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 자신이 꿈을 꾸고 있음을 자각해본 적이 있는가? 그런 꿈을 가리켜 ‘lucid dream(루시드 드리밍, 자각몽)’이라고 한다. lucid는 ‘명쾌한, 명료한, 이성적인, 번쩍이는, 투명한’, a lucid argument는 ‘명쾌한 논거’, a lucid interval은 ‘(미치광이의) 평정기, 폭풍우 중의 잔잔한 때’란 뜻이다. lucidity는 ‘광휘, 투명, 명석’, the lucidity of thought and expression은 ‘사상과 표현의 명쾌함’이란 뜻이다.
일부 사람들은 자각몽을 통제해보려고 애쓰는데, 하워드 라인골드(Howard Rheingold)는 『넷 스마트(Net Smart)』(2012)에서 자신의 그런 시도를 소개했다. 그는 “나는 ‘내가 꿈을 꾸고 있나?’라고 적어둔 작은 카드를 주머니에 집어넣고 다녔다. 그러고는 하루 중 눈을 뜨고 있을 때 이따금씩 그 카드를 꺼내 읽어보고 질문에 답을 구하곤 했다”라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연습을 시작한 지 3주간 지난 어느 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카드를 꺼내 읽는데 글자가 주머니로 다시 들어가려는 듯 꾸물거리고 있었다. 의식이 깨어 있을 때 늘 연습을 해온 덕분에 나는 이것이 꿈인지 아닌지를 자연스럽게 시험하기 시작했다. 주변의 모든 것, 모든 사람이 실제처럼 느껴졌지만 발끝으로 땅을 박차 오르는 시험을 하면서 그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풍선처럼 허공에 둥둥 떠오르는 내 몸을 보며 이것이 꿈이라는 것을 안 것이다. 강아지를 훈련시키는 것처럼, 자각몽 훈련도 ‘의도-주의 인식’ 훈련의 일종이므로 온라인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내가 꿈을 꾸고 있나?’라는 질문을 ‘내가 정보의 물결에 휩쓸려 떠내려가고 있나?’로 바꾸면 된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의 꿈을 통제할 수는 없는가? 그런 발칙한 상상력을 다룬 영화가 있다. 2010년 리어나도 디캐프리오(Leonardo Dicaprio, 1974~)가 주인공 코브(Cobb) 역으로 등장한 크리스토퍼 놀런(Christopher Nolan, 1970~) 감독의 영화 〈인셉션(Inception)〉은 기계를 이용해 서로의 꿈을 공유할 수 있게 된 이들이 자각몽 상태에서 꿈을 의도적으로 조작하면서 상대방의 생각을 빼내거나 의도한 생각을 심어준다는 설정이다.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홍성태는 “꿈을 통해 다른 사람의 무의식 구조에 접근해서 자기가 원하는 생각(concept)을 심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설을 토대로 만든 영화가 ‘인셉션(Inception, 입력)’이다. 이 영화는 드림 머신을 이용해 경쟁사 후계자의 꿈에 들어가 회사를 쪼개자는 생각을 입력하려 한다는 스토리를 그럴듯하게 그리고 있다. 꿈을 꾸고 있을 때는 의식의 방어 수준이 낮아지므로 상대의 꿈에 들어가 생각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에 착안한 것이다”라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물론 아직은 영화에서나 상상할 수 있는 단계이지만, 방어벽이 낮은 무의식에 호소하려는 시도는 이미 마케팅에서 행해지고 있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워낙 영리하기에 설득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마케팅 활동에 거부감을 갖게 마련이다. 인셉션까지는 아니더라도 억눌린 욕구를 해소하고 균형을 맞추려는 무의식적 심리 작용을 이용하는 마케팅에 그래서 더욱 주목해야 한다.”
코브는 후계자의 꿈속에 들어가 “나는 아버지가 물려준 사업체를 조각내야 해”라는 콘셉트 대신 “아버지는 나 스스로 뭔가를 성취하길 바랐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이용한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가? 코브는 팀원들에게 이렇게 설명한다. “잠재의식은 감정의 영향을 받지? 그렇지? 그런데 잠재의식은 이성적인 거랑은 거리가 멀어. 그러니까 우린 이걸 감성적으로 옮길 방법을 찾아야 해. 긍정적인 감정은 항상 부정적 감정을 이기게 되어 있지.”
숀 아처(Shawn Achor)는 『행복을 선택한 사람들: 긍정지능으로 성공과 행복을 추구하는 5가지 방법(Before Happiness: The 5 Hidden Keys to Achieving Success, Spreading Happiness, and Sustaining Positive Change)』(2013)에서 신경과학과 긍정심리학 연구는 코브의 그런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말한다.
“지난 수년간 학자들은 개인의 태도와 인식이 타인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분석했고, 그 결과로 발견된 긍정 인셉션(positive inception), 즉 긍정 지능을 전파하는 세 가지 방법은 코브가 사용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는 성공 노하우 전수(긍정행동의 모방), 사회적 대본 다시 쓰기(사회적 대본을 긍정적으로 바꾸기), 감성적 스토리 공유하기(감성에 호소하여 새로운 가치와 의미 창조하기)다.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으로 세상을 보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결국 결정은 그들 자신의 몫이다. 다만 그들의 머릿속에 긍정적 현실을 심어줄 수 있을 뿐이다.”
남의 꿈에 들어가 어떤 생각을 심어주는 게 가능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비유적으로 또는 실제적으로 우리는 지금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 내 생각 가운데 진정한 내 생각이 얼마나 되는지 한 번 따져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