 모습을 보며, 주인아저씨는 손에 있던 백원짜리 두개를 소중하게 주머니에 넣고 눈물을 훔칩니다. .... </PRE>
<PRE> 한 여인이 꿈에서 시장에 갔습니다. 새로 문을 연듯한 가게로 들어갔는데 가게 주인은 다름 아닌 하얀 날개를 단 천사 였습니다. 여인이 이 가게엔 무엇을 파는지 묻자 천사가 대답했습니다. "당신의 가슴이 원하는 무엇이든 팝니다." 그 대답에 너무 놀란 여인은 생각 끝에 인간이 원할 수 있는 최고의 것을 사기로 결심하고 말했습니다. "마음의 평화와 사랑, 지혜와 행복, 두려움과 슬픔으로부터의 자유를 주세요." 그 말을 들은 천사가 미소를 지우며 말했습니다. "부인 죄송합니다. 가게를 잘못 찾으신것 같군요. 이 가게엔 열매는 팔지 않습니다. 단지 씨앗만을 팔 뿐이죠." 숯과 다이아몬드는 그 원소가 똑같은 탄소라는 것을 아시는지요? 그 똑같은 원소에서 하나는 아름다움의 최고의 상징인 다이아몬드가 되고, 하나는 보잘것없는 검은 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사실. 어느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하루 스물네시간 이라는 원소, 그 원소의 씨앗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만 그것을 다이아몬드로 만드느냐, 숯으로 만드느냐는 그대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삶은 다이아몬드라는 아름다움을 통째로 선물 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가꾸는 사람에 따라 다이아몬드가 될 수도 있고, 숯이 될 수도 있는 씨앗을 선물할 뿐입니다. </PRE>
<PRE> - 용혜원 - 푸른 물감이 금방이라도 뚝뚝 떨어질 듯이 맑고 푸른 가을날이다. 하늘이 너무도 푸르러 쪽박으로 한번 떠 마시고 싶은 마음이다. 가을은 기다림의 계절이 아닌가? 한 다발의 꽃을 줄 사람이 있으면 기쁘겠고 한 다발의 꽃을 받을 사람이 있으면 더욱 행복하리라. 혼자서는 왠지 쓸쓸하고, 사랑하며 성숙하는 계절이다. 여름내 태양의 정열을 받아 빨갛게 익은 사과들, 고추잠자리가 두 팔 벌려 빙빙 돌며 님을 찾는다. 가을은 모든 것이 심각해 보이고 바람 따라 떠나고 싶어하는 고독이 너무나 무섭기까지 하다. 그러나 푸른 하늘아래 해맑은 아이들의 웃음은 더욱 아름답고 가을은 옷깃을 여미는 질서와 신사의 계절이기도 하다. 봄날이나 여름날 한 잔의 커피를 마심보다 낙엽지는 가을날 한잔의 커피와 만남의 이야기는 긴 여운을 남길 것이다. 가을처럼 사람들을 깨끗하고 순수하고 부드럽게 만드는 계절도 없을 것이다. 나는 가을을 좋아한다. 그리고 사랑한다. 가을은 혼자 있어도 멋이 있고 둘이 있으면 낭만이 있고, 시인에게는 고독 속에 한편의 시와 그리움이 있기 때문이다. 외로움에 젖다 보면 다정한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고, 그 분에게는 조용히 기도를 드리며 시를 쓰고 싶다. 가을은 만나고 싶은 계절이다. 가을의 맑은 하늘에 무언가 그려 넣고 싶을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가을은 사람들의 가슴에서 들판으로 번지기 시작해 이 땅을 물들게 한다. 우리는 어느 날인가 기다릴 이유가 없을 때 이 땅을 떠나갈 사람들이 아닌가? 살아감은 만남으로 열리고 가을의 문도 열리고 있다. 가을이 와서 바람이 되는 날, 가을이 와서 낙엽이 되는 날, 온 하늘이 푸른 바다가 되면 모든 사람들은 또 다른 계절로 떠나고 싶어하는 것이다. 우리는 늘 떠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시인은 가을에 시를 쓸 것이고, 연인들은 사랑의 열매를 맺고, 사색가의 좋은 명상은 가을 하늘의 구름처럼 떠오를 것이다. 지난 여름날 그리고 쏟아졌던 비. 여름은 비 그 자체였다. 이 가을은 이 땅의 주인인 농부들, 시련을 이겨내는 사람들에게 하늘과 땅의 모든 축복이 쏟아졌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무지개마저 잃어버린 도시의 하늘보다 황금들녘 땀 흘리는 농부들에게 이 가을이 풍요로웠으면 좋겠다. 농부들이여! 당신들이 이 땅의 주인이로소이다. 이제 가을은 점점 깊어갈 것이다. 귀뚜라미는 울어대고 달빛은 차가움 속에 별들은 옹기종기 모여 빛날 것이다. 이 가을에 고독이면서 의미있는, 외로움이면서도 그리움인 결실로 이어졌으면 좋으리라. 이 가을은 우리 마음에 무언가 주고 있으리라. 벌써 밤은 깊어가고 있다. 한잔의 따스한 커피의 향내를 맡는데 잊어버린 고향 열차의 기적 소리가 마음 속에서 울리고 있다. 가을! 이 가을은 사랑하고픈 계절이다. 사랑하고 있는 계절이다. </PRE>
