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후 청소년들이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 모였다. © 윤근혁 | | “오늘 급식 맛있는 거 나온데. 같이 먹자.”
3일 오후 한 학생은 노란 색 종이에 이 같은 글귀를 적었다. ‘세월호’ 사고로 사망한 친구들을 추모하기 위해 10대 청소년들이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연 촛불 행사에서다. 청소년들이 촛불을 든 것은 올해 들어 처음 있는 일이다. “우리 부모가 왜 대통령에게 무릎 꿇고 빌어야 하냐” 이날 오후 4시, 행사에 참석한 300여 명의 학생들이 일제히 노란색 종이를 펼쳐 들었다. 이 종이에는 세월호 참사를 지켜본 또래 친구들의 속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학생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어른들은 무엇을 해주셨나요?” “갑판 위로 대피하라는 말만 했어도 몇 백 명은 살 수 있었습니다.” “왜 대한민국은 국민을 지키지 못하나요?” “무책임한 정부에서 삭막한 현실을 살고 있습니다.” 대부분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이들은 교복을 입고 행사에 참여했다. 행사장 무대 앞에는 4명의 여학생이 세월호 모형을 들고 있다. 세월호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도 적혀 있었다. “친구들이 아직 여기에 있습니다.” 사고 당일 단원고 학생이 찍어놓은 ‘마지막 동영상’이 상영되자 학생들 상당수는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말없이 얼굴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으로 닦았다. 학생들은 한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외쳤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청소년공동체‘희망’이 준비한 구호였다. “엄마 아빠, 울지 마세요!, 박근혜 대통령님, 왜! 살리지 못했나요!, 왜! 엄마 아빠를 울리나요!, 청소년이 앞장서서 세월호 희생 친구들의 한을 풀겠습니다!” 행사 시작 30분 뒤인 오후 4시 30분쯤부터 주변에 있던 어른들도 광장에 앉기 시작했다. 초등학생도, 학부모도, 할아버지도 함께 했다. 행사 규모는 모두 700여 명으로 불어났다.
▲ 참석 학생들 가운데 상당수는 친구들을 죽음을 앞에 두고 눈물을 흘렸다. © 윤근혁 | | 대회 주최 쪽은 결의문에서 “어른들은 더 이상 미안해하지 말라”면서 “잘못은 정부가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왜 우리 엄마, 아빠들이 대통령에게 무릎 꿇고 빌어야 하느냐”면서 “대통령이 무릎 꿇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자유 발언에 나선 경기 안산지역 한 고교생은 “박근혜 대통령은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면서 “그렇다면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은 벌을 받으실 건가요?”라고 되물었다. 서울지역 한 고교생도 “대통령이 욕을 먹는 이유는 총 책임자이기 때문”이라면서 “대통령 자격이 없는 사람은 우리가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시민들도 모두 손뼉을 쳤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오는 10일에도 청소년 촛불 이날 서울시교육청 직원 2명이 학생들의 모습을 비밀리에 살폈다. 정보과 형사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다. 이날 청소년들은 오는 10일 오후 3시 30분 청계광장에서 다시 모일 것을 약속했다. 행사 주최 쪽은 “우리는 가만히 있으라고 해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
첫댓글 저도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엄청 울고 분노했습니다. ㅠㅠ
함께하지 못하는 제가 다 부끄러울 지경입니다 ㅠㅠ
미안해