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군과 경북 김천시 사이에 있는 추풍령 고개. 한계령이나 대관령과 비교하기엔 고도가 221m에 불과해 고개라는 이름을 붙이기조차 애매한 곳이지요. 경부고속도로가 지나는 구간 중에서는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지만, 터널도 하나 없이 이 고개를 넘어가도록 만들어졌답니다. 추풍령 휴게소는 국내 최초의 고속도로 휴게소로도 알려져있지요. 서울에서 부산을 가는 여정에서 딱 중간쯤에 위치한 추풍령. 휴게소 안에 동물원이 있을만큼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남상규 선배님의 대표곡인 '추풍령'은 1965년 발표되어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노래입니다. 이 노래가 발표된 후 1968년 2월 착공한 경부고속도로는 1970년 완공되어 노래의 인기에 기여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구름도 자고 가는 바람도 쉬어 가는 추풍령 굽이마다 한 많은 사연 흘러간 그 세월을 뒤돌아보는 주름진 그 얼굴에 이슬이 맺혀 그 모습 흐렸구나 추풍령 고개 기적도 숨이 차서 목메어 울고 가는 추풍령 굽이마다 싸늘한 철길 떠나간 아쉬움이 뼈에 사무쳐 거칠은 두 뺨 위에 눈물이 어려 그 모습 흐렸구나 추풍령 고개"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추풍령은 '구름이 자고 갈' 만큼 높은 고개는 아니랍니다. 다만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어 서쪽으로는 금강, 동쪽으로는 낙동강을 형성하는 산줄기지요.
2절의 첫 가사 '기적도 숨이 차서 목메어 울고 가는'에서는 그 옛날 추풍령역을 지나던 열차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1905년 경부선 열차의 영업이 시작되면서 문을 열었던 추풍령역 광장에는 추풍령역 비석이 세워져 있지요. "구름도 쉬어가고 바람도 쉬어가는 추풍령역"이라는 글귀와 함께 여행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1, 2절의 가사를 쭉 보고나면, 1965년의 관점에서 몇년 후 개통할 경부고속도로를 상상하며 만든 노래라기 보다는 옛날 추풍령 역의 모습을 떠올리며 만든 노래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경부선 역 중 가장 해발이 높은 곳에 위치한 추풍령역, 증기기관차들이 정차하는 동안 급수탑에서 물을 받아 뜨거워진 몸을 식혀갔던 곳이지요.
지금은 추풍령급수탑공원이 조성되어 당시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인파가 몰리는 관광지가 꺼려지신다면 한적하고 공기좋은 이 공원에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을것 같아요.
- YouTube 주현미TV에서 노래 정보 퍼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