<PRE> 그 날도 통근버스를 타기 위해 새벽에 집을 나섰습니다. 이윽고 저 만치에 통근버스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버스가 내 앞을 쌩 하고 지나치는 것이었습니다. 저와 함께 통근버스를 기다리던 다른 한 직원이 지나간 버스의 뒤꽁무니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제게 물었습니다. "저 버스 통근버스 아닙니까?" "그런 것 같은데 그냥 가버리네요." 저 역시 황당한 표정으로 대답했습니다. 그러는 중에 택시 한 대가 우리 앞에 서더니 나이 지긋해 보이는. 기사 아저씨가 창문을 열고 우리에게 물었습니다. "방금 지나간 버스가 회사 통근버스 아닌가요." "맞는데요..." 그러자 기사 아저씨는 우리에게 얼른 택시를 타라고 손짓했습니다. 영문도 모른채 차에 오르자 아저씨는 다음 정차지점까지 버스를 쫓아가자고 했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잠깐 멍해 있었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이 택시는 왜 버스가 가자마자 우리에게 접근했을까?'하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 때 기사 아저씨가 말을 꺼냈습니다. "사실 통근버스 안에는 우리 아들이 타고 있습니다." 그 말에 한층 더 궁금해졌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에게 타라고 했을까 그 아들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생각하고 있는데 아저씨가 또 말을 이었습니다. "우리 아들이 바로 통근버스 운전기사예요. 오늘이 버스 운행 첫날인데 혹시나 해서 뒤따라 나왔는데 아니나 다를까 두 분을 못 보고 그냥 지나쳐 버렸네요. 이거 미안해서..." 순간 자식을 생각하는 아버지의 마음이란 바로 이런 거구나 싶은 생각에 가슴이 저릿해 왔습니다... </PRE>
<PRE> -사랑의 선물중- 폴란드의 왕 에릭은 한 무리의 반역 세력을 감지했다. 그 세력의 중심에는 바사 공작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에 왕은 바사 공작을 잡아들여 그의 죄를 신문한 뒤 말했다. "감히 반역을 꾀하다니 괘씸하구나! 내 다시는 햇빛을 못 보게 해주마!" 왕은 그에게 종신형을 선고한뒤 지하 감옥에 가둬버렸다. 남편이 종신형을 선고받자 그의 아내인 카타리나는 마치 하늘이 무너진양 큰 충격을 받았다. 카타리나 부인은 급히 왕궁으로 달려가 왕을 뵙기를 청했다. 이윽고 왕과의 면담이 성사되자 카타리나 부인은 짐짓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폐하, 저 또한 제 남편과 한 몸입니다. 그러니 저도 남편과 함께 형기 동안 복역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이에 왕은 깜짝 놀라며 그녀에게 물었다. "종신형이 무엇인지 알고 하는 소리요? 평생 감옥에서 살아야 하는 것인데 부인이 어떻게 그런일을 감당할 수 있겠소?" "감당할 수 있습니다, 폐하." "그만두시오. 남편 바사 공작은 국가에 반역을 했으니 이제 공작도 무엇도 아니오. 그러니 부인은 더 이상 부부의 관계에 연연해하지 않는게 좋을 것이오. 당신은 자유의 몸이니 남편을 잊고 새 인생을 살도록 하시오." 그러자 카타리나는 자신의 손에서 결혼반지를 빼내어 왕에게 보여 주었다. "폐하. 이 반지를 보십시오. 이 반지에는 `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 라고 쓰여 있습 니다. 저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 약속을 지킬 것입니다." 카타리나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참으로 독한 여자로다. 정 그렇다면 네 소원대로 해주마!" 왕은 화를 버럭내며 그녀를 바사 공작이 갇힌 지하 감옥의 한 방에 처넣어 버렸다. 그 후 카타리나는 무려 17년 동안이나 남편과 함께 고통스런 감옥 생활을 견뎌냈다. 그들이 석방된 건 에릭 왕이 죽은 후였다. 에릭왕이 더 오래 살았더라면 아마도 그들은 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 함께 감옥 생활을 했을 것이다. </PRE>
<PRE> "그것은 절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1. "그것은 시도할만한 가치가 있다!" "그것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2. "우리가 해낼 것이다!" "그것은 전에 해본 적이 없다." 3. "우리가 처음으로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실패한다면 어떻게 될까?" 4.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돈이 없다." 5. "돈은 넉넉한 생각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시간이 없다." 6. "우리의 우선순위를 재평가 할 수 있다!" "우리는 전문적 지식이 없다." 7. "모든 지도자는 배우는 사람이다!" "전에 시도된 적이 없다." 8. "언제나 개선될 여지가 있다. 우리는 보다 현명하다." "그것을 하는 데에는 많은 문제가 따른다." 9. "가능성들을 생각하라!" "그 일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10. "다른 각도로 한번 더 노력해보자!"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 </PRE>
<PRE> 미란이는 오늘도 여전히 퉁퉁 불어터진 얼굴로 등교를 한다 아침에 일찍 깨워주지 않아서 머리 끝까지 심통이 난것이다 " 미란아 그래도 아침은 먹고 가야지 " " 됐어 " " 학교가면 배고플 텐데... 조금이라도 먹고 가 " " 싫다고 했잖아! 아빠나 먹으란 말야! " 현관까지 미역국에 밥을 말아 들고 나와 한숟가락이라도 먹이려 하시는 아빠를 짜증 스런 말투로 쏘아 붙이고는 도망치듯 나와 버렸다... 학교로 뛰어 가는 내내 깨워주지 않은 아빠가 원망스러웠다... 30분만 일찍 깨워 줬으면 예쁘게 머리도 하고 옷도 깔끔하게 다림질해서 입고 나올 수 있었을 텐데... 요즘 미란이는 한 학년 위의 태영이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한참 외모에 신경을 쓰고 있던 참이었다... 어제는 아빠 주머니에서 만원짜리 한장을 훔쳐 큐빅이 촘촘히 박힌 예쁜머리띠도 샀다... 물론 태영이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였지만 같은 반 진영이에게 뒤지고 싶지 않은 이유도 있었다 미란인 학기초부터 진영이가 가지고 있는 것이라면 무조건 다 가지고 싶었고... 그래서 아빠 주머니에 돈을 훔쳐서라도 결국엔 사고야 말았다 가난한 집이 창피해서 부잣집 딸인 척하는 미란이에겐 등교하면서 기사 아저씨가 모는 고급 승용차에서 내리는 진영이가 마냥 부러웠던 것이다... 그 뒤로는 진영이가 하는 모든 말과 행동이 얄밉고 심술이 났다 그러던 터에 좋아하는 태영 오빠도 은근히 진영이에게 관심이 있는 눈치였기에 미란이는 진영에 대한 곱지 못한 시선은 날로 더해만 갔다 미란인 교실 문을 들어서는 순간 머리띠가 너무 에쁘다며 모두들 부러운 눈초리로 쳐다보자 자신이 진영이 못지않은 부자집 딸이 된것만 같아 우쭐하는 기분이 들었다 미란에겐 아빠에게 퉁명스럽게 대했던 기억은 아에 남아 있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런데 점심시간이 지나고 갑자기 선생님께서 불러 교무실로 내려 간 미란이는 그 자리에 서서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아빠가 오신것이다... 후줄근한 옷차림에 더러운 운동화... 고생한 흔적이 역력한 두 볼이 움푹 패인 파리한 얼굴에 한 쪽 다리를 절며... 막노동을 하시는 아빠에게서 나는 역한 땀냄새와 초라해 보이는 아빠의 모습이 미란이는 너무나 창피했다 고개만 푹 숙이고 누가 볼까 내내 불안하고 수치스러운 기분마저 들었던 미란이는 교무실을 나와 현관으로 향하는 내내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런데 저쪽에서 걸어오는 태영 오빠가 보였다 태영 오빠와 눈이 마주친 순간 " 기사 아저씨 오늘은 먼저 가세요 " 미란이도 모르게 내뱉은 말이었다... 순간 아빠는 표정이 굳어지며 당황한 빛이 역력했지만 미란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셨다... 그렇게 현관을 나서는 순간 미란인 그런 아빠의 모습에 더 화가나 소리를 질렀다 " 여긴 뭐하러 와! 누가 아빠보고 학교에 오랬어? 얼른가 애들이 보면 창피하단 말야! " " 미란아... 아빠가 그렇게 창피하니? " " 몰라서 물어? 얼른 나가기나 해! " 아빠는 더이상 묻지 않으셨고 미란인 누가 볼까 조마조마한 마음뿐이였다... 다음날 아침 아빠는 여전히 새벽부터 준비하신 도시락 가방을 쥐어 주시며 아침밥을 먹으라고 하신다 하지만 미란이는 그날 아빠가 학교에 오신것에 대해서 너무나 화가 나서 도시락도 그냥 두고 나와버렸다 아빠는 변변치 않은 살림에도 항상 내 도시락에 만은 돈을 아끼지 않으셨다... 점심시간 수위실에 기사아저씨가 맞겨 놓으셨다며 친구가 도시락가방을 건내 주었다 기사 아저씨란 말이 내심 걸리긴 했지만 미란인 그냥 친구가 그렇게 한 말이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도시락을 쳐다보기조차 싫었다... 그리고 수업을 거의 마칠 즈음이었다 선생님께서 황급히 부르신다며 빨리 교무실로 내려오라는 친구의 말에 미란인 덜컥 겁이 났다 또 아빠가 오신게 아닐까... 교무실로 들어선 순간 미란인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미란일 쳐다보는 선생님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 미란아 아빠가 지금 병원에 계신단다 얼른 가방 챙겨와라. 선생님이랑 같이가자 " 미란인 잠시 머리속이 멍해지는 듯 했지만 " 설마 별일이야 있겠어? "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 왜 선생님까지 가세요? 저 혼자 가도 돼요 " 그때까지 미란인 그리 큰일이 아닐꺼라고 생각했지만 안쓰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시는 선생님의 눈에 고인 눈물을 보는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듯 했다... 병원으로 가는 내내 미란인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가난때문에 미워하고 원망했던 아빠지만 안계신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무섭고 두려웠다 영안실에서 아빠의 얼굴을 확인하고 돌아서는 미란인 그토록 감추고 싶어했던 아빠가 사무치게 그리웠다 온통 상처와 시퍼런 멍으로 가득한 뼈만 남은 앙상한 팔과 다리... 햇볕에 그을려 거무티티하게 벗겨져 버린 아빠의 얼굴과 10개 중 반 이상 손톱이 빠져 버린... 새벽에 도시락을 싸시던 거친 손이 이제서야 미란이의 눈에 들어왔다 간암말기...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아빠는 혼자서 그렇게 견뎌 내셨고 고통속에 혼자 외롭게 떠나신 것이다 그날 학교에 다녀가신 것도 얼마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미란이가 졸업할 때까지의 등록금을 내기 위해서였다는 선생님의 말에 미란인 그날 자신이 아빠를 향해 내뱉았언 싸늘한 말과 아빠의 슬픈 얼굴이 떠올라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다... 아침마다 도시락을 싸주시던... 아침 밥을 안먹는다고 잔소리를 하던... 아빠가 너무나 보고 싶었다... 아빠가 미란이에게 남긴건 아무것도 없었다 막막했지만 이제는 혼자 모든것을 이겨내야 한다는걸 미란인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아빠의 모든 옷가지며 물건들을 정리한후 이제 미란이도 학교에 가야하는 날이 왔다 도시락을 싸야 할 생각을 하니 아빠의 얼굴이 아른거려 참을 수 없는 눈물이 흘렀다 그날 점심시간 아빠가 수위실에 맡겨놓고 가신 도시락을 열어 보지도 않았던 미란인 그제서야 도시락을 풀렀다... 그리고 도시락 안에 들어있던 하얀 봉투를 발견 했다... 아빠의 편지와 예금통장... " 사랑하는 내딸 미란아! 어떤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너한테 해준 것도 없이 이렇게 험한 세상에 널 혼자두고 가야 하는 아빠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병원에 갔더니 간암이라고 하더구나. 수술하면 조금 더 살수 있다고 하지만 아빠는 그렇게 하지 않기로 결심했단다. 아빠가 없는 미란이가 더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리고 수술할 때 써야 하는 돈으로 우리 미란이 더 좋은옷. 좋은 것 먹이고 싶었단다. 혹시나 나중에라도 아빠한테 미안한 생각 갖고 후회하거나 하진 마라. 그럼 아빠가 더 미안해 지니까. 아빠는 미란이를 이세상에서 누구보다 사랑해. 힘들때 마다 우리 미란이 생각하면서 그렇게 견뎌 왔단다. 너에게 부족한 아빠가 되어서... 이렇게 또 널 혼자두고 가는게 너무나 미안해. 우리 예쁜 딸 미란이. 한번 안아 보는게 소원이였는데... 후훗... 오늘 웬지 우리딸 미란일 보았던게 마지막일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아빠 없다고 밥 굶지 말고 아침 밥 꼭!꼭! 먹고 다니고 귀찮더라도 조금만 일찍 일어나서 도시락 챙겨가지고 다녀. 아빤 우리 공주가 밥 잘먹고 건강한 것 밖에는 바라는게 없단다. 항상 아빠가 하늘에서 지켜 볼거야. 사랑한다... " 눈물로 얼룩진 아빠의 편지... 그리고 도시락 안에 들어있는 통장엔 아빠가 입을 것 못입고 먹을것 못 먹고... 아픈 걸 참아내며... 그렇게 평생을 모으신... 1억원이라는 숫자가 찍혀 있었다... " 아빠... 나도 많이 사랑해... " 미란인 그제서야 조그만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흐느꼈다... 살아계실 때 그렇게 아빠가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는 것을 알기에... 이제는 하고 싶어도 할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PRE>
<PRE> 미국 뉴욕의 시장 중 남달리 유명한 시장으로 알려진 라과디아씨가 뉴욕시의 즉결 재판부 판사로 있을 때입니다. 어느 날 빵을 훔치다 체포되어 기소된 노인을 재판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어찌하여 빵을 훔쳤느냐고 노인에게 묻자 노인은 울먹이면서 "죄송합니다. 배가 너무 고파서 지나가다가 나도 모르게 손이 갔습니다." 라고 자기 잘못을 시인하며 용서를 구했습니다. 재판장은 "당신의 죄는 10불 벌금형에 해당합니다. 벌금 10불을 내시오" 라고 판결을 하고서는 자기 지갑을 열어 10불을 내놓으면서 "이 10불은 내가 내겠습니다. 이처럼 배고픈 사람이 뉴욕 거리를 헤매고 있었는데 나는 그 동안 너무 좋은 음식을 배불리 먹었습니다. 그 죄로 이 벌금은 내가 내겠습니다." 그리고 그는 나 같은 죄인으로 벌금 내실 분이 있으시면 내라고 말하면서 자기의 모자를 벗어 돌렸습니다. 그 자리에서 47불을 모금해서 노인에게 주었고 그 노인은 눈물을 흘리면서 재판정을 나갔다고 합니다. 참으로 인간적이란 말의 의미는 기계적인 의나 컴퓨터식의 상벌도아니며 인과응보의 날카로운 비판도 아닙니다. 자비와 긍휼과 사랑과 용서가 넘치는 그 곳에 인간미가 있습니다. </PRE>
<PRE> -독일의 우화. "씨 뿌리는 사람의 씨앗". 브라이언 카바노프. 열림원- 도끼를 잃어버린 농부가 이웃집 청년을 의심했다. 그 청년은 도둑처럼 걸었고, 도둑처럼 말했으며, 도둑처럼 행동했다. 미소짓는 것도 도둑 같았으며, 머리를 쓸어넘기는 것도 도둑 같았다. 청년이 상점에 가는 모습도, 신문을 보는 모습도, 신발을 꺾어 신는 모습도 농부 에게는 모두 도둑처럼 보였다. 하지만 농부는 밭을 걷다가 그곳에서 자신이 잃어버린 도끼를 발견했다. 그 다음부터 그가 그 이웃집 청년을 보았을 때 청년은 다른 청년들과 똑같이 걷고, 똑같이 말하고, 똑같이 행동했다. </PRE>
<PRE> 궁궐 안에 꽃을 가꾸는 정원사가 새로 왔습니다. 그가 꽃을 가꾸는 솜씨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한눈에 병든 화초를 대번 가려냈고, 늘 흙투성이인 그의 손이 스쳐 가기만 해도 시들던 꽃이 생기를 얻었습니다. 하루는 임금님이 정원에 나왔습니다. 마침 새득새득한 꽃 한 포기를 돌보느라 땀을 흘리는 정원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살아나겠느냐?" 임금님이 다가서서 물었습니다. "새벽에 맑은 이슬이 내렸고, 지금은 따슨 햇볕이 애쓰고 있으니 소생할 것입니다." 정원사가 공손히 아뢰었습니다. 그런데 어찌 그 말이 임금님의 귀에는 거슬렸습니다. 신하로부터 이런 투의 대답은 처음 들은 탓이었습니다. "예, 임금님 덕분입니다. 이렇게 몸소 나오셨으니 곧 되살아나고 말고요." 여태까지의 정원사들은 으레 이런 대답을 하였으니까요. 임금님은 언짢았지만 꾹 참고 그냥 지나쳤습니다. 그 뒤 임금님이 많은 신하를 거느리고 정원을 거닐다가 또 정원사와 마주쳤습니다. "예쁜 나비들이 많아졌군." "예, 향기를 풍기는 꽃이 늘어났으니까요." "못 듣던 새 소리도 부쩍 늘었어." "그만큼 숲이 우거졌지요." 그러자 임금님의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졌습니다. 얼굴도 붉으락푸르락했습니다. "내 덕분이 아니란 말이렸다.!" "예?" 정원사는 비로소 고개를 들고 의아한 눈길로 임금님을 바라보았습니다. 뒤따르던 신하들도 덩달아 눈 꼬리를 치켜 올리더니, 정원사를 향해 삿대질을 해댔습니다. "성은도 모르는 저 늙은이를 그냥 두어서는 안되겠사옵니다." 잔뜩 화가 난 임금님이 명령했습니다. "괘씸한 늙은이 같으니라고. 당장 옥에 가두어라!" 포졸들이 달려와 정원사를 꽁꽁 묶었습니다. "내 덕 없이 무슨 일을 할 수 있나 어디 한 번 보자. 감옥에서 꽃 한 송이만 피워 내면 풀어 주겠다." "그러시오면, 흙 한줌만 주십시오." 정원사가 침착하게 말했습니다. "오냐, 볶은 흙을 주마. 하하하." 정원사는 감옥으로 끌려 갔습니다. 그 꼴을 보며 신하들이 물었습니다. "왜 하필이면 볶은 흙을 주는 겁니까?" "혹시 꽃씨가 숨어 있는 흙을 주면 안 되니까." "과연 훌륭하십니다." 신하들은 임금님에게 듣기 좋은 소리를 앞다투어 늘어놓았습니다. 감옥에는 높다란 곳에 조그만 창이 나 있습니다. 마치 감옥의 콧구멍 같습니다. 그 창을 통해 하루에 한 차례씩 손바닥 만한 햇살이 들어옵니다. 그러면 정원사는 볶은흙이 담긴 종지를 창틀에 올려놓고 그햇살을 고이 받았습니다. 정원사는 가끔 물 한 모금을 남겨 그 흙에 뿌려 주었습니다. 그러기를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계속되었습니다. 일년이 지나갔습니다. 그러나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이 년이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삼 년을 훌쩍 넘긴 어느 이른 봄날이었습니다. 종지에 햇살을 받던 정원사는 흙 가운데 찍힌 연두색 작은 점을 발견했습니다. 갓 움튼 새싹이었습니다. 그 순간, 정원사의 눈에 맺힌 이슬 방울 하나가 그 위에 떨어졌습니다. 아마 바람이 몰래 조그만 씨앗 하나를 날라다 주었나 봐요. "아무렴, 사람이 아무리 뒤축 들고 두 팔을 쳐들며 막으려 해도 그 높이 위로 지나는 바람을 어쩔수 없지. 두 손바닥을 깍지껴 편 넓이 이상의 빛을 가릴 수도 없고...." 혼잣말을 하는 정원사의 파리한 얼굴에 해맑은 미소가 피어 올랐습니다. 정원사는 정성껏 새싹을 가꾸었습니다. 그 무렵 임금님이 감옥 곁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무심코 감옥을 바라보던 임금님이 깜짝 놀라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아니, 저건 무슨 꽃이야!" 감옥의 창틀 위에 샛노란 민들레 한 송이가 피어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마치 별이 반짝이는 것 같았습니다. 임금님의 머리 속에 어린 왕자 시절의 일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갈라진 돌 틈에 뿌리 내린 민들레꽃을 보고 가슴 떨렸던 기억이었습니다. 그때 왕자의 스승이었던 학자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저게 바로 생명입니다. 천하보다 귀하지요." "생명은 누가 키우나요?" "햇볕과 비와 바람.... 자연이지요." 임금님의 귀에 옛날의 그 소리가 생생하게 들렸습니다. 비로소 그 스승의 말이 정원사의 대답과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득 세 해 전에 감옥에 보낸 정원사가 떠올랐습니다. 임금님은 눈을 감았습니다. 꽃 한 송이조차 오직 자기 덕에 피는 줄 알고 살았던 지난날이 부끄러웠습니다.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어서 감옥의 문을 열어라. 어서!" 난데없는 임금님의 명령에 놀란 신하들이 갈팡질팡했습니다. </PRE>
<PRE>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 중에서- 부속품도 필요없고, 건전지도 필요없다. 다달이 돈 낼 필요도 없고 소모품 비용도 들지 않는다. 은행 금리와도 상관없으며 세금 부담도 없다. 오히려 마음의 부담을 덜어 준다. 도둑 맞을 염려도 없고 시간이 지나 퇴색할 염려도 없다. 한 가지 사이즈에 모두가 맞으며 질리지도 않는다. 가장 적은 에너지를 사용해 가장 감동적인 결과를 낳는다.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어 주고 행복감을 키워 준다. 절망을 물리쳐 주며 당신의 눈을 빛나게하고 스스로 당신 자신을 존중하게 해 준다. 감기, 얼굴에난 종기, 골절상에도 효과가 있으며 불치병까지도 극적으로 낫게 한다. 이 약은 특히 가슴에 난 상처에 특효약이다. 이 약은 전혀 부작용이 없으며 오히려 혈액 순환까지 바로 잡아 준다. 이것이야말로 완벽한 약이다. 처방은 이것이다. 최소한 하루에 한 번씩 식후 30분이든 식전 30분이든 서로 껴안으리는 것이다. </PRE>
<PRE> 인도의 캘커타에서 빈민들을 헌신적으로 돌보고 있는 테레사 수녀는 거리에서 한 소년을 만났다. 제대로 먹지 않아 깡마른 소년의 행색은 너무나 더럽고 초라했다. 수녀는 소년의 손을 잡고 자신이 운영하는 <어린이의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소년의 더러운 옷을 빨아 입혀준 뒤 따뜻한 국물을 먹게 하였다. 그런 다음 소년을 침대에 데려다 뉘였다. 소년은 평화로운 얼굴로 깊이 잠들었다. 그런데 이튿날 소년은 <어린이의 집>을 도망쳐 나갔다. 이를 안 수녀들이 소년을 쫓아가 다시 데려왔다. 그러나 소년은 기회를 엿보다 또 다시 도망쳤다. 깨끗한 옷과 따뜻한 음식, 잠자리를 왜 마다하는지 수녀들은 의아스러웠다. 다른 수녀들로부터 소년의 얘기를 전해들은 테레사 수녀가 말했다. "여러분 중 한분이 소년의 곁을 지키다가 소년이 가는곳을 한 번 따라가 보십시오." 그래서 한 수녀가 소년을 지켰다. 다음날 소년은 어김없이 도망을 쳤고 수녀는 소년을 몰래 뒤따랐다. 소년은 커다란 나무 밑에 이르러 걸음을 멈추었다. 나무 밑엔 한여인이 쓰레기통에서 주워 온듯한 온갖 음식 찌꺼기들을 작은 질그릇에 담아 끓이고 있었다. 소년은 그 옆에서 기쁜 얼굴로 음식이 끓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수녀가 소년에게 다가가자 소년은 두려운 눈빛을 띤 채 한 걸음 물러섰다. 그러자 수녀가 미소를 띄우며 물었다. "너는 왜 <어린이의 집>을 도망쳤니?" 소년은 여인 쪽으로 쪼르르 달려가더니 이렇게 말했다. "여기에 어머니가 계시기 때문이죠. 여기가 내 집입니다." 수녀는 <어린이의 집>으로 돌아와 눈물을 글썽이며 그간의 일을 테레사 수녀에게 들려주었다. 테레사 수녀는 잔잔한 미소를 띄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어머니가 있는 그곳이 소년의 집이지요. 그리고 어머니가 만든 음식이 기 때문에 소년에겐 쓰레기통에서 주워 온 것일지라도 맛있는 성찬이지요." </PRE>
<PRE> 어느 날, 테레사 수녀는 한 노인의 집을 방문했다. 그러나 그곳은 집이라기보다 움막이라고 해야 좋을 그런 형편없는 곳이었다. 방문을 열고 들어서자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찔렀다. 온톤 먼지투성이에다 이불이나 옷가지들은 몇 년 전에 빨았는지 알 수조차 없었다. 그런 헛간 같은 방에서 노인은 조금씩 죽어가고 있었다. 테레사 수녀가 노인에게 말했다. "제가 방을 치워 드리죠." 노인은 대답도 하지 않은채 멀뚱히 바라만 보고 있었다. 테레사 수녀는 당장 일을 시작했다. 바닥을 쓸어내고, 먼지를 털어냈다. 옷가지는 빨아 널고, 더러운 곳은 모두 소독했다. 그렇게 청소를 하다 테레사는 구석에서 조그만 등을 하나 발견했다. 먼지에 뒤덮인 낡은 것이었다. "이 등은 뭐죠?" "손님이 오면 켜는 등이라오." 테레사는 등을 닦으면서 노인에게 다시 물었다. "별로 켤 일이 없는 모양이죠?" "몇 년 동안 한 번도 켜지 않았소. 누가 죽어 가는 늙은이를 만나러 오겠소." 노인은 가족도 없이, 또 찾아오는 사람도 하나없이 그렇게 쓸쓸히 살아왔던 것이다. 노인은 먹을것 보다 사람이 더 그리운듯 했다. 이윽고 테레사가 말했다. "제가 자주 오겠어요. 그러면 저를 위해 등불을 켜주시겠죠?" "물론 켜고말고. 오기만 한다면....." 그 이후, 테레사는 자주 그 노인의 집에 가 봉사활동을 했다. 자신이 가지 못할때는 동료 수녀를 대신 보냈다. 이제 노인의 방엔 거의 매일 등불이 켜져 있었다. 노인은 더이상 쓸쓸하지 않았다. 늘 찾아와 집안일도 해주고, 이야기도 해주는 테레사 수녀와 동료 수녀들이 너무도 고마웠다. 그로부터 2년 후 노인은 편안히 죽었다. 노인은 죽으면서, 마침곁에 있던 어떤 수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테레사 수녀에게 전해주구려. 테레사 수녀는 내 인생에 등불을 켜준 사람이라고.." </PRE>
<PRE> 182cm의 트레이시는 브랜드 대학교 여자 농구부의 촉망받는 선수였다. 지난 1993년 1월이었다. 다른 대학과의 경기가 있던 그날도 트레이시는 유감없이 자신의 실력을 발휘했다. 그런데 경기가 끝나갈 무렵 트레이시가 슛을 하고 바닥에 오른발을 내딛는 순간 갑자기 그녀는 경기장이 울릴 정도의 비명을 질렀다. 무릎뼈가 충격으로 으스러진 것이었다. 즉시 병원으로 옮겨진 트레이시는 몇시간의 대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의사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그 후 트레이시는 3개월에 걸쳐 아홉번의 수술을 받았다. 의사들은 트레이시의 오른쪽 다리를 살리기 위하여 뼈를 이식하고 살을 옮기는 필사의 노력을 했으나 이식된 뼈와 살은 제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결국 다리를 잘라야 했다. 절단 수술 전날 농구팀 감독이 트레이시를 찾아왔다. 트레이시는 애써 밝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트레이시, 너의 등번호인 10번은 네가 돌아올 때까지 남겨 두겠다." 감독의 말에 트레이시가 대답했다. "감독님, 꼭 팀에 복귀하겠습니다." 그러나 이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트레이시의 부모들은 트레이시를 위로하기 위한 말쯤으로 생각했다. 3개월 후, 브랜드 대학교 농구부의 첫연습이 있던 날, 농구장에 가장 먼저 나타난 사람은 연습가방을 어깨에 맨 트레이시였다. 그녀는 오른쪽 무릎 아래 의족을 끼고 있었다. 이윽고 선수들이 집합하자 감독이 선수들의 연습조를 불러 주었다. "트레이시! 너는 1번조다!" 감독은 전력질주만 뺀 나머지 모든 연습에 트레이시를 참가하게 하였다. 다리를 절단한 뒤 4개월만에 트레이시는 첫 경기에 참가하였다. 이 날 그녀는 12득점을 하고 6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다리를 절단하기 전보다 훨씬 좋은 성적이었다. 그녀의 등번호는 여전히 10번이었다. </PRE>
첫댓글 넘 좋은글들이네.. 다읽지 못했지만 두고두고 되새김질 해 보려한다고마워^^
아이고 힘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